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64·사진)이 LG상사 최고경영자(CEO)로 경영 일선에 되돌아온다. LG상사는 29일 이사회를 열어 지난 6월 고문으로 영입한 이 회장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내정했다. ▶본지 11월29일자 A13면 참조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낸 이 부회장은 이사회 직후 전화통화에서 “공직을 떠나면서 기업은 언제나 가고픈 고향이었고 기업인으로 일하고 싶었다”며 “일을 맡은 만큼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원과 에너지 분야에서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원개발사업에 적극적인 LG상사는 최근 GS에너지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STX에너지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력이 화려하다. 장관뿐 아니라 서울과학기술대 총장과 한국무역협회 회장,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현대차 해비치 사회공헌문화재단(현 현대차 정몽구 재단) 이사장, STX에너지 회장 등을 지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영 전기회사인 에스콤 사외이사를 지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 중동 산유국 정부 인사와도 친분이 두텁다. 지난달 열린 대구에너지총회에서도 탄탄한 해외 인맥을 과시했다는 후문이다. 옛 산자부에서 함께 일한 오영호 KOTRA 사장은 “장점이 굉장히 많은 선배”라며 “어느 누구보다 성실한데다 세세한 부분과 큰 그림을 함께 챙기는 기획력 및 반드시 이뤄내는 강한 업무 추진력, 그리고 뚝배기 스타일의 친화력은 쉽게 흉내내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또 각종 수치를 자세히 알고 있을 정도로 디테일에 강해 업무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3년 12월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선정을 둘러싼 갈등이 극에 달했을 때, 당
미국 PC 업체 델(Dell)은 1990년대 정보기술(IT) 분야 혁신의 상징이었다. 중간 유통 단계를 없애며 소비자와 제조회사를 직접 연결한 유통 혁신을 통해 2000년대 중반까지 거의 10년간 세계 PC 업계 1위로 군림했다. 그러나 델은 지금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 이 회사 역시 스마트 열풍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PC 시장은 갈수록 쪼그라드는 추세다. 여기다 중국 레노버가 급부상하면서 시장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이로 인해 올초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델은 사모펀드 실버레이크,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함께 상장주식을 사들여 25년 만에 비상장 회사로 전환하기로 했다. 극단적인 혁신 없이는 생존이 불투명하다고 보고, 이사회 통제 없이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다음달 중순 이전에 주식 매입이 마무리되면 델 CEO는 전체 지분의 75%를 확보하게 된다.델 CEO는 주력 분야를 PC에서 기업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PC사업을 레노버에 넘기며 IT서비스 회사로 변신에 성공한 IBM의 길을 벤치마킹해 가겠다는 것이다. 코칭포인트1 - 새로운 변신에 성공하려면 회사의 숨은 역량부터 찾아라 핵심 사업에 집중할 것인지, 아니면 기존 사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일은 경영자 입장에서 가장 까다로운 판단이다. 핵심 사업의 성장 잠재력을 오판하면, 아까운 자원을 주력사업보다 성공 가능성이 훨씬 낮은 비관련 사업에 허비할 수 있다. 반면에 핵심 사업의 경쟁력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너무 오래 머뭇거리면 재기의 기회를 잃고 추락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현재 델의 경우는 후자에 가깝다.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창업주 토니 페르난데스, 사우스웨스트 항공 등 미·유럽 성공모델 아시아 적용단일기종 중심으로 운항효율 극대화 에어아시아(Airasia)는 말레이시아에 본사를 둔 아시아 최대 저비용 항공사다. 말레이시아 워너뮤직에서 일하던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은 2001년 적자 상태의 국영 항공사를 1링깃(약 400원)에 인수한 뒤 12년 동안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제 누구나 비행기를 탈 수 있다(Now everyone can fly)’는 슬로건처럼, 에어아시아는 파격적으로 싼 항공료를 앞세워 한국 일본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 동아시아 20개국, 85개 도시로 운항하는 150여개 노선을 갖고 있다. 2009년 2270만명이던 에어아시아 비행편 탑승객 수는 올해 4000만명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보유 항공기 수도 회사 출범 당시 2대에서 139대로 늘었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스카이트랙스 선정 ‘세계 최고 저비용 항공사’로 뽑히기도 했다. 에어아시아는 또 2006년 비행시간 4시간 이상의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저비용 항공 자회사 에어아시아X를 출범시켜 공격적인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회장은 한때 박지성 선수가 몸담았던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퀸스파크레인저스(QPR) 구단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 시사포인트1 모방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그 기업의 고유한 문화로 발전시켜라 에어아시아는 출범 때부터 가격에 민감한 승객을 공략한다는 분명한 비전을 앞세웠고 지금도 이를 충실히 실천하고 있다. 기존 항공사들이 비즈니스석 승객을 공략할 때 정반대 전략을 세운 것이다. 에어아시아는 기존 항공승객 1명당 4명의 잠재고
삼성 갤럭시폰이 글로벌 스마트폰시장 1위를 질주하는 데는 어떤 비결이 있는 것일까.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뛰어난 제품력, 제조능력과 함께 강력한 마케팅 파워를 핵심 요인으로 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경쟁자들이 쉽게 넘볼 수 없는 삼성 고유의 마케팅 능력과 이를 토대로 구축한 강력한 브랜드 파워에 대한 질시가 끊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의 리처드 유 회장은 지난 6월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처럼 마케팅과 브랜드 제고에 엄청난 돈을 쓰면 모든 소비자는 그 제품이 실제로 얼마나 좋은지에 상관없이 구매할 수밖에 없다”고 헐뜯기도 했다. 이를 본 비즈니스위크는 유 회장에 대해 ‘거물을 공격해 관심을 받으려는, 한창 뜨는 래퍼(rapper) 같다’고 꼬집었다. 스마트폰 사업 부활에 사활을 걸고 있는 LG전자와 일본 소니는 지금 똑같은 과제를 안고 있다. 삼성이 구축한 공고한 브랜드 장벽의 귀퉁이라도 어떻게든 허물어야 하는 게 당면과제다. 그래야 메이저 플레이어로 올라서는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LG의 ‘G2’, 소니의 ‘엑스페리아 Z1’은 나란히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시장 확대엔 어려움을 겪고 있다.두 회사는 대대적인 마케팅을 위한 자금력은 물론 노하우에서도 삼성에 비해 열세다. 당장 3분기에만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을 낸 삼성전자의 물량 공세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스마트폰 마케팅에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삼성전자가 올해 투입하는 글로벌 마케팅 비용이 130억달러(약 14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마당이다. 여기다 2011년 이후 스마트폰 1위 사업자의 길을 걸으며 쌓은 풍부
6·25전쟁 직후 출범한 60년 전통의 동양그룹이 존망의 위기에 놓였다. (주)동양과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에 이어 동양시멘트, 동양네트웍스가 사업 부진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줄줄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그룹 해체 가능성이 커졌다. 1957년 설립된 동양세멘트공업이 그룹의 모태라지만, 고(故) 이양구 창업주가 1953년 풍국제과판매를 세워 본격 사업에 나선 것을 기점으로 잡으면 올해로 61년째다. 동양그룹의 위기는 급변하는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 기업 수성(守城)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난해와 올해 웅진과 STX에서 보듯 상당수 기업은 한 세대 30년도 버티지 못하고 위기를 맞는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가 지금 승승장구하지만 다음 세대엔 어떤 모습의 회사일지 아무도 모른다. 이 때문에 영속하는 기업의 비밀을 푸는 작업은 경영학의 오랜 숙제다. 장기간 자신의 시장지위를 지키고 있는 GE, 지멘스, 듀폰 등의 대를 이은 성공 스토리는 100년 기업을 꿈꾸는 최고경영자(CEO)들의 한결같은 벤치마킹 대상이다. 왜 세계적으로도 100년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할까.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시사포인트1 위기는 내부에서 온다눈덩이처럼 커지는 ‘복잡성’ 문제를 관리하라 많은 국제경영 연구에 의하면 금융시장과 노동시장이 성숙하지 못한 이머징마켓에서 기업집단(business group)시스템의 장점은 성장에 필요한 자본과 인재를 조달할 수 있는 내부 시장을 제공해준다는 데 있다. 한국의 기업집단시스템이 가진 장점을 얘기할 때 이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하지만 이것이 잘못 운영될 경우, 즉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에 무모하게 진출하거나
화려한 캐치프레이즈가 아니라 현실에서 해결책을 찾아라 위기에 빠진 P&G를 성공적으로 부활시킨 앨런 조지 래플리와 20세기 최고의 경영자로 꼽히는 GE의 전임 CEO 잭 웰치에겐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 모두 위기 상황에서 CEO로 임명돼 회사를 부활시켰지만, 임기를 시작한 첫날 언론의 엄청난 관심에도 불구하고 정작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고 고백했다.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처음 자리에 오른 CEO는 자신의 새로운 역할과 능력에 대해 적잖이 고민한다. 훗날 웰치는 자서전에서 ‘현실을 직시하라’고 충고했고, 래플리는 2009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기고한 글(What only the CEO can do)에서 ‘조직의 외부와 내부를 연결시키라’고 조언했다. 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가 화려한 캐치프레이즈나 조급한 신사업 진출보다는 경쟁력이 악화된 서비스를 과감히 없애면서 기존 사업을 추스르고 있는 행보는 일단 긍정적으로 보인다. 또 벤처기업 인수를 통해 우수 인재를 영입하고 조직 문화를 바꾸려는 노력도 고무적이다. 외부인들은 정확히 알 수 없는 ‘야후 병’의 원인을 찾은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취임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메이어 CEO의 향후 행보도 그가 마련한 자금(야후는 중국의 온라인 유통업체 알리바바의 지분을 매각해 60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다)과 인재를 기반으로 어떻게 새로운 사업기회를 포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야후의 미래가 ‘모바일’과 ‘개인화’에 달려 있다고 천명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이지는 않다. 결과적으로 주주와 투자자, 이사회 등을 설득해 어떻게 단기 성과와 장기 경쟁력 사이에서 균형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를 주목해야 할 것
한때 베이커리 시장의 선두주자였던 크라운베이커리가 25년 만에 사업을 접기로 했다. 이 회사는 최근 “본사인 크라운제과에서 9월 말 사업을 종료하기로 하고 가맹점주들에게 안내문을 발송했다”고 발표했다. 1990년대 중반 크라운베이커리는 6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던 1위 사업자였다. 그러나 1998년 외환위기 와중에 모기업인 크라운제과가 부도를 맞으며 어려움을 겪은 데다 2000년대 이후 SPC의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의 뚜레쥬르의 마케팅 공세에 밀리며 시장 3위로 내려앉았다. 매출은 2010년 548억원에서 2012년 296억원으로 반 토막 났고 손익에선 2008년 이후 매년 적자가 이어졌다. 보다못한 크라운제과가 지난해 12월 흡수 합병했지만, 9개월 만에 결국 손을 들었다. 베이커리 업계에선 치열해진 시장 경쟁에다 정부의 신규 출점 제한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대대적인 혁신과 체질 개선이 없었던 게 패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한 오너가 출신 최고경영자의 대처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오너가 경영자가 2006년 구원투수로 투입됐지만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크라운베이커리 측은 “경기 불황 여파와 다른 업체와의 경쟁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경영이 악화돼 사업을 철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오너가에서 나선 것은 책임경영 차원이었다”며 “경영 능력의 문제보다는 2000년대 초반 투자 여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게 시장을 내준 직접적인 요인”이라고 밝혔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 시사포인트 1 변화해야 할 때 타이밍 놓치면 밀려나기 마련
스마트폰 대중화와 함께 등장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은 국내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최고의 히트상품이다. 2010년 3월 처음 선보인 이 서비스는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의 95%가 이용할 만큼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카카오톡의 하루 이용자는 3000만명(해외 포함)으로 네이버 일일 방문자 1186만명의 두 배 이상이다. 지난 7월 기준 세계 가입자 수는 1억명을 넘어섰다.혜성처럼 나타나 놀라운 성공을 일군 카카오톡엔 어떤 비결이 있을까.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이석우 (주)카카오 대표(사진)는 강연에서 세 가지를 얘기했다. 첫째는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신데렐라가 아니라 연속된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은 도전의 결과물이라는 것. 이 대표는 “6년이 넘은 시간 동안 이것저것 해봤지만 잘 안 됐다”며 “사업을 포기할까 생각하다 아이폰 출시를 계기로 한번 더 해보자며 내놓은 게 카카오톡”이라고 했다.둘째는 스피드와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이 대표는 “초창기엔 완벽을 기하기 위해 1년씩 준비하다 타이밍을 놓치며 대부분 실패했다”며 “그래서 ‘최소 인력으로 최단기간에 론칭하자’는 원칙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카카오톡도 기획자와 개발자, 디자이너 등 4명이 두 달간 작업해 만들었다.대신 부족한 점은 사용자에게 물어 개선했다. 뜨거운 반응을 얻은 ‘사용자 100대 기능 개선 프로젝트’를 통해 6만여건의 아이디어를 받아 기능을 업그레이드했다. 보이스톡이나 카카오스토리도 그렇게 나왔다.마지막은 유연한 조직 문화. 이 대표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자주 한다”며 “3년간 40번이나 개편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쉽고
글로벌 기업구조조정 자문회사인 알릭스파트너스는 최근 기업부실 위험을 분석하는 자사의 조기 경보 모델을 활용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상장기업 1500여곳 가운데 27%인 400여개사가 ‘부실 경고(on alert)’ 단계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에 달하는 150여개사는 줄잡아 1년 이내에 채권단 자율협약이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등에 처할 수 있는 ‘부실화 고위험 상태(high risk)’라고 진단했다. 업종별로는 조선·해운, 금융, 문화·레저, 비즈니스서비스, 건설·부동산 분야의 부실화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최근 자금 흐름에 빨간불이 켜진 기업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업황 침체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신흥국 금융위기 우려가 커지면서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이미 회사채 시장에서 제대로 돈을 조달하지 못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올 들어 8월26일까지 신용등급 BBB등급 아래인 비우량 회사채의 만기도래액은 3136억원이었지만, 차환 또는 신규 발행된 금액은 1235억원(39%)에 불과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만기도래액보다 발행액이 많았던 것과 비교할 때 확실히 재무구조가 나쁜 기업의 자금조달 애로는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의 금융위기 우려는 좀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양적완화 정책을 연내 거둬들이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장기간의 업황 부진으로 수익성이 추락한 마당에 국내외 금융시장에도 하나 둘 비상등이 켜지면, 기업으로선 캐시플로를 꼼꼼히 챙기면서 현금 확보에 총력을 기
한때 북미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자랑하던 업무용 스마트폰의 최강자 블랙베리(옛 리서치인모션)가 결국 매각될 처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쓰던 스마트폰으로 유명세를 탄 이 회사는 최근 긴급 이사회에서 경영난 극복을 위해 매각은 물론 합작사 설립,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시장 점유율이 계속 하락하는 가운데 새로 내놓은 야심작 ‘블랙베리 Z10’도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며 독자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최근 북미 점유율이 3% 선으로 곤두박질쳤고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점유율은 0.1%에 불과하다. 서유럽에서도 5% 미만이다. 블랙베리의 실패엔 추락하는 기업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빠른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과오가 그대로 나타난다. 삼성전자, 애플 등과의 속도 경쟁에서 뒤처졌고, 시장 재편을 위한 경쟁 기업 등과의 전략적 제휴에 실패했으며 밀려드는 저가 스마트폰의 위협도 간과했다. 특히 스마트폰 운영체제(OS)시장을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가 양분하며 시장을 빠르게 키우는 상황에서도 블랙베리는 자사 OS의 우수성만을 고집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시사포인트1 경영 실적은 후행변수…사업 선행변수 항상 주시하라블랙베리의 추락은 속도 경쟁의 관점에서 전략적 민첩성의 중요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2007년 블랙베리의 몰락을 재촉한 아이폰이 처음 출시됐을 때 블랙베리 경영진은 새로운 경쟁의 서막을 애써 외면했다. < 최고경영자(CEO)였던 짐 발실리만 해도 “아이폰은 수많은 스마트폰 중 하나에 불과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수 없으며 터치스크린 방식은 불안
LG전자엔 있고 삼성전자엔 없는 것은? 참고로 현대자동차에도 있다. 바로 브랜드 슬로건이다.글로벌 시장을 향한 브랜드 경영을 강화하기로 한 LG전자가 신형 스마트폰 야심작 ‘G2’의 세계 발매를 앞두고 최근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 ‘잇츠 올 파서블(It’s All Possible)’을 내놨다. LG는 앞으로 해외의 모든 소비자 접점에 해당 슬로건을 사용할 계획이다. 기존 ‘라이프 이즈 굿(Life is Good)’의 하위 슬로건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지만 아직도 존재감이 미미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본격적인 부활을 꾀하려는 대대적인 마케팅 프로젝트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이 회사의 글로벌마케팅부문장인 김기완 부사장은 “소비자들이 단순히 뛰어난 제품을 만드는 업체가 아니라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제공하는 브랜드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장 선도의 발판이 될 수 있도록 브랜드 경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앞서 현대자동차는 2011년 글로벌 브랜드 경영을 선포한 뒤 ‘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 및 ‘Live Brilliant’ 슬로건과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반면 삼성전자는 2000년대 초반 이후 별도의 브랜드 슬로건 마케팅을 하지 않고 있다. 삼성 브랜드 자체가 이미 강력한 마케팅 도구로 자리잡은 만큼 하위 슬로건이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마케팅 분야의 석학인 케빈 켈러 미 다트머스대 교수는 최근 “삼성이 최고 브랜드가 된 것은 소비자가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브랜드컨설팅 회사 인터브랜드의 2012년 브랜드 순위 조사에서 삼성(Samsung)은 도요타와 벤츠, BMW를 제치고 9위에 올랐다. 참고로 브랜드
2011년 가을 갑자기 몰아닥친 ‘하얀 국물’ 라면 열풍은 절대 강자인 농심의 아성을 뒤흔들 태풍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큰 관심을 끌었다. 추격자인 삼양식품과 오뚜기, 팔도는 당시 시장 판도를 뒤바꿀 계기를 찾았다며 쾌재를 불렀다. 팔도가 꼬꼬면을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삼양식품이 나가사끼짬뽕, 오뚜기가 기스면을 연이어 선보이며 시장점유율을 높여갔다. 2등 삼양의 점유율은 10% 수준에서 16% 이상으로 수직 상승했고, 팔도 역시 꼬꼬면 판매에 힘입어 점유율이 13%까지 올랐다. 반면 농심은 점유율이 60% 아래로 추락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출렁이던 시장은 기대만큼 오래가지 않았다. 1년여 만에 하얀 국물 라면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삼양의 점유율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해 들어선 1등을 추격하기는커녕 3등 오뚜기에 2등 자리마저 뺏겼다. 라면 업계에선 ‘하얀 국물 라면이 예외적으로 나타난 트렌드인데도, 너무나 큰 열풍이 불다 보니 마케팅 전문가들조차 착각한 것’이라는 반성이 나왔다. 이 기간 농심은 공고한 시장지배력을 재확인했고, 오뚜기는 하얀 국물 라면에만 매달리지 않고 신제품 개발에 힘을 쏟아 2등 자리를 꿰찼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 코칭포인트 1 초경쟁 시장에선 제품별 경쟁우위 기간이 매우 짧다 1963년 국내 시장에 처음 선보인 라면은 50년 역사 이래 가장 치열한 초경쟁(hyper competition) 상황에 직면했다. 초경쟁이란 시장에 매년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특별한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는 경쟁 상황을 의미한다. 이 기간 동안 라면 시장은 경쟁 관점에서 볼 때 1980년대 중반 농심이 삼양식품을 제치고 1위로 등극한 이후 큰 변
2009년 삼성전자는 위기였다. 몰아치는 애플발 스마트폰 광풍에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웠다. 핵심인 모바일 사업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삼성은 구글과 손잡고 안드로이드폰 개발에 사활을 걸었다. 뛰어난 연구개발(R&D) 능력 및 제조기술, 마케팅 파워 등을 빠른 속도로 결합하며 승부수를 띄웠다.결국 삼성 스마트폰은 지난해 애플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섰다. R&D 능력과 제조기술, 마케팅 파워에 플러스알파가 작용한 결과다. 그 알파는 공급사슬관리(SCM·Supply Chain Management)가 꼽힌다. 제품력이 갖춰지자 SCM의 힘이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성공은 수요에 대한 반응, 즉 속도와 민첩성에 있다고 보도했다.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SCM 범위는 더 커지고, 영향력은 더 강해지고 있다.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고객과의 거리를 신속히 좁히며 재고를 없애 비용을 줄이는 모든 과정이 SCM과 연결되기 때문이다.삼성이 TV에서 소니를 제칠 때도 기술력과 품질, 디자인 경쟁력을 높이면서 혁신적인 SCM을 도입한 게 주효했다. 당시 삼성전자 부사장으로 TV사업을 이끌던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도입을 주도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도 SCM 전문가다. 그가 2007년 애플에 합류한 이후 가장 먼저 한 게 공급사슬 단순화였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 시사포인트1 도요타의 교훈… 최적 SCM이라도 빈틈을 살펴라성공하는 기업들엔 탁월한 SCM이 있다. 특히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제품을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만큼 균일하게 공급하는 역량은 경쟁력에 필수 요소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공히 비용 관점에서만 바라보던
롯데백화점은 오는 9월 쓰촨성 청두에 중국 4호 백화점인 청두환구센터점을 개장한다. 앞서 톈진에 2개, 산둥성 웨이하이에 1개 점포의 문을 연 롯데백화점은 중국 사업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사업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2008년 베이징에 첫발을 내디뎠으나 소비자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문을 열어 한동안 고생했다. 결국 왕푸징점을 매각해야 했다. 미국 이베이는 지난 5월 시우닷컴과 손잡고 중국 시장에 재진출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1위인 알리바바 등에 밀려 2006년 시장에서 철수한 지 7년 만이다. 이베이는 캘빈클라인, 코치 등 미국산 매스티지(대중 명품)에 대한 중국 중산층의 수요를 겨냥, 백화점보다 싸게 공급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영국 패션브랜드 폴스미스도 지난해 5월 상하이에 대형 매장을 다시 열고 재도전에 나섰다. 13억 중국 소비자를 향한 글로벌 기업의 구애가 이어지지만 여전히 희비가 엇갈린다. 국내 기업만 해도 이랜드, 오리온처럼 안착한 기업이 있는가 하면 이마트처럼 고전하는 곳도 적지 않다. 미국의 홈디포와 베스트바이, 독일 미디어막트 등 글로벌 소매업체들은 중국에서 줄줄이 철수했다. 중국에서 성공하는 기업과 실패하는 기업은 소비자 접근 및 제품 전략의 관점에서 무엇이 다른지 살펴봤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 코칭포인트1 중국은 너무나 큰 시장…소비자층을 세분화하라 중국은 누구나 인정하듯 세계의 시장이다.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며 시장 개방을 확대하자 앞다퉈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과 급성장한 로컬기업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뛰고 있지만 여건은 호락호
국내 맥주시장 1위는 오비맥주다. 1996년 7월 하이트진로에 왕좌를 내준 오비는 15년 만인 2011년 10월 전세를 역전시켰다. 1등이 2등으로 내려앉았다 다시 1등이 된, 또는 2등이 1등으로 올라섰다 다시 2등으로 밀린 오비맥주(옛 동양맥주)와 하이트진로(옛 조선맥주)의 스토리는 경영전략 및 마케팅 관점에서 매우 드라마틱한 사례다. 두 회사는 1990년대 이후 한치 양보 없는 마케팅 경쟁을 펼쳐왔다.1990년대 초반까지 부동의 1위였던 오비맥주는 1993년 지하 150m 천연 암반수 콘셉트의 ‘하이트’를 앞세운 하이트진로에 조금씩 밀리다 3년 뒤 결국 2등으로 처졌다. 하이트진로는 당시 회사명 조선맥주가 아니라 하이트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는 새로운 전략을 썼다.와신상담하던 오비맥주가 1등을 되찾는 과정에도 비슷한 점이 있다. 오비맥주는 2007년부터 오래되고 익숙한 ‘오비’가 아닌 젊은층이 선호하는 ‘카스’ 브랜드를 앞세웠다. 이 전략이 먹혀들자 ‘OB 골든라거’를 통해 오비 브랜드의 부활에도 눈을 돌렸다. 지금 카스와 OB 골든라거는 오비맥주 비상의 양 날개 역할을 하고 있다.하이트진로의 점유율 하락 요인으로는 우선 브랜드 노쇠화를 꼽을 수 있다. 게다가 2005년 소주업체 진로를 인수한 뒤 영업 및 마케팅 집중도가 약해진 면도 있다. 하이트 브랜드의 적절한 재활성화가 이뤄지지 못했고 맥스, 드라이피니시 등 후속 브랜드가 충분히 성장하지 못했다는 것이다.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 시사 포인트 1문제의 본질은 시장 점유율을 빼앗는 게 아니다오비와 하이트 간의 맥주 전쟁은 성숙 시장에서의 과점 경쟁으로 요약할 수 있다. 최근 오비가 선전하고 하이트가 부진에 빠진 것은
K9은 기아자동차의 최상위 모델로 지난해 5월 선보였다. 기아차는 개발 콘셉트부터 기존 오피러스와는 차원이 다른, 최고급 세단으로 설정했다. 또 벤츠와 BMW, 아우디 등을 직접적인 경쟁 상대로 삼았다. 전자식 변속레버, 주행모드 통합제어 시스템 등 안전과 편의를 위한 최첨단 기술을 총동원했고 피터 슈라이어 사장이 총괄한 디자인 역시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고급차의 품격을 살려냈다. K9에 대한 기아차의 기대와 자부심은 대단하다. ‘TO THE GREATEST-명차의 가치를 더하다’는 광고 카피는 자부심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준중형 K3, 중형 K5, 준대형 K7, 대형 고급 세단 K9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갖춰 시장점유율 확대와 함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아차는 기대해왔다. K9은 시장에 선보인 지 13개월 만인 지난달 내수판매 1만대를 돌파했다. 다만 월평균 판매가 800대 이하로 당초 기대엔 못 미친다는 평가다. 국내 고급 대형차 시장규모는 10만~11만대, 이 가운데 수입차가 6만대 이상이다. K9의 판매가는 기본형인 3.3ℓ 프레스티지가 5228만원, 3.8ℓ 이그제큐티브가 6600만원, 최상위 3.8ℓ 프레지던트가 8538만원이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 코칭 포인트 1 성공한 기존 브랜드의 유혹을 떨쳐내라 목표 측면에서 보자면 K9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K9 브랜드의 역할을 기아차 전반에 걸쳐 고려한다면, 조금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기아차 K시리즈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K9의 공헌이 있으며, 이런 공헌은 K9의 판매 수치가 아니라 K시리즈 전반에 반영돼 있을 것이다. 기아차가 이를 주효과로 염두에 둔다면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육지 근처 얕은 바다에서 주로 이뤄지던 해상 유전 개발이 점차 심해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국제유가가 뛰면서 심해 유전 개발도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대형 선박 형태의 시추설비가 필요했다. 1996년 미국의 석유 메이저인 코노코필립스는 삼성중공업에 1만피트(3000m)를 팔 수 있는 심해용 드릴십(drill ship·시추선)을 개발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심해용 드릴십을 제작하는 게 당시로선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삼성중공업은 드릴십을 만든 경험이 전혀 없었다.경영진이 고민을 거듭한 이유다. 그렇지만 유조선 등의 수주가 부진해 위기 타개를 위한 새 전략이 필요했다. 그 무렵 엔 약세를 등에 업은 일본의 경쟁력이 높아진 데다 국내 1, 2위 업체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설비를 늘리면서 3등 삼성중공업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졌다.리스크가 컸지만 결국 드릴십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 엔지니어들은 해상 엔지니어링 업체가 몰려 있던 미국 휴스턴에 1년 이상 머물며 드릴십 개발에 착수했다. 그리고 1년반 만인 1998년 삼성중공업의 첫 드릴십인 ‘딥 워터 패스파인더호’를 건조하는 데 성공했다.다른 조선사보다 10년 일찍 시작한 심해용 드릴십 건조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안겨줬다.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시장점유율 42% 수준으로 이 분야 세계 1위다. 1996년 이후 전 세계에서 발주된 드릴십 139척 중 59척을 수주할 만큼 이 분야의 강자로 발돋움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 경영 시사점 1 1등을 넘을 기회는 2등의 불리함에 있다후발기업은 역량이나 경험에서 선발기업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것이 통념이다. 앞선 연구개발(R&D)
고민은… LG전자가 2011년 2월 첫선을 보인 ‘트롬 스타일러’는 소비자들이 옷의 구김이나 냄새를 없애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한 의류관리기다. 거실이나 안방 어디에 설치해도 세련된 느낌이 나도록 디자인된 이 제품은 저녁에 옷을 걸어두면 냄새를 없애고 잔주름을 제거해준다. 또 살균, 건조기능이 있어 다음날 아침에 새옷처럼 입을 수 있도록 돕는다. LG 측은 김치냉장고가 새로운 시장을 연 것처럼, 스타일러가 또 하나의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생활가전 제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3월엔 중국 판매도 시작했다. LG는 중대형 아파트 거주자 및 맞벌이 부부 등 가정용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을 우선 진행하면서 고깃집을 비롯한 음식점과 골프장, 예식장 등을 대상으로 시장을 개척해왔다. 중국에서도 베이징 등 대도시 고급 백화점에서 판매하며 고소득층 소비자 유인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스타일러는 아직 새 시장을 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전자 측은 “올 들어 5월까지 스타일러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고 입소문이 나면서 추가 판매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지만 정확한 매출 자료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판매가는 보급형이 150만원, 고급형이 200만~210만원 선이다. 보루네오와 파세코 등도 비슷한 개념의 의류관리기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Biz&라이프는 트롬 스타일러로 새로운 시장을 열고자 하는 LG전자의 고민을 9명의 경영학 전공 자문위원과 함께 검토하고 대안을 찾아봤다.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 해결방안은… 고급스러운 편리성 더 강조해야 LG 스타일러는 P&G 탈취제인 페브리즈와
강덕수 STX 회장의 ‘샐러리맨 신화’가 기로에 섰다. 자금난 때문에 지주회사인 (주)STX를 비롯 STX조선해양, STX중공업 등이 자율협약을 신청하고는 금융회사들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협력사 연쇄 도산과 같은 경제적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 만큼 STX 계열사들의 자율협약 신청을 채권단이 받아들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렇게 되면 채권단 지원을 통해 자금 경색의 숨통이 트이겠지만, 강력한 구조조정 요구가 뒤따를 게 자명하다. 강 회장의 지배력 약화도 피하기 어려운 수순이다.강 회장은 동대문상고를 졸업하고 1973년 쌍용양회 평사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젊은 시절부터 타고난 성실성과 꼼꼼한 일처리 솜씨를 인정받았다. 쌍용그룹 기획조정실로 옮겨 재무와 기획 일을 주로 맡던 그는 20년 만인 1993년 쌍용중공업 이사로 승진했다. 2000년 말 회사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거쳐 외국계에 인수된 뒤엔 대표이사로 발탁됐다.밀려나는 ‘샐러리맨 성공신화’강 회장은 2001년 일생일대의 승부수를 던졌다. 전 재산 20억원을 들여 회사 지분을 인수해 사명을 STX로 바꾸고 오너 경영인으로 변신했다. 그의 나이 51세 때다. STX는 이후 공격적 인수·합병(M&A)을 거쳐 불과 10년 만에 재계 순위 12위의 기업집단(공기업 제외)으로 급성장했다.하지만 공격적 M&A 경영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 소용돌이 속에서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해운 업황은 곤두박질쳤고, 후방 산업이자 그룹의 핵심인 조선업도 동반 부진에 빠지는 불운이 찾아왔다. 결국 채권단에 기댈 수밖에 없게 됐다. 이 때문에 경기민감 업종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한 채권단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최고운영책임자·COO)이 스웨덴 발렌베리그룹을 이끄는 마르쿠스 발렌베리 스톡홀름엔실다은행(SEB) 회장 및 발렌베리가(家) 기업의 경영진 일행과 19일 저녁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에서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발렌베리가는 삼성이 한때 지배구조 등을 벤치 마킹하려던 곳이다. 재계에선 한국 사회에서 오너경영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 사장이 발렌베리 회장에게 경영활동 전반에 걸쳐 조언을 구했...
포스코가 16일 오전 주주총회 중간에 안건을 전격 취소하는 등 기업들이 4월 시행되는 개정 상법에 맞춰 도입하려던 ‘이사의 책임 경감’과 관련한 정관 개정이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일동제약이 이날 주총에 상정한 정관 개정안은 표 대결 끝에 부결됐다.▶관련 기사 보기앞서 대림산업과 풍산홀딩스, (주)풍산은 국민연금의 반대 의견을 감안해 정관개정안을 철회했다. 반면 한라건설은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정관을 개정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자동차 현대제철 현대중공업 효성 등의 주총에선 별다른 논란 없이 이사의 책임을 줄여주는 정관개정안이 통과됐다.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 주총은 순조롭게 시작됐으나 의장을 맡은 정준양 회장이 제2호 의안인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가결하기 위해 의사봉을 잡는 순간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했다. 일반 주주들이 이의를 제기하면서부터다.한 소액주주는 “정관 개정안 중 사채 발행 권한 대표이사 위임, 이사 책임 감경 등이 책임경영을 약화시키고 주주권한을 제한한다”고 주장하며 해당 항목의 삭제 및 변경을 위한 수정안을 요청했다. 다른 주주들도 목소리를 높여 “찬성합니다”라고 외쳤다. 정 회장은 곧바로 주총 진행을 중단하고 법률자문단 측에 법적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한 뒤 이사 책임 감경 등을 삭제한 수정안을 상정해 승인을 받았다. 정 회장은 주총 직후 기자와 만나 “당초 상법 개정안을 따라 정관을 일부 변경하려 했던 것”이라며 “언제든지 주주의 의견을 받아들여 원안을 수정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이어 “(이사 책임 감경을 둘러싼 논란 등) 사회적 여론과 분위기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이 올 4월 발효되는 개정 상법에 맞춰 이번 정기주총에 이사의 책임을 축소하는 정관 개정안을 상정했으나, 국민연금의 반대에 막혀 주총 직전 철회하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풍산홀딩스와 풍산은 16일 열리는 정기주총에 안건으로 상정했던 ‘이사의 책임 감경’과 관련한 정관 변경안을 자진 철회한다고 15일 공시했다. 이에 앞서 14일에는 대림산업이 같은 내용의 정관 개정안을 취소했다. 풍산 관계자는 “대림산업이 포기한 것을 보고 정관 개정 내용을 빼기로 했다”며 “국민연금이 모든 기업에 반대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풍산 등의 정관 변경안은 개정 상법 제400조 2항에 근거하고 있다. ‘고의 또는 중대 과실로 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관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회사에 대한 이사의 책임을 최근 1년간 이사 보수액의 6배(사외이사는 3배)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기존 상법에는 이사 책임의 감경 조항이 없어 무한 책임을 지우도록 돼 있었다. 국회와 정부는 지난해 입법 과정에서 “유능한 경영진을 쉽게 영입해 보다 적극적으로 경영할 수 있도록 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국민연금의 반대는 이 같은 법 개정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법무부 상법개정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했던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과실 우려 때문에 경영자들이 소극적으로 경영에 임하는 것을 막고 보다 과감한 경영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신설된 조항이 국민연금의 반대로 유명무실해졌다”고 지적했다. 대림산업과 풍산에 이어 이사 책임 축소 정관
삼성그룹은 사무직 350명과 기술직 100명, 소프트웨어직 150명 등 모두 600명의 고졸 사원을 처음으로 공개채용한다고 14일 발표했다. 삼성은 19일부터 그룹 채용홈페이지(www.samsungcareers.com)를 통해 입사지원서를 접수한 뒤 난이도를 다소 낮춘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와 면접, 건강검진을 거쳐 5월 초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학교장 추천과 면접을 통해 뽑는 생산·제조직 고졸사원 8400명과는 별도로 진행되...
삼성그룹의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전 세계 47개국에서 700명의 외국인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삼성은 13일 상반기 3급 신입사원 공채에 모두 5만명이 지원, 11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가운데 외국인 지원자도 역대 최대인 7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올해 외국인 지원자 수는 3년 전인 2009년의 130명에 비해 5배 이상 늘었다. 그룹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많은 계열사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외국인 입사 희망자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삼성에 입사하려는 외국인 지원자는 2009년 15개국 130명에서 2010년 32개국 400명, 2011년 42개국 500명 등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역별 분포는 아시아 22개국, 유럽 11개국, 미주와 아프리카 각각 6개국, 대양주 2개국 등이다. 국가별로는 중국 국적 지원자가 200명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과 캐나다가 각각 100명으로 뒤를 이었다. 예멘, 네팔, 나이지리아, 수단, 우간다,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등 저개발국 지원자도 많았다.삼성에 따르면 우간다 출신의 한 지원자는 “삼성에서 혁신과 성취를 이룩해 정상의 위치에 도전하고 싶고 아프리카 정부와 삼성 간의 프로젝트 협력에 기여하고 싶다”고 지원 이유를 밝혔다. 투르크매니스탄 출신 지원자는 “한국 본사에서 기술과 전략을 익혀 삼성이 독립국가연합(CIS)과 유럽 시장에서 최고 브랜드가 되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고 포부를 적었다.외국인 외에 해외유학생 출신 지원자도 사상 최대인 33개국 3000명에 달했다. 최종 출신학교 소재지 기준으로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출신이 전체의 6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아시아 12개국 비중이 17%, 유럽 15개국 9%, 호주 등 대양주 2개국 9%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요니 뭉크함마르 스웨덴 집권 보수당(Moderate Party) 의원은 “스웨덴은 밖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더 이상 사회주의적 복지사회가 아니다”며 “복지 천국이라는 인식이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뭉크함마르 의원은 5일 시장경제연구기관인 자유기업원 초청 특별강연 및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 스웨덴은 오히려 자유경쟁 시장을 고수하면서 전체적인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컨설팅사인 뭉크함마르어드바이저리 대표이기도...
요니 뭉크함마르 스웨덴 집권 보수당 의원(사진)은 5일 “스웨덴은 중소기업, 골목상권을 보호하는 어떤 규제도 갖고 있지 않다”며 “경쟁을 막으면 그만큼 비싼 돈을 주고 물건을 사야 하는 소비자들이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시장경제 연구기관인 자유기업원 초청 강연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뭉크함마르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스웨덴은 더 이상 사회주의적 복지사회가 아니라 자유경쟁을 통해 성장을 이루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뭉크함마르 의...
“스웨덴을 포함한 북유럽 국가들과 같은 경제성장을 위해선 노동시장을 보다 유연하게 하고 세금과 공공지출을 줄여야 하며 기업가 정신을 고취시켜야 합니다. 다른 조건이 일정할 때 공공지출이 10% 증가하면 경제성장은 0.5% 줄어든다는 연구도 있습니다.”요니 뭉크함마르 스웨덴 보수당 의원은 자유기업원 초청으로 열린 ‘스웨덴 복지모델의 허와 실’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주장했다.그는 스웨덴의 성장과 번영은 1800년대 후반 경제적 자유가 보장되면서부터 시작됐다고 했다. 하지만 사회주의 노선을 택한 뒤 세금과 정부 규제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네 번째로 부유했던 스웨덴은 1990년대 초반 17위까지 추락했다고 소개했다. 20년 동안 실질임금은 전혀 오르지 않는 가운데 사회 전체에 걸쳐 스태그플레이션이 만연했다고 그는 전했다.뭉크함마르 의원은 스웨덴은 결국 1980년대 후반부터 잘못된 사회주의 노선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유시장 개혁을 추진하면서 다시 풍요롭고 성공한 나라로 재탄생하는 계기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산업 에서 규제 완화 및 폐지가 이뤄지면서 스웨덴에선 이제 ‘큰 정부’는 옛말이 됐다고 말했다.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의 장남 이맹희 씨(81·사진)가 동생 이건희 삼성 회장(70)을 상대로 거액의 상속 주식 반환 청구소송을 냈다. 14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이씨는 “이병철 회장이 생전에 제3자 명의로 신탁한 재산을 이건희 회장이 다른 상속인에게 알리지 않고 단독 명의로 변경한 만큼 상속분에 맞게 주식을 넘겨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씨가 반환을 요구한 재산은 삼성생명 주식 824만여주와 삼성전자 주식 20주 및 이익배당금 ...
국내 대기업들이 말 그대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안에선 정치권의 대기업 때리기가 극성인 가운데 밖에선 한국 기업과 상품을 겨냥한 덤핑 제소와 특허침해 소송이 날로 증가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현대·기아자동차, LG전자, 현대중공업,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글로벌 시장을 질주해온 한국 대표 기업들은 각국 정부와 경쟁 기업들의 잇단 견제로 곤욕을 치르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세계시장 곳곳에서 애플과 한치의 양보없는 특허다툼을 벌이는 와중에...
LS네트웍스가 자전거 소매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대신 자전거 사업의 방향을 일반 소비자용 전기자전거 생산·판매로 전환한다. LS네트웍스는 9일 “중소 자영업자와의 상생 및 동반성장을 위해 소매업에 진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LS가 자전거 가맹점 사업에 진출하기로 한 뒤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또다른 사례로 비판받자 소매업 포기를 선언했다. LS네트웍스는 현재 운영 중인 14개 '바이클로' 직영점은 해외 바이어와 소매상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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