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기업이 대형 진단검사 장비를 소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검체 전처리 기술을 개발했다. 글로벌 선두 기업들이 보유한 특허 영향을 받지 않고 정확도 높은 검사 결과를 낼 수 있어 보급형 현장진단기기(POCT) 시장을 여는 데 도움될 것으로 내다봤다.마상배 에이아이바이오틱스 대표는 31일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POCT '루킨'을 개발했다"며 "올해 안에 성능 검증을 마무리하고 내년 임상평가를 마친 뒤 2026년께 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커피머신처럼 모든 집에 진단기기를 갖춘 '가정용 진단 시대'를 여는 게 목표"라고 했다.한양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마 대표는 1993년부터 10여년 간 삼성전자 반도체공정 엔지니어로 근무하다가 바이오장비 분야에 발을 들였다. 국내 많은 진단 스타트업이 특정한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시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는 처음부터 장비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 반도체가 세계 1위로 도약하던 황금기를 겪으면서 국산 장비를 개발해 하드웨어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17년 창업 후 루킨의 초기 버전을 완성한 게 2020년께다. 이후 장비를 소형화하고 오류를 줄이기 위한 업그레이드 작업을 거치고 있다.감염병 등을 파악하는 데 쓰이는 분자진단(PCR)을 위해선 병원 등에서 환자 검체를 채취해 실험실로 보낸 뒤 후속 작업이 필요하다. 유전물질을 추출하고 시약에 처리해 PCR 장비로 온도를 올렸다 낮췄다 반복하면서 유전물질을 증폭시키는 단계를 거친다.마 대표는 기술개발 단계부터 하나의 장비로 검체 전처리부터 결과 도출까지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POCT
모더나는 다음달 1일자로 김상표 모더나코리아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한다고 31일 밝혔다.김 대표는 "한국은 모더나의 글로벌 경영전략에서 중요한 시장"이라며 "인류를 위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가능성 실현이라는 모더나의 미션을 한국에서 최대한 실천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최근까지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대표로 재직하는 등 20년 넘게 제약 업계에 근무하면서 경험과 실적을 쌓아왔다. 미국머크(MSD) 종양학 총괄 매니저, 사업부 이사 등을 지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됐다. 낮 동안 이어지는 불볕더위에 주변 사람들이 모두 힘든 시기를 보내는 데 나만 혼자 덥지 않다면 갑상선 기능이 떨어지지 않았는지 의심해봐야 한다. 조관훈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31일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들은 열과 에너지 생성에 꼭 필요한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해 추위를 많이 타고 땀이 잘 나지 않는 증상을 호소한다"고 했다. 갑상선은 인체에서 가장 큰 내분비기관이다. 무게는 10~15g, 목 앞 가운데 목젖 아래에 있는 이 기관은 기도 주위를 나비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다. 갑상선의 기본 역할은 갑상선호르몬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갑상선호르몬은 인체 기능을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신진대사를 조절한다. 심장을 뛰게 하고 장을 움직이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적정 체온을 유지하도록 한다.이런 갑상선에서 내보내는 호르몬이 정상보다 낮거나 결핍된 상태를 갑상선기능저하증이라고 한다. 이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국내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68만4529명이다. 2018년 56만97명보다 22.2% 늘었다.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5배가량 많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발병 원인에 따라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뉜다. 갑상선 기관 자체에 문제가 생겨 호르몬 분비가 줄면 일차성, 뇌하수체에서 갑상선 자극 호르몬이 덜 나와 발생하면 이차성이라고 부른다. 일차성이 95%를 차지한다. 이 중 70~80%는 만성 갑상선염인 하시모토 갑상선염 탓에 생긴다. 이 질환이 있으면 피로와 쇠약감을 호소한다. 추위를 많이 타고 식욕이 줄고 부종이나 체중 증가, 탈모, 근육
혈액에 떠다니는 암 신호를 분석해 대장암 진단에 활용하는 시대가 열렸다. 세계 1위 액체생검 기업 가던트헬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암 스크리닝 서비스 실드를 허가받으면서다. 대장암 표준검사에 대변·내시경에 이어 혈액 검사가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다. 액체생검 분야 새 이정표가던트헬스는 실드를 45세 이상 성인의 대장암 1차 검진에 쓸 수 있도록 FDA가 승인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미국에서 대장암 혈액 검사 제품이 정식 허가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암 조직을 떼어내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생체검사 대신 혈액으로 암 특성 등을 정밀 분석하는 액체생검 분야에 새 이정표가 마련됐다는 평가다.이번 허가 전에도 실드는 실험실 기반 검사 형태로 2022년 5월부터 미국에서 유통됐다. 하지만 환자가 895달러(약 124만원)에 이르는 비용을 모두 내야 해 활용도를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FDA 승인으로 미국 공보험인 메디케어는 물론 민간 보험사들이 건강보험 혜택을 줄 수 있게 됐다. 대니얼 청 하버드대 의대 매사추세츠종합병원 교수는 “혈액 기반 대장암 검진의 새 시대를 여는 큰 도약”이라고 평가했다.대장암은 조기 발견하면 완치율(5년 생존율)이 91%에 이른다. 다른 장기 등으로 전이된 환자는 이 비율이 14%로 뚝 떨어진다. 암 초기엔 특별한 증상이 없다. 검진을 통해 암 유무를 파악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암 사망률 절반 이하로 낮춘다”대변검사를 한 뒤 이상이 있으면 내시경 검사를 하는 게 대장암 조기 발견을 위한 표준검사다. 국내 수검률은 40%, 미국도 5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대변을 채취하는 게 불편한 데다 내시경 검사를 위해
영유아를 중심으로 수족구병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10년 새 가장 큰 규모다. 방역당국은 아이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어린이집 등원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했다.질병관리청은 이달 셋째주(14~20일) 외래 진료를 위해 국내 의료기관을 찾은 0~7세 영유아 1000명당 수족구병 의심환자가 78.5명이라고 29일 발표했다. 이전 최고 수준을 기록한 2019년 7월 14~20일의 77.6명을 넘었다.지난달 마지막주(23~29일) 영유아 외래 환자 1000명당 58.1명이던 수족구병 의심환자는 이달 첫주(6월 30일~7월 6일) 61.5명, 둘째주(7~13일) 66.2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이달 셋째주엔 7~18세 환자도 외래환자 1000명당 18.2명으로 증가세를 보였다.코로나19 팬데믹이 유행하는 동안 수족구병이 크게 번지지 않아 집단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를 중심으로 수족구병이 유행하고 있다고 질병청은 분석했다. 수족구병에 걸리면 초기 2~3일간 발열, 식욕 부진, 인후통, 무력감 등이 나타나다가 7~10일 안에 대부분 호전된다. 다만 38도 이상의 고열, 구토, 경련,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 등을 호소하면 중증 합병증을 의심하고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백신이 없어 예방을 위해선 위생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아이 기저귀를 처리한 뒤엔 손을 씻고 아이 배설물이 묻은 의류는 깨끗이 세탁해야 한다.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아이들이 공용으로 사용하는 장난감, 문 손잡이 등은 잘 소독해야 한다.이지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만성 척수손상 환자의 운동 기능 회복 등에 유도만능줄기세포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척수손상 환자 치료제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가톨릭대는 주지현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첨단세포치료사업단장팀이 최근 유도만능줄기세포 기술 기반 신경재생 치료제 개발에 관한 연구 결과를 잇따라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지난 4월 국제학술지(Stem Cell Research & Therapy)에 실린 첫 논문은 척수손상 동물 모델에 중간엽 줄기세포(MSCs)와 유도만능줄기세포 유래 운동신경전구세포를 단계적으로 병용이식하면 신경과 축삭재생에 도움된다는 내용을 담았다.올해 6월 발표한 두번째 논문에선 만성 척수손상 동물 모델을 활용해 뇌유래신경영양인자가 많이 발현된 MSC와 유도만능줄기세포 유래 운동신경전구세포를 조합해 병용이식하면 신경과 축삭재생에 도움된다는 것을 입증했다. 해당 연구는 가톨릭대 유도만능줄기세포 응용연구소, 입셀, 에스엘바이젠의 공동연구 결과다.척수에 외상 등을 입어 팔다리 운동, 감각, 자율신경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척수손상은 난치성 신경 질환이다. 여러 치료제 개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만족스러운 치료법은 개발되지 않았다.주 교수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줄기세포를 이식하는 방법으로 효과 검증에 나섰다. 신경이 손상되면 손상 부위에 급성 염증이 생기고 상처를 남기게 된다. 이런 상처조직이 신경 재생을 방해해 영구적으로 신경장애를 일으킨다고 알려졌다. 주 교수팀은 줄기세포 등을 활용해 신경상처조직이 생기는 것을 줄이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주 교수는 "
영유아를 중심으로 수족구병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10년 새 가장 큰 규모다. 방역당국은 아이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어린이집 등원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했다.질병관리청은 이달 세째주(14~20일) 외래 진료를 위해 국내 의료기관을 찾은 0~7세 영유아 1000명 당 수족구병 의심환자가 78.5명이라고 29일 발표했다. 이전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2019년 7월 14~20일 77.6명을 넘었다.지난달 마지막주(23~29일) 영유아 외래 환자 1000명 당 58.1명이었던 수족구병 의심환자는 이달 첫주(6월 30일~7월 6일) 61.5명, 둘째주(7~13명) 66.2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이달 세째주엔 7~18세 환자도 외래환자 1000명 당 18.2명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유행하는 동안 수족구병이 크게 번지지 않아 집단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를 중심으로 수족구병이 유행하고 있다고 질병청은 분석했다. 수족구병에 걸리면 초기 2~3일 간 발열, 식욕부진, 인후통, 무력감 등이 나타나다가 7~10일 안에 대부분 호전된다. 다만 38도 이상의 고열, 구토, 경련, 팔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 등을 호소하면 중증 합병증을 의심하고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백신이 없어 예방을 위해선 위생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아이 기저귀를 처리한 뒤엔 손을 씻고 아이 배설물이 묻은 의류는 깨끗이 세탁해야 한다.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아이들이 공용으로 사용하는 장난감, 문 손잡이 등은 잘 소독해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60대 여성 A씨는 병원 고혈압 검사에서 2기 고혈압에 해당하는 170·100mmHg가 나왔다. 평소 혈압이 높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병원만 가면 혈압이 높아졌다. 의료진은 이 환자에게 집에서 매일 혈압을 측정하고 혈압일지를 작성하라고 했다. 이를 통해 평균 125·80mmHg로 심각하진 않다는 진단을 받았다. 병원만 가면 혈압이 높아지는 사람들이 있다. 낯선 환경에 대한 불안감 탓에 혈압이 상승하는 '가성 고혈압'이다. 주형준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29일 "가정혈압측정은 고혈압 환자뿐 아니라 협심증, 심부전, 신장기능이 떨어진 환자들에게 필수"라며 "혈압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정확한 평소혈압을 파악해 적절한 의학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했다.고혈압은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으로 구분된다. 두 수치 조합에 따라 고혈압 단계가 결정된다. 수축기 혈압 120mmHg 미만, 이완기 혈압 80mmHg 미만을 정상으로 본다. 140·90mmHg 미만은 고혈압 전단계, 160·100mmHg 미만은 1기 고혈압, 그 이상은 2기 고혈압이다. 가장 심각한 단계다.고혈압이 계속되면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을 비롯해 뇌졸중, 신부전 등 전신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평소 정상 혈압인 사람이 의료기관에서 측정할 때가 되면 일시적으로 혈압이 오르기도 한다. 긴장이나 스트레스 탓에 생기는 현상이다. 병원을 방문할 때만 혈압을 재면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기 어렵다. 가정혈압 측정이 중요한 이유다. 가정혈압은 집에서 혈압을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기록하는 것이다. 병원에서 1회성으로 측정하는 것과 달리 일상적인 혈압 변화를 더 정확하게 반영
미국 대표 연속혈당측정기(CGM) 회사로 꼽히는 덱스콤 주가가 40% 넘게 급락했다. 회사 측이 2분기 보고서를 통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다. 일각에선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약 사용이 늘면 CGM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왔다.28일 업계에 따르면 덱스콤은 지난 25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보고서를 통해 올해 매출 전망치를 40억~40억5000만달러로 조정했다. 앞서 1분기에 예상했던 42억~43억5000만달러보다 낮춘 것이다. 매출 전망을 줄인 이유에 대해서 회사 측은 영업 인력을 늘리지 않으면서 신규 환자 유입 규모가 줄어드는 데다 환자 당 매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케빈 세이어 최고경영자(CEO)는 "올초 처방전 없는 사람도 쓸 수 있는 웨어러블 혈당측정기 '스텔로'를 출시한 뒤 영업팀을 재편했다"며 "연속혈당측정기 'G7' 환급 규모가 예상보다 늘어난 것도 원인"이라고 했다.신제품인 G7이 출시되면서 판매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할인 혜택을 확대한 게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줬다는 의미다. 덱스콤은 G7의 환급 규모가 이전 제품인 G6보다 2~3배 정도 빠르게 늘었다고 평가했다. 신규 환자가 제품을 쉽게 선택하는 데엔 도움이 되지만 3분기까지 실적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소식이 전해진 뒤 26일 덱스콤 주가는 40.7% 급락했다. 하루 만에 이 회사 시가총액이 170억달러(약 23조5500억원) 넘게 사라졌다고 CNBC는 보도했다.미국 주식시장에선 GLP-1 비만약 활용이 늘면서 2형 당뇨병 환자 등이 줄면 CGM 수요도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재러드 홀츠 미즈호 애널리스트는 "추후 덱스콤의 사업이 GLP-1
'걸리면 죽는 병'.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증에 대한 대표적 편견이다. 에이즈로 세상을 떠난 그룹 퀸의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HIV에 감염되던 1980년대만 해도 이 질환은 극복 불가능한 병이었다. 하지만 의학기술이 발전해 이젠 평생 약을 먹으면서 만성질환처럼 관리하는 시대가 됐다.최근 HIV 치료에 또다른 전환점이 될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독일 베를린에서 세포 이식 치료를 받은 HIV 환자가 완치하면서다. 에이즈 증상이 1981년 처음 보고된 뒤 40여년 간 완치 사례는 이 환자를 포함해 일곱명 뿐이다. 3900만명 중 일곱번째 완치 사례 보고27일 의료계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대 부속 샤리테병원 연구팀은 지난 24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에이즈컨퍼런스를 통해 HIV 완치 사례를 보고했다. 세계 HIV 감염자 3900만여명 중 완치단계로 기록된 일곱번째 환자다.'베를린 환자'로 보고된 60세 환자는 2009년 HIV 진단을 받았다. 2015년 이 환자가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까지 진단 받자 의료진은 혈액을 만드는 줄기세포인 조혈모세포 이식을 결정했다.HIV는 면역세포 표면에 있는 특정 수용체(CCR5)를 활용해 침투한다. 이렇게 많은 면역세포를 감염시켜 제 기능을 못하도록 한다.HIV가 활용하는 CCR에 델타-32 결손 돌연변이가 있으면 HIV는 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세포에 HIV 유전자를 복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HIV 감염에 대해서도 면역이 생긴다. CCR 델타-32 돌연변이를 한쌍 보유한 기증자의 조혈모세포를 환자에게 이식하면 암과 HIV를 함께 치료할 수 있다는 의미다.이런 방식의 첫 완치 사례가 의학계에 정식으로 보고된 것은 2009년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을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다시 늘고 있다. 해외에서 유행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바이러스(KP.3)가 국내로도 번지면서다. 아이들을 중심으로 백일해, 마이코플라스마 등 호흡기 감염병까지 늘자 방역당국이 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했다.질병관리청은 최근 4주간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3.5배 증가했다고 26일 발표했다. 6월 넷째주(24~30일) 63명이던 국내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지난주(7월 15~21일) 225명까지 증가했다. 올 들어 코로나19로 입원한 사람은 1만1069명이다. 65세 이상이 64.9%로 가장 많았고 50~64세가 18.5%로 뒤를 이었다.이달 들어 오미크론 하위 변이 중 하나인 KP.3가 우세종이 됐다. 이 변이의 국내 감염자는 지난달보다 27.8%포인트 늘어난 39.8%다. 올해 2월 미국에서 확인된 이 변이는 아직 전파력과 중증도가 급격히 높아졌다는 보고는 없다. 한국보다 먼저 유행한 미국 영국 일본에서도 방역 시스템은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질병청은 설명했다.발작성 기침을 하는 백일해 유행도 꺾이지 않고 있다. 올 들어 1만3545명의 환자가 신고됐다. 7~19세 소아청소년이 92.5%를 차지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환자도 지난주 738명 보고됐다. 7~12세 환자가 51.6%, 1~6세가 27%다.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유행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새 백신을 도입해 10월에 2024~2025년도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손 씻기, 실내 환기 등에 신경 쓰고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마스크를 써달라”고 당부했다.이지현 기자
나이가 들면 잠이 준다고 한다. 누구나 쉽게 하는 말이지만 결론은 사실과 다르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노인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9시간 정도다. 성인들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이 7~7.5시간인 것을 고려하면 오히려 긴 편이다. 다만 노인들이 하루 평균 1시간20분 정도 낮잠을 잔다는 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밤 수면 시간은 성인 평균과 크게 다르지 않다.다만 노인들은 수면의 질이 떨어져 잠이 줄었다고 느낄 가능성이 높다. 최윤호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26일 "잠을 3~4시간만 자도 숙면을 취해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다면 병이 아니다"라며 "반면 8~9시간 자는데도 개운하지 않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피곤하고 낮 시간에 졸리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면 수면장애일 수 있다"고 했다. 노년기 수면 질이 떨어지는 수면장애가 흔하다는 것이다.수면장애는 건강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충분히 잠을 자도 낮 동안 잘 깨어 있지 못하고 졸림을 호소하는 상태가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수면 리듬이 흐트러져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마찬가지다. 국내 65~84세 인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57.7%가 불면 증세를 호소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최 교수는 "사람은 인생의 3분의 1이나 되는 긴 시간 잠을 자면서 지내는데 이를 통해 몸과 정신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회복시키고 생체리듬을 유지하게 된다"며 "제대로 잠을 못자면 활력이 떨어지고 면역기능 저하를 호소할 수 있다"고 했다. 수면장애 탓에 만성질환 위험이 높아지기도 한다.노년기 수면장애 중 가장 흔한 것은 불면증과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다. 불면증은 잠들기 힘들거나 잠이 들어도 자주 깨는 것
국내 연구진이 빠른 시간 안에 패혈증 환자에게 쓸 최적의 항균제를 찾는 검사법을 개발했다. 2~3일 가량 걸리던 검사 시간을 13시간 이내로 단축할 수 있어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다.서울대병원은 박완범 감염내과 교수와 김택수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김인호 혈액종양내과 교수 가 권성훈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퀀타매트릭스와 함께 '초고속 항균제 감수성 검사(uRAST)'를 개발해 기존 방법보다 검사 시간을 평균 48시간 줄여주는 것을 입증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 패혈증은 병원균에 감염돼 전신 염증 반응이 생기는 질환이다. 매시간 사망률이 9%씩 빠르게 증가해 10명 중 2~5명은 숨을 거둔다. 최적의 항균제를 신속하게 처방받아야 하는데 이를 파악하는 항균제 감수성 검사가 오래 걸린다는 게 치료 한계로 꼽혔다.항균제 감수성 검사를 위해선 36~48시간 동안 사전 배양(혈액 배양+순수 배양)을 거쳐 충분한 수의 병원균을 확보해야 한다. 이후 24~36시간 동안 병원균 동정, 항균제 감수성 검사를 해 병원균을 종류를 파악하고 효과적인 항균제를 찾는다.사전 배양 초기 단계인 혈액 배양은 병원균의 성장 속도에 따라 최소 1일부터 최대 7일까지 걸린다. 이를 단축하는 게 중요한 숙제였다.연구팀이 개발한 'uRAST'는 혈액 배양 단계를 생략하고 합성나노입자를 투여해 혈액 속에서 병원균을 직접 분리하는 '초고속 항균제 감수성 검사' 기술이다.선천 면역물질로 코팅된 합성나노입자를 투입하면 병원균의 공통된 분자구조를 인식해 광범위한 종류의 병원균에 달라붙는다. 이후 자석으로 나노입자만 걸러내면 60분 안
담낭은 암이 생겨도 초기엔 증상이 없다. 진단이 늦어지는 환자가 많은 이유다. 담낭암 환자가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은 소화불량과 상복부, 오른쪽 늑골 아래 통증이다.김완준 고려대구로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25일 "소화불량이 생기면 대부분 먼저 위염을 의심해 치료를 시작한다"며 "장기간 위염 등 치료 후에도 증상 호전이 없다면 한번쯤은 담낭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했다.쓸개로도 불리는 담낭은 주머니처럼 생겼다. 담즙(쓸개즙)을 농축하고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은 소화에 도움을 준다. 담낭에 저장됐다가 식사를 하면 소화관으로 분비돼 지방과 지용성 비타민 소화를 돕는다.이런 기관에 암이 생기는 담낭암은 흔한 질환은 아니지만 5년 생존율이 5~10%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생존율이 낮다.담낭암의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담석이 담낭암의 주요한 위험 인자로 알려졌다. 3㎝ 이상으로 크기가 큰 담석, 생성 시기가 오래된 담석 등은 담낭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담낭 결석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보다 담낭암 발생 위험이 5~10배 정도 높다. 담석 유병률이 높은 나라는 담낭암 유병률도 높다.용종도 담낭암 원인으로 꼽힌다. 담낭용종 크기가 1㎝ 이상일 때, 용종 크기가 점차 커질 때, 용종과 함께 복통 증상이 있을 때, 담석이 동반될 때, 용종이 발견된 나이가 50세 이상일 때 담낭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담낭암은 70세를 전후해 환자가 급격히 증가한다. 이 나이 때엔 좀더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담낭암 환자에겐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담석이 있으면 반복적이고 심한 통증, 오른쪽 등으로 퍼지는
고려대 의료기술지주 자회사 휴스파인은 최근 풍림전자와 차세대 재활·헬스케어 연구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휴스파인의 척추 재활 임상연구 역량과 풍림전자의 소형가전 기획 및 사업화 노하우를 연계해 차세대 재활·헬스케어 신제품 서비스 개발과 시장진출을 위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을 목표로 정밀 헬스케어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임승혁 풍림전자 대표는 "고객들의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오세준 휴스파인 대표는 "일상생활 속에서 실질적으로 근골격계 솔루션이 될 수 있는 방안과 치료에 기여하는 혁신적 솔루션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레모넥스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소부장 전문기업으로 인증받았다고 25일 밝혔다. 산자부는 소부장 개발·제조 기업 중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 회사 하는 기업을 선정해 전문기업으로 인증하고 있다.레모넥스는 이번 바이오 소부장 전문기업 인증 외에 중소벤처기업부 K-예비유니콘 선정, 이노비즈 (INNO-BIZ) 인증, 산업통상자원부 국가 신기술 NET 인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수 기업연구소(ORC)' 지정 등을 받았다.디그레더볼-메신저리보핵산(mRNA) 플랫폼 기술의 우수성을 국제기구인 감염병예비혁신연합(CEPI)으로부터 인정받아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mRNA 백신과 siRNA 유전자치료제 임상 1상 시험에서 우수한 안전성과 내약성 결과를 확인하는 등 국내 mRNA 신약 개발을 이끌고 있다.원철희 레모넥스 대표는 "이번 바이오 소부장 전문기업 확인을 통해 국내 mRNA 백신, 항암백신, 유전자세포치료제 핵심 기술로 사용 가능한 디그레더볼 약물전달체 공급과 저변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올해 4월 발표한 바이오 소부장 기술개발 로드맵에 따르면 세계 매출 100대 의약품 중 바이오의약품 매출 비중은 2012년 38%에서 2020년 52%로 절반을 넘어섰다. 2026년엔 57%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글로벌 바이오 소부장 시장규모는 2022년 358억 달러에서 2029년 708억 달러로 연평균 10% 내외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원부자재의 92% 정도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 소부장 상위 5개 기업(미국 써모피셔·싸이티바, 독일 머크·싸토리우스 등)이 전체 시장의 75%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코로나19 팬데믹 직후 산업통상자원부는 후속조치로 mRNA 등 차세
방사성 물질이 암 세포만 찾아 터뜨리는 ‘꿈의 암 치료기’ 국산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가천대 길병원과 다원메닥스가 개발 중인 붕소중성자포획치료기(BNCT)의 초기 임상시험이 성공하면서다. 악성 뇌종양, 두경부암 환자 치료 근거를 쌓아 2026년께 국내 암 환자 치료에 활용하는 게 목표다.○“악성 뇌종양 치료 시대 연다”가천대 길병원은 다원메닥스와 함께 ‘A-BNCT’를 개발해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런 내용을 최근 폴란드에서 열린 세계 BNCT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붕소가 중성자와 만나면 핵분열 반응이 일어나 폭발적 에너지를 낸다. BNCT는 이를 활용했다. 환자에게 붕소를 주입해 암만 찾아가도록 한 뒤 인체에 무해할 정도로 적은 양의 중성자를 쏘면 방사선이 배출돼 암 세포를 죽이는 원리다.국내에선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과 두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교모세포종 치료에 쓰이는 방사선량이 60그레이(Gy·흡수선량) 정도지만 BNCT는 10그레이 정도로 같은 효과를 낸다. 암 주변부엔 세포 하나 정도 크기만 영향을 줘 정상세포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 여러 번 반복하는 다른 방사선 치료에 비해 BNCT는 한 번만 받으면 된다.임상시험을 책임지는 이기택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이론적으론 완벽한 방사선 치료”라며 “의료계에선 이보다 더 좋은 방사선 치료는 나올 수 없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일본에선 2020년 상용화BNCT 치료는 1961년 미국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대형 원자로에서만 원료를 얻을 수 있어 치료 활용은 제한적이었다. 중성자를 만드는 장치가 소형화되면서 치료 전환기를 맞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이모코그는 독일 지사인 코그테라 GmbH가 국제 정보보안 관리시스템 인증을 획득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에 인증받은 ISO·IEC 27001:2022는 국제 표준화 기구(ISO)가 제정한 정보보안 관리시스템(ISMS) 인증이다. 기업이 정보보안 관리 체계를 효과적으로 수립, 운영, 유지,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기준이다.이번 인증으로 이모코그는 정보자산을 보호하고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등 정보보안 위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독일 디지털 치료기기 급여체계(DiGA) 진입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모코그는 치매 예방부터 진단, 치료까지 전 주기에 걸친 디지털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경도인지장애 환자 대상 인지치료 소프트웨어 '코그테라'는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확증임상시험이 진행하고 있다.노유헌 이모코그 대표는 "CE MDR 마크 획득에 이어 ISO/IEC 27001:2022 인증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의 보안과 신뢰성을 고객들에게 입증했다"며 "앞으로도 정보 보호 관리와 개선을 통해 고객들에게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오는 27일은 국제암예방협회에서 제정한 세계 두경부암의 날이다. 두경부암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리고 조기 예방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 두경부는 쇄골 위의 목 부분부터 머리의 가장 높은 부분까지를 지칭하는 말이다. 가슴과 폐, 눈, 뇌를 제외한 모든 부분을 말한다.남인철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24일 "인간 생존에 꼭 필요한 먹고 말하고 숨 쉬는데 필요한 입, 코, 목, 혀 등이 모두 두경부에 속한다"며 "두경부암은 코, 부비동, 구강, 안면, 후두, 인두, 침샘, 갑상선 등에 발생한다"고 했다. 두경부암은 암이 생기는 위치에 따라 인두암, 구강암, 후두암, 침샘암 등으로 나뉜다. 갑상선암도 포괄적 의미에서 두경부암에 속한다. 두경부암의 5년 생존률은 평균 60%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받은 환자가 많다. 암이 진행되면 혀를 포함한 구강 일부나 숨을 쉬고 목소리를 내는 후두, 음식이 지나는 통로인 인두 등을 절제해야 할 수 있다. 삶에 꼭 필요한 기관이 밀집해 두경부암은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친다. 남 교수는 "두경부암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율이 높은 것은 물론 두경부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치료가 가능하다"며 "두경부암이 주로 발견되는 3~4기에 치료를 받게 되면 주변 기관까지 많이 도려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치료 후 먹지 못하거나 말하지 못하는 등 큰 장애를 남길 수도 있다"고 했다.국내에서는 후두암과 구강암이 가장 많이 발병한다. 후두암은 목의 가운데 위치해 호흡과 발성을 하는 기관에 생기는 암이다. 구강암은 혀와 잇몸, 볼과 입천장,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고통받던 2020년.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는 제약사의 본분에 충실했던 회사다. 돈 안 된다고 모두 손사래 쳤던 영국 옥스퍼드대의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맡았다. 미국 백신 기업들이 천문학적 수익을 내며 돈방석에 앉았을 때도 아스트라제네카는 저개발 국가 백신 공급에 집중했다. 희소질환도 마찬가지다. ‘단 한 명의 환자도 중요하다’는 기업 철학에 맞춰 2030년까지 4~5개 신약을 개발해 100개국 환자를 치료하는 게 목표다.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달 희소질환자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헬스케어 기업 휴먼스케이프와 손잡았다. 전세환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대표는 22일 “제때 진단받지 못해 이곳저곳 떠도는 진단 방랑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최장 16년간 병명 못 찾는 희소질환‘6.5년’. 국내에서 희소질환자가 자신의 병명을 찾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일부 환자는 16년 동안 병명도 모른 채 질환과 씨름한다. 희소질환을 진료하는 권역별 거점센터가 17곳 있지만 환자가 적은 데다 의사도 많지 않다.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조건도 까다로워 아직 치료 한계가 큰 분야다.아스트라제네카는 2020년 미국 알렉시온을 42조원에 인수하면서 이 분야 역량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국내엔 유전자 돌연변이 탓에 뼈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는 ‘저인산효소증’, 면역계 이상으로 적혈구가 파괴돼 빈혈이 생기는 ‘비정형용혈성요독증후군’ 등을 위한 신약 5개를 공급하고 있다. 이 중 4개는 기존에 약이 없던 혁신 신약이다. 환자가 200명도 되지 않는 극희소질환자를 위한 신약도 공급하고 있다.전 대표는 “희소질환자를 중심에 두고 실
GC녹십자의 세포치료 부문 계열사 지씨셀이 2019년 미국에 설립한 아티바바이오테라퓨틱스가 뉴욕증시 입성에 성공했다. 2021년 한 차례 실패한 뒤 재정비해 3년 만에 얻은 성과다.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아티바는 지난 19일 나스닥시장에 상장하며 올해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열한 번째 미국 바이오기업이 됐다. 종목 코드는 ARTV다. 이번 IPO에서 아티바는 1392만 주를 주당 12달러에 매각해 연구개발(R&D) 비용 1억6700만달러(약 2324억원)를 확보했다.아티바는 미국 세포치료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녹십자홀딩스와 지씨셀이 2019년 세웠다. 1분기 말 기준 녹십자홀딩스와 지씨셀은 아티바 주식 27.4%를 보유했다. 2021년 4월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달엔 미국 머크(MSD)와 맺은 2조5800억원 규모 신약 개발 계약이 해지되기도 했다.아티바는 키메릭항원수용체(CAR)-NK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공격력이 강한 면역세포가 암만 찾아가도록 개량한 치료제다.이지현 기자
국내 1세대 제약 기업인으로 꼽히는 김재윤 한림제약 회장이 지난 20일 별세했다. 향년 89세.1935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 회장은 1963년 국제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74년 한림상사를 세우면서 사업가의 길에 들어섰다. 1980년 한립제약공업사로 제약 사업에 뛰어든 그는 1989년 한림제약 주식회사를 설립해 대표로 취임했다. 그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 한국제약협동조합 이사,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이사 등을 역임하면서 국내 제약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가톨릭 경제인회 운영위원과 부회장을 지내며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의료 취약계층 지원에도 힘썼다.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99년 대통령 산업포장, 2004년 대통령 국민포장을 수상했고 2007년 자랑스런 가톨릭경제인상을 받았다. 유족은 부인 원미자씨와 아들 김정진 한림제약 부회장, 딸 소영·소정씨 등 1남2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23일 오전 9시.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올해 5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후두학회 학술대회. 후두질환 분야 최고 연구 실적을 낸 의사에게 수여하는 ‘카셀베리상’ 주인공은 권성근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사진)였다. 권 교수는 2018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이 상을 받았다. 이 상을 두 번 받은 의사는 세계적으로도 권 교수를 포함해 세 명뿐이다. ○숨길 막힌 환자에게 새 숨 넣어주는 의사갑상샘암과 기도폐쇄, 성대·후두 질환을 주로 진료하는 권 교수는 숨길에 문제가 생겨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새 숨을 불어넣어 주는 의사다. 다양한 이유로 목소리가 변한 성인 환자들에겐 소리를 찾아주는 의사이기도 하다.목에는 음식이 지나는 식도와 공기가 오가는 기도가 있다. 이들이 잘 분리돼야 음식이 공기구멍으로 잘못 들어가지 않고 호흡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선천적 이유 등으로 기도가 막히거나 좁아져 협착이 생긴 아이들은 갈 수 있는 병원이 많지 않다. 소아 질환을 전문적으로 보는 의료기관이 드문 데다 내시경 등을 이용해 아이들의 기도 상태를 평가하는 것도 쉽지 않아서다.아이들 기도 질환은 다양한 원인 탓에 생긴다. 심장 폐 등의 기형으로 생기기도 하고 두개골이 잘못 형성돼 발생하기도 한다. 뇌, 근육 등에 복합질환이 있는 아이도 많다. 국내에서 이를 치료하는 복합치료 시스템을 갖춘 병원은 많지 않다. 서울대 어린이병원은 이런 환자들에겐 ‘최후의 보루’다. 권 교수는 전국 각지에서 발생하는 소아 기도 환자의 60~70% 정도를 책임지고 있다. ○새 수술법 고안해 부작용 위험 줄여후두는 성대를 포함한 기도 윗부분이다. 권 교수가 돌보는 아이들은 기관지·후두 연골
국내 백일해 유행이 계속되고 있다. 이달 초까지 1만 명을 훌쩍 넘는 환자가 보고되는 등 최근 10년 새 가장 가파른 증가세다. ‘100일 동안 기침을 한다’는 의미처럼 백일해에 감염되면 발작적 기침을 한다. 성인은 가벼운 기침 증상만 호소하지만 어릴수록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감염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 들어 전국 각지에서 보고된 백일해 환자는 1만1555명이다. 이들을 연령별로 분석했더니 10대 이하가 94%를 차지했다. 소아 청소년을 중심으로 유행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같은 기간 누적 환자가 260명인 것을 고려하면 올해 환자가 44배 넘게 많이 발생하고 있다. 2019년 연간 누적 환자 496명보다는 23배 넘게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9명)과 비교하면 608배나 많은 환자 수다. 올해 이전에 가장 유행이 컸던 2018년에도 백일해 환자는 980명 정도였다.백일해는 보르데텔라균에 감염돼 생기는 호흡기 질환이다. 올해는 백일해균과 다른 종의 비슷한 균으로 분류되는 파라백일해균, 홈자이균 등이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 대개 여름과 가을에 환자가 많다. 환자와 접촉하거나 기침 등을 통해 공기 중으로 튀어나온 비말로 전파된다. 환자 1명이 12~17명을 감염시킬 정도로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백일해에 감염되면 4~21일가량 잠복기를 거친 뒤 증상이 시작된다. 전파력이 강한 초기엔 콧물, 발열 등의 감염 증상과 함께 가벼운 기침을 호소한다. 기침 강도가 높아지면서 기침 끝에 ‘흡’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기침과 함께 구토나 가래를 동반하는 환자도 많다. 숨쉬는 데 어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은 최근 인천국제공항에서 쓰러진 외국인 환자를 잇따라 치료해 건강하게 고국으로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병원 측에 따르면 지난 5월 인천공항에서 심정지로 쓰러진 30대 태국인 A씨가 응급실로 실려왔다. 국제성모병원 에크모팀은 바로 동정맥 에크모 시술을 진행하고 협착 유무 확인을 위해 관상동맥조영술을 시행했다. 하지만 심정지와 관련된 협착은 없었다.주치의인 오승욱 국제성모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갑상선 질환으로 인한 심부전에 무게를 두고 항갑성선제를 병용해 치료를 진행했다. 이후 검사를 통해 심부전 원인이 갑상선 항진증이라는 것을 밝혀냈다.한달여 만에 정상 심장 기능을 회복한 A씨는 ‘정말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태국으로 돌아갔다. 불법체류자였던 A씨는 병원비를 낼 형편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병원은 교직원 자선회를 통해 병원비 일부인 300만원과 의료소모품을 지원했다. 오 교수는 “회복 후 환자와 포옹을 한 순간 느껴지는 힘찬 심장 소리가 잊혀지지 않는다”며 “힘든 치료과정을 견딘 환자에게 감사하고 고국으로 돌아가서도 건강하길 바란다”고 했다. 또 다른 외국인인 마리아씨도 최근 인천공항에서 복통을 호소하며 응급실로 실려왔다. 스페인 국적의 마리아씨는 한국에서의 관광을 마치고 출국하기 위해 공항에서 기다리던 중이었다. 검사 결과 심부전에 의한 간 손상 진단을 받은 마리아씨는 심장내과에서 치료를 받았다. 마리아씨는 심부전 치료를 하며 간 수치가 좋아져 일주일 뒤에 건강하게 퇴원하고 고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전자약 전문기업 뉴아인과 뇌질환 신약 기업 쓰리브룩스테라퓨틱스는 지난 17일 전자약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맺었다고 19일 밝혔다.전자약은 생체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전기적으로 모방해 질환 관련 신경계와 조직에 직접 전달하는 맞춤형 의료기기다. 웨어러블 기기나 이식 기기 등으로 구현해 질환 치료에 도움을 주는 생물학적 기능을 유도하기 때문에 집에서 일상생활을 하면서 스스로 치료 받을 수 있다.뉴아인은 기존 치료제에 부작용이 있거나 효과가 낮아 한계가 있는 만성질환군에 전자약 기술을 도입해 새 치료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편두통 등의 질환군에 활용가능한 전자약 제품을 개발하거나 판매 하고 있다. 쓰리브룩스테라퓨틱스는 전기생리학 기술을 기반으로 이온 채널 관련 연구에 집중해왔다. 알츠하이머 치매,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이들은 뉴아인의 전자약 개발 기술과 쓰리브룩스테라퓨틱스의 전기생리학 기술을 활용해 전자약의 생물학적 작용 원리를 규명하고 차세대 전자약을 함께 개발할 계획이다. 김도형 뉴아인 대표는 "전기생리학을 기초로 제품을 연구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이번 공동 연구를 통해 더 나은 치료 기술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김성영 쓰리브룩스테라퓨틱스 대표는 "전자약 분야 글로벌 리더인 뉴아인과 협업하게 돼 영광"이라며 "환자들에게 널리 이용되는 전자약 개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국내 연구팀이 고지혈증 치료제로 폐섬유증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세브란스병원은 호흡기내과 김송이 교수·이찬호 강사, 곽세현 용인세브란스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배수한 연세대 의대 의생명과학부 교수팀은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가 에제티미브를 복용하면 사망 위험이 최대 62%까지 떨어진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 호흡기 저널에 실렸다. 폐가 굳어지는 폐섬유증은 폐에 염증이 생겼다가 회복하는 과정에 발생한다. 감염, 자가면역 질환, 방사선 치료처럼 다양한 원인으로 생길 수 있는데 원인을 알 수 없을 땐 특발성 폐섬유증이라고 부른다.이런 특발성 폐섬유증은 진단 후 기대 생존기간이 2~4년에 불과할 정도로 난치성 질환이다. 항섬유화 치료제인 피르페니돈, 닌테다닙을 활용하지만 한계가 있어 폐이식을 해야 한다. 연구팀이 활용한 에제티미브는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 고지혈증, 심근경색 환자에게 주로 사용한다. 최근엔 세포 내 특정 물질이나 소기관을 분해하는 자가포식 기능을 활성화한다는 효과가 밝혀졌다.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는 망가진 단백질을 분해해 없애는 자가포식 기능이 떨어져 있다. 이런 점에 착안해 연구를 진행했다.연구팀은 폐섬유모세포를 분석해 에제티미브가 섬유화를 억제하는 과정을 확인했다. 에제티미브는 세포 생리 현상에 관여하는 특정 효소(mTORC1) 분비를 촉진해 자가포식 기능을 높여줬다. 이렇게 기능이 살아나면 섬유화를 일으키는 특정 단백질(SRF)을 제거하는 데에도 도움이 됐다. 동물실험에서도 이런 효과가 확인됐다.연구팀은 사람 대상 연구로도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시 보라매병원은 시립병원으론 처음으로 최첨단 방사선 치료기기인 트루빔을 도입해 다음달부터 환자 치료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트루빔 도입으로 병원은 정위방사선치료 환자를 하루 최대 10명까지 볼 수 있게 됐다. 환자들은 대형 대학병원에서만 시행되는 고정밀 방사선 치료를 시립병원에서도 받을 수 있게 됐다. 김수지 방사선종양학과 과장은 "트루빔 방사선 치료기기 도입으로 저소득층 암 환자를 포함한 서울시민에게 고품질의 고정밀 방사선 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1999년 실손보험 도입, 2000년 의약분업, 2003년 의학전문대학원 제도 도입 등의 영향으로 국내 필수의료 분야는 인력 부족이 계속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기 시작했다."신동규 서울적십자병원 외과 과장은 17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미디어아카데미에 참석해 공공·필수의료 분야 위기 원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그는 "국내 의료 분야에서 저비용 고효율 시대는 종말이 왔다"며 "국민의 20%를 차지하는 사회적 약자와 5%를 차지하는 외국인의 건강권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젊은 의사들이 공공·필수의료를 외면하는 상황에서 단순히 의사수만 늘리는 방식으론 위기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미다.서울의료원에서 외과 과장으로 근무하다가 2014년부터 서울적십자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는 서울의료원에서 1469건, 적십자병원에서 3231건 등 4700건의 수술을 집도했다.통상 대학병원 교수 등 전문의들이 상부위장, 간·담·췌장, 유방, 대장·항문 등 특정한 세부 전공 한 분야 수술만 하는 것과 달리 그는 이들 수술을 모두 책임지고 있다. 병원 형편 탓에 전문의를 여러명 뽑아 운영할 수 없는 데다 공공병원 외엔 갈 곳 없는 환자들을 모두 책임져야 해서다.그가 돌보는 환자 상당수는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 일부는 수술 비용은 물론 주거 비용조차 마련 못해 퇴원 후 갈 곳이 없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신 과장은 이런 환자들에게 고난도 암 수술을 해주고 차비까지 쥐어준다. 이들의 퇴원 후 삶까지 돕는 의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그는 2022년 십이지장암으로 적십자병원을 찾아온 환자 A씨에게 췌장, 십이지장 등을 함께 절제하는
일생의 꿈이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혹은 (실은 대부분의 경우이지만) 먹고살기 위해 직업을 가지며 이때 주(主)가 되는 직업을 본업이라고 일컫는다. 회사에서 월급쟁이를 하건 자영업의 주인이 되건 본업을 통해서 경제적인 문제를 충족시키고 더불어 사회에서 자아를 실현하고 발전을 이루며 사회적인 신분이나 지위의 상승을 도모하는 것이 일반적인 이치다.과거엔 대부분의 사람이 어렵게 경쟁을 뚫고 들어간 회사를 평생 직장이라 여기고 모든 열정을 쏟아부어 일을 하고 명예롭게 은퇴를 했다.요즘에는 사회적 환경이나 개개인의 생활철학 변화로 자의나 타의로 직장이나 직책, 또는 직종을 바꾸는 일이 드물지 않다. 능력과 기회만 된다면 이직을 통해 더 빠른 승진과 두툼한 연봉, 보너스를 챙기는 것이 유능하고 야심찬 직장인의 정도(正道)로 여겨지기도 한다.직장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어가 ‘워라밸’이 되었다. 직장은 나의 행복한 사회생활의 영위를 도와주는 기구이며 수단일 뿐 더 이상 내 사생활을 희생해서까지 종사할 가치가 있는 곳은 아닌 셈이다. 부업이 낯설지 않은 시대필자 같은 구세대들에게는 이러한 세태의 변화가 마음에 들지 않고 서글플 수도 있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서슴없이 자신이 속한 조직에 비난을 하고 개선을 요구할 수 있는 용감하고 개성 있는 신세대들에게 회사는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일종의 재미있는 놀이터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오랜 관행과 전통을 바꾸려는 그들의 끊임없는 도전을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희망의 원동력으로 여기고 세대 교체를 인정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한다. 본업만으로는 경제적 수요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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