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의 100% 자회사인 한진관광은 8년째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2013년 2월 한진관광특구의 여행업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물적 분할 형태로 독립했지만, 이듬해인 2014년에 2억4500만원의 ‘반짝 흑자’를 낸 이후 지난해까지 내리 적자다. 대한항공이라는 막강한 우군에도 불구하고 계속 기업으로서의 역량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떠난 직원들도 안 돌아온다”…회복 모멘텀 못 찾는 한진관광2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한진관광은 올해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한진관광은 업계 20위권에도 끼지 못할 정도로 존재감이 거의 없다”며 “코로나 기간에 떠났던 직원들이 코로나 이후에도 다시 복귀하지 않고 있어 당분간 외형을 키우는 것조차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한진관광은 지난해 매출(영업수익) 65억원에 5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엔 매출과 영업손실이 각각 10억원, 55억원이었다. 업계 1위인 하나투어의 지난해 매출은 1149억원에 달했다. 하나투어는 올 3분기에 13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분기 사상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한진관광은 한진그룹의 자회사로서 프리미엄 여행 브랜드인 ‘칼팩’을 내세우며 10년 전 출범했다. 대한항공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당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이라는 1등 브랜드에 어울리는 고품격 여행사를 만들라고 지시했다”며 “저가 여행을 박리다매로 판매하는데 몰두하는 기존 여행사들의 공식을 깨겠다는 것이 한진관광의 목표였다”고 말했다.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한진관광은 2014년에 2억4500만원의 영업
롯데그룹이 서울 잠실 ‘롯데타운’에 대한 추가 개발 검토에 착수했다. 롯데월드 옆 9917㎡ 넓이의 주차장 부지를 복합 단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그룹의 핵심 의제로 정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현대판 국보급 문화재’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신격호 롯데 창업주가 2017년 롯데월드타워를 준공한 역사를 이어받아 1989년 개관한 롯데월드의 ‘업그레이드’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잠실 롯데타운 업그레이드 추진24일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내년 1월로 예정된 VCM(사장단 회의)의 주요 의제 중 하나로 잠실 롯데타운 업그레이드 방안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월드와 주상복합아파트 ‘갤러리아팰리스’ 사이 옛 롯데마트 주차장 부지를 주상복합단지 등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지는 원래 잠실역 사거리 동쪽 건너편의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을 방문하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등을 수용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롯데가 2017년 이후 한동안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영업권을 빼앗기면서 공터에 가까울 정도로 활용도가 떨어지기도 했다. 롯데 관계자는 “면세점 영업권을 회복한 이후에도 단체관광 버스는 올림픽공원 주차장과 롯데월드 어드벤처 주차장만으로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며 “과거와 달리 면세점 중국인 쇼핑객이 단체에서 개인 중심으로 바뀐 것도 이 일대 활용 방안 마련을 고민하게 된 배경 중 하나”라고 말했다. 탁월한 부동산 디벨로퍼였던 부친과 같이 신 회장도 롯데그룹의 자산 가치 향상에 관심이 많다. 서울 양평동 롯데제과 부지를 미국 뉴욕의 첼시마켓 같은 ‘헤리티지 쇼핑몰’로 개발하는
‘도쿄 미나토구의 아자부다이힐스 VS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타워’.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두 랜드마크의 경쟁이 시작됐다. 모리빌딩이 1989년 개발에 착수한 지 34년 만인 11월 24일, 아자부다이힐스 프로젝트가 베일을 벗는다. 2017년 4월 3일에 개관한 롯데월드타워와 아시아를 대표하는 최고의 복합단지 자리를 놓고 치열한 라이벌전이 전개될 전망이다. 서울 VS 도쿄의 랜드마크 경쟁 본격화롯데월드타워와 아자부다이힐스는 공통점이 많다. 신격호 롯데 창업주가 잠실에 마천루를 짓겠다고 결심한 건 1980년대였다. 부지 면적도 약 8만㎡(연면적 기준)로 비슷하다. 롯데는 1987년에 잠실 대지를 매입해 2011년 6월 4일 오전 5시 희미한 여명 속에서 수많은 레미콘 트럭들이 쉴 새 없이 공사 현장으로 들어가는 것을 시작으로 ‘현대판 국보급 문화재’를 완성했다. 롯데와 모리빌딩이 들인 돈(부지 매입비 제외)은 각각 4조5000억원, 5조4000억원가량이다.롯데와 모리의 대결은 한·일전(戰)의 대리전격이다. 롯데월드타워와 아자부다이힐스를 경험한 외국인 관광객들은 두 랜드마크에 대한 비교를 통해 서울과 도쿄라는 메가시티의 매력을 가늠할 것이다. 이와 관련, 신동빈 롯데 회장은 잠실 롯데 타운에 대한 2차 개발 계획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신동빈 회장의 롯데월드타워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은 남다르다. 선친인 신격호 롯데 창업주의 유산이자,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라는 점에서다. 롯데월드타워 방문객 수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2019년 약 13만8000명에서 올해는 10월 말 기준으로 벌써 14만5000명이 다녀갔다. 롯데월드타워를 운영하는 롯데물산 관계자는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콘텐츠산업은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했다. AI(인공지능), 증강현실 등 다양한 신기술이 도입되면서 콘텐츠산업의 디지털 전환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소비자는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소비와 경험을 할 수 있게 됐다. 가장 큰 변화는 AI의 도입이다. AI는 음악, 스토리, 웹툰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산업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하드웨어의 혁신도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고성능 VR(가상현실) 하드웨어의 등장은 사용자에게 더욱 실감 나는 가상 체험의 기회를 선사하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과 콘텐츠의 결합은 콘텐츠의 경계를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다양한 지원이 필요한데 특히 융합형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할 수 있는 인력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 같은 산업의 변화와 요구에 대응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기술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뉴콘텐츠아카데미’를 올해 10월 공식 오픈했다. 창조적 상상력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핵심 인재 양성을 위해 국내외 신기술 선도기업과 교육기관 전문가들의 참여를 통해 실무 밀착형 교육과정이 이뤄지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뉴콘텐츠아카데미는 교육과정 운영과 더불어 급변하는 콘텐츠산업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다양한 분야 간 융합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하는 역할에도 앞장서고 있다. 다음달 1일 서울 동대문구 홍릉에 있는 콘텐츠 문화광장에서 뉴콘텐츠아카데미 운영 철학을 담은 글로벌 포럼인 ‘2023 융합포럼(Convergence Content Forum 2023) in 홍릉’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First Mover - 마음을 움
앨리슨하이퍼앰(대표 정민아)이 글로벌 신뢰경영 평가 기관인 미국 GPTW(Great Place To Work Institute)가 주관하고, GPTW 코리아가 주최하는 ‘2023 한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인증을 획득했다. 앨리슨하이퍼앰은 글로벌 마케팅 및 디지털 전문기업인 스태그웰 그룹사(Stagwell Group)의 앨리슨 일원으로 글로벌 통합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에이전시이다. 2002년부터 글로벌 기술 기업, 소비재 브랜드, 스타트업, 유니콘 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빅데이터 인사이트 추출 노하우를 기반으로 PR/IMC/브랜딩/디지털/프로모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 탄탄한 실무 역량을 검증받은 전문 인력이 모여 있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문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한국에서 일하기 좋은 기업’ 인증은 임직원들의 믿음, 존중, 공정성, 자부심, 동료애 등 5가지 범주, 15대 요소, 60개 평가항목의 신뢰경영 지수(Trust Index™) 설문조사를 통해 이뤄진다. 일하기 좋은 기업 인증 제도는 세계 150개 국가, 10만여개 이상의 기업과 기관 등 직원 5000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국제적으로 가장 공정하고 권위있는 인증 제도로 알려져 있다. 앨리슨하이퍼앰은 ‘대한민국 밀레니얼이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에도 선정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해당 수상은 국내 PR 및 커뮤니케이션 업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선정된 것으로 더 의미가 깊다. 앨리슨하이퍼앰은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인 ‘공정성’ 관련 문항에서 특히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다수의 구성원들이 직위와 관계없이 중요한 구성원으로 인정받으며, 공정하게 대우받는다고 응답했다. 해당 범주의 핵심 진단 요소는 성과에 대한 공정한 보
전국의 출렁다리 숫자에 깜짝 놀란 적이 있다. 208개라고 한다. 최근까지 지방자치발전위원을 지낸 한 행정학과 교수의 얘기다. 한 달 전쯤 들었으니 지금은 숫자가 더 늘었을지도 모른다. 국토 면적 대비 출렁다리 수를 비교하면 아마 세계 1위이지 싶다. “무엇이든 1등을 하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한다면 딱히 할 말은 없다. 그래도 ‘출렁다리 세계 1위’는 뭔가 개운치 않다. 수십m 다리 위에 서 있는 아찔함을 즐기는 감성 기제가 한국인의 DNA 속에 면면히 이어져 왔나. 왜 그렇게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는 출렁다리에 집착한 걸까. 사실 이유는 따로 있다. 한국 공무원들의 ‘베끼기 DNA’가 원인이다. 관료 사회에서 어떤 일을 추진하려면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때 반드시 필요한 게 성공 사례다. 전국에 우후죽순 케이블카가 들어서고 있는 것도 출렁다리 못지않은 ‘벤치마킹의 폐해’다. 유럽 산악 지역의 이동 수단이던 케이블카를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한술 더 떠 ‘세계 최장’ 운운하는 나라는 우리와 베트남뿐이다.'공자님 말씀'으론 실효 못 거둬‘선례 따라 하기’와 함께 공무원 집단의 또 다른 특질로 꼽을 수 있는 건 ‘공자님 말씀’이다. 금연 정책이 대표적이다. 정부 금연 정책의 골간은 ‘무조건 피우지 말라’다. 지난해 금연 홍보 예산만 241억원에 달했다. 죽음을 예고하는 섬뜩한 금연 광고의 효과가 꽤 크긴 하지만, 계도만으로 흡연율 제로(0)를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 2009년 27.3%였던 19세 이상 성인의 흡연율은 2021년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19.3%)이었다. 흡연으로 인한 폐해는 여전하다. 간접흡연이 대표적이다. 층간 소음과 함께 현대 사회의 대표 갈등으로 불릴 정도로 폐
포스코, KT, KT&G는 한때 ‘민영화 3인방’으로 불렸다. 벌써 20여 년 전 일이라 이젠 이들 기업이 공기업이었다는 사실마저 희미해지고 있다. 주인이 바뀌기도 했지만, 포스코와 KT는 과감한 혁신을 통해 ‘미래 비전’을 거머쥠으로써 자본 시장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시각을 완전히 바꿔놨다.포스코는 철강이라는 ‘산업의 쌀’을 기반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 기업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덕분에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3년 전 대비 약 2.5배 올랐다. KT 역시 디지털 전환(DX) 분야를 신사업으로 개척하면서 ‘아날로그’의 이미지를 깼다. 포스코홀딩스 만큼은 아니지만 3년 전 대비 주가도 30%가량 상승했다.이런 점에서 KT&G는 민영화 3인방 중 늦깎이다. 관(官)의 지배에서 벗어난 시기도 2년 정도 늦다. 담배가 가진 ‘필요악(惡)’이란 숙명 탓에 포스코나 KT처럼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바꾸는데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주가는 10년 전과 비교해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이런 이유로 KT&G는 행동주의 펀드의 표적이 되곤 했다.'민영화 3인방' 중 비즈니스 모델 전환에 가장 더뎌그렇다면 담배 회사엔 미래가 없는 것일까. 꼭 그렇지만도 않다. 궐련형 전자 담배의 등장으로 글로벌 담배 산업은 과거 수백 년 간 짊어져야 했던 굴레에서 벗어날 기회를 잡았다. 전 세계 담배 제조 1위인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는 ‘말보로의 종말’을 외치며 전자 담배 시장에 연간 수조 원을 쏟아붓고 있다.PMI의 ‘피벗’은 마치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 것과 비슷하다. 테슬라가 ‘모델X’를 출시하기 직전까지 자동차 전문가들조차
1993년 여름이었다. 그 해 출간한 유홍준 선생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들고, 남도 여행을 떠났다. 남도로 들어가기 위한 관문인 목포 유달산에 올랐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밤이었는데, 목포 도심이 마치 생일 케이크 같다고 느꼈다. 한밤의 목포는 촛불처럼 조용히 빛나고 있었다.목포 토박이들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목포의 매력은 ‘변하지 않은 낡음’이 아닐까 싶다. 목포역에서 시작해 미로처럼 이어지는 원도심 길을 걸어보면 안다.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흙 담벼락과 낡은 지붕, 흑백 TV 시절에나 있을 법한 상가 간판은 마치 영화 세트장을 걷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가객 최백호는 부산역에서 어딘가 나처럼 늙고 있을 연인을 떠올렸지만, 목포역은 왠지 아버지의 등을 떠올리게 한다. 비록 좁아지고, 흐물흐물해졌지만 모진 풍파를 묵묵히 견뎌낸 굳건함 말이다. 어쩌면 이것이 진정한 ‘목포의 멋’이 아닐까. 맛의 도시 ‘먹포’로 부활요즘 목포는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목포해양대학교 인근 바다 전망이 일품인 유달산 중턱 대반동, 옛 일본 영사관 등 1897년 목포 개항 이후 조성된 시가지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근대역사문화공간엔 외지에서 온 듯한 젊은 남녀들로 북적인다.한 TV 예능 프로의 영향 덕분인지 목포의 노포로 맛 기행을 오는 이들이 꽤 많다. ‘목포가 아니라 먹포’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간 목포의 맛은 해남, 강진, 여수, 순천 등 다른 남도의 도시에 비해 덜 알려졌었다.여러 가지 사정이 있겠지만, 목포 밥상만의 독특함이 그간의 소외 이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수십 가지 찬이 나오는 일반
관중은 반전에 매료된다. 9회 말 투아웃 만루홈런처럼 짜릿한 뒤집기를 좋아한다. 지금 한국 유통 산업에서 ‘반전 스토리’의 주인공을 꼽으라면 단연 이마트일 것이다. 1993년 창동점에 1호점을 연 이래 이마트는 30년 생일인 올해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매출로 쿠팡에 1위를 내줬고, 급기야 10월 말엔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이마트 대표를 교체했다. ‘읍참마속’에 비견될 정도의 인사였다. 이마트가 해결해야 할 눈앞의 과제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이마트의 한채양 신임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본업 경쟁력의 회복’을 천명했다. ‘리스토어(Re:Store, 다시 매장으로)’가 앞으로 이마트가 가야 할 길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G마켓과 SSG닷컴을 중심으로 알리바바식 넓은 온라인 유통의 투망을 던지려 했던 강희석 전 대표의 전략과 비교하면 급격한 선회라고 할 수 있다.'바잉 파워' 회복에 집중하겠다는 한채양한 대표가 가야 할 길은 한국 유통 산업의 미래와 관련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소비자가 매장에 다시 방문할 이유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에서 창업에 준하는 실험이다. 한 대표가 천명한 대로 이 같은 혁신이 성공하려면 어쩌면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예산 시장을 완전히 변모시킨 것을 뛰어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 현대백화점이 ‘리테일 테라피(일상에서의 일탈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 창출)’ 개념을 도입해 더현대서울을 여의도의 명소로 만든 것처럼 말이다. 이 같은 창의적 혁신은 역설적으로 이마트여서 더 힘들다. 이마트의 핵심인 MD(상품기획자)들은 그들 자신이 오프라인 유통의 최강자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 있다. 이마트 MD의 머리와 수첩엔 온
LG트윈스가 29년만에 우승을 확정 지은 지난 13일, 선수단과 팬들은 그라운드에서 함께 열광했다. 행사 중 눈에 띈 건 샴페인 세리머니였다. 환호하는 선수들 사이로 황금빛 보틀의 샴페인이 빛났다. LG트윈스가 공식 축하주로 선정한 ‘골든블랑’이 주인공이다. 골든블랑은 2021년 7월 출시된 스파클링 와인 브랜드다. 빈티지 샴페인부터 프렌치 스파클링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특히 골든블랑 샴페인은 국내 최초로 프랑스 샴페인 협회의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2023년 코리아와인챌린지에서 골드 메달을 수상하며 전문가들에게 맛과 품질을 인정받았다. 또한 최근 샴페인의 강국으로 꼽히는 일본 시장에도 진출했다. LG트윈스는 공식 축하주로 무엇을 쓸 지 상당히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하주로는 샴페인이 제격인데 그렇다고 지나치게 비싼 유명 샴페인을 쓰는 것은 팬들과 기쁨을 나눈다는 의미에 맞지 않았다. 한국 주류 유통업체인 인터리커가 내놓은 K샴페인인 골든블랑이 낙점받은 이유다. 골든블랑은 인터리커가 기획하고, 프랑스 상파뉴 지방에서 만들었다. 인터리커 차훈 대표는 “LG 트윈스가 정규시즌에 이어 29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2023 통합 우승이라는 큰 축하의 자리에 골든블랑이 함께 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 모든 승리와 축하의 순간에 함께 하는 골든블랑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모든 유니콘(기업 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이고 창업한 지 10년 이하인 비상장 스타트업)의 최종 목표는 기업공개(IPO)다. 뿔 달린 상상 속의 동물이 현실의 벌판에서 종횡무진 뛰어다니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 상장이다. 유니콘 창업자와 초기 투자자는 상장을 통해 그들의 꿈과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자본 시장에서 입증할 수 있어야만 승자로 기록될 수 있다. 상장을 위해선 꼭 필요한 것이 있다. ‘스토리’다. 요즘은 흑자 성장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무한(無限)의 투자 무대에 올라서기 위해선 자신만의 상장 스토리가 명확해야 한다. 쿠팡이 한국 기업 최초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입성할 수 있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 월가의 투자자들은 ‘아시아의 아마존’이란 간명성에 꽂혔다.야놀자 위기의 진원지 쿠팡과 같은 성공 궤적을 그릴 수 있는 국내 유니콘 후보를 꼽으라면 단연 야놀자였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유니콘은 총 22개 사다. 이 중 야놀자는 인터넷은행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가상화폐 거래소 운영사인 두나무에 이어 기업가치가 높은 유니콘이다. CB인사이트에 2019년 6월 유니콘으로 등재된 이후 약 6.8조원의 몸값을 인정받고 있다. 이랬던 야놀자가 위기설에 휩싸이고 있다. 영업 구조는 적자의 늪에 빠졌고, 명예퇴직 등 구조조정까지 단행했다. 숙박 플랫폼 분야 경쟁사인 여기어때의 맹추격도 부담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위기의 진원지는 상장을 위한 스토리의 고갈이다. ‘아시아의 오라클’이란 비전으로 2021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1조1901억원의 자금을 투자받은 야놀자의 이수진 창업자(총괄 대표)는 지난 6
세계적인 설치 미술가이자 대지예술가 제임스 터렐. 미국을 넘어 세계 곳곳의 풍경을 바꿔놓고 있는 그는 10년 넘게 국내 미술계의 ‘러브콜’에 침묵했다. 부인이 한국계인 데다 함석헌 선생과도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을 만큼 한국에 애정이 깊었지만, 한국행을 주저하고 있었다. 물리적인 나이가 장시간 비행을 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는 1943년생으로 올해 80세다. 한국 미술계의 내로라하는 ‘큰손’들의 초청을 뿌리친 제임스 터렐이 얼마 전 방한했다. 그를 불러들인 건 전남 신안군 자은도다. 터렐은 지난달 20일 자은도에서 개막한 2023 대한민국 문화의 달 행사의 ‘아티스트 토크’에 모습을 드러냈다. ‘빛의 마법사’로 불리는 터렐은 자은도를 비롯해 신안의 섬 곳곳을 둘러보고 작품을 설치하기로 했다.세계적 거장들이 주목한 섬 총면적 52.7㎢로 울릉도(72.8㎢)보다 약간 작은 자은도는 해안선 길이만 57㎞에 달할 정도로 해변 경치가 뛰어난 섬이다. 백길, 분계, 둔장, 외기, 양산, 면전, 내치, 신성, 신돌 등 이름난 해변이 수두룩하다. 해변 어디에 서든 올망졸망 무인도를 배경 삼아 일출을 보거나 지는 해를 바라보면 세상 근심이 사라진다. 경치도 좋지만, 해변 토질이 다른 지방과는 확연히 다르다. 조수간만의 차가 뚜렷한 서남권 바다인지라 물 빠진 백사장은 자동차로 달릴 수 있을 만큼 단단하다. 1004 뮤지엄파크가 있는 분계해변에 가면 아침나절 잘생긴 준마를 타고 해변을 달리는 이들을 만날 수 있다. 그렇기에 자은도 해변은 어디에 견줘도 손색없는 최고의 낭만 산책로다. 제임스 터렐 이전에 자은도로부터 영감을 얻는 또 다른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있었다. 2019년 자은도에 ‘무
현대백화점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자체 ‘펫(반려동물) 편집숍’을 선보였다. 콘텐츠 차별화의 일환으로 반려동물 전문 매장을 패션(피어), 뷰티(비클린) 부문 자체 편집숍과 함께 20~30대 젊은 세대를 백화점으로 끌어들이는 ‘앵커 테넌트’로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21일 반려동물 전문 자체 편집숍 ‘위펫’을 론칭하고,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5층에 첫 매장을 열었다. 102㎡ 규모로 연 1호점은 펫 의류와 가방 등 패션 상품부터 수제 간식, 유모차, 가구, 소품 등 반려동물 관련 토털 라인업을 갖췄다. 위펫은 트렌드에 민감한 20~30대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매장을 구성한 게 특징이다. 특히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의 오프라인 1호 매장을 대거 유치했다. ‘마르디 메르크디(비엔비엔)’, ‘누우띠’, ‘포독스(4DOGS)’ 등 SNS에서 ‘완판템’(완전 판매 아이템)으로 입소문이 난 펫 의류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MZ세대 사이에서 펫 수제 간식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페피밀’과 ‘수수펫푸드’를 포함해 총 30여 개의 반려동물 관련 브랜드를 만나 볼 수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특히 입점 브랜드의 대다수가 온라인 기반의 중소 브랜드인 만큼 판로 개척과 인지도 확대 등 상생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매장 인테리어도 반려동물 친화적으로 꾸며 차별화했다.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아끼는 고객들의 마음을 반영해 밝은 색상과 곡선형 마감, 반려동물 눈높이에 맞춘 낮은 상품 진열대 등 유·아동 매장의 인테리어 특징을 도입한 것이다. 또한 더현대 서울 1층에 자리한 컨시어지 데스크에서 반려동물 유모차도 유
“It’s so cute!(정말 귀여워!)” 한국의 ‘핑크 곰’ 캐릭터가 해외에 등장하자 뜨거운 반응이 잇따랐다. 핑크 곰은 뉴욕 타임스 스퀘어, 런던 타임브리지 등 유명 관광지에서 팬들과 춤을 추고 ‘깜짝 카메라’를 선보이기도 했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몰리는 주인공은 롯데홈쇼핑(대표 김재겸)이 개발한 인기 캐릭터 ‘벨리곰’이다. 벨리곰은 모두에게 사랑받는 귀여운 곰을 콘셉트로 초대형 공공 전시, 팝업 마케팅, 기업 협업 등을 활발하게 진행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K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는 미국, 영국에서 진행된 글로벌 지식재산권(IP) 행사에 참가하고, 태국 유통 전문기업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벨리곰을 지역, 세대와 관계없이 모두에게 사랑받는 캐릭터로 만들기 위해 고민했다. 그 결과 2018년 ‘일상에서 웃음을 주는 곰’이라는 콘셉트로 ‘깜짝 카메라’, ‘택배기사 조공하기’ 등 시민들에게 위안을 주는 콘텐츠를 선보이며 SNS에서 입소문을 탔다. 이후 초대형 공공 전시, 팝업스토어, 행사 홍보모델 등 다방면의 활동을 이어가며 한국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벨리곰의 누적 SNS 구독자 수는 160만 명에 달한다. 롯데홈쇼핑은 국내에서의 성공적인 행보를 발판으로 삼아 벨리곰의 해외시장 진출 전략을 다방면으로 모색했다. 벨리곰 공식 유튜브 채널 해외 시청자 비중이 40%에 달하는 등 세계에서 통용되는 귀여운 매력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SNS에서 인지도를 확보한 뒤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에서 현지 촬영을 하고 벨리곰과 글로벌 팬들이 만나
지난달 초 수도권 인근의 한 골프장에서 코스트코코리아가 주최한 자선 골프 대회가 열렸다. 코스트코에 납품하는 협력사 대표들과 함께하는 행사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된 지 4년 만의 재개다. 이날 코스트코 경영진은 코스트코가 한국에서 여전히 성장 중이고 다양한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표 사례로 거론한 게 서울 양재점이다. 주차 대기 줄이 워낙 길어 양재점 앞에 도착한 후에도 30분은 기다려야 매장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최근엔 이를 7분대로 줄였다는 내용이었다.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사진)는 협력사 대표들에게 “혁신 사례들이 효과를 낸 덕분에 2023회계연도(2022년 9월 1일~2023년 8월 31일·26기) 코스트코의 한국 매출은 5조원대에 달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성장세 더딘 코스트코코리아조 대표는 긍정적으로 얘기했다고 하지만 협력사들을 포함해 유통업계에선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위기다. 코스트코코리아가 직면한 현실이 만만치 않아서다. 5조원이라는 게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코스트코코리아의 매출은 3년째 5조원대에 갇혀 있다. 그전에는 3년 주기로 조(兆) 단위 숫자가 바뀔 정도로 성장세가 가팔랐다. 코스트코코리아는 22기 회계연도에 매출 4조원대에 올랐고 24기엔 앞자리를 5조원으로 갈아 치웠다. 양평점 철수를 검토 중인 것도 매출 확대엔 부정적 요인이다. 약 10㎞ 거리에 작년 10월 문을 연 최신 점포(고척점)가 있는 만큼 수익성 측면에서 충분히 검토해볼 만한 방안이지만 만약 실행된다면 코스트코가 1998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첫 점포 구조조정이란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지방 출점도 만만치 않다. 제주 서남부 신화월드에 들어설 예정
지난달 초, 수도권 인근의 한 골프장에서 코스트코코리아가 주최하는 자선 골프 대회가 열렸다. 코스트코에 납품하는 협력사 대표들과 함께하는 행사였다. 코로나로 중단된 지 4년 만의 재개다. 이날 코스트코 경영진은 코스트코가 한국에서 여전히 성장 중이고, 다양한 혁신을 시도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대표적인 혁신 사례는 양재점이다. 주차 대기줄이 워낙 길어 30분은 족히 기다려야 매장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최근엔 이를 7분대로 줄였다는 것이다.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사진)는 협력사 대표들에게 “혁신 사례들이 효과를 낸 덕분에 올 회계연도(2022년 9월1일~2023년 8월31일, 26기 ) 코스트코의 한국 매출은 5조원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악재에 시달리는 코스트코코리아조 대표의 ‘골프장 스피치’는 낙관적이었지만, 코스트코코리아가 직면한 현실은 만만치 않다. 매출만 해도 3년째 5조원대에 갇혀 있다. 예년 같으면 3년째에 조 단위 숫자를 바꿔야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22기에 매출 4조원대에 올랐고, 24기에 앞자리를 5조원으로 갈아치웠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스트코코리아는 양평점 철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고척점과 상권이 겹친다는 이유에서다. 두 점포 사이의 거리는 약 10㎞다. 만일 양평점 철수가 실행된다면 1998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첫 구조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실제 실행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철수 방안을 논의선상에 올렸다는 것만으로도 코스트코의 성장세가 꺾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고 지적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턴어라운드’를 위해 지방 출점 확대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이것 역시 각종 낙관에
한국에 e커머스를 뿌리내린 숱한 인물 중에서 살아남은 창업자는 단 2명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과 구영배 큐텐 대표다. 지금 한국 유통 산업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기억될 명장면의 무대를 앞두고 있다. 연결 지점이 거의 없을 것 같던 두 사람의 조우다. 큐텐은 티몬·위메프·인터파크쇼핑을 아우른 ‘티메파크’ 연합을 결성했다. SK그룹과 아마존의 후광을 안고 있는 11번가마저 품기 일보 직전이다. 11번가의 최대 주주인 SK스퀘어와 큐텐을 공동 경영하는 방안을 두고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거래가 성사된다면 김 의장과 구 사장의 외나무다리 혈투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정글에서 살아남은 e커머스 창업자 2인구 사장과 김 의장 모두 국내엔 은둔의 경영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만 활동을 하지 않을 뿐, 두 사람 모두 엄청난 활동력을 자랑한다. 그들의 무대는 해외다. 2010년 쿠팡을 창업한 김 의장은 국내 기업 최초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쿠팡을 상장시킨 성공 신화를 쓴 이후에도 미국, 대만 등을 오가며 쿠팡의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버드대를 졸업한 김 의장은 미국 월가와 벤처캐피탈 업계가 주목하는 아시아의 주요 인물 중 한명이다. 구 사장은 1999년 인터파크의 자회사로 G마켓을 설립했다. 2001년 G마켓 대표로 취임, 2009년에 이베이에 보유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수천억 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그 역시 주로 해외에서 활동한다. 아내가 인도 크샤트리아 계급 출신이라 주로 인도와 싱가포르에서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큐텐을 창업했고, 서울대 자원공학과 출신이라는 이력을 살려 유통업계에 뛰어들기 전엔 인도네시아 에너지 기업에서 근무
올해로 창업 4년차인 온누리스토어는 CJ올리브영, 쿠팡 등 ‘유통 공룡’들이 각축하는 헬스·웰니스 분야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신흥 강자다. 지난해 520억원이던 매출은 올해 800억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과도한 외부자금 수혈과 경기 둔화로 인한 적자 누적으로 많은 e커머스업체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와중에도 온누리스토어는 설립 후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e커머스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온누리스토어의 최고경영자(CEO)는 1983년생 박효수 대표(사진)다. 그를 27일 서울 목동 본사에서 만나 창업과 회사 성장 스토리를 들어봤다. 박 대표는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앤드컴퍼니를 거쳐 오릭스PE에서 구조조정 전문가로 일했다. 기업의 부실을 도려내고, 그 회사가 잘할 수 있는 경쟁력을 찾아내는 일이다. 기업 구조조정 업무에만 7년을 종사했다. 박 대표는 창업자 DNA가 각인된 기업인이다. 1991년 국내 최대 약국 체인인 온누리약국을 선보인 박종화 온누리H&C 대표가 그의 부친이다. 온누리약국은 전국에 가맹점이 2200여 곳에 달한다. 박 대표도 아버지처럼 “천성이 사업가”란 말을 많이 들었다. 그는 대학 3학년 때 첫 번째 창업에 나섰다. 한국처럼 교육열이 높은 베트남에 영어단어 학습기를 팔겠다며 제품 1000개를 들고 하노이로 갔다. 당시 하노이 한인 사회에선 “서울에서 온 얼굴 새까만 대학생이 밥도 굶으며 물건 팔겠다고 다닌다”는 얘기가 돌았다. 그랬던 그가 대학 졸업 후 2019년까지는 창업 본능을 누르고 직장생활에 전념했다. 한국에서 스타트업이 전성기를 누린 시절이었다. 수많은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털에 돈 빌리러
e커머스 11번가의 모기업인 SK스퀘어가 싱가포르 e커머스 업체 큐텐과 공동 경영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11번가와 큐텐을 합병한 뒤 SK스퀘어가 존속 법인인 큐텐의 주요주주로 올라서는 방식이다. SK스퀘어는 아마존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고, 큐텐은 일본·인도 등 아시아에 여러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협상 결과에 따라 국내 e커머스 지형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유통업계의 시각이다. ○11번가 인수전 국면 전환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G마켓의 창업자이자 큐텐의 최대주주인 구영배 사장과 SK스퀘어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하형일 11번가 대표가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핵심 의제는 공동 경영이다. SK 측은 11번가와 큐텐을 합병하고 큐텐을 공동 경영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큐텐은 자사 주식을 제공하는 대가로 지난해 9월과 올해 5월 티몬과 위메프의 경영권을 획득한 바 있다. 이후 티몬, 위메프의 주주들은 경영에서 완전히 배제됐다. 기업공개(IPO)가 쉽지 않은 처지에 놓인 티몬, 위메프의 투자자에게 탈출구를 찾아주고 큐텐은 외형을 키우는 거래였다. 큐텐은 SK스퀘어 측에도 이런 방식을 제안하며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증시 조정 등의 여파로 11번가의 IPO가 난항에 빠진 만큼 탈출구를 제공할 테니 경영에선 빠지라는 제안이었다. 하지만 SK스퀘어가 역으로 큐텐에 전략적 제휴를 요구하면서 협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됐다. IB업계 관계자는 “SK스퀘어가 큐텐 지분을 받고 추후 상장까지 성공한다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IMM인베스트먼트가 큐텐에 5000억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을 세워놓
11번가의 모기업인 SK스퀘어와 싱가포르 e커머스 플랫폼 업체인 큐텐이 ‘공동 경영’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1번가와 큐텐을 합병한 뒤, SK스퀘어가 존속 법인인 큐텐의 주요 주주로 올라서는 방식이다. SK스퀘어가 아마존과 전략적 제휴 관계고, 큐텐이 일본 인도 등 아시아에 여러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국내 유통산업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협상 새 국면 전환된 11번가 인수전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와 큐텐 양사는 각자의 자문사도 배제한 채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다. G마켓 창업자이자 큐텐의 최대 주주인 구영배 사장과 SK스퀘어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하형일 11번가 대표가 담판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11번가 주요 부서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상의 핵심 의제는 공동 경영이다. SK 측은 11번가와 큐텐을 합병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큐텐 주식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큐텐을 공동 경영하자는 의미다. 이 같은 거래는 큐텐이 티몬, 위메프를 인수할 때 사용했던 거래 구조와는 차이가 크다. 티몬, 위메프 매각은 각각 두 회사에 투자한 주요 재무적투자자(FI)인 앵커파트너스와 IMM인베스트먼트가 주도했다. 이들은 티몬과 위메프의 IPO(기업공개)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탈출구를 찾고 있었다. 이때 구세주로 등장한 인물이 구영배 사장이다. G마켓을 나스닥에 상장시킨 경험이 있는 구 사장은 티몬과 위메프 경영권을 넘겨주면, 이에 대한 댓가로 큐텐 지분을 앵커파트너스, IMM인베스트먼트 등에 나눠주기로 했다. 큐텐을 나스닥에 상장시킴으
현대백화점이 디즈니 스토어 매장 두 곳을 연이어 오픈하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와의 파트너십 강화에 속도를 낸다. 현대백화점은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와 손잡고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 1층에 디즈니 스토어 3호점을 최근 열었다. 오는 26일엔 현대백화점 천호점 8층에 디즈니 스토어 4호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매장 규모는 김포점과 천호점이 각각 553㎡와 442㎡에 달한다. 각 매장은 전 연령대 고객을 대상으로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등의 다양한 완구와 라이프스타일 상품, 수집 용품 1200여 종으로 꾸며진다. 디즈니 스토어 매장 안에는 보다 다양한 디즈니 작품과 캐릭터 테마로 꾸며진 공간이 들어선다. 디즈니 스토어의 인기 비결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캐릭터들의 팬덤을 바탕으로 유·아동뿐만 아니라 20~30대 고객을 불러 모은 데 있다는 게 현대백화점의 자체 분석이다. 실제로 오픈 100일을 맞은 디즈니 스토어 판교 1호점의 20~30대 고객 매출 비중은 71%로 유아 동반 고객(40대)보다 높았다.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30~60㎝ 크기의 캐릭터 봉제 인형이다. 현대백화점 측은 해외 디즈니랜드나 스토어를 방문했을 때 크기가 부담스러워 구매를 망설였던 고객들이 해외와 동일 상품을 만나 볼 수 있어 매장을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릭터별로는 엘사, 백설 공주, 인어공주 등 프린세스 라인이 큰 인기를 끌었다. 현대백화점은 김포점, 천호점 매장 오픈을 기념해 지난 18일부터 디즈니 스토어 4개 전 매장(판교점, 더현대 서울, 김포점, 천호점)에서 현대백화점그룹 통합 멤버십 H포인트 회원을 대상으로 한정판 엽서, 스티커 팩 등 다양한 사은품을 증정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현
롯데백화점은 일본 출신의 세계적 디자이너 미하라 야스히로와 국내 최초로 단독 협업해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고 전시회를 진행한다. 패션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려는 시도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31일까지 서울 소공동 본점 1층과 2층에서 롯데백화점의 하이엔드 패션 편집숍 ‘엘리든’과 미하라 야스히로의 협업 팝업스토어를 연다. 미하라의 스니커즈를 K아티스트들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한정판으로 재탄생시켜 전시한다. 대표적인 컬렉션 제품은 아티스트 275C, 그라플렉스 작가와 협업한 티셔츠(41만5000원), 후디(91만5000원), 스웨트셔츠(91만5000원), 토트백(21만5000원) 등이다. 1층 팝업스토어와 2층 엘리든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미하라의 RTW(Ready To Wear·기성복) 라인과 최근 셀럽들이 즐겨 신으며 독보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스니커즈 제품군도 만나볼 수 있다. K아티스트들이 맞춤 제작한 스니커즈는 전시 후 팝업스토어와 아트홀의 QR코드를 인증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당첨자에게 판매한다. 잠실 에비뉴엘 6층 아트홀에서는 오는 12월 10일까지 미하라와 K아티스트가 협업한 ‘Knot Knot Land’ 전시회가 열린다. 미하라의 아카이브와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동시에 한국을 대표하는 K아티스트 5명이 미하라의 작품 세계와 ‘쿠스히모 무스베나 군’에서 영감을 받아 재해석한 작품들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전시에 초청된 K아티스트는 275C, 그라플렉스, 문연욱, 이광호, 이형구 작가다. 디자인과 공예, 설치 미술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활동을 펼치는 아티스트라는 게 롯데 측의 설명이다. 미하라 야스히로는 도쿄 타마미술대 재학 중 독특한 형태의 신발 디자인을 시작해 1998년 자
가족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가 완연한 가을을 맞아 실내에서도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더 마운틴’ 행사를 펼친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가을 숲속 나무 놀이터’로 깜짝 변신했다. 스타필드(하남, 고양, 안성)는 이번 행사를 ‘가을 숲으로 떠나는 꾸러기들의 좌충우돌 신나는 모험’ 콘셉트로 꾸몄다. 체험존부터 등산 및 캠핑용품 팝업 스토어까지 가을 내음을 흠뻑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다. 아이들은 붉게 물든 단풍나무 숲을 탐험하며 곳곳에 마련된 체험 행사를 즐길 수 있다. 가을 야외 활동을 계획하는 이들도 간식부터 미식 밀키트, 텐트까지 다양한 제품을 한자리에서 살펴보고 준비할 수 있다. 더 마운틴 행사는 스타필드 하남(14~31일), 고양(15 ~31일), 안성(16 ~31일)에서 열린다. 알록달록한 색상의 단풍나무 조형물 가득한 공간에서 각종 게임과 만들기 체험, 가을 나들이 준비를 위한 팝업 스토어까지 풍성한 콘텐츠를 만나 볼 수 있다. 목재로 만든 고전 게임 기계 5종은 아이들의 스포츠맨십을 자극할 수 있는 체험 시설이다. 발사대에서 공을 굴려 핀을 쓰러뜨리는 ‘핀 볼링’, 좌우에 달린 끈을 섬세하게 조종해 공을 장애물에 빠트리지 않고 길을 따라 한 바퀴 도는 ‘메이즈러너’, 구불구불한 길 위에 공을 굴린 후 핸들을 움직여 난간으로 떨어뜨리지 않고 더 멀리 보내는 ‘지그재그’를 즐길 수 있다. 흥미진진한 대결 게임도 마련했다. 빈백을 던져 구멍에 골인시켜야 하는 ‘빈백 토스’, 퍽을 던져 목표 지점에 더 가까울수록 승리하는 ‘타깃 셔플 보드’다. 미션에 성공하면 달콤한 초콜릿과 젤리 등 간식을 증정한다. 나만의 동물 가면을 만들며 창의력을 뽐낼 수 있는
GS리테일은 최근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인 ‘GS프레시몰’을 없애기로 하고, 후속 절차를 진행 중이다. 프레시몰 운영을 위해 도심에 마련한 물류센터는 편의점 GS25의 배송 거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컬리와 함께 새벽배송 경쟁을 벌이던 오아시스마켓은 14일 킴스클럽 NC야탑점에 두 번째 매장을 열었다. 약 1년 2개월 전에 킴스클럽 강남점에 선보인 1호점도 매장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유통업체들이 온라인 부문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쿠팡발(發) 배송 경쟁이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디지털BU 없앤 GS리테일…킴스클럽 매장 늘리는 오아시스 신세계그룹의 지난달 20일 정기 임원인사는 국내 유통업체의 온라인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총괄하던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가 용퇴하고, 재무와 관리에 능한 정통 신세계맨들이 주요 계열사 CEO에 선임됐다. 20일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백 투더 베이직)는 의지”라며 “유통 전문 기업으로서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이 갖고 있는 본원적인 경쟁력을 살리고, 수익성 위주의 경영으로 돌아가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부문의 재편이란 흐름은 GS리테일에서 먼저 감지됐다. 홈쇼핑과 리테일(편의점, 슈퍼마켓 등)의 온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만들었던 디지털BU를 7월 초에 없앴다. BU를 이끌던 박영훈 부사장도 회사를 떠났다. GS리테일 관계자는 “BU가 총괄하던 업무는 각 부문별 온라인 부서로 이관했다”고 말했다. 오아시스마켓은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킴스클럽과의 협업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면서 흑자 성장 기
일본의 관광산업은 영리하다. 일본인들은 ‘타인에 대한 친절함’을 일본 관광의 상징으로 외국인에게 각인시켰다. 이른바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다. 본래 오모테나시는 불교 순례자를 위한 보시(자비심으로 재물이나 불법을 베풂)에서 유래했다. 일본 진언종의 창시자인 구카이라는 승려는 시코쿠를 무대로 몸과 마음의 합일을 설파했다. 그가 걸었던 시코쿠 88개 사찰을 종주하는 이들에게 음식을 나눠주고, 묵을 곳을 제공하던 종교적 관습이 오모테나시다. 오모테나시에 현대적 해석을 입힌 계기는 올림픽이었다. 2021 도쿄올림픽 유치전이 한창이던 2013년, 다키가와 크리스텔(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며느리)이라는 프랑스 혼혈 아나운서가 오모테나시를 화두로 꺼냈다. 강동국 일본 나고야대 법대 교수는 “세계라는 타자를 대상으로 일본의 친절함을 보여주자는 의미로 일본 올림픽협회와 관광업계가 오모테나시라는 단어를 널리 퍼뜨렸다”고 설명했다. 물론 일본인 특유의 친절함은 뿌리 깊은 ‘병영(兵營) 문화’에서 비롯됐다는 해석도 있기는 하다. 깨끗한 거리, 공중목욕탕에서 타인에게 물이 튀지 않도록 조심하는 행위, 손님이 떠날 때까지 끝까지 머리를 숙이는 친절함 등의 근원은 자발적이라기보다 무(武)에 대한 오랜 두려움에서 기인한 것이란 얘기다. 유래가 어찌 됐든 일본인 특유의 친절함은 ‘요우코소 재팬’(‘일본에 어서 오세요’라는 뜻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캠페인)의 최종 무기다. 올해로 창립 109년을 맞은 호시노리조트는 오모테나시를 한 차원 높은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시노 가문의 4대 당주인 호시노 요시하루는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
올해로 창업 4년 차인 온누리스토어는 지난해 5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8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설립 이래 단 한 차례도 적자를 내지 않고, 매년 한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쿠팡, CJ올리브영 같은 대형 유통사들이 즐비한 헬스&웰니스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 온누리스토어의 이 같은 성적표는 ‘군계일학’이라고 할 만하다. 온누리스토어의 성장세는 컬리나 야놀자처럼 화려하지는 않다. 기업 가치가 조 단위에 이르는 ‘유니콘’도 아니다. e커머스에 뛰어든 스타트업 창업자라면 누구나 입에 올리던 ‘플랫폼’도 표방하지 않는다. 하지만 투자업계에선 오히려 온누리스토어의 ‘조용한 흑자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헬스&웰니스 e커머스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온누리스토어온누리스토어가 정글 같은 e커머스 업계에서 어떻게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알려면, 우선 창업자인 박효수 대표의 이력부터 봐야 한다. 1983년생인 그는 김슬아 컬리 대표와 동갑이다. 나이만 같은 게 아니라 맥킨지앤드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서 한솥밥을 먹었다. 박 대표는 2014년 창업해 코로나를 거치며 승승장구하던 컬리의 성장사(史)를 누구보다 면밀하게 지켜봤을 것이다.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박 대표는 맥킨지를 거쳐 오릭스PE에서 ‘트랜스포메이션(구조조정)’ 전문가로 활약했다. 기업의 부실을 도려내고, 잘 할 수 있는 그 회사만의 경쟁력을 찾아내는 일이다. 기업 구조조정 업무에만 7년의 세월을 투자했다. 사실 박 대표는 창업자로서의 DNA가 끓어 넘치는 유형의 기업인이다. 국내 최대 약국 체인인 온누리약국을 1991년에 만든 박종화 온누리H&C 대표가 그의 부친이다. 서울에서 제주
‘동방명주’가 있는 중국 상하이 푸둥 금융가에서 차로 20여 분 달리면 민항취 우징이라는 곳이 나온다. 서울의 사당동쯤 된다. 상하이시가 2036년 올림픽 개최를 위해 개발을 준비 중인 보류 지구와는 직선거리로 1.5㎞다. 마이크로소프트, 코카콜라, 다이킨공조, 인포시스 등 글로벌 기업이 즐비한 이곳에 이랜드 이노베이션 밸리가 둥지를 틀고 있다. 폴란드 바르샤바의 옛 도심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고풍스러운 붉은색 벽돌의 건물 5개 동 앞에 서면 누구나 이런 의문을 품게 된다. ‘중국에서 다들 탈출한다는데 이랜드는 어떻게 상하이 한복판에 이만한 땅을 받을 수 있었을까.’ '중화자선상' 4번 받은 외국기업이랜드는 상하이시로부터 50년 임대 형식으로 11만3439㎡에 달하는 부지를 사들였다. 2010년 일이다. 2015년 착공해 물류센터 1기를 완성하고 2021년 말 미국 부동산 투자 회사에 약 2500억원에 매각했다. 나머지 땅에는 올 연말 준공을 목표로 건물 5개 동을 짓는다. 당초 이랜드는 이곳을 중국 본사 및 물류센터로 활용하려고 했다. 그러다가 코로나19를 겪으며 전략을 바꿨다. 건물 일부를 한국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상하이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내어주기로 했다. 오피스가 들어설 A동 7~10층에 중소기업 전용 사무실을 마련할 예정이다. B, C동은 첨단 스마트 물류로 무장한 동대문 패션 생태계를 그대로 구현했다. 이랜드뿐만 아니라 중국 패션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이 원단 가봉에서부터 디자인까지 한 곳에서 할 수 있도록 집적 효과를 내려는 전략이다. 흥미로운 건 상하이시의 행보다. A동에 원스톱 출장 사무소를 열기로 했다. 상하이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들이 한 곳에
한국이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에서 약 15%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게 된 건 두 가지 덕분으로 축약할 수 있다. 삼성전자라는 기업과 글로벌 지정학이 만든 천운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던 1990년대는 세계화가 대세였다. ‘반도체 원조국’인 미국의 정부·기업은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설계에 집중하고, 제조는 아시아로 넘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여겼다. 게다가 사회주의의 맹주로 떠오른 중국을 견제하려면 인근 아시아 국가들이 건실해야 했다. 삼성이 소니를 이기지 못했더라면반도체에 이어 한국의 ‘수출 효자’로 부상한 전기차용 2차전지(배터리)산업도 정보기술(IT) 분야에서의 성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휴대폰 제조에서 쌓은 경험은 안 터지고 오래가는 배터리에 관한 거대한 임상시험이나 마찬가지였다. 1990년대 초반으로 기간을 넓혀 잡으면 지정학의 변화가 만들어낸 행운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배터리의 원조는 반도체처럼 미국이었다. 중동전쟁발(發) 1차 ‘오일 쇼크’로 인해 미국의 군산복합체는 차세대 에너지원에 목맸다. 그때 등장한 것이 스탠리 휘팅엄 뉴욕주립대 교수 등이 발명한 리튬이온전지다. 이 연구를 기반으로 엑슨모빌이 1976년 세계 첫 2차전지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에서 꽃 필 것 같았던 2차전지는 기름값이 안정되면서 뒷방 기술로 팽개쳐지고 만다. 북미가 놓친 기회는 일본이 잡을 뻔했다. 주인공은 소니다. ‘워크맨’이라는 혁신적인 상품에 소니는 최신형 리튬이온전지를 탑재했다. 양산에 성공한 해가 1991년이다. 휘팅엄 교수와 함께 리튬이온전지 발명으로 노벨화학상을 받은 3명 중 1명이 요시노 아키라 메이조
‘동방명주’가 있는 상하이 푸둥 금융가에서 차로 20여 분 달리면 민항취 우징진이 나온다. 2036년 올핌픽 개최를 준비 중인 상하이시가 ‘제2의 푸둥’을 만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의 R&D 센터가 즐비한 이곳에 이랜드 이노베이션 밸리가 둥지를 틀고 있다. 폴란드 바르샤바의 옛 도심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고풍스러운 붉은 색 벽돌의 건물 5개동 앞에 서면 누구나 의문 하나를 품게 된다. ‘중국에서 다들 탈출한다는데 이랜드는 어떻게 상하이 한 복판에 이만한 땅을 받을 수 있었을까’ 중국서 자원봉사상만 네차례이랜드는 상하이시로부터 50년 임대 형식으로 용지 면적 11만3439.30㎡에 달하는 부지를 사들였다. 2010년께의 일이다. 2015년에 착공해 물류센터 1기를 완성, 2021년 말에 미국 부동산 투자 회사에 약 2500억원에 매각했다. 나머지 땅에 올 연말 준공을 목표로 건물 5개 동을 지었다. 당초 이랜드는 이곳을 중국 본사 및 물류센터로 활용하려 했다. 그러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전략을 바꿨다. 건물 일부를 한국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상하이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내어주기로 한 것이다. 오피스가 들어설 A동 7~10층에 중기 전용 사무실을 마련할 예정이다. B, C동은 첨단 스마트 물류로 무장한 동대문 패션 생태계를 그대로 구현했다. 이랜드 뿐만 아니라 중국 패션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이 원단 가동에서부터 디자인까지 한 곳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집적 효과를 내려는 전략이다. 흥미로운 건 상하이시의 행보다. A동에 ‘원스톱’ 출장 사무소를 열기로 했다. 상하이에 진출하려는 K기업들이 한 곳에서 인허가와 관련한 모든 절차
‘코로나 터널’의 끝이 보이던 작년 하반기, 여행업계에선 하나투어와 야놀자 간 혈투의 결말이 어찌 될지 갑론을박이 치열했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1조원을 투자한 야놀자가 숙박 중개에서 여행으로 영역을 넓혔으니, 하나투어의 ‘1등 여행사’ 입지가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 대세였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는 이런 예상과 정반대다. 하나투어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약 230억원의 영업이익(증권사 추정치 평균)을 낸 것으로 추산되는 것과 달리 야놀자는 적자의 늪에 빠졌다. 하나투어의 최대주주는 토종 사모펀드인 IMM프라이빗에쿼티다. ‘글로벌 큰손’과의 경쟁에서 ‘토종’이 판정승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플랫폼 공세에 맞선 ‘무기’하나투어의 선전은 전형적인 ‘골리앗의 반격’ 사례라는 게 여행업계의 시각이다. 오래 쌓아온 브랜드 가치와 임직원의 로열티(충성심)를 무기로 디지털과 효율로 무장한 ‘플랫폼 공룡’의 공세를 막아내고 있다는 얘기다. 하나투어는 매출을 올리기 위한 여행사 전가의 보도인 최저가 항공 마케팅에 손을 대지 않았다. 송미선 하나투어 대표(사진)는 ‘보복 여행’ 수요가 폭발할 때도 “하나투어만의 고품격 패키지(하나팩2.0) 상품을 널리 알리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았다.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 경쟁 여행사들은 물론이고 야놀자 계열사인 인터파크트래블이 손해를 감수하며 덩치를 키우는 데 급급하던 것과 상반된 전략이었다. 결과는 하나투어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나타났다. 하나투어가 자체 조사한 ‘하나투어 고객만족도 지수(HCSI)’에 따르면 2019년 77점이던 고객 만족도가 하나팩2.0 도입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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