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톡채널 영업팀이 뷰티 스타트업 쿤달(회사명 더스킨팩토리)을 찾은 건 지난달 초. 설립 4년 만인 지난해 약 1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뷰티업계에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쿤달 경영진의 고민은 따로 있었다. 매출이 늘어날수록 네이버 쿠팡 등 거대 e커머스 플랫폼의 의존도가 커지는 점이었다. 쿤달 경영진이 ‘자사몰을 키워주겠다’는 카카오 제안을 수용한 이유다.‘카카오점(店)’은 ‘생태계를 구축하면 이익은 자연스럽게 발생한다’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성공 방정식을 e커머스에 적용한 모델이다. 검색을 기반으로 한 쇼핑으로 ‘플랫폼 왕국’을 만들려는 네이버와 압도적인 자본력으로 갈수록 ‘바잉 파워’를 키워가고 있는 쿠팡의 틈새를 파고든 전략이란 평가가 나온다. ‘쇼핑 약점’ 만회 위한 승부수쇼핑은 ‘국민 SNS’라 불리는 카카오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카카오톡 광고와 선물하기 등 톡비즈 분야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72% 증가한 1조117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 시작한 라이브커머스를 포함해도 카카오톡을 통한 쇼핑 거래액은 5조원 미만인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버 쇼핑과 쿠팡의 거래액이 작년 말 기준으로 각각 28조원, 24조원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쇼핑에서는 절대적 열세 위치에 있는 셈이다.카카오는 쇼핑 외형을 키우기 위해 ‘톡채널’을 통해 기업과 소상공인을 자사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의 파상 공세에 밀리고 있다.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지난해 약 18조원에 달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네이버가 브랜드 스토어라는 이름으로 대기업을 유치
쿠팡을 정의할 때 혁신이란 단어를 빼놓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로켓배송에서 출발한 그들의 꿈은 약 1600만 명(올 1분기에 단 한번이라도 거래한 활성고객 기준)이 사용하고, 거래액만 24조원(작년 말 기준)에 달하는 글로벌 e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으로 현실화됐다.쿠팡은 전국 100여 곳의 물류센터와 수만 대의 배송 차량을 첨단 인공지능(AI)을 통해 손발을 움직이듯 통합 관리하는 디지털 물류를 구현했다. 배송에 관한 한 아마존도 가지 못한 길을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미국 기술·경제 전문매체인 패스트컴퍼니는 ‘2020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에서 쿠팡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2위로 선정됐다.소비자 편익에 대한 광적인 집착은 오늘의 쿠팡을 만든 원동력이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창업자)은 소비에 관한 한 거의 모든 것을 쿠팡이란 플랫폼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호언장담하며 매년 수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빌 게이츠도 쿠팡에 투자쿠팡이 그리는 ‘e커머스 왕국’에 대해선 해외 투자자들이 더 열광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쿠팡의 시가총액이 한때 100조원 고지를 찍었을 정도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올 1분기 주주 현황에 따르면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이 쿠팡 주식을 571만 주(약 3200억원어치) 사들였다. 빌 게이츠가 설립한 공익재단은 애플과 트위터 주식을 전량 매각하고 그들의 초장기 투자 포트폴리오에 쿠팡을 새로 담은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도 쿠팡 주식 285만 주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해외 투자자들이 쿠팡에 열광하는 이유는 아마존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기업 모델이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창업자)의 사내 호칭은 ‘범’이다. 직원들은 뒤에 ‘님’자만 붙여 부른다. 강한승·박대준 공동대표를 비롯해 쿠팡의 모든 직원은 특별한 직급 없이 사내에서 자신이 정한 닉네임을 사용한다.다국적 기업인 쿠팡의 독특한 기업 문화다. 약 7000명의 임직원(배송·물류 근로자 포함 3월 말 기준 5만4274명)은 한국 미국 중국 싱가포르 등에서 근무한다. 투안 팸 쿠팡 최고기술책임자(CTO)의 거주지는 미국 실리콘밸리다. 그가 지휘하는 수백 명의 정보기술(IT) 엔지니어도 마찬가지다. 쿠팡에 입사했지만 본사가 있는 한국에 들어와 거주하지는 않는다.미국 중국 인도 네팔 스위스 룩셈부르크 미얀마 베트남 등 다양한 국적의 직원들이 모여 있다 보니 다른 기업에서 보기 힘든 특별직군까지 생겼다. 쿠팡 통역 전문가다. 국내 기업과 기관을 통틀어 통역 전담 직원이 가장 많다. “직원들의 창의를 현실로 만든다”2010년 창업한 쿠팡은 11년차 신생 기업이지만 단숨에 24조원(작년 말 기준)의 거래를 창출하는 e커머스(전자상거래)업계의 데카콘기업이 됐다. 전문가들은 성장 비결 중 하나로 쿠팡 특유의 조직 문화를 꼽는다. 언어와 공간의 제약 없이 다양한 국적의 인재들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조직은 국내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위계와 서열에 기반한 전통적인 기업 문화는 아예 처음부터 쿠팡에 발붙이지 못했다.쿠팡이란 거대 조직에 대한 외부 시선은 크게 두 가지다. 갑자기 커지면서 불안 요소가 많을 것이란 추정과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다는 의혹이 대부분이다. 기존 기업을 분석하는 틀로는 쿠팡의 전모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를 ‘개척자’라고 부르는데 이견을 달 이는 별로 없다. 그는 스토리를 담은 신선식품 ‘큐레이션’과 샛별배송이라는 전에 없던 물류 전략으로 마켓컬리를 유니콘의 대열에 합류시켰다. 2014년 12월 설립된 마켓컬리의 매출액은 7년도 안 돼 1조원에 가까워졌다. 지난해 매출이 95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7% 늘었다. 증가율 기준으로는 쿠팡(93%)을 앞서는 성적표다. 국내 온&mi...
편의점 이마트24가 6월 한 달 ‘완판’을 목표로 단일 브랜드 와인을 30만 병 확보했다. 업계 월 판매량의 세 배에 달하는 물량이다. 편의점업계 처음으로 주류특화매장을 선보이는 등 ‘와인=이마트24’라는 공식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려는 전략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마트24가 다음달 중점적으로 판매하기 위해 준비한 와인은 ‘라 크라사드’(사진)다. 카베르네시라 품종 22만 병, 샤...
롯데백화점이 서울 소공동 본점에 다음달 1일 골프 특화 매장을 선보인다. 층별 새단장을 진행 중인 본점의 ‘변신 프로젝트’ 중 1탄이다. 2030세대에게 각광받는 5대 골프웨어 브랜드가 들어선다. 안대준 롯데백화점 본점장은 30일 “골프 상품군을 가장 먼저 새단장했다”며 “급성장하는 골프웨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신흥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켰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6...
최근 한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9명꼴로 ‘착한 소비’에 대한 가치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윤리적인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자신의 이익만이 아니라 타인과 사회에 미치는 선한 영향력을 고려하는 젊은 소비 세대의 등장과 함께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려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사회에 구호물품을 보내거나,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해준 프랜차이즈 기업 등 ‘착한 회사’를 대상으로 한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구매 확대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사회적 기업과 함께하는 ‘감사제’패션 유통 업계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주요 소비계층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 사이에선 ‘착한 소비’는 이제 대표적인 소비형태의 하나로 자리잡았다.유니클로도 이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감사제를 마련해 소비자뿐만 아니라 각 매장이 속한 지역 사회에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취지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지역 사회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인 만큼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고자 감사제 기간 지역 특산품을 고객 사은품으로 증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감사제 사은품은 해당 지역 출신이거나 해당 지역에서 오랜 기간 근무해 ‘동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많은 직원들이 직접 우리 동네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제안하는 방식으로 선정된다. 가령 작년에는 고구마, 표고버섯, 황금향, 배즙 등의 지역 특산품을 고객에게 증정해 소비자와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제주 오설록은 손꼽히는 녹차 단지다. 1년 내내 소금기를 품은 바람이 불고, 거친 돌로 가득한 메마른 땅은 10년 넘는 노력 끝에 푸른 차밭으로 변신했다.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된 이곳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의외의 결실을 얻었다. 탈모 예방에 필수인 두피(頭皮) 장벽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성분을 오설록 녹차에서 발견한 것이다.아모레퍼시픽의 두피 스킨케어 전문 브랜드인 라보에이치(LABO-H)는 녹차에서 추출한 두피를 위한 프로바이오틱스인 락토바실러스 발효용해물로 탈모 방지 시장에 뛰어들었다. 피부, 모발, 성분, 미생물, 고객경험 등 다섯 가지 분야 전문가들이 10년간 공을 들였다. ○뜨는 탈모 방지 시장두피 장벽 강화는 요즘 뷰티업계의 최대 관심사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서다. 현대인은 미세먼지나 자외선 같은 외부 자극과 여러 내적 요인 탓에 두피 상태가 나빠지고, 두피 장벽이 약해지기 쉽다.두피는 말 그대로 머리를 감싸고 있는 피부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아 얼굴 피부와 별개로 여길 때가 많다. 그만큼 소홀하기 마련이다. 두피는 모공 크기가 얼굴 피부보다 크고 개수도 많다. 피지샘이 더 활발히 활동한다는 특징도 있다. 자신에게 알맞은 제품을 신중히 골라 피부를 관리하듯 모발을 붙잡고 있는 두피에도 맞춤형 스킨케어가 필요하다.두피가 불균형하면 유해 물질이 쉽게 침투하고, 장벽과 모낭이 약해지면 탈모 증상으로 이어진다. 탈모가 이미 시작된 후에 대처하면 늦기 때문에 평소 두피도 얼굴 피부처럼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일상에서 두피 장벽을 탄탄하게 유지해 외부 자극에 대항할 힘을 키우기 위한 두피 스킨케어를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인 쿠팡은 지난해 국내에서 단일 기업으로 가장 많은 2만40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전체 임직원 수는 올해 3월 5만4274명으로 삼성전자(10만9490명, 작년 말 기준), 현대자동차(7만1504명)에 이어 3위다. 소비자 문 앞까지 상품을 가져다주는 배송업의 급팽창이 가져온 결과다.쿠팡이 블랙홀처럼 인력을 빨아들이면서 차량과 오토바이를 이용한 배송 근로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귀한 몸’ 대접을 받고 있다. 구인난에 시달리는 쿠팡이 25일 한 달간 유급으로 배달 인력의 건강을 관리하는 ‘쿠팡케어’라는 전례 없는 제도를 도입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전방위 인력 채용 중인 쿠팡쿠팡 경영진의 최대 고민 중 하나는 구인난이다. 디지털 물류, 인공지능(AI) 쇼핑 등에 필요한 개발자들은 미국, 중국 등에서 연간 상시 고용 중이다. 배송과 물류센터 국내 근로자를 구하는 일은 해외 개발자 모셔오기 못지않은 난제다.쿠팡 관계자는 “사람인, 잡코리아, 인크루트 등 주요 채용 사이트마다 ‘쿠팡친구(쿠친)’를 모집 중”이라고 말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오죽했으면 경쟁사인 네이버에 쿠친 모집을 위해 전면 광고를 게재했겠냐”고 했다.이날 기준으로 쿠팡에 소속된 배송 기사는 1만5000명가량이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주 5일·52시간 근무가 철저히 적용된다는 점 덕분에 기존 택배 기사들이 쿠팡으로 대거 옮겼다. 차량 구입에 돈을 쓸 필요가 없는 데다 한 해 수입도 평균 4800만원으로 어지간한 중소기업 ‘화이트칼라’를 능가한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였다.하지만 코로나19가 상황을 바꿔놓고 있다. 택배 물량이 폭증하면
신세계그룹엔 대관 조직이 없다.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건 절대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에 유리한 방향으로 법을 바꾸기 위해 국회에 드나드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함께 이마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구학서 부회장 시절부터의 오랜 전통이다.정해진 조건에 순응하는 신세계그룹의 조직 문화를 보여주는 일화 한 가지가 있다. 벌써 20년 가까이 된 일인데, 신세계는 한때 신용카드 사업 진출을 검토한 적이 있었다. 소비자들이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대부분 신용카드를 사용하자, 아예 신세계가 카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였다. 요즘 네이버와 쿠팡이 e커머스를 시작하면서 네이버페이, 쿠팡페이 같은 결제금융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하지만 당시 구학서 사장은 ‘신세계 카드’ 출시를 반려시켰다. 삼성카드 등 기존 회사들과 제휴하면 그만이지, 그들과 경쟁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신용카드업에 채권 추심 업무가 반드시 수반될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신세계의 경영진이 신사업 진출에 난색을 표했던 요인이었다고 한다. 소비자에게 편의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채권 추심을 할 수 없다는 논리였다. '정도 경영'의 빛과 그늘이 같은 신세계의 조직 문화는 몇 가지 요인에 기인한다. 삼성그룹에서 분가(分家)한 기업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다른 삼성 계열 그룹들과 혹여라도 충돌할 수 있는 일을 만들지 않는다는 대원칙이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주요 경영상 결정을 내릴 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로운 영역
한우 축사가 가까워지는데 냄새라고는 보리 건초에서 나오는 특유의 향뿐이다. 2000마리를 사육하는 공간엔 클래식이 은은하게 울려퍼졌다. 한우 축사의 상징과도 같던 ‘쇠파리’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축사 주인은 농장과 담도 두지 않고 옆에 집을 짓고 살고 있다. 최근 방문한 한우 브랜드 민속한우의 경북 안동 농장은 예상했던 것과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민속한우는 일본 ‘와규(和牛)’에 도전장을 낸...
인터파크의 변신은 국내 e커머스산업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사례다. 인터파크는 지난해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를 설립하고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여행, 공연, 도서 판매 등 커머스(상거래) 부문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자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는 시도다. 지난 1분기 경쟁 온라인플랫폼들이 40~70%의 분기 성장을 기록하는 동안 인터파크는 4.5%의 성장률에 영업이익은 60억원 손실로 전환했다. 인터파크는 비교적 일찌감치 비주력 ...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서 신규 사업 기회를 선제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지난 15일 롯데정밀화학 인천공장을 찾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사업 발굴을 적극 주문했다. 식의약용 셀룰로스(천연고분자)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갖춘 인천공장은 대체육, 의약품에 들어가는 필수 첨가제 ‘애니애디’ 등을 생산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16일 “신 회장이 올 1월...
코로나19를 계기로 시작된 e커머스(전자상거래) 열풍이 택배업에 대한 인식을 180도 바꿔놓고 있다. 한때 기피직업으로 꼽히던 택배기사의 처우가 예전과 크게 달라지면서 부부 또는 자녀까지 합류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6일 CJ대한통운에 따르면 자사 대리점 소속 택배기사 2만여 명 중 부부 택배기사는 2692명(1346쌍)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9.9% 늘어난 규모다. 부부를 포함해 부모, 자녀, 형제, 친척 등 가족이 함께 일하고 있...
택배(宅配)라는 말이 등장한 건 1990년대 초다. 국민통신판매업이라는 새로운 산업이 태동하면서 집까지 물건을 배달해주는 직업군이 처음 등장했다. 일본식 한자어라는 지적이 일기도 했지만, 1998년 외환 위기로 실직한 가장들이 너나없이 택배업에 뛰어들면서 어엿한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잡았다. 택배업 자체가 현대 문명의 세례를 받은 새로운 직종인 터라 역사적 기원을 찾는 일이 부질없긴 하지만, 그나마 비슷한 업을 찾는다면 구한말 처음 생긴 우체부...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쿠팡 상장 후 처음 실적(1분기)을 발표한 13일 콘퍼런스콜에서 “쿠팡은 성장 주기(growth cycle)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한 쿠팡의 1분기 영업 손실은 2억9500만달러(약 3321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0% 늘었다. 쿠팡은 올 1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74% 증가한 42억686만달러(약 4조734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2010년 창업 이래 최대 매출(1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올해 ‘껍데기를 버리라’는 경영 화두를 제시했다. 덩치만 키우는 출혈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28년(1993년 이마트 창업) ‘유통 노하우’를 활용해 품질에 집중함으로써 이익을 극대화하는 구조를 만드는 게 올해 이마트의 목표다. 이마트는 올 1분기 증권가 추정치의 두 배(1232억원)를 웃도는 영업이익으로 정 부회장의 전략이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과 이마트는 각각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을 지배하는 기업이다. 네이버처럼 상거래(커머스) 중개만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물건을 직접 사들여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쿠팡은 지난해 119억6734만달러(약 13조원)의 매출을 거뒀다. 거래액 규모는 24조원에 달한다. 이마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22조330억원(연결 기준)이다. 업(業)의 본질과 가려는 방향은 같지만, 두 기업은 완전히 다른 경영 전략을 추구한다. 쿠팡은 ‘광인...
올여름은 지난해보다 더 빨리 찾아올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3일부터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낮 최고 기온이 25도 이상 올라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평년보다 더위가 빨리 찾아올 것으로 전망되자 유통업계가 여름 마케팅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14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본점 잠실점 등 주요 30여 개 점포에서 ‘2021 롯데 리넨페어’를 연다. 지난해보다 3주가량 행사를 앞당겼다. 기간도 한 달 이상...
신세계백화점이 백화점업계 최초로 한우 직경매에 나섰다. 중간 유통마진을 없애 고품질 한우를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인다는 의미다. 신세계는 지난달부터 한우 공판장에서 진행하는 경매에 참여해 주요 점포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첫 경매에서 14마리를 구매했다. 매달 40마리씩 직매입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물량을 더 늘려 월 70마리까지 사들인다. 신세계가 직접 매입하는 물량의 40% 수준이다. 신세계백화점 축산바이어는 지난해 말부터 새로운 도전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이 지중해 휴양지 느낌의 야외 조경공간 등을 조성하며 ‘아캉스(아울렛+바캉스)’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쇼핑·휴식·놀이 등을 두루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은 최근 서관 1층에 1000㎡ 규모의 야외 조경공간인 빅팟가든을 선보였다. 빅팟가든은 프랑스 마르세유광장에서 영감을 얻어 설계했다. 느티나무 청단풍나무 등을 심은 1.2...
롯데백화점이 올 1분기에 103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작년 한 해 롯데쇼핑 전체가 벌어들인 영업이익(346억원)의 3배 수준이다. ‘보복 소비’에 힘입은 결과다. 롯데쇼핑이 10일 공시한 1분기 실적은 백화점의 선전으로 요약할 수 있다. 매출 6760억원, 영업이익 103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5%, 261.3% 증가한 수치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소비 회복 덕분에 기존점 매출만 1...
“남자는 차를 보지만, 여자는 옷과 핸드백을 봅니다.”패션업계에 오래 종사한 기업인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릴 수밖에 없었다. 모임에 나갔을 때 타인의 무엇에 시선이 꽂히는지에 관한 그만의 ‘이론’이었다. 왜 골프웨어(골프복)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지를 그는 ‘비교’ 개념으로 풀어나갔다. 해외 여행길도 막히고, 각종 사교 모임이 원천봉쇄된 탓에 골프장이 거의 유일한 타인과의 ‘비교 공간’으로 부상했다는 설명이었다. 2030·여성·레저과거 골프장 문화는 ‘4050, 남성, 비즈니스’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옷보다는 장비(裝備) 시장이 더 뜨거웠다. 골프클럽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는 얘기다. 요즘 골프 문화의 핵심 키워드는 ‘2030, 여성, 레저’다.이 같은 흐름을 가장 먼저 간파한 곳은 골프클럽 브랜드들이다. PXG코리아와 타이틀리스트를 보유한 아쿠쉬네트코리아가 한국 시장을 겨냥해 기존에 없던 의류 브랜드를 선보여 대박을 터트렸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타이틀리스트 골프웨어를 입을 수 있다면 날씬하게 몸을 관리했다는 증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이 덕분에 지난해 고가 골프웨어 시장은 스포츠 브랜드의 독무대나 다름없었다. 신세계에서 가장 잘 팔린 인기 브랜드 ‘빅3’는 타이틀리스트, PXG, 마크앤로나(순서는 매출 순위와 무관)다. 현대백화점도 마찬가지다. PXG, 타이틀리스트, 제이린드버그가 가장 잘 팔렸다. 롯데백화점 역시 PXG, 타이틀리스트, 데상트가 ‘빅3’에 포함됐다.최근 정통패션 업체들도 ‘호랑이의 등’에 올라타기 위해 혈안이다. ‘에·루·샤(에르메스&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있는 고덕그라시움은 4932세대가 모여 사는 평화로운 아파트 단지다. 5층짜리 주공 아파트는 2019년 지상 35층 ‘마천루’로 변신했다. 요즘 유행인 공원식 아파트의 전형이다. 서울에서 여덟 번째로 많은 주민이 사는 단지라고 한다. 한강변의 ‘조용한 낙원’이었던 이곳이 요즘 택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민들은 졸지에 ‘갑질 집단’으로 매도당하고, 민주노총은 총파업 엄포까지 놓고 있다. 유린당한 아파트 주민들의 삶얽혀 있는 이해관계가 제법 복잡해 보이고, 겉으로 드러난 사회적 파급력이 커 보이지만, 의외로 이번 사안은 단순하고 사소한 것에서 시작됐다. 아파트 주민들은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원했을 뿐이다. 택배 차량이 지하 주차장으로 드나들도록 함으로써 공원형 지상이라는 주거 인프라를 온전히 사용하고 싶어했다.택배기사들도 처음엔 불편했지만, 점차 순응해하고 있었다. 탑차를 저상(로우탑)으로 바꾸는데 따른 비용 문제와 적재량이 줄어드는 것으로 인한 번거로움은 코로나19가 가져다 준 ‘택배 폭주’로 어느 정도 상쇄됐다. 주공 아파트 시절엔 차량 한 대면 충분했던 택배가 요즘은 하루에 12대가 돌아다녀야 할 만큼 물량이 급증했다. CJ대한통운 소속 택배차량만 해도 6대 중 절반이 저상 차량으로 바꼈다.민주노총이 끼어들면서 상황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13일엔 민주노총 산하 택배노조 간부 등 2명이 아파트 단지 내에서 유인물을 돌리다가 경찰에 인계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민주노총 개입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 지는 고덕그라시움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 플랫폼인 SSG닷컴이 수도권에만 시행하던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7월부터 충청권으로 확대한다. 2019년(12월) 3호기 완공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던 전용 물류센터(자체 명칭 ‘네오’) 투자도 재개하기로 했다. 마켓컬리와의 전면전이자, 쿠팡과 네이버가 아직 선점 못한 ‘신선 배송’ 시장에서 1위에 오르기 위한 전략이는 평가가 나온다. '허브&스포크' 물류로 전...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 플랫폼 SSG닷컴이 수도권에만 시행하던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오는 7월부터 충청권으로 확대한다. 수도권에 2년여 만에 전용물류센터(자체 명칭 ‘네오’) 투자도 재개한다. 선발주자인 마켓컬리와 사실상 전면전에 돌입한 셈이다. 쿠팡과 네이버가 아직 선점하지 못한 ‘신선 배송’ 시장에서 1위로 도약하기 위한 공격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브&스포크&rsq...
GS25 등 편의점이 7일부터 코로나19 자가검사 키트를 판매한다. 간단한 방법으로 15~30분 내 스스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알아볼 수 있는 체외 테스트기다. GS25는 의료기기 판매 허가를 취득한 2000여 개 점포에서 ‘SD코비드19자가검사(1입)’와 ‘코비드19홈테스트(1입)’ 두 가지를 판매한다. GS리테일 계열 유통 채널인 GS수퍼마켓, 랄라블라 매장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다. 가격은 각...
쿠팡이 청주 에어로폴리스2지구에 4000억원을 투자해 대형 물류센터를 짓는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이후 전북 완주, 경남 창원에 이어 세 번째 물류 투자다. 충청북도와 청주시 등은 약 2000명 규모의 직간접적인 고용 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쿠팡과 충청북도, 청주시,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은 4일 28.4만㎡미터 규모의 물류센터를 청주에어로폴리스2지구에 건립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쿠팡은 청주 물류센터를 통해 충북지역의 물류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MOU는 전북, 경남 물류센터 건립계획 발표에 이은 세 번째 신규 투자다. 투자 금액은 총 8000억 가량이다. 직접 고용 인원만 6500여 명에 달한다. 쿠팡은 현재까지 전국 30여 개 도시에 100개 이상의 자체 물류센터 및 배송센터에 투자를 해왔다. 쿠팡은 작년 한 해에만 약 2만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상장 신고서에서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 물류센터 7곳을 신규 건립하기 위해 약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쿠팡의 지역 물류 투자는 빠른 배송망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것과 함께 ‘셀러(판매자)’들을 대거 유치하려는 전략이다. 물류센터 인근에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쿠팡 마켓플레이스 입점을 적극 독려 중이다. 쿠팡 관계자는 “이번에 새로 건립될 청주 물류센터 또한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호재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날 청주에어로폴리스 2지구 물류센터 건립 양해각서 체결식엔 이시종 충청북도지사, 전형식 충북경제자유구역청장, 박대준 쿠
“남자는 차를 보지만, 여자는 옷과 핸드백을 봅니다”. 패션업계에 오래 종사한 기업인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릴 수 밖에 없었다. 모임에 나갔을 때 타인의 무엇에 시선이 꽂히는 지에 관한 그만의 ‘이론’이자, 왜 골프웨어(골프복)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지를 그는 ‘비교’ 개념에서 풀어나갔다. 해외 여행길도 막히고, 각종 사교 모임이 원천봉쇄된 탓에 골프장이 거의 유일한 타인과의 &l...
통합 GS리테일이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커머스(상거래) 플랫폼’ 구축에 5년간 1조원을 투자한다. 정보기술(IT) 및 물류 ‘인프라’를 확대하는 데 절반가량인 5700억원을 투입해 전국 소비자에게 주문 후 2시간 내 배송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이번 투자 결정은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사진)의 결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GS리테일은 28일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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