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뮌헨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강원 평창이 마지막까지 두려워한 것은 뮌헨유치위원회를 이끈 독일의 피겨 전설 카타리나 비트도,축구 영웅 베켄바워도 아니었다. 유력한 차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 겸 수석부위원장(58)이었다. 그는 앞선 두 번의 도전에서 평창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동지였다. 이번 유치전에서 바흐 위원은 평창과 맞서 싸우는 상대편 장수가 됐다. 득표력은 차치하고,그는 이건희 회장을 정점으로 삼성 네트워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평창의 득표 전략을 잘 아는 무서운 적이었다. ◆동지에서 적으로 바뀐 바흐바흐 위원이 막강한 IOC 내 영향력을 토대로 삼성의 직 · 간접적인 유치전 개입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경우 그 파장을 예측하기 힘들었다. IOC 윤리 문제로 비화돼 유치전이 이상한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었다. 이 회장조차도 IOC 위원 자격이 아닌 삼성 회장 타이틀로 다른 IOC 위원들을 만나는 게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행선지를 밝히지 않고 곧잘 해외출장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김순택 삼성 미래전략실장 부회장과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도 이 회장을 응원하기 위해 더반에 왔지만 언론에 언급되는 것을 꺼릴 수밖에 없었다. 바흐 위원 때문에 속앓이를 한 것은 이것 말고도 더 있다. 뮌헨 승리를 위해 차기 IOC 위원장 출마를 포기할 경우 주사위가 어디로 튈지 알 수 없었다. 평창유치위와 삼성 관계자는 "우리의 노력이나 열망과는 무관하게 바흐 위원이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의 키를 쥐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전했다. ◆
최선을 다했다. 주어진 시간 안에 모든 열정을 쏟아부었다. 온 국민이 하나가 돼 평창을 응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대표단이 6일(한국시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펼친 최종 프레젠테이션은 감동 그 자체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4분간 영어로 프레젠테이션을 했고 '피겨 요정' 김연아와 미국에 입양됐던 스키 선수 토비 도슨 등이 IOC 위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평창은 IOC 위원들에게 '꿈과 희망'이란 메시지를 던졌다. 이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는 지난 10년간 대한민국 정부의 최우선 과제였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분명히 밝힌다. 유치과정에서 대한민국이 한 모든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IOC와 올림픽이 우리나라에 남긴 유산에 대해 그 어느 누구보다 깊이 감사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올림픽을 통해 받은 것을 전 세계와 나누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수개월간 목이 갈라질 정도로 영어 발음 교정을 하는 등 혼신의 힘을 다한 이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 및 2차 핵안보정상회의 유치,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등에 이어 평창 유치를 사실상 마지막 외교적 '승부수'로 생각하고 '올인'했다. 피겨여왕 김연아는 선수로서 자신이 가진 꿈을 새로운 지역의 재능 있는 다른 선수들과 나눌 수 있도록 해달라고 IOC 위원들에게 호소했다. 김연아는 "나는 정부가 한국의 동계 스포츠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결과이며 살아있는 유산"이라며 자신의 꿈을 이룰 기회를 주고 다른 이들을 고취할 수 있도록 도와준 데 대해 '고맙다'고 말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IOC 위원들에게 호소했다. 도슨은 입양아로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던 자신의 경력
강원 평창이 마침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10년간 세 차례에 걸친 도전 끝에 얻은 결실이다.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 투표 결과 평창이 독일 뮌헨과 프랑스 안시를 따돌리고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됐다고 7일 0시18분(한국시간) 발표했다. 95명의 IOC 위원이 참가한 1차 투표에서 평창은 63표로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2차 결선 투표 없이 최종 개최지로 선정됐다.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던 뮌헨은 25표,프랑스 안시는 7표에 그쳐 평창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IOC 측은 "10년간 포기하지 않고 세 번째 유치전에 나선 평창의 진정성이 IOC 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고,유럽 및 북미 중심의 동계스포츠 저변을 아시아 · 아프리카로 넓히겠다는 비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은 동 · 하계 올림픽과 월드컵 축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세계 4대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개최하는 여섯 번째 나라가 됐다.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은 전 국민의 성원과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IOC 위원인 이건희 삼성 회장 등 기업인들의 몸을 사리지 않은 유치 활동에 힘입은 쾌거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더반에 도착한 뒤 6일 IOC 총회가 열릴 때까지 하루 10여명씩을 '맨투맨'으로 만나 설득했다. 총회장에선 직접 영어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지지를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평창 유치 발표 직후 "대한민국 국민의 승리입니다.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라고 소감을 발표했다. 이 회장과 조양호 평창유치위원장,박용성 대한체육회장 등 기업 총수들도 최전선에서 유치전을 이끌었다. 평창의 동계올림픽
평창의 영광 뒤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건희 삼성 회장,유치위원회를 이끈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대한체육회(KOC) 수장인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의 땀과 눈물이 숨어 있다. 이 회장은 평창 유치의 일등 공신이다. 평창유치위원회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이 회장이 일군 표밭 덕분"이라고 말할 만큼 공헌이 컸다. 1996년 IOC 위원에 선임된 후 차분히 IOC 내 영향력을 키운 이 회장은 동료 위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해외 출장을 밥먹듯이 했다. 작년 2월 밴쿠버동계올림픽부터 이번 더반 IOC 총회까지 1년 반 동안 170일을 해외에 체류하며 110명의 IOC 위원 대부분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세 번씩 만난 위원도 있다. 더반 IOC 총회 때도 개막 5일 전에 도착,조용히 위원들을 접촉하며 부동표를 챙겼다. 삼성에 따르면 저녁 약속을 했던 한 IOC 위원이 "다른 일정 때문에 약속을 지키기 어렵다"고 하자 "늦어도 좋다. 기다리겠다"고 답한 뒤 1시간30분 넘게 대기해 만나기도 했다. IOC 위원과의 식사 자리엔 언제나 해당 위원의 이름을 새긴 냅킨을 비치할 만큼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평창 유치가 결정되자 이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정부와 체육계,국민 모두의 열망이 뭉친 결과"라고 공을 돌린 뒤 "올림픽이 잘 준비될 수 있도록 계속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2009년 9월부터 평창유치위를 이끌어온 조 회장의 역할도 컸다. 안살림을 꼼꼼히 챙기면서도 각국을 돌며 지지를 호소한 조 회장은 "유치위에 발을 들여놓은 후 대략 지구를 13바퀴쯤 돈 것 같다"고 술회했다. 그는 밴쿠버동계올림픽,로잔 테크니컬 브리핑,런던 스포츠어코드 등 IOC 위원들이 모이는 굵직한 국제 스포츠행사엔 어
"평창!"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발표하자 100여명의 평창 유치위 대표단은 "와!" 하는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 얼싸안았다. 야외에 마련된 대형 전광판 앞에서 단체 응원전을 펼치던 400여명의 평창 서포터스도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지난 10년의 외길 도전이 드디어 열매를 맺는 순간이었다. ◆국민이 하나 돼 이뤄냈다평창의 이번 승리는 온 국민이 하나가 돼 일군 것이어서 더 감동적이었다. 강원도 주민 400여명이 더반까지 날아와 응원전을 펼칠 정도로 동계올림픽을 향한 염원은 뜨거웠다. 정부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장 건설과 교통 인프라 조성,해외 공관을 통한 정보 수집,재계 주요 인사와 고위 전략회의 등을 열며 유치활동에 전력을 기울였다. 지난 5월 말엔 평창이 앞서간다는 설익은 예측에 "아직 1등이 아니다"며 신중한 행보를 강조하면서 돌다리도 두들겨보는 자세를 보였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IOC의 여론조사 결과 평창은 주민 지지도 93%로 뮌헨(60%)과 안시(51%)를 압도했다. ◆10년간 철저한 준비…진정성으로 승부평창은 두 번의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더 철저하게 준비한 결과 유치전에서 웃을 수 있었다. 경기장은 절반 이상을 이미 건설해놓았고,선수들과 취재진이 모든 경기장을 30분 안에 찾아갈 수 있도록 교통망을 설계해 놓은 것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10년 올림픽을 준비하며 IOC 위원들에게 약속했던 '드림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동계스포츠를 접하기 어려운 47개국 947명의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준 것도 큰 점수를 받았다. 드림 프로그램의 수혜자인 타마라 제이
이명박 대통령은 4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이틀째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지원 활동을 진두지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더반의 국제컨벤션센터에서 프레젠테이션 최종 리허설에 나섰다. 3일 내부 전략회의와 1차 프레젠테이션 리허설을 가진 데 이은 것으로 평창 유치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내부 전략회의와 프레젠테이션의 구체적은 내용은 비밀에 부쳤으나 하루 24시간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컨설턴트 지도까지 받아 이 대...
'결전의 날'이 밝았다. 10년에 걸쳐 세 번째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평창의 대장정이 7일(이하 한국시간) 0시 남아프리카공화국 남동쪽 끝에 자리잡은 항구도시 더반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투표에서 판가름난다. 지금까지 분위기는 좋다. AP와 로이터 등 외신들도 평창을 '선두주자(favorite)'로,독일 뮌헨은 '강력한 도전자(closest challenger)'로 표현하며 평창의 유치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싣고 있다. 프랑스 안시는 '아웃사이더(outsider)'로 분류하고 있다. 투표는 6일 밤 10시35분에 시작된다. 안시가 1차 투표에서 어느 정도 표를 얻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안시가 획득한 표가 너무 적어 평창과 뮌헨의 2파전이 되면 2차 투표까지 갈 수 있다. 평창 유치위 관계자는 "지난 두 번의 도전에서 평창은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고서도 2차 투표에서 고배를 마셨다"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만약 2차 투표에 간다면 표를 흡수하기 위한 필승 전략도 준비했다"고 말했다. 2차 투표까지 갈 경우 안시를 지지한 표의 향방에 따라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 프레젠테이션은 6일 오후 7시5분부터 펼쳐진다. IOC 총회장에서 열릴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최종 리허설까지 마친 평창 유치단은 마지막 순간까지 부동표를 흡수하고 우호적인 여론 조성을 위한 전략을 짜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박용성 대한체육회장,문대성 IOC 위원,한국계 미국 스키선수 출신의 토비 도슨 등 프레젠테이션 참가자들은 5일에도 개별적으로 짬을 내 발음과 제스처,시선 처리 등을 연습했다. 대표단은 이어 6일 새벽(현지시간 5일 밤) 더반 플레이하우스에서 열린 IOC 총회 오프닝 리셉션에 참석했다. 프레젠테이션
이명박 대통령과 이건희 삼성 회장,조양호 한진 회장,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등 정부와 재계 인사들이 세 번째 도전하는 강원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을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남동쪽 끝 항구도시 더반에서 총력 지원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등과 함께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이 이뤄지는 더반에 3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도착했다. 전날 오후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 회장과 평창유치위원장인 조 회장,대한체육회(KOC) 회장인 박 회장 등이 도착해 짐을 풀었다. ◆'더반' 승리 위해 힘 모은 정부와 재계IOC는 6일 밤 강원 평창과 독일 뮌헨,프랑스 안시 등 3개 후보 도시의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이 끝나는 대로 투표에 들어가 밤 12시께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발표한다. 평창유치단 측은 "안팎에서 조금 앞서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뚜껑이 열릴 때까지는 낙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7일 오전까지 더반에 머물며 평창의 유치활동 지원에 주력할 예정이다. 각국 IOC 위원들을 상대로 직접 프레젠테이션에 나서는 이 대통령은 3일 오후 고위 전략회의를 갖고 "하나 하나 철저히 점검하고 끝까지 실수가 없어야 한다"며 "지성이면 감천이다. 하늘을 움직이자"고 관계자들을 독려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에서 남아공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목이 아프도록 프레젠테이션 연습을 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더반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리허설에 참석해 늦게까지 유치단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국제 스포츠계에서 영향력이 큰 이건희 회장은 동료 IOC 위원 등을 상대로 세 번째 도전하는 평창의 동계
300호 특집 Cover Story 여당,야당을 가릴 것 없이 정치권의 '대기업 때리기'가 한창이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SK와 같은 대기업을 압박하기만 하면 곧바로 서민 삶이 개선되고 공정사회와 동반성장이 이뤄질 것처럼 대기업 비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치권은 법인세율을 낮춰주겠다는 당초 방침을 철회하고 대기업의 사업 참여를 제한하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최근엔 대기업들이 동반성장에 미온적인 이유를 직접 따지겠다며 전경련 회장 등의 국회 출석을 요구하기도 했다. 세계가 국경 없는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는 지금 정치권의 이 같은 대기업 때리기는 다른 나라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글로벌 경쟁에서 기업들이 살아남아 지속 성장해야 나라가 발전하는 까닭에 오히려 기업 지원에 열성이다. 투자 유치를 위해 공장부지를 공짜로 제공하고 세금을 깎아주며,고용인력에 대한 인건비까지 일부 보조하는 경우도 흔하다. 21세기 한 나라의 국력은 군함과 전투기 숫자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의 수로 판가름난다. 때문에 각국 정부와 정치권이 기업 지원에 총력을 다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기업이 크지 못하는 나라는 결코 번영을 누릴 수도,복지정책을 지속할 수도 없다. 북유럽의 작은 나라 핀란드가 세계가 주목하는 강소국(强小國)으로 등장한 것은 정보기술(IT)업체인 노키아의 성장과 궤도를 같이한다. 노키아는 수 년 전만 해도 핀란드 수출의 25%,연구 · 개발의 35%,법인세 징세액의 22%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컸다. 하지만 최근 애플 아이폰에 밀려 노키아가 휘청거리면서 핀란드 국민 수만 명이 실업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 일본의 간판 전자
삼성전자가 카메라 사업을 담당하는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에 한명섭 삼성전자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부문 담당 전무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1일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 선임 등을 포함한 인사를 발표한다. 이번 인사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경영진단(감사)팀으로 자리를 옮긴 정현호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 부사장과 삼성전자 인사팀장이었던 정금용 전무가 최근 그룹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으로 옮긴 데 따른 '교체성' 이동이다. 한 전무는 삼...
IBM이 지난 6월16일 100살 생일을 맞았다. 30년을 버티기 쉽지 않다는 글로벌 기업 생태계에서 숱한 위기를 헤치며 한세기 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미국 뉴욕 아몽크에 본사를 둔 IBM은 세계 170개국에서 40만명 이상의 직원이 일하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 999억달러(110조원)에 영업이익 148억달러(16조원)를 거둘 만큼 승승장구 중이다. 창업 122년을 맞은 프랑스 타이어 기업 미쉐린 역시 대표적 장수기업으로 꼽힌다. 브랜드 이미지와 품질,수익성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모든 기업은 제2,제3의 IBM과 미쉐린이 되고자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미국 경제잡지 포천에 따르면 1955년 '포천 500대 기업'에 들었던 회사 가운데 1994년에도 그 자리를 지킨 곳은 160개(32%)에 불과했다. 무려 340개(68%) 기업은 리스트에서 사라졌다. 아예 망했거나 살아남았더라도 퇴조했다는 얘기다. 국내 상장사의 평균 연령도 대략 35년에 불과하다. 80년 이상 장수 기업은 5개밖에 안된다. IBM과 미쉐린이 100년 넘게 승승장구하는 비결은 뭘까. ◆장수하려면'청년 스피드'유지하라김창봉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성장 기업들의 공통적 특징 가운데 하나는 신생 기업 못지않은 스피드"라며 '속도'에 답이 있다고 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소니를 제치고 글로벌 정상으로 올라선 과정을 들여다보면 빠른 의사결정과 한발 앞선 제품이 큰 역할을 했다"며 "글로벌 장수 기업들도 마찬가지"라고 평했다. 예기치 않은 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실행력이 IBM을 숱한 위기에서 구하며 승승장구하도록 한 주요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서 말하는 스피드는 적절한 투자와 사업 철수 판단,효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 21일 "(조직 쇄신이)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릴지 해봐야 한다"고 했다. "계속 꾸준히 해 나가야 한다"는 말도 했다.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과 인사지원팀장 등 그룹 컨트롤타워의 핵심 보직 두 자리를 동시에 바꾼 지난 15일 일본으로 떠났던 그가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한 얘기다. 쇄신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삼성테크윈 임직원 비리에서 촉발된 조직쇄신 한파가 어디까지 갈지 삼성 임직원들은 숨죽인 채 지켜보고 있다. 그 사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감사팀장이 직급을 높여 새로 임명됐고,그룹 경영진단팀과 함께 계열사 감사팀 인력 보강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계열사를 포함한 전체 감사인력을 100명가량 더 충원해 500~6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 회장의 쇄신 드라이브가 어디로까지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삼성 임직원들뿐만이 아니다. 그가 그룹 전반에 걸쳐 강력한 '쇄신'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데는 고도의 계산이 깔려 있을 것이라는 게 재계 사람들의 생각이다. 삼성이 먼저 치고나갔든,정부와 사전 교감이 있었든 정치적 의도를 얘기하는 사람도 있고,한때 그룹을 좌지우지했던 옛 경영 인맥을 솎아내며 승계 기반을 다지는 과정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삼성에선 펄쩍 뛴다. 느슨해진 조직 문화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 부정들이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고 생각한 이 회장이 '이대로는 안 된다'며 강도높은 조직 쇄신을 주문한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매주 두 번씩 출근하다보니 그룹 속사정을 더 자세히 알게 됐고,위기감이 커진 것이라는 얘기도 한다. 이 회장의 속내를 속속들이 읽기는 쉽지 않다. 삼성 수뇌부도 전후 사건과 맥락으로 의중을
삼성전자를 비롯한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업황 회복 기대에 먹구름이 끼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LG전자 등 대형 IT주들이 급락하자 코스피지수는 17일 2031.93으로 전날보다 14.70포인트(0.72%)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PC와 TV에 이어 휴대폰 업황도 예상보다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2만9000원(3.42%) 하락한 81만900...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과 인사지원팀장으로 전격 발탁된 삼성전자 정현호 디지털이미징사업부 부사장(51)과 정금용 인사팀 전무(49)에 대한 그룹 안팎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삼성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에서 경영진단(감사)과 인사라는 핵심 역할을 맡게 된 만큼 이들이 삼성 쇄신책의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영진단팀장을 맡은 정 부사장은 일처리가 차분하고 꼼꼼해서 직원들의 호감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덕수상고(현 덕수...
이건희 삼성 회장의 리더십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삼성테크윈 경영진단(감사)에서 소소한 부정과 비리가 다수 적발됐다는 보고를 받고 "삼성의 자랑이던 깨끗한 조직문화가 훼손됐다" "전 그룹 구성원들에게 부정을 저지르면 큰일난다는 생각을 심어줘야 한다"는 서릿발 같은 질책을 내놓자 국내외 28만여 삼성 임직원들은 초긴장 상태로 빠져들었다. 임직원들은 거래처 및 외부 인사와의 불요불급한 식사 · 골프 약속을 취소하고 서랍 속 업무 매뉴얼을 다시 꺼내 들었다. 원칙과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 속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업무 관행들에 잘못이 없는지를 되돌아보기 위해서다. 도덕적 재무장뿐 아니라 업무 자세가 타성에 젖지 않았는지도 점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존재 자체로 삼성 임직원들에게 외경심과 긴장을 주는 리더십을 갖고 있다. ◆의도가 담겨 있는 '3S' 리더십수없이 많은 리더십 연구의 바탕에는 '성공한 리더에게 요행이나 우연은 없다'는 명제가 깔려 있다. 그들의 모든 행동과 말의 이면에는 분명한 이유와 목적이 자리 잡고 있다는 얘기다. 그 어떤 성공한 리더도 요행을 기대하며 업무 계획이나 프로젝트를 짜지는 않는다는 것도 정설이다. 그렇다면 이 회장은 왜 삼성 조직에 충격파를 던졌을까. 재계에선 갖은 관측들이 떠돌지만 삼성 내부에서는 '이대로 가면 망한다'는 위기 의식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으로선 조직 내부의 위기가 오히려 더 큰 문제라는 인식 아래 1993년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 수준의 충격파를 던졌다는 해석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3월 경영에 복귀한 뒤 줄곧 "지금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10년 안에 대부분 사라질 것
한독약품 퍼시스 샘표식품 동아원 남영비비안 패션그룹형지 등 중견기업들이 13일 이례적으로 '기업 하기 힘들다'는 하소연을 쏟아냈다. 이들은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키웠더니,대기업과 똑같은 규제를 받고,중소기업 지원 혜택 160개만 사라졌다"며 "누가 중견기업을 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상공회의소 중견기업위원회 이희상 위원장(운산그룹 회장)과 위원들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견기업은 정책 지원의 사각지대에...
'먼지 쌓인 서랍 속 업무 매뉴얼부터 다시 꺼내라.'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한 직원은 10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그룹에 만연한 부정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서슬 퍼런 질책이 이어진 뒤 바뀐 사무실 표정을 이렇게 전했다. 그는 "관행적으로 넘어갔던 소소한 잘못이 더 이상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며 "외출 때 행선지 밝히기,점심식사 앞서 책상 치우기,프린터 사용 기록 남기기 등 업무 매뉴얼의 기본을 지키려는 분위기가 확...
"물어볼 것 있으면 물어보세요. " 이건희 삼성 회장은 작심한 듯했다. 9일 오전 8시께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함께 출근한 그는 서초동 삼성 사옥에서 기다리고 있던 수십명의 취재진에게 이례적으로 스스로 다가가 이같이 말했다. 전날 "그룹에 만연한 부정(不正)을 뿌리뽑아야 한다"고 김순택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을 통해 계열사 사장단을 호되게 질책한 그는 이날도 삼성 임직원들을 향해 서슬퍼런 발언들을 내놨다. 오창석 삼성테크윈 사장이 지휘...
삼성 미래전략실은 이건희 회장의 그룹 내 부정부패 척결 지시에 따라 감사조직 개편 등 후속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감사 인력 확충 등을 담은 쇄신 방안을 이달 안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팀장 이영호 전무) 인력을 20여명에서 30여명으로 늘리고 팀장 직급도 현재 전무급에서 부사장급으로 높일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감사 조직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소속을 경영지원실 산하에서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개편하고...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얼마 전 인턴 채용 공고를 내며 '인사 청탁자는 전형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문구를 명시했다. 쏟아져 들어오는 채용 청탁을 조금이라도 막아보자는 취지에서다. 그래도 힘깨나 쓰는 사람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올 상반기 대학생 인턴 채용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대기업과 금융회사들이 밀려드는 청탁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앞문' 정규직 공채보다 '뒷문' 인턴 경쟁이 더 뜨겁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돈다. 인턴 경력이 중요한 취업 스펙(학점 · 영어능력 · 자격증 등 채용 평가 요소)이 되면서 웬만한 기업들은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씩 이 같은 인턴 채용 전쟁을 치르고 있다. 대기업과 금융회사의 인턴 경쟁률은 20 대 1을 넘나든다. 인턴 근무 우수자를 정규 직원으로 채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도 '뒷문 청탁'과 낙하산이 난무하는 요인이다. 삼성전자와 현대 · 기아자동차,SK 등은 70% 정도의 인턴을 정규 직원으로 전환하고 있다.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 금융권에서는 20% 정도를 정식 직원으로 뽑는다. 청탁하는 쪽에서 "정식 채용도 아닌데…"라며 부담을 덜 느끼는 것도 인턴 채용 민원이 많은 이유다. 대기업 관계자는 "정규직 공채 때보다 인턴을 뽑을 때 오히려 부탁이 더 많이 들어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막무가내식 청탁이 특히 많다"며 "서류전형을 통과시켜 주더라도 필기시험에서 떨어지면 어쩔 수 없는데도 (상대편에서) '무시하냐'며 화를 내기도 한다"고 전했다. 인턴 전쟁의 부담은 대기업보다 금융회사나 공기업 쪽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상시 감독을 받는 업종 특성상 정부와 정치권 등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데다 고액 자산가 등 고객 민원도
[한경속보]이건희 삼성 회장이 삼성테크윈 경영진단 결과를 보고받은 뒤 그룹 내 부정을 뿌리뽑아야 한다며 강하게 질타했다.오창석 삼성테크윈 사장은 경영진단에서 임직원들의 비리가 적발된 데 대한 지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이 회장의 '부정' 척결 발언이 나온 뒤 그룹 전체가 초긴장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김순택 삼성 미래전략실 부회장은 8일 오전 열린 수요사장단회의에서 “최근 실시된 삼성테크윈 경영진단 결과를 보고받은 회장께서 '삼성의 자...
외부에서 보는 삼성의 이미지는 차가운 편이다. 세련되고 정교하지만 따스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의 내부 분위기는 의외로 부드럽고 정겹다. 구조조정이나 보직변경 인사를 할 때 칼로 무 자르듯 하는 경우도 없지 않았지만 그럴 때도 인간적인 배려를 할 때가 많았다. ◆당혹스런 신세대 직원들 그래서 이번 삼성테크윈 사태를 지켜본 임직원들은 무척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특히 과거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을 경험해보지 못한 신세대 직...
호암재단은 1일 오후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김황식 국무총리,이현재 재단이사장(전 국무총리),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귀남 법무부 장관,김도연 국가과학기술위원장 등 각계 인사 5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1년 호암상 시상식을 가졌다. 21회를 맞은 올해 수상자는 △과학상 하택집 미국 일리노이대교수(43) △공학상 토머스 리 미 스탠퍼드대 교수(52) △의학상 최명근 미 하버드대 교수(52) △예술상 정경화 바이올리니...
"인터넷의 모든 것이 선(線) 없이 이뤄지는,이른바 E-to-E(everything to everything) 커뮤니케이션이 무선통신의 미래가 될 것입니다. " 한인 2세로 무선통신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토머스 리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전기전자공학 · 52 · 사진)는 31일 기자와 만나 "고장난 냉장고가 스스로 트위터를 통해 서비스 센터와 접촉하는 메시지를 보낼 날도 머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스마트폰 하나로 어떤 종류의 데이...
흔들릴 것 같지 않던 마이크로소프트(MS) 제국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1980년대 이래 PC 운영체제(OS)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MS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 OS에서 구글과 애플에 밀리면서 입지가 위축되고 있다.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화살은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발머에게로 향하는 모습이다. 빌 게이츠 후계자로 2000년 1월 취임한 발머는 MS를 10년여간 이끌어 왔으나 미래를 보는 안목과 기술적 판단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퇴진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리더십 문제도 나온다. MS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발머 CEO의 경영 방식에 동의하는가'라는 설문조사에서 40%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화려해 보이는 CEO 자리에는 언제나 실패와 좌절의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성공 신화를 끝까지 유지한 채 은퇴하는 CEO는 소수에 불과하다. 왜 화려하게 CEO 자리를 꿰찼던 수많은 경영자들이 실패의 수렁에 빠지는 걸까. ◆추락하는 CEO…밀려나는 기업글로벌 기업에서 CEO 리스크는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기술과 시장 흐름이 급변하면서 CEO의 순간적인 판단 착오가 기업을 회복 불능의 나락으로 빠뜨리기도 한다. 휴대폰 강자 노키아는 전 CEO 올리 페카 칼라스부오가 스마트폰 대응에 실패하면서 추락했고 올 들어 CEO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지만 실지 회복이 쉽지 않다. 세계 2위 PC 업체인 에이서의 지안프랑코 란치 전 CEO도 지난 4월 태블릿PC 등으로 컴퓨터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에이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실적 하락과 주가 급락이 이어졌다. 아직 물러나지는 않았지만 가시방석에 앉은 내로라하는 글로벌 IT 기업의 CEO들도 부지기수다. HP의 레오 아포테
삼성이 27일 삼성전자가 맡고 있는 태양전지 사업을 삼성SDI에 넘기기로 결정한 것은 이건희 회장이 요구한 '스피드'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남보다 먼저 생각하고 앞서 움직여 새로운 사업,새로운 제품이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주문이었는데,태양전지 사업은 예상보다 더딘 모습을 보였고 결국 '사업 이관'이라는 특단의 조치가 나왔다는 얘기다. 사업 조정에는 그의 강한 의지가 담겼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 회장은 올...
장원기 삼성전자 LCD사업부 사장(사진)이 액티브 방식의 3D 디스플레이 패널을 들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필름패턴편광(FPR) 패널을 택한 LG와 양보 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그는 액티브 방식 패널의 시장 확대를 위해 세계 최대 TV 시장인 미국과 중국을 오가며 공격적 마케팅을 이끌고 있다. 장 사장은 17~1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세계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의 '디스플레이 위크 2011' 전시회에 새로운 개념의 액티브 셔터(...
청와대와 정부는 지난 17일 열린 '글로벌 이노베이션포럼 2011'에서 발표된 미국 중국 브라질 등의 경쟁력 강화 전략을 앞으로 각종 정책 입안 때 반영할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8일 "이른바 1980년대의 '네덜란드병'을 치유한 사례를 소개한 루드 루베르스 전 네덜란드 총리의 기조 연설을 비롯 주요국 대표들이 발표한 경쟁력 강화 전략은 새로운 경쟁력 제고 방안을 찾아야 하는 우리에게 좋은 아이디어를 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사진)은 이노베이션 포럼 축사를 통해 "지금은 정보화시대를 지나 다양한 기술과 산업 간 결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조와 융합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며 "기업은 물론 국가도 이런 미래 흐름에 대응하지 못하면 금방 후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백 실장은 "국가든 기업이든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한 혁신을 통해 창조적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페이스북,트위터는 말할 것도 없고 상품 출시 1년 만에 1000만명의 회원을 가진 국내 기업 '카카오'는 혁신의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백 실장은 "국내 기업들이 신기술 개발에 과감히 도전한 결과 2차 전지,태양에너지 분야에서 글로벌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며 "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한 기업규제 개혁에 힘을 쏟을 것" 이라고 말했다.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는 옛말이 있지만 사실 싸움 구경만큼 재미난 것도 흔치않다. 거물들의 싸움은 더욱 그렇다. 그래서 웬만하면 말리기보다는 구경꾼으로 남아 싸움을 즐기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3D(입체)TV 기술을 놓고 벌이는 다툼도 그런 경우다. 올초 "궤변을 늘어놓는다","사기를 친다"는 거친 표현이 등장할 만큼 두 회사의 싸움은 격렬했다. 상대방에 대한 직접적 비난을 자제키로 했다지만,다툼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두 회사는 심심찮게 자사 제품은 띄우고 상대방은 끌어내리는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왜 싸움을 벌이는 걸까. 3D TV와 3D 디스플레이 패널을 놓고 글로벌 시장 전역에서 치열하게 경쟁할 수밖에 없는 라이벌인 두 회사가 지금 벌이고 있는 싸움 속으로 들어가보자.싸움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알아둬야 할 것은 3D 영상을 구현하는 방식의 차이다. 삼성이 택한 셔터글라스(SG) 방식(또는 액티브 방식)은 반도체가 내장된 3D 안경이 TV와 신호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왼쪽과 오른쪽 영상을 따로 받아들이면서 입체영상을 보여준다. LG가 채용한 필름패턴편광(FPR) 방식은 영상이 TV 패널에 부착된 편광판(필름)을 통과하면서 좌우 영상이 분리돼 입체감을 낸다. ◆시장을 잡으려면 세(勢)를 불려라삼성전자는 지난달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 · 중 · 일 주요 TV 업체들과 중국 유통회사,디스플레이 조사기관 등을 초청해 '초고화질(풀HD) 3D 파트너스데이' 행사를 열었다. 행사엔 중국 TV 업체인 TCL 창훙 하이센스 하이얼 콩카는 물론 일본의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미쓰비시 샤프 등이 모두 참석했다. 목적은 최대한 많은 업체로 하여금 SG 방식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19위로 지난해 21위에서 두 계단 상승했다. 중국은 지난해와 같은 15위로,2007년 처음 한국을 추월한 뒤 꾸준히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기업가와 전문가 경쟁력에서 앞섰지만 정치인 및 관료,근로자 경쟁력,부존자원 요인에서 중국에 밀렸다. 일본은 종합경쟁력 순위가 23위로 지난해보다 한 계단 내려가며 인도(22위)에 추월당했다. 기업가와 전문가 경쟁력이 40위권에 머무른 탓에 전체 순위가 줄곧 하락세다. 반면 인도는 세계 최고의 근로자 경쟁력에 풍부한 부존자원,폭넓은 전문가 경쟁력을 기반으로 빠르게 국가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정책연구원(IPS)은 17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개막하는 '2011 글로벌 이노베이션 포럼'에 앞서 세계경쟁력위원회(GFCC)와 함께 진행한 2011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평가 대상 67개국 중 싱가포르와 미국이 지난해에 이어 나란히 국가경쟁력 1,2위에 올랐다. 3~5위는 캐나다와 스웨덴,홍콩이 차지했다. 도시국가를 제외한 아시아 주요 경쟁국 중에서는 중국이 15위로 가장 순위가 높았고 대만이 17위로 한국을 앞섰다. 세부 항목별로 한국은 시장의 질 등 수요조건(6위),전문가(12위),기업가(13위) 경쟁력에서는 상위권에 올랐으나 부존자원(52위),정치인 및 관료(40위),근로자(34위) 경쟁력이 뒤떨어졌다. 정치인 및 관료 경쟁력은 종합경쟁력 순위가 한국보다 낮은 인도에 뒤처졌다. 중국 역시 정치인 및 관료(18위),근로자(2위),부존자원(3위) 경쟁력에서 한국을 앞질렀다. 한국의 정치 · 관료 경쟁력은 2005년 조사에서 32위였으나 지난해 43위로 곤두박질쳤고 올해도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연구를 맡은 조동성
기자를 구독하려면
로그인하세요.
김수언 기자를 더 이상
구독하지 않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