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두 전 한국은행 파리사무소장 별세, 홍찬 치과의사·은주 서울예대 겸임교수 부친상, 김선원씨 시부상, 나지선 한국경제신문 기획조정실 변호사 조부상=16일 중앙대병원 발인 18일
“한국은 실질적으로 중국의 일부이곤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7년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중 역사적 관계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발언은 정상회담 며칠 뒤 트럼프 대통령이 월스트리트저널과 한 인터뷰를 통해 알려졌다. 즉각 파문이 일었다. 시 주석이 일방적인 중화주의 역사관을 안하무인격으로 드러냈다는 비판이 거셌다. 조공을 바친 아픈 역사가 있지만 고대로부터 한국...
문재인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17년 5월 나란히 취임했다. 임기가 똑같이 5년인 두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반환점을 돌았다. 이제 남은 임기가 2년 정도다. 그나마 마크롱 대통령은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두 사람은 취임 때 ‘개혁’을 전면에 내세웠다. 문 대통령은 적폐 청산과 함께 포용국가를 향한 개혁을, 마크롱 대통령은 이른바 ‘프랑스병(病)’ 치유와 국가 효율성 제고를 ...
내년 4월 총선은 다른 잘잘못에 앞서 정부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심판하는 자리가 될 공산이 크다. 수도권은 수도권대로, 지방은 지방대로 ‘부동산 민심’이 끓어오른 지 오래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폭등한 서울 집값은 거주지에 상관없이 대다수 국민을 패배자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정파적 지지 여부를 떠나 좌절감과 상실감, 분노를 얘기하는 이가 상당수다. 지난달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에...
“공무원 조직은 어느 정도의 성장 단계를 넘어서면 점점 더 억제할 수 없게 된다. 우리가 프랑스 등 대륙국가의 관료제에서 보는 것처럼 말이다.” “과거 군주에게 무제한 권위가 있다는 가정을 논박하면서 자유주의가 등장한 것처럼, 현재의 진정한 자유주의는 의회에 무제한적인 권위가 있다는 가정을 논박할 것이다.”허버트 스펜서(1820~1903)는 영국 사회학의 창시자이자 철학자, 자유주의 사상가다. 그가 주창한 사회진화론(사회다윈주의)은 한동안 ‘가난한 사람을 멸시하고 제국주의를 정당화하는 논리’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20세기 후반부터 그의 자유주의 철학은 재평가받기 시작했다. 경쟁과 자유주의를 옹호했기 때문에 반대 진영으로부터 과도하게 비난받았다는 지적도 나온다.경계해야 할 입법만능주의19세기 영국의 정치·경제·사회상을 담아 1884년 펴낸 《개인 대 국가(The Man versus the State)》는 스펜서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그는 이 책에서 “국가의 역할과 간섭이 커질수록 개인 자유는 침해받게 된다”며 ‘작은 정부론’을 폈다. 또 개인의 자유와 책임, 자발적 협동을 강조하면서 과도한 정부 규제의 철폐와 자유무역 확대, 무분별한 복지 축소의 불가피함을 강조했다.스펜서는 “정부기관이 많아질수록, 시민들 사이에서는 자신들은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고 정부가 자신들을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관념이 더 많이 생겨난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이 정부 개입에 익숙해지면 바라는 목적을 개인적인 행위나 사적인 조합이 아니라 공공기관을 통해 달성하는 데 더 친숙해질 것”이라며 이를 “노예 상태로 가는 길&rdquo
정부는 지난 8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한국 경제 바로알기’ 소책자를 발간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을 하루 앞둔 시점이었다. 짐작하듯 이 책자에는 대내외 여건은 어렵지만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은 견고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각종 수치 및 그래프도 빼곡히 실려 있다. 그렇지만 ‘안쓰럽다’는 느낌 없이 이 책자를 읽어내기는 힘들다. ‘경제위기? 글로벌 경기 하강 속에서 적극 대응 중&r...
영국 경제학자인 토머스 맬서스(1766~1834)는 1798년 《인구론》을 펴냈다. 산업혁명으로 농촌 사람들이 계속 도시로 몰려들던 때였다. 급팽창한 도시는 혼란스러웠지만, 당시 유럽을 지배하고 있던 계몽주의 사상은 산업혁명과 과학 발달에 힘입어 사회가 더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었다.맬서스는 사회 주류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았다. 《인구론》을 대표하는 문장인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난다”에서 보듯 미래를 비관적으로 봤다. 토지 자원은 유한한 만큼 식량 증산이 인구 증가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그리고 그는 식량 부족이 초래할 빈곤은 자연적 조건에 의한 것이지 사회제도에 의한 것이 아니며, 인위적으로 구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맬서스는 일반 정서와는 다른 주장을 펼치는 데 대한 부담 때문에 《인구론》 초판을 익명으로 낸 뒤 2판부터 실명으로 출판하며 내용을 수정해 나갔다.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1883~1946)는 《인구론》의 가치를 “문장도 착상도 단순하지만, 여기에는 체계적인 경제학적 사고의 발단이 있고 인용할 만한 부분이 많다”고 했다.“식량부족 대비해 인구 급증 막아야”맬서스는 《인구론》 출판에 앞서 미국 정치가이자 과학자인 벤저민 프랭클린으로부터 통계자료를 받아 인구와 식량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의 ‘기하급수적 인구 증가와 산술급수적 식량 증산’ 결론은 그렇게 도출됐다. “25년마다 인구는 1, 2, 4, 8, 16, 32, 64, 128, 256, 512 식으로 증가한다. 식량은 1, 2, 3, 4, 5, 6, 7, 8, 9, 10 식으로 늘어난다. 따라서 225년 뒤에는 인구와 식량의 비율이 512 대 10이 될 것이다.”《인구론》은
“유럽에서 온 이주민들이 아메리카 대륙에서 이룩한 위대한 성과를 기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절대 과장이 아니다. 미합중국의 발전은 어느 인류사회의 발전보다 굉장히 신속했다. 북아메리카에는 지구상 최대 강국이 불과 한 세기 반 만에 들어섰다.” “미합중국은 초창기부터 필요에 따라 적합한 자유를 창조했고, 건국의 아버지들은 150년 동안 혁명을 겪지 않고 수정해나갈 수 있는 위대한 헌법을 제정했다. (중략) 미국은 성장의 포화점에 도달한 나라가 아니라, 꿈과 활기에 가득 차 있는 젊은 나라다.”프랑스 역사가이자 전기작가인 앙드레 모루아(1885~1967)의 《미국사》는 초강대국 미국의 역사를 사건과 인물 중심으로 서술한 명저다.개척자 정신으로 무장한 나라1943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하며 《미국사》 집필을 시작한 모루아는 “한 국가가 놀랄 만큼 급속히 발전하게 된 과정을 살펴보고 국민이 숭고한 이상을 현실화하는 방법을 밝혀보려는 의욕을 저버릴 수 없었다”고 서문에 썼다. 그는 이 책에 앞서 《영국사》 《프랑스사》도 펴냈다.“아메리카 대륙에서의 험난한 생활, 인디언과의 투쟁, 드넓은 토지, 상호 부조의 필요성 등이 정착민의 성향마저 바꿔놓았다. 관용을 베풀고 독립적이며, 억센 기질과 일에 대한 열정 및 체력의 차이 외에는 일체의 불평등을 허용하지 않는 개척자 정신이 등장한 것이다.”모루아는 《미국사》에서 1607년 대서양을 건너 신대륙으로 향한 143명의 이민자가 건설한 영국 식민지 제임스타운이 초강대국 미국으로 발전한 원동력으로 자유주의와 개척자 정신을 꼽았다. 그는 “변경의 미개척지에서 땅을 일구
어제 조국 법무부 장관이 결국 사퇴했다. 그 개인적으로도 타격을 입었고, 사회적으로도 숱한 생채기를 남겼다. 상식과 통념, 일반 사회규범에 대한 엄청난 인식 차이를 확인한 많은 국민은 그동안 절망했다. 동시대를 살고 있지만 진영 간 너무나 큰 간극이 있다는 것에 놀랐고, 그 간극을 조금도 좁히기 어렵다는 사실에 좌절했다. 정파적 견해는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이런저런 갈등과 대립도 어느 때나 있었다. 하지만 지식인 사회에서조차 상식과 통념을...
나라가 둘로 갈라졌다. 오프라인, 온라인 모임 할 것 없이 여럿이 함께하는 자리가 불편하다는 이가 적지 않다. 이른바 ‘조국 정국’이 온 나라를 집어삼킨 뒤 나타난 현상이다. 예전에는 생각이 좀 달라도 별 탈 없이 어울렸는데 얼마 전부터는 돌이키기 힘든 감정싸움으로 모임이 끝나버리기 일쑤다. 아예 상종하기 싫다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친구관계를 끊었다는 사람도 꽤 있다. 지금 한국 사회는 정면충돌하려...
“군중을 구성하는 개인이 누구든, 그들의 생활양식·직업·성격 혹은 지적 수준이 비슷하든 아니든, 그들은 군중의 일원이라는 사실만으로 일종의 집단정신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각자가 고립된 개인으로서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던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게 만든다.” “세계의 모든 정복자들, 종교나 제국의 모든 창설자들, 유명 정치가들, 그리고 좀 더 평범한 영역에 있는 소규모 공동체의 지도자들은 군중에 대해 본능적 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군중심리를 잘 알고 있기에 쉽게 지도자가 된다.”프랑스 사회심리학자이자 사상가인 귀스타브 르봉(1841~1931)은 일찌감치 군중의 힘에 주목했고 이를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1895년 출간된 《군중심리학》은 혁명과 쿠데타, 왕정 복고와 전쟁의 혼란이 이어졌던 19세기 프랑스 사회의 군중 연구를 통해 군중은 어떤 존재인지, 그런 군중의 행동을 지배하는 원리는 무엇이고, 그들을 이끄는 리더십은 무엇인지를 분석하고 있다.군중의 난폭성은 원시인의 본성저자는 《군중심리학》 서론에서 “과거에는 소수의 엘리트층이 사회를 이끌었다면, 다가오는 20세기는 군중의 힘이 커지는 ‘군중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군중의 등장을 불가피한 역사 흐름으로 보면서도 군중이 지닌 부정적 특성을 우려했다. 그가 군중 연구에 집착한 이유도 군중을 제대로 알아야 올바로 이끌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일부에서는 《군중심리학》이 보수적이고 엘리트적인 관점에서 정치 지도자 등의 선동에 휘둘리는 어리석은 군중의 모습을 과도하게 묘사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100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는 ‘신뢰 자본’의 차이다. 신뢰 기반이 없는 나라는 사회적 비용 증가로 선진국 문턱에서 좌절하고 말 것이다.” “현대의 각종 법과 경제제도는 필수적이지만 번영을 유지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 제도들이 성공적으로 실행되려면 윤리 규범과 합쳐져야 하기 때문이다. 제도와 계약은 신뢰가 결합할 때 더욱 효과적으로 작동한다.”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1995년 펴낸 《트러스트(Trust)》에서 국가 번영을 이루기 위한 중요 요소의 하나로 ‘신뢰’를 지목했다. 일본계 미국인 정치경제학자인 저자는 “경제적 현실을 검토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은 한 국가의 복지와 경쟁력은 하나의 지배적인 문화적 특성, 즉 한 사회가 고유하게 갖고 있는 신뢰의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후진 사회일수록 신뢰자본 부족후쿠야마 교수는 1992년 “이데올로기 대결에서 패한 마르크스·헤겔주의적 역사는 끝났다”고 밝힌 《역사의 종언》에 이어 출간한 《트러스트》로 세계적인 학자로 명성을 얻었다. 후쿠야마 교수는 “지속 성장을 달성한 국가는 신뢰 자본이 풍부한 국가”라고 했다. 신뢰 수준이 높은 사회일수록 각종 계약·거래와 관련한 불신(不信) 비용이 적어 효율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사회 구성원이 언제나 서로에게 믿음을 갖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면, 다양한 거래에서 나타나는 비용이 줄어들고 예상치 못한 손해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도 감소한다. 반면 신뢰가 부족한 사회에서는 위험회피 비용이 필요하기 마련이다.저자는 한 사회의 신뢰 수준이 ‘사회적 자본(social ca
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자존감(自尊感)은 ‘스스로 자기를 소중히 대하며 품위를 지키려는 감정’을 말한다. 존재감(存在感)은 ‘사람, 사물, 느낌 따위가 실제로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뜻한다. 전혀 다른 의미의 존재감과 자존감은 기본적으로 상대방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 자존감은 스스로 존중해야 다른 사람으로부터도 존중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깔고 있다. 존재감은 어떤 형태로든 남들보다 두드러져 보이고 돋보일...
“전체주의는 무한히 많고 다양한 인간을 마치 하나의 개인인 것처럼 조직한다. 인간의 세계를 구성하는 다원성은 사라지고 획일성만이 존재한다. (중략) 대중이 똑같은 의견을 같은 목소리로 말하고 동일하게 행동할 때 그들은 전체주의의 폭민(mob)이 된다.”“문제는 우리 시대의 선과 악은 너무나 기묘하게 얽혀 있다는 것이다. (중략) 전체주의 운동의 허구 세계가 없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우리는 파멸을 향해 질주했을 것이다.”《전체주의의 기원》은 해나 아렌트(1906~1975)가 20세기 인류 역사의 어두운 부분인 파시즘과 나치즘 같은 전체주의가 어떤 경로로 태동했는지를 새로운 관점에서 분석한 책이다. 독일 태생 유대인인 저자는 1933년 나치 정권의 박해가 극에 달하자 프랑스를 거쳐 미국으로 망명한 뒤 줄곧 전체주의를 연구한 정치사상가다.전체주의는 맹목적 대중에 의해 태동아렌트는 이 책에서 “전체주의라는 괴물 정치체제는 독재자가 아니라 생각 없는 대중의 필요에 의해 태동하고 만들어진다”는 관점을 제시했다. 조직되지 않고 구조화되지 않은 대중과 절망적이고 증오로 가득 찬 대중이 지도자의 구원을 기대했고, 이런 바람이 시대적·사회적 상황과 맞물리면서 전체주의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아렌트의 이 같은 분석은 세계가 끔찍한 나치즘과 군국주의 등을 경험한 직후여서 큰 반향을 불러왔다.아렌트는 전체주의를 권력욕에 사로잡힌 독재자에 의한 단순 압제와 구별해 분석했다. 일반적인 독재정권은 반대 세력을 무력으로 제압하고 권력 유지에 필요한 권력기관을 장악하는 것에 만족하지만, 전체주의는 한발 더 나아가
“지금 어느 기업도 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주 열린 사장단과의 경영전략 점검 회의에서 이 같은 위기감을 나타냈다. 삼성이 처한 현실을 보면 의례적인 수사(修辭)로만 치부하기 어렵다. 과거 이건희 회장이 종종 했던 말이라 해도 그렇다. ‘지난해 매출 244조원의 삼성전자는 정점을 지나가고 있을까, 그렇지 않을까.’ 누가 봐도 위기 상황인 삼성은 지금 그 갈림길에 서 ...
이탈리아가 점점 더 유럽연합(EU)의 골칫덩이가 되고 있다. EU는 이탈리아를 열등생 취급하고 있다. 독일 프랑스에 이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3위 경제국인데도 그렇다. 2011년 유럽 재정위기를 부른 당사국 중 하나인 데다 위기 재발 가능성을 둘러싼 시장 불신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는 경제 활력이 사라지면서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8%까지 떨어졌고 올해는 더 추락할 것으로 전망된...
‘숙명의 경쟁자’ 일본이 다시 뛰고 있다. 사회 전체가 들떠있다는 느낌이 들 만큼 일본 경제 전반에 활력이 넘쳐나고 있다. 경쟁력을 되찾은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고, 일본 청년들은 좋은 일자리를 골라가며 잡고 있다. 오랫동안 일본 국민의 어깨를 짓누르던 3대 불안(고용-임금-노후)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어디를 가나 새로운 시대, 새로운 미래에 대한 기대를 엿볼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은 물론 노조도...
지난해 5월14일 프랑스 대통령에 취임했을 때 에마뉘엘 마크롱은 만 39세였다. ‘프랑스 개조’를 외친 젊은 그에게 유권자들은 환호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때 경제장관을 지냈을 뿐인 정치 신인이었지만 그는 66% 득표율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마크롱발(發) 프랑스 개혁은 그렇게 본격화했고 세계 언론이 주목했다. 마크롱의 목표는 ‘일하는 프랑스’였고 ‘친시장 개혁’이었다. ...
페이스북이 자체 메신저 앱(응용프로그램) 이용자끼리 단체 송금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1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내놨다. 2015년 처음 선보인 페이스북 메신저 송금에서 한발 더 나아간 금융서비스다. 단체 선물이나 파티 비용 등을 더치페이(비용 각자 내기)할 때 멤버끼리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메신저 대화창에서 더치페이할 그룹을 정한 다음 각자에게 요청하는 금액을 입력하면 된다. 누가 돈을 냈는지는 메시지를 통해 볼 수 있다. 은행 ...
은행들 분위기가 영 별로다. 계속되는 저금리와 기업 구조조정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예상을 웃도는 순이익을 내고 있지만, 속사정은 꽤 복잡해 보인다.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의 불똥이 은행으로 튀고 있어서다. 가뜩이나 외풍에 취약하기 짝이 없는 은행 내부에선 외부 불확실성이 너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거센 외풍에 떠는 은행들 은행 쪽으로 튀고 있는 불똥은 크게 두 가지다. 최순실 사태의 주역인 최씨 모녀와 &...
대우건설 사장 자리는 이제 누가 맡더라도 큰 부담을 지게 됐다. 거의 세 달 가까이 최고경영자(CEO) 선정 작업이 갈지자(之) 행보를 보이면서 공정성 시비가 증폭됐고 불신의 벽은 그만큼 더 높아졌다. 유력 정치인에게 줄을 댄 낙하산 인사를 뽑기 위해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공모 절차를 바꾼 것 아니냐는 의혹이 대표적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앞서 “절차상 조금 매끄럽지 않더라도 제대로 된 CEO를 뽑기 위한 것일 뿐, 외부 뜻에 의한 건 아니다”고 밝혔지만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드물다.어설펐던 산업은행, 그 뒤엔 산업은행은 각종 음해와 이간질이 난무하기 일쑤인 CEO 선임 절차를 갑자기 바꾸면서 화(禍)를 자초했다. 지난 5월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가 요청한 사내 공모 계획을 수용했다가 두 명의 최종 후보(대우건설의 박영식 사장, 이훈복 전무)가 뽑히자 갑자기 선임 절차를 취소하도록 한 게 분란의 시작이었다.산업은행 측은 “대규모 부실과 비리를 숨겨온 대우조선해양 사례에서 보듯 내부 출신이 계속 사장 자리를 맡는 게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와 계획을 바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대우조선 경영진 선임 실패가 어제오늘 제기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뒤늦게 이런 지적이 나왔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정치권 개입설 등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우건설 CEO 재공모는 관련 절차가 시작되면서부터 그 자리를 꿈꿔온 이들의 극심한 이전투구를 불렀다. 후보자의 정치권 줄대기는 다반사였고 온갖 헐뜯기와 음모론이 넘쳐났다.지난 13일 사추위는 난상토론 끝에 재공모에 참여한 32명 중 2명(박창민 현대산업개발 상임고문, 조응수 전 대우건설 부사장)을 다
오늘 한진해운이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한다. 자력으로는 경영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채권단에 경영권을 넘기는 것이다. 지난달 현대상선이 자율협약에 들어간 지 거의 한 달 만이다. 1, 2위 국적 해운사가 나란히 채권단 관리를 받게 된다. 물론 한진해운이 내놓을 자구계획안 내용을 놓고 채권단과의 힘겨루기는 있을 수 있다.글로벌 해운 강자들은 이 와중에 네 개인 해운동맹(얼라이언스)을 두세 개로 재편하고 있다. 유동성 위기에 빠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해운동맹들의 이런 이합집산에서 소외되는 분위기다. 회생하더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 해운업은 지금 최대 위기를 맞았다.당위론만 넘치는 기업 구조조정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주채권은행은 산업은행이다. 산업은행 손에 두 회사 운명이 달려 있다는 얘기다. 자율협약은 주채권은행이 구조조정 및 회생 방향을 정하고 다른 채권은행의 동의를 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지난 2월 취임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어깨는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 부실화에 대한 책임론이 여전한 가운데 산업은행이 구조조정을 맡아야 할 기업이 계속 늘고 있어서다. 이미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과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으로서 구조조정을 책임지고 있다.한 발 더 나아가 개별 기업 구조조정을 넘어 조선업과 해운업에 대한 산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공급 과잉에다 중국의 추격 등을 고려할 때 조선·해운업에선 언 발에 오줌 누기식 개별 기업 구조조정만으로는 장기적인 생존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유
음식점들이 1만원 미만의 신용카드 결제를 거절하고 현금 결제를 요구해도 될까.여신전문금융업법 19조 1항은 ‘신용카드 가맹점은 신용카드 결제를 거절하거나 신용카드 회원을 불리하게 대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소득세법 162조 2항에서는 ‘연매출 2400만원 이상 사업자’는 신용카드 가맹점으로 의무 가입해야 한다고 돼 있다. 소비자가 스스로 현금을 낸다면 모를까, 신용카드로 결제하겠다면 무조건 받아야 하는 ‘카드 의무수납제’다.그렇다면 질문을 바꿔 ‘1만원 미만의 소액에 대해선 카드 결제를 거절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꿀 수는 없을까.’카드 결제로 인한 비용 부담이 없는 대다수 일반 소비자들은 ‘불편하다’는 이유로 카드 의무수납제 폐지에 반대한다. 반면 카드사와 가맹점들은 ‘소액에 대해선 카드 결제를 거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카드 결제에 따른 이익보다 비용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카드 의무수납제 유지해야 하나소비자와 카드사·가맹점 간 의견이 나뉘는 카드 의무수납제 폐지 이슈가 다시 공론화되고 있다. 카드사들은 최근 금융감독원과의 간담회에서 ‘5000원 또는 1만원 이하 소액 카드 결제는 가맹점 선택에 따라 거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과 캐나다는 2010년부터 10달러 이하의 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고 사례를 들기도 했다.카드사들의 이 요구는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가 당정 협의를 거쳐 197만개 영세·중소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을 0.7%포인트씩 내리도록 한 것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연간 6700억원의 수입이 줄게 된 카드사들은 당초 연매출 3억원 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3월 취임 후 열심히 현장을 누비는 것을 넘어 ‘우간다를 잊게 할 뭔가’를 보여줘야 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까지 한국과 엇비슷하다던 아프리카 우간다의 금융경쟁력 순위를 한국(87위)보다 앞선 81위로 평가한 뒤 파장은 갈수록 커졌고, 그로선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해당국 기업인 대상의 주관적 설문조사로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정치권과 국민, 심지어 정부 인사들조차 ‘뒤처진 금융경쟁력’을 말할 땐 우간다를 떠올렸기 때문이다.금융개혁, 칭찬 받았다지만…그렇게 노심초사하던 임 위원장과 금융위원회가 최근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국무회의에서 칭찬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4대 개혁과제 중 금융개혁이 제일 와닿지 않는다. 도대체 금융개혁은 뭐하는 거냐’는 얘기가 있었는데 인터넷전문은행과 계좌이동서비스에 국민의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금융회사들은 요즘 금융위의 자세가 달라졌다고 말한다. 민원을 제기하면 말만 그럴싸한 게 아니라 갑(甲)이 아닌 을(乙)의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금융위원장은 얼마 전 금융회사 사장들에게 ‘어떤 규제가 풀렸는지 숙지해달라. 분명 내 손으로 완화한 규제인데 또 풀어달라고 얘기할 때면 맥이 빠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관행이라는 이유로 시장 자율성을 침해하던 그림자 규제까지 없애고 있다고 금융당국은 자신하고 있다.그러나 금융위로선 맥빠지는 얘기일 수 있지만, 최근 만난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는 금융개혁의 관점을 완전히 바꿀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언제, 누가, 어떤 이유로 만든 것인지도
산업은행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분기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생긴 부실을 반영해야 한다’며 느닷없이 3조원대의 영업손실을 낸 게 단초가 됐다. 2000년 말 출자전환을 통해 15년 동안 대우조선을 자회사로 거느렸기 때문에 관리 부실 책임론이 곧바로 불거졌다.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질책도 쏟아지고 있다.감독기관인 금융위원회는 자회사 매각 등 대수술을 통한 산업은행의 역할 재정립에 나섰다. 감사원은 산업은행 등을 대상으로 부실기업 관리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국회는 오는 21일 정무위원회의 산업은행 국정감사를 통해 대우조선 부실의 책임 소재를 반드시 가리겠다고 벼르고 있다.스스로 부른 위기산업화 자금 공급을 위해 1954년 설립된 산업은행은 1960~1970년대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데 큰 공을 세웠다. 또 1997년 외환위기를 전후해 대우그룹 등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주도하며 금융시스템을 지켜내는 역할을 했다.그런 산업은행이 지금 맞고 있는 위기는 ‘자초’한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산업은행이 15% 이상 지분을 가진 비금융 자회사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118개사다. 벤처 육성책에 따라 투자한 중소·벤처기업이 100곳이지만 구조조정 과정에서 출자전환한 곳도 대우조선, STX조선해양, 동부제철, 한국GM 등 16개사다. 본업이 아닌 비금융 분야에서도 주요 그룹사 못지않은 외형을 갖췄다는 얘기다.하지만 산업은행의 관리 능력은 커진 외형을 따라가지 못했다. 구조조정 전문성에 대한 의구심은 진작부터 불거졌다. 의사 결정의 속도감과 결단력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줄을 이었다. 매년 국감 때면 산업은행
예금보험공사가 51% 지분을 갖고 있는 우리은행은 지난 금요일 발표한 정기 임직원 인사를 하느라 곤욕을 치렀다. 1만5000여 임직원 가운데 1500명가량을 승진시키거나 보직을 바꾸는 인사를 앞두고 한 달 전부터 밀려든 인사청탁 처리에 골머리를 앓았다. 청와대나 정치권에 ‘빽’이 없는 직원은 우리은행에 없을 것이라는 말이 우스갯소리가 된 지 오래다.우리은행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과 같은 정책금융기관이 아닌 은행법에 의해 설립된 시중은행이다. 하지만 2001년 3월 우리금융 설립 이후 정부가 대주주인 어정쩡한 지배구조가 유지되면서 이런 풍경이 되풀이되고 있다.막오른 다섯번째 민영화 시도우리은행 안팎에선 내부적인 조직 규율의 문제뿐만 아니라 15년 가까이 이어진 정부 통제로 인한 비효율과 경쟁력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외적으로는 저금리로 인한 은행 순이자마진(NIM)이 1%대 초반까지 축소되고 있다. 우리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6월 말 기준 0.37배로 신한금융 0.69배, KB금융 0.52배에 크게 못 미친다.정부는 이달 중 우리은행 민영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2010년 10월 이후 다섯 번째 시도다. 공적 자금 회수 목적과 함께 우리은행의 지배구조를 바꿔야 은행이 산다는 공감대는 진작부터 형성됐다.하지만 금융권에선 정부의 우리은행 민영화 의지를 의심하고 있다. 공적 자금 회수 극대화와 조기 민영화, 금융산업 발전을 함께 고려한다는 3대 원칙이 서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박상용 공적자금관리위원장(연세대 교수)조차도 “정부는 가급적 투입된 공적 자금을 모두 회수하고 싶어 하는데, 그럴 경우 조기 민영화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15년
현대중공업에서 청춘을 바쳐 일하다 만 60세 정년을 맞아 지난해 말 퇴직한 장기 근속자는 970명에 달한다. 이 회사는 매년 수백명의 정년 퇴직자를 배출하면서 다른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사오정’(45세가 넘으면 정리해고 대상)이라는 말조차 시들해졌을 만큼 많은 기업에서 조기퇴직이 보편화돼 있는 까닭이다.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말 임금 인상을 놓고 노사가 극한 대립을 거듭하는 상황에서도 사업본부별로 이들을 위한 정년 퇴임식을 열었다.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았다. “30~40대 후배 근로자들도 저런 행복을 누릴 수 있을지…”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았다.스스로 줄여잡은 매출 목표세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이 지금 기로에 서 있다. 1972년 울산의 조용한 어촌마을에 들어선 이 회사는 30년 만인 2000년대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섰지만,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드라마틱한 영욕의 기업사 그 자체다.회사는 조선경기 침체와 과당경쟁에 따른 저가수주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3조원 넘게 영업손실을 봤다. 올해도 흑자 전환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옛 영광을 되찾기가 좀체 어렵다는 데 있다. 업황도 좋지 않지만 업황이 살아나도 예전 같은 수주경쟁력을 되찾게 될지 불투명하다.현대중공업으로선 한때 일본을 대표하던 조선사인 미쓰비시중공업이 한국과 중국에 시장을 뺏기며 조선 수주 잔량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게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중국 조선사들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며 어느새 수주잔량 기준 10위권에 속속 진입했다.현대중공업은 올해 매출과 수주 목표로 각각 24조3259억원과 229억5000만달러를 제시했다. 지난해 매
모든 기업인들은 장수(長壽)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과 지멘스, 듀폰 등의 성공 스토리를 부러워한다. 이들은 한 세대 30년도 아니고, 100년 넘게 글로벌 산업계를 호령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한 벤치마킹만으로 장수기업의 반열에 오르기는 어렵다. 모두가 수성(守城)이 창업(創業)보다 어렵다고 말하고, 영속하는 기업이 되려고 애쓰지만 50년 넘게 생존하는 기업은 의외로 많지 않다. 그래서 장수기업의 비밀을 찾는 작업은 경영학계의 오랜 숙제다. 왜...
세월호 참사가 부른 사회 전반의 무기력증 속에 치러진 6·4 지방선거가 끝났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오전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30대 그룹 사장단과 ‘정상적 경제활동 복귀를 위한 모임’을 갖는다. 가라앉는 내수 경기에다 좀체 활기를 되찾지 못하는 경제 흐름을 바꾸기 위해 대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경영 활동에 나서 줄 것을 요청하기 위해서다.최근 두 달 가까이 기업들은 아예 입을 닫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무서움을 아는지라, 오직 사업장에서 안전 사고만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지냈다. 세월호 피해 성금을 내는 것조차, 혹시나 ‘생색내려 한다’는 얘기를 들을까 시점을 놓고 눈치를 봐야 했다. 경제 5단체장이 따로 모임을 갖고 재계 차원의 성금을 모으겠다고 발표한 뒤에야 기업들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달려갔다.홀로 속앓이하는 한국 기업거의 모두가 무기력증에 빠져 있던 그 사이 달러당 원화 환율은 1020원 언저리까지 하락(원화가치 상승)하며 수출로 먹고사는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예전 같으면 ‘이대로 괜찮은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을 법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기업들이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는 분위기 탓이다.최근 만난 대기업 최고경영자는 환율 하락 흐름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지금 환율 수준에선 웬만한 대기업들도 ‘헉헉댄다’고 했다.올해 사업계획을 짤 때 기준환율을 달러당 1050원으로 잡았다는 그는 “지금 유럽에서 중국산 제품보다 10% 정도 값을 더 받는데, 판매가격을 더 올려서 환율 하락에 따른 매출 손실을 메우는 것은 자살 행위”라고 말했다. 현지 거래처들이 중국산과의
기업가는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 리스크와 싸우다가 때로는 좌절하며, 실패를 보약으로 삼아 ‘기업보국(起業報國)’하는 애국자들이다. 한국경제신문은 그런 기업가들을 응원하기 위해 1992년 다산경영상을 제정, 지금까지 36명의 ‘기업 영웅’에게 시상했다. 지난 2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역대 다산경영상 수상자 신년하례회에는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강덕수 STX그룹 회장, 이승한 홈플러스그룹 회장,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 정성립 STX조선해양 총괄사장,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과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심사위원장), 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심사위원) 등 23명이 참석했다. 일부 기업가는 국내외 사업 환경 악화라는 악재를 만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도전과 성취’의 경험을 공유한 참석자들은 덕담을 나누며 서로 격려하고 새로운 도전을 다짐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다음달이면 회사가 법정관리를 졸업할 것 같다. 코웨이, 식품, 케미칼 등 주력 기업들을 떼어냈지만 8개의 계열사들이 건재하다. 창업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출발을 하려고 한다. 그동안 괴로운 마음을 견디기 힘들었다. 매일 남산을 오르고 바둑을 두며 괴로움을 극복했다. 올해 우리 나이로 70이다. 아직 젊다. (웅진을 창업한 이래) 지난 34년간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그동안 성찰의 시간을 가지며 재충전했다. 무리하지는 않겠지만 의욕적으로 해보겠다.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최근 타이어 사업에 투자한 체코를 다녀왔는데, 그 나라 정부의 너무나 적극적인 기업친화적 분위기에 놀랐다. 공항까지 체코 총리가 직접 마중을 나와 두 시간 반 동안이나 점심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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