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하 코오롱FnC)이 운영하는 글로벌 럭셔리 골프 브랜드 ‘지포어(G/FORE)’가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인근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인 ‘지포어 서울’을 열었다. 프리미엄 골프웨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전략이다.지포어의 국내 및 글로벌 최초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24일 문을 열었다. 도산공원 사거리는 에르메스 등 하이엔드 브랜드들의 매장이 즐비한 곳이다. 청담동 명품거리와도 인접한 지역으로 럭셔리 마켓을 타깃으로 공격적인 활동을 펼치기에 최적의 위치로 평가된다.코오롱FnC는 지난해 2월 지포어를 국내에 들여왔다. 임시 매장 격인 팝업스토어에서 출발했는데 폭발적인 반응에 백화점 위주로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주요 상권 내 16개 매장(백화점 기준)에 입점해 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이번 단독 매장 오픈을 통해 올해의 대미를 장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지포어 서울’은 브랜드 가치인 ‘파괴적인 럭셔리(Disruptive Luxury)’를 경험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시그니처 컬러인 블랙과 옐로가 매장 전반에 걸쳐 사용됐다. 또한 크라운 몰딩과 아크릴벽 소재의 ‘믹스 앤드 매치’를 통해 클래식함에 현대적 감각을 조화롭게 적용한 인테리어도 눈길을 끈다. 이는 골프의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모던함을 추구하는 지포어의 정체성을 담아낸 해석이다.지포어는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를 ‘럭셔리 마케팅’을 위한 새로운 거점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VIP 멤버십 고객을 위한 전용 라운지를 2층에 구성하고, VIP를 위한 프라이빗 바와 테라스, 피팅룸 공간을 마련했다. 그리고 VIP 전담 직원을 통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계(鷄)부심’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어떤 닭요리든 입에 대자마자 언제 잡은 건지 금방 감별할 수 있을 정도다. 국내 최고의 육가공 그룹을 일군 김 회장의 오랜 꿈은 ‘팜투테이블(농장에서 식탁까지)’을 실현할 종합식품그룹으로의 도약이다. 그의 꿈을 이뤄줄 핵심 고리는 NS홈쇼핑(법인명 NS쇼핑)이다. 올 4월 단독 대표에 오른 조항목 NS쇼핑 대표는 21일 “갓 잡은 닭을 업계 최초로 새벽에 배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 핵심인 NS홈쇼핑하림그룹 지배구조상 최정점인 하림지주는 최근 NS쇼핑을 완전 사업 자회사로 전환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의결했다. NS쇼핑 밑에 있던 식품 제조사 하림산업과 양재도시첨단물류단지를 하림지주에 합병시키고, NS쇼핑은 본업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조 대표는 “그룹 전체의 미래 성장동력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며 “성장 한계에 부딪힌 TV홈쇼핑을 식품 전문 유통 플랫폼으로 전환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설명했다.하림그룹의 청사진은 중간 유통 단계를 최소화한 식품을 시장에 내놓겠다는 것이다. 그룹의 ‘캐시 카우’ 역할을 해온 NS쇼핑이 하림산업을 약 5000억원을 들여 완공한 건 밀키트, 가정간편식(HMR) 등 식품 제조에서도 타사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김 회장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난달 출시된 ‘더 미식 장인라면’은 하림산업의 첫 작품이다.NS홈쇼핑도 ‘방송의 식품 비중 60% 이상’이라는 태생적 단점을 ‘식품 전문 홈쇼핑’이란 강점으로 바꿔놓고 있다. 조 대표는 “농수산물 등 단가가 낮
롯데하이마트가 지난 1일부터 진행 중인 ‘쎄일하마’가 인기다.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연중 최대 구매 혜택을 제공하는 행사다. 8일까지 누적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 쇼핑몰 방문 소비자도 57%, 주문 건수도 7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품목별로는 냉장고(김치냉장고 포함), PC기기, TV 등의 순으로 판매량이 증가했다. 롯데하이마트는 하이마트 굿즈, 구매금액 50% 환급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가을 인기 가전은 컬러 김치냉장고올해는 ‘컬러 김치냉장고’가 인기다. 가구 같은 디자인은 물론 소비자 취향에 맞는 컬러를 선택할 수 있어 수요가 늘고 있다. 다양한 신제품이 출시된 올 9~10월 두 달간 판매된 컬러 김치냉장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 늘었다. 전체 김치냉장고 매출 중 비중도 30%를 차지했다. 지난해보다 10%포인트 늘어난 수치다.황다인 롯데하이마트 가전1팀 MD는 “인테리어에 관심을 두는 소비자가 늘면서 이왕이면 부엌 분위기도 멋스럽게 바꿔주는 화사한 김치냉장고를 많이 찾는다”며 “11월 전국 롯데하이마트에서 연중 최대 혜택을 마련한 만큼 아직도 김치냉장고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면 매장에 와서 상담받은 뒤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하길 추천한다”고 말했다.롯데하이마트는 11월에 대규모 세일을 하고 있다. 한 달간 연중 최대 혜택을 제공하는 ‘전국 동시 세일 온(SALE ON), 11월엔 하이마트로 가요’를 진행한다. 혜택이 켜진다는 의미의 ‘세일 온(SALE ON)’과 광고 문구로 소비자에게 친숙한 ‘하이마트로 가요’를 합쳐 만든 행사명이다. 전국 430여 개 롯데하이마트 매장에서 김치냉장고는 물
이마트와 네이버가 협업해 지역 소상공인에게 온·오프라인 판로를 열어주는 ‘인생맛집’ 첫 상품이 출시된다. 양사는 올 7월부터 네이버 푸드윈도에 입점한 전국 특색 맛집들의 참가 지원을 받아 경쟁력 있는 상품을 ‘인생맛집’ 브랜드로 개발하는 ‘지역명물챌린지’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마트-네이버 콤비의 ‘인생맛집’‘지역명물챌린지’에 앞서 테스트 개념으로 사전 기획한 ‘인생맛집 통나무집 닭갈비 밀키트(1만5800원, 2인분, 냉장)’가 지난 4일 출시됐다. 전국 이마트 매장과 쓱닷컴, 네이버 이마트몰 장보기에서 구매할 수 있다.통나무집 닭갈비는 40년 전통의 정통 철판닭갈비로, 1978년 춘천 소양강댐 인근 신북읍에서 개업해 2대째 사랑받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 맛집이다. 통나무집 닭갈비의 입소문으로 춘천 소양강댐 일대가 닭갈비 식당촌(村)으로 형성됐고, 블루리본 서베이 등 공인 맛집 리스트에 수차례 이름을 올렸다.이마트 피코크 상품개발팀은 통나무집 닭갈비 특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여러 번의 미팅과 미각 테스트를 통해 특제소스의 맛을 구현했다. 양배추, 떡, 양파, 단호박, 대파, 마늘, 깻잎을 함께 구성해 추가 재료 없이 손쉽게 요리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이마트와 네이버는 3차에 걸친 평가를 통해 ‘지역명물챌린지’를 잇따라 선보일 계획이다. 참가를 신청한 160개 셀러 340여 개 상품을 대상으로 상품별 리뷰와 평점, 이마트 피코크 바이어와 셀러의 1 대 1 상담 평가를 거쳐 22개 셀러의 34개 상품을 2차 후보로 선정했다.지난달 4일부터 10일까지 1주일간 네이버 푸드윈도에서 열린 기획전과 쇼핑라이브에서의 판
비즈니스맨에게 슈트는 갑옷이다. 탁월한 협상가, 수완 좋은 영업맨 기업인이라면 중요한 순간에 늘 정장을 입는다. 근대 민족국가의 군복에서 영향을 받은 남성 슈트는 힘과 권력을 상징한다. 수컷 공작의 꼬리처럼 한껏 위로 올라간 일명 ‘뽕’으로 불리는 어깨 패드와 탄탄한 가슴 근육을 대신하도록 고안된 캔버싱 등이 슈트의 남성성을 보여준다.패드가 사라지면서 어깨선은 자연스럽게 내려가고, 캔버싱도 옷의 형태를 유지하는 정도로 얇아지고 있다. 슈트가 부드러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비즈니스 캐주얼의 확산으로 잘 차려입은 정장만이 아니라 다양한 패션을 연출할 수 있는 ‘맨즈웨어(man’s wear)’로 떠오르고 있다. 비즈니스 정장의 원조인 삼성물산 패션부문 갤럭시가 제안하는 올 가을·겨울 슈트의 핵심 코드는 자연스러움과 부드러움이다.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슈트비즈니스 캐주얼은 2005년 삼성의 여름철 쿨비즈에서 시작됐다. 매주 수요일 삼성 사장단회의에 참석하는 계열사 사장들이 모두 재킷을 벗고 반팔 셔츠 차림을 하고 왔다. 당시 파격적인 스타일을 제안한 곳이 갤럭시다.정정화 갤럭시 수석디자이너는 “여름철 시원하게 입을 수 있도록 고안된 비즈니스 캐주얼이 요즘은 가을·겨울 패션으로도 확장되고 있다”며 “4050세대 기업인들은 옷이 경쟁력이라고 생각하고, 기업도 조직 문화를 유연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비즈니스 캐주얼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비즈니스 캐주얼로 활용되는 남성 슈트의 가장 큰 변화는 부드러움이다. 정 디자이너는 “예전엔 소비자들이 어깨가 무너진 것 같다며 뽕이 들어간
미국 하와이에는 프리미엄 아울렛 와이켈레가 있다. 라스베이거스에는 럭셔리 브랜드가 즐비한 명품 아울렛이 여럿이다. 세계적 관광지들은 내·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쇼핑 명소를 랜드마크로 적극 활용한다. 연간 1500만 명(2019년 기준)이 다녀가는 제주도와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다. 공항 면세점 쇼핑이 고작이었다. 신세계그룹이 이 같은 제주의 황량한 ‘쇼핑 풍경’을 바꾸는 실험에 나서 주목된다. 국내 유통 대기업 중 처음으로 제주(서귀포시 대정읍)에 리조트형 프리미엄 쇼핑센터를 선보이고 쇼핑 공백을 메우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관광과 쇼핑 결합한 ‘유통 실험’신세계그룹은 미국 사이먼프라퍼티와 합작사(신세계사이먼)를 설립해 2007년 여주점을 시작으로 국내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들여왔다. 제주신화월드점은 다섯 번째 점포다. 국내 최대 규모 복합리조트인 제주신화월드 내 2개 층에 자리잡고 있다. 영업면적은 8835㎡ 규모다. 여주점의 약 6분의 1이지만 호텔을 비롯해 테마파크, 워터파크, 컨벤션센터,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을 갖춘 대형 위락 시설을 곁에 두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이번 프로젝트는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도전이라는 점에서 ‘실험’에 가깝다. 신세계 아울렛만 해도 여주, 파주, 시흥, 부산 등 주로 도심 외곽에 자리잡고 있다. 이에 비해 제주신화월드점은 실내 시설인 데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관광지를 입지로 택했다. 관광과 쇼핑을 결합한 한국형 쇼핑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의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창현 신세계사이먼 대표(부사장)는 40대 초반의 젊은 점장을 선임하고, 코로나19에도
젠틀몬스터는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브랜드지만 해외에서는 ‘K스타일’의 선두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펜디, 알렉산더왕, 엠부쉬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협업 ‘러브콜’이 쇄도할 정도다. 지난 9월엔 이탈리아 럭셔리 아웃도어 브랜드인 몽클레르와 ‘콜라보’ 제품을 내놨다.글로벌 패션 및 유통업계가 젠틀몬스터에 주목하는 이유는 ‘틀을 깬 파격’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수천 평의 아이웨어 매장을 제품이 아니라 조각과 독특한 공간 디자인으로 채우는 설계 역량이 뛰어나다. 아이웨어(안경, 선글라스)를 만들기 위해 젠틀몬스터는 100여 명으로 구성된 창작자 그룹을 운영한다. ‘미국에 와비파커(1위 안경 스타트업)가 있다면, 아시아엔 젠틀몬스터가 있다’는 말이 나올 만큼 성장세도 가파르다. “브랜드의 세계는 1등만 기억한다”김한국 대표가 30대 초반이던 2011년 창업한 젠틀몬스터는 애초부터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삼았다. 200~300달러의 안경을 한국에서 대량으로 파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첫 진출지는 2016년 미국 뉴욕과 중국 베이징이었다. 당시 김 대표는 “파괴적인 혁신으로 세계 1위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가 부여잡은 단 하나의 화두는 “소비자의 인식을 장악한다”는 것. 세상의 모든 브랜드는 “OO(Only One, 유일한 1등)와 MOT(Matter of Time, 시간의 문제일 뿐 언젠가는 사라질 기타 브랜드)로 나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김 대표와 사내 창작 집단인 젠틀몬스터랩(연구소)이 주목한 건 ‘공간’이다. 1000평 안팎의 공간을 신화와 미래를 넘나드는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설계하면서 젠틀몬스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는 99년의 삶을 살면서 수많은 정·재계 인사들과 인연을 맺었다. 트럼프 도널드 전 미국 대통령과는 허드슨 강변에서 만났다. 1990년 잠실롯데월드 같은 테마파크를 뉴욕에 짓기 위해서였다. 토지를 매입하기 위해 소유주와 접촉했는데 알고 보니 부동산 재벌 트럼프 회장이었다. 두 사람은 몇 차례 만나 밀고 당기는 협상을 벌였으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회고록에서 신 명예회장은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와세다고교 응용화학과 출신인 ‘청년 신격호’는 그와 와세다대 동문으로 지냈다. 1962년엔 한국경제인협회(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재일 기업인으로 만났다. 당시 이 회장은 “정부가 공업화로 경제 개발을 추진한다 카는데 문제는 자금이요. 재일 상공인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하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문화재 수집에 관한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일본에 산재한 우리 문화재를 신 회장이 수집하면 어떻겠소?”라는 호암의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신 명예회장은 “외람되지만 나는 남이 만든 과거의 문화재보다는 내가 미래에 남길 문화재를 창조하는 일에 더 몰두하고 싶었다. 그 마지막에 있는 것이 바로 롯데월드타워”라고 회고록에 남겼다.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와의 만남은 1981년 롯데호텔 회의실 장면으로 그려졌다. 당시 88 올림픽유치민간위원장으로 추대된 정 회장은 “아무래도 올림픽 유치에 실패할 경우 망신당할 사람으로 나를 뽑은 것 같다”며 호탕하게 웃었다고 한다. 신 명예회장은 그를 “현대그룹의 국내외 조직망까지 총동원해 가며 뚝심 있게 스포츠 외교전을 펼쳤다&rd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는 평생을 편견에 시달려야 했다. 내수 기업, 일본 자본, 부동산 재벌이라는 세간의 인식에 고통스러워했다. 28일 출판된 롯데그룹 공식 회고록 《열정은 잠들지 않는다》(사진)에서 “답답하고 분통터지는 일”이라고 토로했다.1978년 호남석유화학(당시 대주주 한국종합화학)을 인수할 때의 일은 재일 기업인이라는 벽이 얼마나 높았는지를 보여주는 일화다. 한국종합화학 대표였던 ‘전쟁 영웅’ 백선엽 대장은 “나(신격호)를 귀화한 일본인이라 생각했는지 국적을 문제 삼아 입찰서류를 반려했다”고 회상했다. 신 회장은 일본 신주쿠구청에 가서 주민등록 서류까지 떼와야 했다. 그곳엔 이렇게 표기돼 있었다. ‘본명:신격호, 일본명:시게미쓰 다케오, 국적:대한민국.’ 일본에서 1등 후 금의환향했으나…‘청년 신격호’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1941년 30세의 나이에 110원(당시 그의 월급은 30원이었다)을 들고 시모노세키행 관부 연락선에 올랐다. 맨손으로 1961년 연 매출 60억엔의 회사(일본 롯데제과)를 만들어 업계 1위에 올랐다. 당시 한국의 1인당 GDP가 78달러에 불과할 때였다.먼 타국에서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방인으로 취급받기 일쑤였다. 이와 관련해선 1962년 금의환향 후의 일화가 소개돼 있다. “신문사들을 예방했는데 4월 21일자 경향신문 내방(內訪)란에는 시게미쓰 다케오 미(美) 롯데주식회사 사장과 신격호 씨가 각각 방문한 것으로 표기돼 있었다. 아마도 롯데라는 이름 때문에 미국 회사로 오인한 모양이었다.”회고록에서 신 명예회장은 ‘껌 장사’라는 비하를 어떻게 감내해야 했는지를 술회했다. &ldq
1967년 5월 ‘躍進(약진)하는 롯데’라는 제목의 신문 광고가 실렸다. 그해 4월 자본금 3000만원으로 한국에 롯데제과를 설립한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가 지면을 통해 경영이념을 밝힌 광고였다. “소생의 기업이념은 기업을 통하여 사회 및 국가에 봉사하는 것입니다.” 다음달 3일 탄생 100주년을 맞는 상전(象殿)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는 한국 기업사의 초석을 놓은 거목으로 평가된다. 99년(1921년 11월~2020년 1월) 일생을 담은 신격호 회고록 《열정은 잠들지 않는다》가 28일 처음 공개됐다.신격호의 삶은 ‘기업보국’의 실천이었다. 1948년 도쿄에서 주식회사롯데를 설립한 그는 맨주먹으로 사업을 일군 뒤 “내 조국 대한민국에 투자”를 평생의 목표로 삼았다.모국에서의 첫 사업으로 방위사업을 제안받았지만 경영철학에 맞지 않아 거절한 일 등 1960~1970년대 비사(秘史)도 공개했다. 그는 “1966년 이후락 대통령 비서실장의 제철사업 제안을 받아 일본제철에서 t당 건설비 180달러에 고로를 들여오기로 했는데 박태준 소장의 설득에 ‘모국의 제철소 건립에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만족한다’며 8개월간 준비한 자료를 모두 넘겼다”고 밝혔다.‘껌 장사’라는 일생을 괴롭힌 편견에 대해선 “답답하고 분통 터지는 일”이라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롯데월드타워를 완성하기 위해 고심하던 노년의 삶에 대해선 “편한 날이 없었다”고 술회했다. 2015년 완공 직후 모습을 보고는 “한강의 기적을 상징하는 국보급 조형물로 큰 기쁨이었다”고 밝혔다. 《열정은 잠들지 않는다》는 지난해 1월 타계하기 전, 고인이 틈틈이 남긴 구술과 창업주 곁
신세계백화점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생활 장르 전문관을 새롭게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집콕, 재택근무 등의 이유로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커진 요즘 자신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독특한 제품을 선호하는 2030세대가 많아진 덕분이다.신세계는 지난 8월 서울 강남점 지하 1층 파미에 스트리트에 다양한 홈퍼니싱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는 ‘홈스타일링 전문관’을 열었다. 매장 한가운데 새롭게 문을 열며, 2개월 만에 매출이 두 배 늘어나는 등 젊은 세대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약 2650㎡(800여 평) 규모의 홈스타일링 가구 전문관에서는 이노메싸, HAY, 데스커, 알로소, 슬로우 등 총 12개의 국내외 인기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특히 MZ세대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의 실용적인 인테리어 소품이 가득하다.홈스타일링 가구 전문관이 있는 강남점 파미에 스트리트는 MZ세대에겐 꼭 가봐야 할 명소로 꼽힌다. 메가박스, 애플스토어, 아디다스, 시코르 등 영(young) 소비자가 선호하는 매장이 즐비한 곳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신세계는 기존에 없었던 젊은 감각의 리빙 매장을 생활 전문관이 아닌 곳에 전략적으로 배치하며 새로운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입점 브랜드 중 데스커는 홈오피스, 리빙, 스마트 학습공간 등 사용자의 목적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활용도가 높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용자의 신체에 맞게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모션데스크’, 콤팩트한 사이즈로 집 안 어디에서나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독서실 책상’ 등이 인기 제품이다. 또 공부방, 홈카페, 소형 오피스 등 총 10개의 테마공간을 조성해 직접 체
현대백화점이 친환경 경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백화점 업계 최초로 점포 외벽에 내걸었던 폐현수막을 업사이클링(up-cycling)해 가방으로 만들어 선보인 것이다. 업사이클링은 쓸모가 없어져 버려지는 제품을 단순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친환경적인 기술이나 디자인, 아이디어 등의 가치를 부가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현대백화점은 최근 업사이클링 전문 스타트업 업사이클리스트와 손잡고 압구정본점 등 경인지역 백화점 11개 점포 외벽에 걸었던 현수막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친환경 굿즈 ‘그린 프렌즈 패션 가방’(사진)을 공식 온라인몰인 ‘더현대닷컴’에서 선보였다.그린 프렌즈 패션 가방은 백화점 외벽에 홍보용으로 내걸었던 가로·세로 각 10m 크기의 대형 현수막 30여 장(약 1t 규모)을 사용해 만든 게 특징이다. 정기 세일이나 가정의 달 등 백화점 테마를 연출하는 기간이 지난 폐현수막을 수거한 뒤 고온 세척·건조·코팅 과정을 거쳐 재활용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 겉감으로 사용한 것이다. 기존에는 연출 기간이 지난 현수막은 소각해 처리해 왔다. 회사 관계자는 “제품에 사용된 현수막은 강풍·비·눈 등 날씨 영향을 받는 외벽에 장기간 설치되는 만큼 내구성이 높고 생활 방수도 가능한 소재”라고 설명했다.현대백화점은 특히 가방의 겉감뿐 아니라 제품 곳곳에 친환경 요소를 접목했다. 안감은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원단을 사용했으며, 상품 정보와 가격이 적힌 태그(tag)는 콩기름으로 내용을 인쇄한 재생종이를 사용했다.이번에 선보인 그린 프렌즈 패션 가방은 카드케이스·파우치·메신저백&m
롯데백화점이 창립 42주년을 맞이해 2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10일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F/W(가을·겨울) 시즌에 맞는 단독 기획 상품을 강화하고, 최대 36% 롯데상품권 사은행사부터 자동차 경품 이벤트 등 풍성한 구매 혜택을 제공한다.우선 롯데백화점은 올겨울 역대급 한파가 예상되는 만큼 약 40억원어치 물량의 단독 패딩 상품을 준비했다. 무스너클, 노비스, 파라점퍼스와 같은 프리미엄 패딩부터 네파와 블랙야크 등 인기 아웃도어 브랜드를 선보인다. 최신 트렌드인 ‘숏 패딩’이 중심이다.롯데백화점은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프리미엄 패딩 물량을 두 배 가까이 늘렸다. 네파와 블랙야크는 일명 ‘연예인 패딩’으로 유명한 인기 상품으로 준비했다. 대표 품목으로는 노비스 3L 신소재 다운재킷 150만원, 네파 전지현 보머 다운재킷 18만9000원, 블랙야크 아이유 L테리어 숏다운 21만5200원 등이다.‘구스’를 중심으로 ‘호텔 베딩’ 유행이 지속됨에 따라 약 70억원 물량의 프리미엄 ‘구스 페어’도 선보인다. 롯데백화점의 프리미엄 침구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올 1~9월에도 전년보다 28% 늘었다. 롯데백화점이 준비한 대표 브랜드는 소프라움, 알레르망, 레노마 등이다. 다양한 단독 구스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준비했다. 특히 지난 5년간 매년 완판을 기록한 소프라움 구스 다운 이불 솜(40만원) 등 프리미엄 유럽 감성의 구스 상품 물량을 전년 대비 약 30% 늘렸다. 할인폭도 최대 81%에 달한다. 최근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선호도가 높은 ‘킹 사이즈’의 상품도 추가로 기획했다.창립 42주년인 만큼 연중 최대 구매 혜택과 재미있는 이벤
“우리의 타깃 연령은 딱 34세입니다. 3040세대처럼 모호한 말은 쓰지 맙시다”.2017년 11월, 신재호 PXG코리아 회장(사진)은 로저나인이란 골프의류 회사를 출범시키면서 독특한 ‘지령’을 내렸다. 마케팅 대상 고객을 마치 닌자가 단 하나의 표적만 노리듯이 구체적 나이로 제한한 것이다. 디자인팀엔 ‘블랙&화이트’ 색상만으로 첫 번째 의류 시리즈를 제작하라는 특명이 떨어졌다.‘닌자 마케팅’이라 불릴 만한 PXG어패럴의 ‘경영 실험’이 주목받고 있다. 출범 3년 만인 올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장당 이익은 골프 어패럴업계 최고 수준이다. 창업 3년 만에 업계 선두로 도약PXG어패럴은 로저나인의 ‘창작품’이다. PXG 골프용품을 국내에 들여온 신 회장이 미국 본사에 의류를 만들자고 제안하면서 2018년 초 PXG어패럴월드와이드(로저나인 지분율 49%)가 설립됐다. 신 회장은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로고 사용에 대한 비용만 낼 뿐 미국을 포함해 세계 판권을 로저나인이 보유하고 있다”며 “전체 제품의 75%를 한국에서 생산하는 것도 다른 골프 의류와의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스타트업이나 다름없는 PXG어패럴은 국내 골프 의류를 선도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2019년 431억원이던 매출이 작년엔 716억원으로 66.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이 같은 성공은 소매판매에 대한 신 회장의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 회장은 “1990년대 미국 뉴욕 등에서 골프 매장을 여러 개 운영하면서 의류도 편집숍 형태로 판매했다”며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라 어떤 패턴과
하이퍼로컬 플랫폼은 꽤 오래된 비즈니스다. 동네 혹은 인근 지역의 사람들끼리 필요한 상품을 비롯해 정보와 서비스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중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먼 옛날 자생적으로 형성됐던 시장의 원형(源形)에 가깝다.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태동의 역사가 생각보다 길다. 글로벌 ‘동네 상거래 플랫폼’의 원조 격인 크레이그스리스트(The Craigslist)만 해도 1990년대 중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됐다. 지역 소모임 참가자를 위해 e메일 리스트를 정리해주는 비영리 서비스에서 시작해 지금은 매달 방문자만 4억명에 달하는 초대형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하이퍼로컬을 지향하는 플랫폼은 이베이, 아마존과 같은 초연결 상거래 플랫폼과는 태생 자체가 다르다. 글로벌 e커머스 플랫폼은 애초터 수익을 목표로 설립됐다. 학술적인 용어로는 ‘네트워크 효과를 통한 이익의 승수효과’를 추구한다. 2000년대말 모바일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연산능력과 컴퓨터 기억장치의 민주화가 가능해지자 글로벌 상거래 플랫폼들은 전세계의 상품 공급자와 그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수요자의 네트워크망을 만듦으로써 막대한 부를 거머쥐었다. 피터틸은 그의 저서 『제로 투 원』에서 “플랫폼 기업은 완전히 새로운 범주에 속하는 수많은 시장을 세상에 창출함으로써 보다 많은 선택을 고객에게 제시한다”고 갈파했다. 중세의 연금술사도 하지 못한 것을 창출한다는 의미에서 틸은 빅 플랫폼 기업들을 ‘경제 마법사’라 칭했다. 이에 비해 하이퍼로컬 플랫폼들은 대부분 크레이스스리스트처럼 비영리 공익 서비스로 출발했다. 2000년 영국 런던에서 설립된
윤만호 EY한영회계법인 경영자문위원회 회장은 ‘기업인의 멘토’로 불린다. ‘새 영역에 투자하자니 성공할지 모르겠고, 안 하면 도태될 것 같아 고민’하는 오너와 전문경영인들이 그에게 혜안을 구한다.윤 회장은 15일 ‘경영의 미래’를 묻는 한국경제신문의 창간기획 화두에 “리더는 무슨 수를 쓰든 빅픽처(미래를 향한 큰 그림)를 그릴 수 있어야 하고, 실행은 리모델링이 아니라 재건축 수준으로 단호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윤 회장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시대의 키워드로 양극화를 꼽았다.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선진국과 후진국의 격차가 벌어지고,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혁신 기업과 전통 기업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그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만 해도 언론이 띄운 트렌드로 생각하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기업 경영철학의 바탕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경영 리더들은 주로 어떤 고민을 털어놓나요.“정말 답답해들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딜레마에 빠져 있어요. 혁신하려는 분들은 너무 재고, 하겠다고 덤비는 분들은 비전이 부족해요. 두 가지가 합쳐져야 하는데 무엇보다 ‘세상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지?’에 대한 방향성을 정확히 잡아야 합니다.”▷누구나 변화를 얘기합니다.“다섯 가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친환경 등 ESG가 첫 번째예요. 재무구조가 굉장히 좋고 물건은 잘 파는데 제3국에서 폐수를 흘려보내는 패션기업이 지속 가능할까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은 금방 탄로납니다. MZ세대에 대한 정의가 여러 가지인데 ESG를 감시하는 세대
해외 진출 14년차인 LF의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가 몽골로 간다. 중국 대만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에 이어 여섯 번째다. 부동산금융, 식품, 온라인몰 등 사업 다각화에 성공한 데 이어 해외 공략을 통해 주력인 패션사업 정체를 돌파하려는 구본걸 LF 회장의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에서 타미힐피거급 대접받는 헤지스LF는 13일 몽골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쇼피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상품 기획,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포괄적인 업무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LF 관계자는 “몽골 인구는 330만 명 규모지만 인구의 64%가 35세 이하 젊은 층이어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며 “몽골의 온라인 패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제휴”라고 설명했다.헤지스는 국내 패션 브랜드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 사례로 꼽힌다. 첫 공략지는 중국이었다. 2007년 말 중국의 3대 신사복 업체인 빠오시냐오그룹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현지 업체의 고가 브랜드 전략이 통하면서 헤지스는 중국에서 연간 4000억원(작년 말 거래액 기준) 규모의 브랜드로 성장했다. 중국 내 인기에 힘입어 헤지스는 2015년 중국 아동복 전문기업인 지아만과 협업해 헤지스키즈도 진출시켰다.LF 관계자는 “중국에서 헤지스의 거래액이 조만간 1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타미힐피거에 필적하는 고급 의류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LF는 2013년 대만을 시작으로 직진출 방식으로 전환한다. 라푸마의 실패가 자양분이 됐다. LF는 2011년 라푸마의 중국 판권을 사들여 현지 유통망 구축에 나섰지만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며 고배를 마셨다. LF 관계자는 “직진출은 적절한 규모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의 인터뷰는 여러 차례의 고사와 설득 끝에 이뤄졌다. 그는 “아직 성과를 세상에 공개할 준비가 안 됐다”고 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주가(12일 종가 17만4500원)는 한창때에 크게 못 미치고, 실적(올 상반기 기준)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가까스로 회복해가는 형편이라는 이유였다. 그럼에도 한국경제신문은 ‘비즈니스의 미래’에 대한 답변자로 서 회장을 적임이라고 판단했다. 아모레퍼시픽만큼 격랑의 바다에 ‘강제’로 밀려 나온 기업도 드물기 때문이다.서 회장은 2018년 초부터 약 3년 반을 전사의 디지털화에 매진하고 있다.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조직 문화를 송두리째 바꾸고 있는 그는 “시대 흐름을 바로 보고 비즈니스를 다시 설계하는 근본적 재설계 전략을 펼쳐야 변화하는 경영 환경을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성공 방정식을 버리는 과감한 전환변화를 위한 서 회장의 결단은 2018년 시작됐다. 아모레퍼시픽이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겪을 때였다. 2017년부터 사드 사태로 인한 중국발 한한령(한류 제한령)의 직격탄을 맞으며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2017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5%, 38% 떨어졌다. 그해 초 아모레퍼시픽은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자리를 신설하고, 네이버 출신인 박종만 전무를 영입했다.당시 서 회장은 임직원에게 “우리 눈을 가렸던 성공이라는 거품이 모두 걷혔다”며 “고객과 시장이 변했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해졌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무엇(what)’은 ‘디지털 전환’이었다. 하지만 ‘어떻게(how)’가 문제였다. 격랑 위에 있기는 선장이나 선
홈플러스가 이달에 점포 인력 250명을 뽑는다. 올해 신규 채용만 1000명을 웃돈다. 대형마트 4~5개 점포에서 근무하는 직원 수를 합친 수준이다. 온라인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신개념 ‘올라인(온라인+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기 위한 ‘사람에 대한 투자’라는 분석이 나온다.홈플러스는 11일 초대졸 공채를 포함해 인력 충원 계획을 내놨다. 올해 회계연도가 시작된 3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950명의 본사 및 점포 인력을 채용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에만 1200명을 신규 충원하는 셈이다.올해 선발한 본사 신입사원 100여 명을 제외하면 점포 근무 인력만 1000명가량이다. 황정희 홈플러스 인사부문장은 “‘현장에 강한 마트’를 만들기 위해 실무 인력 위주로 대규모 채용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점포 근무 경력이 있는 본사 인력도 서울과 수도권 점포 등으로 재배치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본사와 점포 간 커뮤니케이션(소통)을 강화하고 다양한 업무를 소화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이 같은 행보는 구조조정의 와중에 내려진 결단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올해만 2개 점(대전탄방점, 대구스타디움점)이 사라졌다.이 과정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홈플러스 노조는 “경영 악화를 핑계로 사람을 자른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올 5월 취임한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은 이례적인 대규모 채용으로 노조의 주장에 맞서는 형국이다.박동휘 기자
숙박 플랫폼 1위인 야놀자와 여행업 1위인 하나투어가 해외여행 서비스 ‘동맹’을 맺는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와 함께 열리는 해외여행 시장 선점을 위한 공격 행보다. 해외 자유여행 플랫폼 구축이라는 청사진을 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대형 플랫폼도 여행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어 국내 OTA(온라인트래블에이전시) 시장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공동 전선 펴는 여행·숙박 1위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야놀자와 하나투어는 지난달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하나투어가 기획한 해외여행 상품을 야놀자에 단독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공동 투자도 할 계획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관계 진전에 따라 양사 간 지분 교환까지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양사 제휴는 1등끼리의 연합이라는 점에서 국내 여행산업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코로나19 이후 여행업은 ‘리부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 1위인 하나투어조차 올 상반기 영업수익(매출)이 158억원에 불과했다. 변화한 해외여행 환경에 대한 대비 수준이 향후 시장 주도권을 가늠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하나투어는 쇼핑·변두리 호텔·한식 등을 강제하지 않는 ‘3무(無)’ 해외여행 패키지를 개발하는 등 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대리점망을 통한 판매 전략도 대폭 수정하고 있다. 자체 앱을 업그레이드하는 동시에 야놀자라는 대형 온라인 플랫폼에 올라타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야놀자는 국내에 한정돼 있는 영역을 해외로 확장하기 위해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을 요즘 법률로 판단한다면 나무꾼은 유죄일까, 무죄일까. 이노션이 경찰청과 함께 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부산대 원유경 씨 팀은 나무꾼을 스토킹처벌법상 범죄자라고 해석했다. 익숙한 스토리를 활용해 스토킹 범죄의 위험성을 부각한 이 콘텐츠는 여성가족부장관상과 경찰청장상을 수상했다. 이노션은 이달 수상작을 광고로 제작해 내보낼 예정이다.‘창의적인 콘텐츠’를 통한 이노션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회공헌 활동인 ‘SOS(social problem solver)’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최근엔 보건복지부와 함께 ‘마스크 아이디(MASK ID)’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실내에서 와이파이를 연결할 때 비밀번호 말고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을 인증해야 접속이 가능하도록 카페 등에 시스템을 제공하는 캠페인이다.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독려하려는 취지로 기획됐다.스토킹 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키고, 스토킹 신고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대학생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있는 것도 ESG 활동의 일환으로 평가받고 있다. 17개 팀(참여 인원 49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금상을 차지한 한국외국어대 오형준 씨는 택배 상자의 운송장에 주소 대신 QR코드 스티커를 부착해 개인정보 식별을 어렵게 하는 ‘안심 택배 스티커’를 제안해 호평을 받았다. 경기대 천세형 씨 팀은 경찰청이 카카오톡 백업 서비스(톡서랍)와 연계해 스토커와의 대화 내용을 자동으로 백업할 수 있는 ‘SAFE, BACK-UP’ 캠페인으로 수상했다.이노션은 ESG 열풍이 불기 전부터 광고회사가
하나투어가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전환에 나선 것은 제2의 창업에 준하는 사업 재편을 하겠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이후 지난 1년9개월은 하나투어에 유례 없는 암흑기였다. 절박함 속에 지난해 3월 사령탑에 오른 송미선 공동대표는 임직원들의 ‘기업 간 거래(B2B) 마인드’를 소비자·온라인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다음달 1일 전 직원 출근 체제 전환은 절박한 상황에서 준비해온 체질 전환 프로그램의 시발점이다. 송 대표는 29일 “시장이 열리길 기다리지 않고 먼저 움직이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40대 여성 CEO의 ‘혁신 드라이브’1993년 박상환 회장이 설립한 하나투어는 여행업계에선 혁신의 대명사였다. 해외 패키지 여행이라는 전에 없던 상품을 선보이면서 당시 모두투어를 제치고 업계 1위에 올랐다. 2010년엔 업계 최초로 실시간 항공 예약 서비스를 내놨다. 이듬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면서 하나투어는 질주하듯 성장했다. 2015년엔 패키지 상품이 만드는 족족 팔려나가는 등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갈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2019년을 기점으로 상황이 급반전됐다. 소비자가 틀에 박힌 패키지 상품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2010년 출범한 익스피디아닷컴을 비롯해 에어비앤비, 호텔스닷컴 등 글로벌 온라인 여행·숙박 플랫폼이 소비자의 해외여행 수요를 잠식했다. 야놀자가 소트프뱅크비전펀드로부터 2조원을 투자받는 등 국내에서도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다. 코로나19는 위태롭던 하나투어에 결정타를 날렸다.보스턴컨설팅그룹 출신으로 IMM PE가 하나투어 지분(16.67%)을 인수할 때 기업 실사를 총괄한 인
국내 여행업 1위인 하나투어가 다음달 1일부터 전 직원 출근체제로 복귀한다. 임직원 1000명 이상 상장기업 중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는 첫 사례다.정부가 이르면 11월부터 위드 코로나 전환을 검토하는 가운데 대형 민간 사업장에서 먼저 실험에 나서 주목된다.송미선 하나투어 공동대표는 29일 “시장을 따라가는 건 재택근무로 가능하지만, 시장을 선도하려면 대면을 통한 집단지성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며 다음달 전 직원 출근 전환 배경을 설명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장기 무급휴직 상태이던 직원 500명도 100% 유급으로 현장에 복귀한다. 첫날 전원 출근 후 상시 출근 인원은 전체 직원 1200명의 90%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더라도 직원별로 주 1회 재택 등 스마트 근무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재 하나투어의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은 81%다. 2차 접종 완료자 비중도 50%를 웃돈다.하나투어는 여행업의 특성 때문에 코로나19 피해를 최일선에서 가장 심각하게 겪은 기업 중 하나다. 2019년 6146억원이던 영업수익(제조업의 매출 개념)은 올 상반기 158억원으로 급감했다. 2년 새 39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작년부터 올 6월까지 당기순손실만 3040억원에 달했다.송 대표는 “지난 1년6개월 동안 소비자 집중 원칙만 빼고 모든 걸 바꿨다”며 “여행 플랫폼 1위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조직 문화의 완전한 변신을 임직원 전체에 이식하기 위해 위드 코로나를 선제 시행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박동휘 기자
일명 ‘뽀글이’로 불리는 플리스(fleece)가 올 가을·겨울 시즌 아웃도어(야외용) 의류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양모에서 뽑은 울(wool)과 비교해 보온성은 비슷하면서도 관리가 편하고, 가격도 저렴하다는 장점 덕분이다. 울로 만든 스웨터가 ‘할매 패션’이라 불리며 요즘 2030세대에게 새로운 유행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캠핑 감성에는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플리스 소재의 옷이 대세다.플리스는 1970년대 미국 메사슈비츠의 원단 생산업자였던 말덴 밀즈가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값싸고 쉽게 구할 수 있는 폴리에스테르 원단으로 양모 느낌을 내는 따뜻한 소재를 제작하고자 했던 그는 빗질 공정을 반복함으로써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해외에선 폴리텍, 파타고니아의 플리스 아웃도어 의류가 가장 유명하다. 캠핑 감성 살려주는 플리스 아우터국내 아웃도어 전문업체들도 앞다퉈 플리스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코오롱인더트리FnC부문(이하 코오롱FnC)이 전개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이번 가을·겨울 시즌을 맞아 플리스 소재를 사용한 상품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마케팅 포인트로 ‘플리스 맛집’이라는 표현을 강조할 정도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추세를 반영해 재활용 원사를 전체 또는 일부에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코오롱스포츠는 스?셔츠, 후드 디셔츠, 조거팬츠는 물론 다양한 디자인의 아우터까지 플리스 소재를 적용했다. ‘플리스 컬렉션’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집에서 입던 옷 그대로 밖에서도 입을 수 있는 ‘원마일웨어’는 물론 여행이나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에도
일교차가 큰 가을로 접어들면서 양털 모양 원단의 플리스가 올해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독특한 소재로 일명 ‘뽀글이’로 불리는 플리스는 가볍고 따뜻해 아우터로 활용하기 좋고, 툭 걸치기만 해도 편안하면서도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하다.아웃도어 브랜드 K2는 가을을 맞아 친환경 소재는 물론 더욱 다양해진 디자인과 색상을 적용한 플리스 재킷을 선보였다. K2가 선보인 ‘WWF 비숑 블레어 자켓’(사진)은 글로벌 자연보전 기관인 세계자연기금(WWF)과 컬래버레이션(협업)한 제품으로 버려진 페트병에서 추출한 리사이클(재활용) 소재를 적용해 지속가능한 패션을 실현했다.‘WWF 비숑 블레어 자켓’은 가벼우면서도 따뜻해 일교차가 큰 가을에 아우터로 가볍게 걸쳐 입기 좋다. 부드러운 터치감으로 착용감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안감을 적용해 보온성이 우수하고 바람을 효과적으로 막아준다.베이직한 디자인으로 캐주얼한 느낌을 더해 아웃도어 활동은 물론 데님 팬츠 등과 함께 코디해 데일리룩으로 연출 가능하다. 가슴 부분에 우븐 패치 포켓을 적용해 수납성을 강화하고 스타일리시함을 더했다. 남성용은 그레이, 라이트베이지, 올리브카키, 아이보리 네 가지 색상으로, 여성용은 살몬, 민트, 체리핑크, 아이보리 네 가지 색상으로 출시됐다. 가격은 14만9000원.이양엽 K2 의류기획팀 이사는 “WWF와 협업을 통해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WWF 에디션을 선보이게 됐다”며 “플리스는 가볍고 따뜻할 뿐 아니라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해 올가을 패션 아이템으로 추천한다”고 말했다.박동휘 기자
강희석 이마트 대표(사진)가 취임 후 약 2년 만에 미국으로 첫 번째 해외 출장을 떠나 배경이 주목된다. 뉴 시즌스마켓 등 이마트 계열의 미국 사업장 현황을 둘러보기 위한 출장으로 알려졌으나 해외시장 전략 재정비를 위한 움직임이란 관측도 나온다.27일 이마트 등에 따르면 강 대표는 다음달 초 귀국할 예정이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고, 스타벅스코리아를 100% 자회사로 만드는 등 국내 굵직한 현안을 처리한 만큼 그동안 신경 쓰지 못했던 이마트의 해외 진출 전략을 정비하려는 차원인 것으로 전해졌다.강 대표는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소비 유통부문 컨설턴트로서 2009년부터 이마트의 경영 컨설팅을 맡다가 합류했다. 당시 강 대표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에게 오프라인 중심인 이마트의 체질을 온·오프라인 통합으로 재편하고, 동시에 미국 등 선진 소비재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미래전략보고서 형태로 건의했다는 건 유통업계에 잘 알려진 일화다.이마트는 2018년 12월 미국 굿푸드홀딩스(브리스톨 팜스, 레이지 에이커스, 메트로폴리탄 마켓)를 인수한 데 이어 2019년 말 뉴 시즌스마켓, 뉴 리프 커뮤니티 마켓을 추가로 인수했다. 이들 5개사의 매장 수는 총 51개다.이마트 관계자는 “올 들어 미국 매장의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위드 코로나 시대에 소매 유통 흐름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미국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미국 5개 소매유통업체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973억원, 151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까지 연간 12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는 것을 감안하면 빠른 회복세다.국내 대형마트 부문 1위인 이마트는 해외에선 고전을 면치
“쿠팡, 수천만 명 개인 정보 통째로 중국 업체에 맡겨”. 26일 오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무소속)이 국회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한 보도자료의 제목이다. 듣기만 해도 경천동지할 국회발 ‘특종’은 네이버 등 뉴스 포털을 통해 일파만파로 퍼졌다.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양 의원실에 보도자료의 근거를 물었다. 양 의원은 쿠팡이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는 ‘개인정보 국외 처리위탁 현황’에 주목했다고 한다. 실제 쿠팡은 ‘업무상 필요시 안전한 네트워크를 통하여 전송’이란 전제와 함께 해외 위탁업체를 공개하고 있다. 미국은 쿠팡 글로벌LLC에 맡기고, 중국의 경우 쿠팡의 자회사인 한림네트웍스 유한공사(상하이, 베이징)에 위탁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이를 근거로 양 의원은 화려한 ‘3단 논법’을 완성했다. 정보위탁 회사가 중국에 있으니, “쿠팡은 중국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는 것”이고, “중국 네트워크안전법에 따르면 한번 중국으로 넘어간 개인 정보는 원칙적으로 중국 내에 저장돼야 하기 때문에 쿠팡 가입자의 정보가 중국에서 유출될 위기에 있다”는 논리다.쿠팡은 이에 대해 “사실과 완전히 다르다”고 못박았다. 쿠팡 관계자는 “중국 자회사에 위탁하는 정보는 짝퉁 판매, 허위 매물 등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한된 범위에서만 전송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팡의 모든 고객 정보는 한국에 있는 데이터센터에 저장되고 있다”고 덧붙였다.부정 판매자들은 네이버, 쿠팡, G마켓 등 대형 e커머스 업체에 늘 골칫거리다. 이들은 주로 중국에서 활동하면서 여러 ID를 활용해 동
‘청년 어부’ 고성무(31)씨는 최근 1년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전남 진도군 벽파리 인근 가두리 양식장 700칸에서 전복을 키우고 있는 그는, 올 여름 폐업까지 생각했다고 한다. 35℃를 오르내리는 폭염으로 인한 고수온(28℃ 이상)에 며칠 간 하늘이 뚫린 듯 폭우가 쏟아지면서 진도를 비롯해 완도, 강진에서 전복 약 3000만 마리가 폐사했다. 고씨도 “1년 6개월을 꼬박 땀과 정성으로 키운 전복 6만~7만 마리를 그냥 바다에 묻었다”. 하지만 요즘 고성무씨를 비롯해 전남 주요 전복 어가엔 간만에 웃음꽃이 피고 있다. 전국에서 쏟아지는 주문 물량에 다복수산 등 전복 유통업체는 고용 인원을 두 배로 늘리고, 기존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전남도와 쿠팡의 협업이 만들어낸 결과다. 치열해지는 '신선 배송' 전쟁쿠팡은 ‘쿠팡프레시’라는 브랜드로 지역 농수축산물의 빠른 배송망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 3월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 중 1조원 이상을 수도권 외 지방에 대형 물류센터를 짓는데 투자하고 있는 것도 초신선 유통을 위해서다. 쿠팡 관계자는 “산지와 최대한 가까운 곳에 콜드체인 시설이 완비된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상품을 생산하는 산지 현장에도 빠르게 선별 및 검품을 할 수 있는 시설을 짓는 실험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지 신선식품의 빠른 배송은 유통업체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비즈니스다. 네이버만 해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산지 농민, 어민, 축산 농가들을 입점시켜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CJ대한통운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네이버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입점 업체에게
캐시카우 데이터의 가장 큰 경쟁력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뤄지는 개별 소비자의 구매 행태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월평균 20만 명(누적 사용자 약 100만 명)이 제공한 영수증을 분석해 개별 상품에 대한 유통 채널별, 지역별 소비 현황을 한눈에 보여준다. 빅데이터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카드회사들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소비패턴의 ‘미싱 링크’를 찾아낼 수 있다는 의미다.데이터에 기반한 구매 행태 분석은 꾸준히 진화해왔다. 신용카드 회사가 대표적이다. 비씨카드 등은 카드 사용처 등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상권 분석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관광 정책 수립용으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e커머스 업체도 기업 간 거래(B2B) 데이터 사업에 적극적이다.하지만 기존의 소비 관련 데이터는 개별 소비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품목을 선호하는지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반면 캐시카우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뤄지는 개인의 장바구니를 품목별로 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구매경험도, 제품충성도, 구매주기뿐만 아니라 A 상품을 살 때 무엇을 같이 사는지를 보여주는 동시 구매, 연관 구매 등의 차별화된 데이터를 제공한다. 설준희 캐시카우 대표는 “공급자 시각이 아니라 소비자의 구매 관점에서 타깃형 마케팅 전략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라고 설명했다.박동휘 기자
강원도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인공지능(AI) 기반 농산물 시세 예측 시스템을 도입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첨단 농정을 선도적으로 구현하겠다는 전략이다. 모바일을 통해 농산물 예상 가격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도내 1만 농가를 대상으로 한 시범 사업도 추진한다.강원도와 농식품 스타트업 록야는 16일 강원도청에서 미래 농업 선도를 위한 ‘강원특화 스마트농업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150억원을 투자해 공유농장형 그린바이오 스마트밸리를 조성하고, 농산물 시세 예측에 록야 자회사인 팜에어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개발한 농산물 예측지수를 활용한다는 게 핵심이다.최문순 강원지사는 “데이터 기반 첨단 농업으로 기존 전통농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농업과 전후방 산업의 협력모델을 발굴하기 위한 투자”라고 말했다.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농산물 예측 시스템을 농정에 활용하기로 한 곳은 강원도가 처음이다. 농산물 수급 예측은 가격 안정을 위한 필수 요소로 꼽힌다. 그동안 지자체와 농가는 주요 도매시장의 시세와 감(感)에 의존해 생산량을 조절했다.팜에어·한경의 농산물가격지수(KAPI)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22개 농산물의 축적 가격 정보와 기상청의 지역별 날씨, 환율, 수출입 데이터 등에 기초해 만든 국내 유일한 가격 예측 시스템이다.박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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