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유독 인사에 민감한 조직이다. 언제, 어떤 해외 공관에 나가느냐가 외교 관료들의 소위 ‘출세 가도’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선망 지역으로 꼽히는 주미 대사관에 나가려면 각고의 경력관리가 필요한데, 자력만으로는 어렵다. 동료와 선후배들 사이에서 능력을 인정받아야 가능하다. 암묵적인 인정을 받은 이는 조직 차원에서 일종의 ‘비호’를 받는 식이다. 순번이 정해진다는 얘기다. 이런 ‘룰&rs...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북한 발사체에 대해 군당국이 사흘째 ‘정체’ 분석에 매달리고 있다. 7일 국회 보고는 혼란만 가중시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은 “단거리 미사일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했지만, 같은 보고를 받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우리 정부가 북한 발사체를 사실상 미사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판단 미루는 국방부와 여당 국방부와 합동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레드 라인(금지선)’ 직전에서 서성이고 있다. 북한은 지난 4일 오전 9시6분부터 약 21분간 강원 원산 일대에서 동해를 향해 ‘단거리 미사일 쇼’를 벌였다. 2017년 11월 이후 1년5개월 만의 군사 도발이다. 미국과 일본을 직접 겨냥하지는 않았다. 5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동부전선 방어부대를 방문,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를 이용한 화력타격훈련을 참관했다...
미국은 왜 ‘자유조선’ 리더를 잡으려하나…김정은과의 숨은 ‘협상카드’? 에이드리언 홍 창(한국명 홍으뜸)에 대한 주목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김정은 체제’ 전복을 주장하는 이들 중 가장 유명한 인물이 된 홍 창은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의 리더다. 자유조선은 2월28일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불과 며칠 앞두고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을 습격...
강경화 외교부 장관(사진)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이 역할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 2차 정상회담 이후 미국과 북한의 핵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한국 정부의 중재·촉진 역할에 제동이 걸렸다는 지적을 정면 반박했다. 강 장관은 2일 외교부청사에서 내신 브리핑을 열었다. ‘4·27 판문점선언’ 이후 1년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전략을 설명하...
장하성 신임 주중대사의 첫번째 임무가 정해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성사시키는 일이다. 시 주석은 6월28~29일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때 서울을 거쳐 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도 이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중국 측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방한은 청와대가 가진 몇 안되는 ‘카드’ 중 ...
국방부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장에 최창규(57) 예비역 육군 소장을, 군비통제검증단에 박철균(56) 예비역 육군 준장을 1일 임용했다. 최 신임 단장은 1군단 부군단장, 합동참모본부 민군작전부장, 제35보병사단장, 육군본부 계획편제처장 등을 역임했다. 박 신임 단장은 국방부 정책실 국제정책차장, 방위비분담협상TF장, 합참 전략기획참모부 전략기획담당 등 정책부서를 두루 경험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시 장막 뒤로 사라지고 있다. 블라디미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밀린 숙제하듯 마쳤으니, 당분간 김정은은 대외 행보를 자제할 가능성이 높다. 더 이상 갈 곳도 없다. 중국엔 벌써 세 번을 다녀왔다. 서먹하던 베트남과도 하노이 미·북 2차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계를 복원했다. 배후를 튼튼히 한 다음의 전략은 수성(守城)이다. 적어도 공성전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계산이 섰을 것이란 얘기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 재가동을 제안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에 다자안보와 같은 체제 안전 보장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체제 보장에 대해 논의할 때 6자회담 체제가 가동돼야 한다”며 “남한과 미국의 보장 메커니즘은 충분하지 않을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 지난 2월, 그를 태운 특급열차가 중국 대륙을 관통해 하노이까지 남순(南巡)을 감행했다면 이번엔 두만강을 건너 시베리아횡단철로를 따라 러시아 극동의 항구도시를 찾은 것이다. 북·러 접경역(驛)인 하산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총 327㎞다. 김정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 지는 불분명하다. 올해 말까지인 북한 송출 노동자들의 본국 송환을 연...
김도현 주(駐)베트남 대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공관장 중에서도 중요성이 큰 인물이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임명’을 받은 특임대사다. 일반적인 외교 공관장과는 ‘격’이 다르다. ‘특임’이란 호칭은 주로 미·중·일·러 등 4강에 주어진다. 장하성 주중대사, 남관표 주일대사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청와대 1기 핵심 참모였다. 4강 외에도...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형 전술유도무기 참관 ‘뉴스’가 주목받고 있다. ‘포스트 하노이’ 전략에 관한 김정은의 생각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고인민회의(12일)에서 국무위원장으로 재추대된 후 잇따라 군사 행보에 나섰다는 점에서 표면적으론 미국을 향한 ‘도발’로 읽힌다. 하지만 이날 김정은의 군 시찰 장면은 일체의 화면이나 사진없이 발표됐다. 전문...
지난해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을 때, 눈 밝은 이들은 역사적인 이벤트를 성사시킨 ‘문(文)의 속도’에 주목했다. 2017년 5월 당선 이후 약 1년 만에 이뤄낸 일이라는 점에서다. 시간에 쫓겨 실기(失機)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가 역력했다. 문 대통령은 누구보다 5년 단임제의 한계를 잘 알고 있었다.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에서 공표...
지난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의 한·미 정상회담은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의 첫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교섭본부장이 동행하긴 했지만 의제협상 등 막후 조율은 김 2차장이 주도했다. 비(非)외교관 출신이 외교부 고위 관료 몫이던 안보실 2차장에 임명된 터라 김 2차장에 쏠린 관심은 꽤 크다. 그는 청와대에 입성하기 전까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활약했다....
북한의 ‘포스트 하노이’ 전략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시정연설에서 “미국과의 대치는 장기전”이라고 했다. ‘벼랑 끝 전술’로의 회귀다. ‘2·28 하노이 회담’ 실패를 만회하려는 듯 ‘제재완화+α’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주한미군 철수, 핵우산 철거 등을 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은 북(北)의 대외 전략을 가늠할 여러 ‘암호’들을 담고 있다. 그 중 김정은이 미국의 ‘올바른 계산법’을 촉구하며, “제재해제 문제 따위에는 이제 더는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14일 ‘시정연설에서 천명된 사회주의강국 ...
문재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조만간 남북한 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이 파악하는 북한의 입장을 조속히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정상회담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의 문이 항상...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차 미·북 정상회담을 조기에 열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2시간가량의 정상회담을 통해서다. 양국은 북한을 완전한 비핵지대로 만들기 위해 ‘중간 길목’이 필요하다는 점에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현재진행형인 북한의 핵활동을 멈추게 해야 한다는 점을 ‘설득 포인트’로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
국방부가 8일 상반기 군 장성 인사를 단행했다. 한국군 주도의 한·미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증명하기 위한 첫 단추라는 게 군 전문가들 해석이다. 신임 육군참모총장에는 육군 내 작전 분야 요직을 두루 거친 서욱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56·육사 41기)이 내정됐다. 합참차장에서 승진한 원인철 신임 공군참모총장 내정자(58·공사 32기)도 ‘공중 작전통’으로 평가받는다. 국방부는 &ldqu...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차 미·북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올바른 합의(right deal)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2·28 하노이 회담’에서 제시한 ‘빅딜(일괄 타결)’을 수용하라는 강한 압박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공화당유대인연합회(RJC) 연례행사에 참석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은 어차피 강제 사항이 아니거든요.” 최근 외교 당국자는 양국이 수집한 대북첩보 등 관련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2016년 11월 협정이 체결된 ‘지소미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어렵게 마련한 안보협력의 초석마저 허물어질 위기다. 지소미아는 진통을 겪으며 ...
정경두 국방부 장관(왼쪽)이 한·미 동맹 강화와 한반도의 평화 및 안정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에서 공로훈장을 받았다. 미 공로훈장은 연방정부가 1942년 제정한 훈장으로, 군복무 중 특별한 공훈을 세운 내·외국인에게 수여한다. 정 장관은 합참의장 재임 시절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날 미국 마이어 합동기지 컨마이어홀에서 열린 공로훈장 수여식은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오른쪽)이 주재했다. 던포드...
“아직 가야 할 길은 멀고, 넘어야 할 산은 높고 험합니다.” 김용우 육군 참모총장(사진)은 ‘밀리노베이션(군 혁신) 전도사’다. 그는 “모든 강군은 혁신을 통해서 탄생했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이런 그가 요즘 들어 혁신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일이 잦아졌다. 3일 육군과 서강대 육군력연구소가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개최한 제5회 육군력 포럼에 참석한 김 총장은 “풍랑...
시대의 흐름을 바꿀 만큼 중요한 사건도 처음엔 사소한 일로 치부되는 일이 종종 있다. 2019년 4월 1일이 그런 경우다. 이날부로 국방부는 장병의 일과 후 휴대폰 사용을 전군으로 시범 확대했다. 통제와 단절의 병영문화를 자율과 책임으로 전환한 첫날이었건만, 대중의 관심은 온통 만우절 에피소드에 쏠렸다. 군의 휴대폰 전면 확대는 상상하기 어려운 많은 변화를 낳을 것이다. 입영 풍속부터 바뀔 게 분명하다. 이제 훈련 후 내무반으로 돌아오면 언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한 달 넘게 침묵으로 일관했다. 한반도 비핵화의 이정표로 삼고자 했던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자 청와대는 다음 행보를 선택하는 데 신중을 거듭했다. 그 결과 7차 한·미 정상회담을 택했다는 건 의미가 깊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굳건한 한·미동맹이 북핵 해법의 전제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다. 북핵 교착 타개 나...
멈췄던 한반도 비핵화 ‘시계’가 다시 움직이고 있다. 다음달 11일 한·미 정상회담을 신호탄으로 ‘정중동’ 행보를 보이던 북핵 관련 각국 정상들이 연쇄 회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28 하노이 결렬’ 이전까진 미·북 양자회담이 핵심 축이었다면 향후 북핵 협상은 남·북·미·중·일&middo...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지난 26일 인사청문회는 대한민국 통일부 수장의 소임이 과연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자리였다. 야당이 원하는 장관의 상(像)과 여당이 바라는 그것엔 너무나 큰 간격이 있어 보였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학자 출신 장관 후보자의 ‘흔들리는 원칙’을 집중 공격했다. 천안함 폭침을 북한의 우발적 실수라고 표현했던 그가 이제 와 “북한의 소행”이라고 정정하자, 장관이 되기 위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3국 순방(지난 10~16일) 중 불거진 외교 결례 논란과 관련해 “외교부 수장으로서 부끄러움과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외교부 당국자는 강 장관이 지난 22일 열린 간부회의에서 외교부 책임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외교 관련 사안은 형식이든 내용이든 외교부가 국가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진다...
북한의 ‘포스트 하노이’ 전략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과의 정상 회담 ‘틀’을 유지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을 상대로 국제 여론전을 펴는 양동 전법이다. 2017년부터 가해진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경제제재를 해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들 제재가 핵·미사일 실험을 이유로 공표된 만큼 약 15개월 간 실험을 중단한 현 상황에선 해제되야한다는 게 북한의 ...
“은행 이자만이라도 제때 낼 만큼 벌면 다행이죠.” 창원공단에서 만난 한 중소 방산업체 A사장은 ‘요즘 경기가 어떠냐’는 질문에 손사래부터 쳤다. ‘버티기’가 최대 목표라고도 했다. 공단 대로를 걷던 A사장의 시선은 곳곳에 걸린 ‘공장 임대’ 표시로 향했다. “도로변 공장들도 멈춰설 정도니 공단 안쪽은 최악이라고 봐야죠. 방위산업도 얼마 안 남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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