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테나는 아일랜드의 바이오텍으로 퇴행성 신경질환, 희귀 말초 아밀로이드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프로테나는 1986년 설립된 아테나 뉴로사이언스(Athena Neurosciences)에서 기원한다. 아테나의 연구자들은 알츠하이머 질병에서 아밀로이드, 감마 분비효소, 베타 분비효소 등의 역할을 밝히는 데 상당히 큰 기여를 했다. 아테나는 1996년 엘란(Elan)에 인수됐고, 프로테나는 2012년 12월에 엘란에서 분리되면서 설립, 나스닥에 상장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30억 달러(약 4조 원) 수준이다. 프로테나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빅파마)와의 라이선싱 및 파트너십 레코드가 매우 화려하다. 존슨앤드존슨, 화이자가 개발하다 2012년 중단했던 Aß 타깃 항체의약품인 바피누주맙(bapineu-zumab)의 원개발사이기도 하다. 현재 AL 아밀로이드증 치료제 Kappa&Lambda 타깃 버테미맙(birtamimab)의 자체 임상 3상 중이다. 로슈와 공동개발 중인 파킨슨 치료제 a-시누클레인 타깃 프라시네주맙(prasinezumab)은 은 임상 2상 단계다. ATTR 아밀로이드증 치료제 트랜스티레틴(transthyretin) 타깃 항체 PRX004는 노보노디스크에 라이선스 아웃했고 노보가 임상 2상 중이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Tau MTBR 타깃 항체 PRX005는 BMS가 옵션행사해 임상 1상 중이며, 알츠하이머 치료제 Aß 타깃 항체 PRX012는 자체 임상 1상 중이다. 알츠하이머 항체치료제 시장 개화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개발한 Aß 타깃 항체의약품 레켐비(lecanemab)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하며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 개화를 알리고 있다. 레켐비를 사용하려면 환자들에게 PET스캔, 뇌척수액(CSF) 검사, 조영검사상 이상(ARIA) 검사를 위한 MRI 검사 등이 필요하기에 실제 약물 투여까
아이엠비디엑스가 특이도를 96%까지 끌어올린 암 8종 조기진단 플랫폼 ‘캔서파인드’를 출시했다. 일반 건강검진때 하는 위, 대장 내시경이나 유방 촬영술만큼 정확도는 높으면서도 채혈로 검사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아이엠비디엑스는 검사가능 암종을 내년까지 2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태유 아이엠비디엑스 대표(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극초기라 크기가 1㎝보다 작은 암도 조기에 혈액검사로 찾아낼 수 있다”며 “이달부터 하나로의료재단 등 서울에 있는 건강검진 센터 2곳에서 공급을 시작했으며 이후 병원에도 순차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암병원장 출신인 김 대표는 병원에서 직접 암 환자를 치료하면서 ‘조금만 일찍 (암을) 발견했어도 상황이 달랐겠다’고 느낀 경우가 많아 직접 암 조기진단 플랫폼 개발에 뛰어들었다. 캔서파인드는 혈액 20mL를 채취한 뒤 후생유전학적 변화인 메틸레이션, DNA 절편 특징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피 속에 있는 극미량의 암 유래 DNA(ctDNA)를 찾아내는 플랫폼이다. 암 3~4기 환자의 혈액 속에 떠다니는 ctDNA는 전체 DNA의 10%가량이지만 발암 초기 단계에선 이 비율이 0.1%로 줄어든다. 김 대표는 “암세포가 유전자 변이까지 가기 전에 암세포의 성격이 변하는 단계가 있다”며 “그 초기 단계의 후성유전학적 변이를 포착하는 기술을 개발해 정확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우리 몸 안의 유전자 염기서열은 10억개가 있는데 그 중 3000만개에서 후성유전학적 변이가 일어난다. 캔서파인드는 정상인과 암환자 총 1500여명의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가장 패턴이 뚜렷한 200만개를 추려냈다. 경쟁 제품은 미국 그레일이 출
체외진단 전문기업 노을이 앙골라에 말라리아 진단 플랫폼 독점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규모는 20억여원이다. 지난 1월, 7월, 8월에 이어 이달까지 올해에만 중동·아프리카 등 ‘제 3국’ 시장에서 4번째 공급계약을 따냈다. 노을은 앙골라 의료기기 도매업체와 이날부터 2028년 12월 31일까지 자동화 진단 플랫폼 ‘마이랩(miLab)’ 및 말라리아 진단 카트리지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16일 공시했다. 노을의 지난해 매출(5억원)의 4배에 달하는 계약이다. 앙골라는 세계 1위 말라리아 발병국인 나이지리아와 가까운 나라다. 노을은 공시에서 “계약금액은 최소발주수량 기준”이라며 “상대 업체명은 내년 10월 16일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전화통화에서 노을 관계자는 “추가발주 가능성도 당연히 열려있다”며 “다만 현재시점 발주수량은 미공개”라고 전했다. 노을의 마이랩은 물 없이 세포를 염색·분석하고 15분 내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 상하수도 시설 등 기본 인프라가 부족한 틈새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다. 진단기기 무게도 10㎏으로 줄여 대형장비 및 실험실이 없어도 진단검사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노을은 연내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만 또 하나의 공급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해당 계약까지 성사되면 올해 체결한 계약규모만 15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외 동남아시아 의료기기 업체와도 계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국내 바이오기업, 그 중에서도 진단 기업들이 미국에 진출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교과서적인 방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의료기기(IVD) 승인을 받고 의료기관에 진단키트를 납품하거나, 아니면 미국 보험청으로부터 인증을 받은 연구소(클리아랩)에 제품을 넣어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겁니다. 클리아랩은 병원 등 의료기관으로부터 검체 분석을 의뢰받아 수행합니다. 이때 별도로 FDA의 승인을 받지 않더라도 연구소 자체적인 역량을 기반으로 검사(LDT)할 수 있습니다. FDA 정식 승인을 받기까지 시간과 자본이 부족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이러한 LDT 트랙을 종종 사용해왔습니다. 상용화 시간은 단축하면서도 미국 시장에 제품을 알릴 수 있는 쏠쏠한 ‘찬스’였습니다. 찬스 ‘입니다’가 아니라 ‘였습니다’라고 쓴 이유는 이와 같은 방법으로의 미국 진출이 더이상 불가능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FDA는 ‘앞으로는 LDT 서비스도 IVD 수준으로 규제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방침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미국에서 서비스 제공하고 싶으면 클리아랩이든 뭐든 다 FDA 정식 승인을 거치라는 뜻입니다. FDA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970~1980년대만 해도 LDT는 작은 실험실에 한정돼 희귀질환에만 쓰여 별다른 규제 받지 않았지만, 이제는 일반적인 질환은 물론 암 심장질환 등 중증질환에서도 자주 사용된다”며 “몇몇 LDT 검사는 정확하지 않아 환자들이 불필요한 치료를 시작하게 되거나 필요한 치료가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진행된 미디어 콜(Media Call)에서 로버트 칼리프 FDA 국장은 “광범위하게 쓰이는(widely-used) LDT 검사는 FDA의 요구사
제넥신의 경영진이 다시 한번 교체됐다. 닐 워마 대표가 지난 12일 사임하면서다. 올해에만 두 번의 대표이사 변경 공시가 났다. 제넥신은 창업한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 상업화에 성공한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이 없는 만큼 이전과는 다른 사업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4월 취임한 닐 워마 제넥신 대표는 1년 6개월만에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지난 12일 제넥신은 “일신상의 이유로 닐 워마 대표가 사임한다”며 대표이사 변경 공시를 냈다. 가족이 미국에 있는데 계속해서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사업을 이어가는 것이 부담스러웠다는 게 표면적 이유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선 “파이프라인 해외 승인 가속화 등 글로벌 비즈니스 강화를 위해 선임됐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어 사실상 해임조치를 당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내 바이오 벤처가 외국인 CEO를 앉힌 사례는 제넥신이 처음이다. 닐 워마 전 대표도 개인적으로 제넥신에 애정을 갖고, 한국 바이오 기업이 미국에서 ‘한가락’하는데 미국인으로서 이바지하겠다며 역할을 하려 했다. 그러나 취임 직후 시장이 얼어붙고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운이 안 좋았다는 평이 나온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닐 워마는 제넥신에 와서 의미있는 인수합병(M&A)도 하고, 회사의 새로운 모습을 만드는게 목표였다”며 “하지만 주식 시장이 바로 안 좋아지고, 펀딩도 안 됐고, 그 와중에 경영전략 측면에서 별다른 돌파구가 없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최대주주인 한독 김영진 회장과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던가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외부요인이 좋지 않았고,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고 덧붙
엘앤씨바이오는 900억 원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든든한 캐시카우(메가덤)를 기반으로 계속해서 인체조직 기반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덕분이다. 내년부터는 중국에서도 매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곳간의 자산을 활용해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는 공장 및 연구소를 하나로 모으는 계획도 검토 중이다. “기존에 인체조직을 활용하던 기업들은 인체조직 ‘은행’으로 사업영역을 한정지었습니다. 하지만 엘앤씨바이오는 인체조직의 합성 고분자를 믹스(mix)하는 식의 연구개발(R&D)을 통해 은행에서 의료기기로 영역을 확장시킨 겁니다. 인체조직의 안전성과 효능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융합 의료기기를 만들겠다는 것이 엘앤씨바이오만의 인사이트였습니다.” 이환철 대표가 수장으로 있는 엘앤씨바이오는 의료기기 R&D에 진심인 기업이다. 전국에 연구소만 4곳을 운영 중이다. 국내 시장 점유율 50%에 달하는 메가덤(동종 진피 이식재)에 이어 메가카티(동종 초자연골 의료기기), 메가너브(신경이식재) 등 새로운 제품을 연달아 선보이고 있다. 냉동 상태의 제품을 다시 해동한 뒤 사용해야 하는 경쟁사 제품과 달리 엘앤씨바이오의 제품은 상온보관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장점이다. 메가덤 이어 메가카티·너브까지 ‘호평’메가카티는 엘앤씨바이오가 메가덤 다음으로 매출을 견인할 제품으로 점찍은 의료기기다. 연골 손상 부위에 메가카티를 도포하게 되면 동종연골의 자가화, 연골세포의 조직화가 일어나 초자연골이 새롭게 생성되는 원리다. 지난 8월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대상으로 확정됐으며 10월부터 실제 의료현장에서 쓰이게 된다. 다만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기간은 2년뿐인 만큼, 해당 기
제넥신은 닐 워마 대표가 사임해 당분간 홍성준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된다고 12일 발표했다. 닐 워마 전 대표는 지난해 4월 선임됐다. 대형 제약사가 아닌 바이오벤처가 외국인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앉힌 사례는 국내에서 제넥신이 처음이었던 만큼 당시 업계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1년 6개월 만에 워마 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워마 대표는 “그동안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제넥신의 글로벌화를 위해 노력해 왔으나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하고 미국에 있는 가족들과 함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넥신은 후임 대표를 물색 중이다.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챙길 수 있는 대표를 영입할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제넥신 관계자는 “새로운 경영진 체제 하에 획기적인 신규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도입하고, 파이프라인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공동대표가 오기 전까진 홍성준 대표가 단독으로 회사를 이끈다. 홍 대표는 2020년 제넥신 최고재무책임자로 선임된 뒤 올초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홍 대표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 등으로 임상 범위를 확장하고,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투명한 경영 시스템을 확립해 나가겠다”며 “글로벌 제약사 대상 기술수출 및 공동개발 기회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넥신은 인도네시아 허가당국에 비투석 만성신부전환자 대상 지속형 빈혈 치료제 ‘GX-E4’에 대한 품목허가 신청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허가를 받게 되면 제넥신이 개발한 후보물질 중 처음으로 상업화에 성공하는 사례가 된다. 인도네시아에 이어 한국 호주 및 아시아 5개국에서 품목허가를 신청할
국내 바이오 투자 ‘혹한기’가 길어지고 있다. 벤처캐피털(VC) 신규 투자는 반토막 났고, 후보물질(파이프라인) 솎아내기에 들어간 바이오 기업도 적지 않다. 투자업계에선 “내년 상반기 이후부터 국내 바이오 시장이 기지개를 켤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구조적으로 외부 투자에 기댈 수밖에 없는 업종이다. 신약을 개발하기까지 최소 10년을 잡아야 할뿐 아니라 전임상(동물실험)에 이어 임상 1·2·3상을 거칠 때마다 드는 돈이 배로 불어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 임상 1상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최소자금은 약 150억원, 2상 500억원, 3상 10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장기화되는 돈맥경화다. 한국벤처캐피털협회에 따르면 올 6월까지 바이오·의료 분야에 들어온 VC 신규 투자는 3665억원에 불과하다. 전년 동기(6758억원) 대비 45.8% 감소한 수치다. 2021년만 해도 바이오·의료 신규 투자는 연간 1조6770억원에 달했으나 해당 금액은 지난해 1조1058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올해는 8000억원도 넘기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바이오 기업 대표는 “기술이전(LO)을 1조원어치를 해도 5년 지나면 금고가 다시 부족해지는 것이 현실”이라며 “국내 VC 투자는 처음 기업을 설립하는 단계의 극초기 투자에는 열심이지만 정작 임상에 들어가고 꼭 자금이 필요한 단계가 되면 시들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고금리,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겹쳐 VC 투자 자체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전반적으로 감소세”라며 “상장 후 실적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신뢰도 문제도 (돈맥경화에) 영향을 적지 않게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택과
암 분자진단 전문기업 젠큐릭스가 다음달 유방암 예후진단 제품 ‘진스웰 BCT’ 서비스 제공 의료기관을 전국 54곳으로 늘린다고 11일 발표했다. 젠큐릭스는 서울아산병원, 한양대병원, 충북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등 4개 병원에 진스웰 BCT 공급을 신규 신청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승인은 다음달 중순이 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예후진단이란 암 수술 후 10년 이내 다른 장기로 전이되거나 재발할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진단법이다. 현재 유방암 예후진단 세계 점유율 1위 제품은 미국 지노믹헬스의 ‘온코타입DX’다. 하지만 유방암은 인종별 차이가 뚜렷해 온코타입DX는 백인 환자에게만 정확성·유효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게다가 미국은 유방암 환자가 대부분 60대 이상의 고령인 반면 국내는 40~50대가 많다. 젠큐릭스 관계자는 “진스웰 BCT를 활용하면 유방암 환자들의 전이 위험을 예측해 항암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저위험군의 환자를 판별하고, 불필요한 치료를 줄일 수 있다”며 “특히 진스웰 BCT는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검사로 아시아인에게 보다 정확하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 삼성서울병원에 이어 유방암 분야 국내 최고 의료기관 중 하나인 서울아산병원에서도 진스웰BCT 도입을 결정했다”며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행됐던 그동안의 임상연구 성과들이 인정받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불가능한 일에 대한 도전, 문샷(Moonshot). “규칙이란 고정된 것이 아니고, 기본 설정은 언제든 변동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낼 수 있다.” -오잔 바롤(로켓과학자) 문샷(Moonshot)은 본래 달탐사선 발사 프로젝트를 칭하는 말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혁신적 사고방식 또는 기술의 개발을 의미한다. 우주에 도달하는 것을 과연 누가 쉽게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하지만 로켓과학자들이 생각하는 방식으로 관점을 바꾼다면, 난제(難題)는 얼마든지 풀 수 있는 문제(問題)로 바뀐다. 최근 인류가 직면했던 가장 큰 난제는 세계를 집어삼킨 신종감염병 ‘코로나19 바이러스’였다. 원인불명의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빠른 확산세와 함께 코로나19의 국내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최대 30만 명에 육박했다. 전례 없는 위기의 팬데믹으로부터 공공보건 의료체계를 구원하고자 집단면역의 필요성이 강조됐고, 이때 제시된 새로운 문샷 프로젝트가 코로나19 백신의 개발이다. 백신은 감염성 질환의 전파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항체 형성에 의한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백신은 인류 역사에서 결핵, 독감(인플루엔자) 등 전염병의 대유행을 예방했으며 치사율이 20~40%에 달하던 천연두를 종식시켰다. 통상적인 약물의 개발 과정은 5년에서 10년 이상이 소요돼 바이러스에 대한 즉각적 반응이 어렵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 스파이크 단백질의 끊임없는 돌연변이는 더욱 강한 전파력을 갖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새로운 변이바이러스의 출몰과 함께 기존 백신과 항체는 무용지물이 된다. 따라서 일반적 백신 개
엔케이맥스는 자연살해(NK)세포 활성도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고품질의 NK세포를 대량 배양하는 세계 유일의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활성도 진단키트 공급, 알츠하이머 및 항암제 신약 개발이 순항하는 가운데 올 하반기부터 미국과 일본 시장 진출에 특히 속도를 내고 있다. “엔케이맥스의 여정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 나가는 것입니다.” 박상우 엔케이맥스 대표는 2009년 저녁 자리에서 처음 NK세포에 대해 우연히 듣게 됐다. 당시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NK세포를 활용해 치료제를 만든다는 것은 생소한 개념이었다. ‘10년 뒤에는 NK세포가 엄청나게 각광받을 것’이라는 김종선 당시 연세대 의대 교수이자 공동설립자의 말에 창업에 뛰어들었다. 박 대표는 “남들이 다 해놓은, 이미 이뤄 놓은 분야 말고 새로운 일을 하고 싶었다”며 “머릿속 이론으로만 존재했던 NK세포를 현실의 연구실로 가져와 개발하기까지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SNK-01 임상 2상 미국서 추진NK세포는 암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비정상 세포를 감지해 제거하는 면역세포다. T세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NK세포의 효능을) 믿지 못하겠다’는 시선도 많았지만, 엔케이맥스는 NK세포 한 우물로 국내 바이오 기업 중 최초로 미국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한 상장까지 앞두고 있다. 지난 8월 미국 자회사 엔케이젠바이오텍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상장 승인을 받으면서다. 박 대표는 “스팩 합병을 했다는 것 자체가 엔케이맥스의 기술력을 증빙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엔케이맥스의 대표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은 자가 세포치료제 ‘SNK-01’이다. 비소세포폐암 등 고형암, 그리고 알츠하이머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클리아랩(미국실험실표준인증 연구실)을 통해 별도의 FDA 승인 없이 제공되던 실험실개발검사(LDT) 검사에 제동을 걸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LDT 검사의 안전성·효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을 발표하면서다. LDT 서비스 규제를 FDA 인증이 필요한 체외진단기기(IVD)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 핵심인 만큼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FDA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970~1980년대만 해도 LDT는 작은 실험실에 한정돼 희귀질환에만 쓰여 별다른 규제 받지 않았지만, 이제는 일반적인 질환은 물론 암 심장질환 등 중증질환에서도 자주 사용된다”며 “몇몇 LDT 검사는 정확하지 않아 환자들이 불필요한 치료를 시작하게 되거나 필요한 치료가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진행된 미디어 콜(Media Call)에서 로버트 칼리프 FDA 국장은 “광범위하게 쓰이는(widely-used) LDT 검사는 FDA의 요구사항이나 리뷰를 거치지 않는다”며 “부정확한 테스트 결과로 이어지는 취약한(vulnerable)상황은 더이상 계속되서는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미국 체외진단 시장은 FDA 인증이 필요한 IVD 트랙과 미국 보험청(CMS)으로부터 인증받은 클리아랩에서 FDA 승인 없이 제공되는 LDT 트랙으로 나뉜다. 클리아 인증을 받은 실험실에서는 별도의 FDA 인증 없이도 자체 진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FDA는 지난 수십년간 계속해서 LDT 트랙에 반대 입장을 표해왔는데, 이번에 공개된 새로운 방침으로 관련 규제가 더욱 구체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FDA는 전통적으로 LDT 분야 규제강화를 요구해왔는데, 입법자(lawmaker)들과의 소통은 어떻게 이
엔젠바이오가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암 정복 프로젝트 ‘캔서문샷’에 합류한다고 10일 발표했다. 캔서문샷이란 향후 25년간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50% 이상 줄이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이다. 암 치료제 및 진단기술 등을 도입하는 데만 연간 18억달러(약 2조3000억원)가 투자된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2월 캔서문샷 정책을 촉진하기 위해 공공·민간 협력체인 캔서엑스를 설립했다. 엔젠바이오 관계자는 “캔서문샷 참여를 통해 글로벌 유수 기업들과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정밀진단 플랫폼과 관련된 다양한 협력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젠바이오는 유방암 등의 고형암 및 혈액암 유전자 진단 패널과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로 구성된 암 정밀진단 플랫폼 ‘엔젠어낼리시스(NGeneAnalySys)’를 상용화 한 기업이다. 현재 국내 20여개 의료기관 및 독일, 싱가포르 등에서 암 환자 맞춤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캔서문샷 참여를 기점으로 엔젠바이오는 미국법인 엔젠바이오AI를 통해 NGS 분석결과를 병원 내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과 연동하는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상용화 할 계획이다. 또 캔서문샷에 참여하는 다른 기업들과 유전체 머친러닝 연구모델 개발에도 협력한다. 최대출 엔젠바이오 대표는 “이번 계기로 글로벌 제약사들과 동반진단 확대 및 유전체 분석 인공지능(AI) 기술을 고도화 등 미국 시장에서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국내 최대 자연살해(NK)세포 치료제 회사인 엔케이맥스가 이달 일본 식약청(PDMA)으로부터 국내 제조시설의 의약품제조(GMP) 허가를 받아 본격적인 상업화에 나선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면역·줄기세포 시장인 일본으로부터 NK세포 제조시설 승인을 받은 국내 첫 번째 사례가 될 전망이다. NK세포는 몸속 면역세포 중 하나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와 암세포 등 비정상세포를 직접 공격해 없애는 역할을 한다. 엔케이맥스는 이런 NK세포를 환자로부터 채취해 자체 기술로 배양한 뒤 살상 및 면역 활성 능력을 더욱 높인 세포 치료제로 만드는 기업이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GMP 허가를 받은 제조시설이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데, 이달 PDMA 허가도 받을 전망이다. 박상우 엔케이맥스 대표(사진)는 “PDMA가 승인한다는 것은 일본에 별도의 공장을 세울 필요 없이 한국 제조시설에서 일본에 보낼 NK세포 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이라며 “일본에서 환자 혈액을 보내주면 한국에서 NK세포를 배양해 다시 보내는 식으로 상업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사카, 후쿠오카 등에 있는 병원들과는 이미 협의했다”며 “일본에 이어 태국, 인도 등으로 시장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래 엔케이맥스는 일본 병원 내 GMP 시설을 빌려 NK세포를 배양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왕래가 어려워지자 아예 한국 시설에 GMP 허가를 받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박 대표는 “분당 제조시설은 약 1000㎡(약 300평) 정도인데 추후 대량 생산을 고려해 몇천 평대로 증설하는 작업을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면역·줄기세포 치료에 대해 까다롭게 규제하는 한국과 달리 각국에서는 관련 재
흔히 ‘3차원(3D) 프린팅’이라고 하면 플라스틱이나 금속 등을 녹여 원하는 모양대로 제품을 만드는 기술을 떠올리곤 합니다. 이런 3D 프린팅 기술이 바이오업계로 넘어오면 차원이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플라스틱 대신 세포 등 생체물질을 재료로 사용해 뇌, 심장 등의 장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주 먼 미래 이야기는 아닙니다. 쥐의 머리에 이식한 3D 프린팅 뇌가 신호를 주고받는 데 성공하고, 인공 심장이 3개월간 쉬지 않고 뛰는 연구 결과가 속속 보고되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세계 저명한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는 ‘3D 프린팅한 대뇌피질 조직을 (쥐) 뇌에 통합하기’라는 주제의 연구 결과가 실렸습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재료로 2층짜리 대뇌 피질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대뇌 피질은 층층이 쌓인 뉴런이 다시 수직으로 쌓여 있는 구조입니다. 기존 조직공학적 방법으로는 만들 수 없던 조직인데,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제작할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3D 프린터로 뽑아낸 뇌세포 조직을 쥐의 뇌에 이식했습니다. 그 결과 기존 뇌 신경세포 조직과 인공 조직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기능적·구조적으로 통합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연구진은 “우리의 연구는 3D 인공 조직을 활용해 미래의 맞춤형 이식 치료술에 대한 기술적 기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3D 바이오 프린팅은 맞춤형 인공 뼈나 지지체, 인공 장기를 만들 수 있는 차세대 바이오 기술입니다. 인공 뼈나 지지체는 이미 상용화 단계를 밟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인공 장기
셀트리온이 연내 마무리 짓겠다고 예고한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에 청신호가 켜졌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두 회사 합병에 ‘찬성’ 의견을 제시하면서다. ISS의 의견은 국내외 투자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셀트리온이 든든한 지원군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합병 손 들어준 ISS 6일 업계에 따르면 ISS는 최근 자문보고서에서 두 회사 합병 안건과 관련해 찬성 의견을 냈다. 셀트리온그룹이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는 셀트리온, 의약품 해외 판매·마케팅을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연내 합병하겠다고 지난 8월 공시한 지 한 달여 만이다. ISS가 찬성표를 던진 근거로는 현재 지배구조에서 회계기준 위반 이슈가 해소됐고 개발, 생산, 판매 등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에서 셀트리온이 더 유연한 가격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수익성과 전략적인 유연성이 확대돼 회사의 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아지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ISS는 글래스루이스와 함께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로 꼽힌다. 기업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투자자에게 의결권 행사 지침을 제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투자하는 해외 투자자 중 80%가량이 ISS 의견을 참고해 의결권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기준 셀트리온의 해외 투자자 비중은 21%,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7%다. 해외 투자자뿐 아니라 국내 투자자, 소액주주들도 ISS 의견을 참고하는 만큼 이번 보고서가 두 회사 합병의 단초를 제공할 것이란 전망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해외 투자자 중에선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를 적극 반영해야 하는 패시브 펀드(다양한 지수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에 청신호가 떴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찬성 의견을 제시하면서다. ISS가 해외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은 만큼 셀트리온이 양사 합병에 든든한 지원군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ISS는 최근 자문보고서에 양사 합병 안건과 관련해 찬성 의견을 적었다. 찬성표를 던진 근거로는 현재 지배구조 하에서 회계기준 위반 이슈가 해소됐고, 개발 생산 판매로 이어지는 가치사슬 속에서 유연한 가격전략을 쓸 수 있으며, 수익성이 좋아지면 회사의 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 등을 들었다. ISS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의결권 행사에 관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글로벌 최대 자문사인만큼 세계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도 적지 않다. 국내에 투자 중인 해외 투자자 중 80% 이상이 ISS의 의견을 참고해 의결권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기준 셀트리온의 해외 투자자 비중은 21%,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7%다. 최근에는 해외 투자자뿐 아니라 국내 투자자들, 소액주주들도 ISS의 의견을 참고하는 만큼 이번 찬성 의견이 합병의 ‘키’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양사 주가 흐름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ISS가 합병 안건에 찬성을 제시했다”며 “합병 후 회사와 주주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작지 않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셀트리온은 지난 8월 공시를 통해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 승인에 관한 이사회 결의를 거쳐 본격적인 합병 절차를 밟는다고 발표했다. 1단계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간 합병을 연내 완료하고 이후 6개월 내 2단계
‘비만’이라는 메가 트렌드를 타고 세계 제약·헬스케어 시가총액 1위 타이틀을 거머쥔 일라이릴리가 ‘먹는’ 비만약에 승부수를 던졌다. 배나 허벅지에 주사를 놓는 기존 비만·당뇨 치료제를 알약으로 개발해 시장 판도를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데이브 릭스 릴리 회장(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2025년 경구용 비만 치료제를 내놓아 1위 모멘텀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릭스 회장은 한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시장 점검을 위해 5년 만에 방한했다. 이하는 인터뷰 전문. Q. 5년 만의 방한이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이유는? “올해 코로나19 이후 본격적으로 해외 출장을 재개했다. 해외 법인을 직접 방문해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등을 확인하는 중이다. 한국 방문 후 일본 법인도 방문할 예정이다.” Q. 세계에 많은 대형 제약사들 있는데, 그중 일라이릴리만의 특별한 연구개발(R&D) 전략은 무엇인지? 많은 후보약물 중에서 성장 잠재력을 가진 파이프라인을 어떻게 선택하는 지 궁금하다. “R&D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때 고려해야 할 주안점을 세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사안은 자원(resource)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의 문제다. 이를 위해 우선 기초 분야 연구에서 후보물질을 발견하는 단계가 중요하다. 그리고 확인된 후보물질을 약으로 개발하는 단계에서 어떻게 자원을 배분할 것인지 균형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둘째로 릴리가 보유하고 있는 릴리 자체 연구소를 통한 혁신, 그리고 인수합병(M&A) 등 외부와의 파트너십 구축을 통한 혁신, 두 전략 사이에 균형을 이루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질환,
“잠재력 높은 ‘위너(winner)’ 후보물질에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해 신약 개발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데이브 릭스 일라이릴리 회장이 꼽은 회사 성장 비결이다. 2017년 회장 취임 직후 사업전략을 재정비한 게 당뇨·비만 치료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는 ‘마운자로’ 개발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당뇨약으로 개발된 마운자로는 비만 치료약으로도 적응증을 확대해 수년 내 세계 매출 1위 의약품 자리를 꿰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릭스 회장은 “10년 뒤에도 릴리는 지금 개발 중인 혁신 신약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과감한 사업 조정으로 신약 ‘올인’릭스 회장은 대학을 졸업한 1996년부터 25년 이상 줄곧 릴리에 몸담은 ‘릴리맨’이다. 마케팅, 영업, 신약개발 파트를 두루 거쳤다. 릭스 회장은 “회장이 되고 세 가지 R&D 전략에 집중했다”고 했다. R&D 기간 단축, 의약품 허가기간 단축, 위너 후보물질에 R&D 집중 등이 그것이다. 그는 “2016년만 해도 임상시험 첫 환자 투약에서 약물 판매허가까지 10년가량 걸렸지만 지난해에는 이를 5년으로 줄였다”고 했다. 선택과 집중 전략도 통했다. 릭스 회장은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신약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동물의약품 부문을 2018년 분사하고 특허 만료된 의약품 판권을 매각했다”며 “이런 크나큰 도전을 감수한 결과 현재 릴리는 창사 이래 가장 풍부한 중·후기 개발 단계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릴리가 임상 1상과 2상, 3상을 진행 중인 후보물질은 각각 24개, 21개, 21개다. 매년 여러 개의 신약을 선보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마운자로, 비만약 허가 땐 연 매출 33조릴리는 당
‘비만’이라는 메가트렌드를 타고 세계 제약·헬스케어 시가총액 1위 타이틀을 거머쥔 일라이릴리가 ‘먹는’ 비만약에 승부수를 던졌다. 배나 허벅지에 주사를 놓는 기존 비만·당뇨 치료제를 알약으로 개발해 시장 판도를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데이브 릭스 릴리 회장(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2025년 경구용 비만 치료제 연구결과를 내놓아 1위 모멘텀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릭스 회장은 한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시장 점검을 위해 5년 만에 방한했다. 릴리는 제약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다. 세계 비만약 시장의 최강자인 덴마크 노보노디스크를 뛰어넘을 것으로 평가받는 신약 마운자로의 허가를 앞두면서 지난 6월 세계 제약사 가운데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현재 릴리 시총은 5045억달러(약 681조8400억원)에 이른다. 비만약 시장 전망은 밝다. 세계 비만 인구가 2035년 19억 명에 이르고 당뇨병, 뇌졸중, 심장마비, 골관절염 등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산업의 중심축이 항암제에서 비만약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릭스 회장은 “비만이나 당뇨병은 평생 환자를 괴롭히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이라며 “릴리의 제1 목표는 사람들이 더 오래 그리고 활기차게 삶을 누리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47년 역사를 자랑하는 ‘당뇨 명가’ 릴리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뿐 아니라 약물 복용을 중단하더라도 감량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 치료제를 연구개발(R&D)하고 있다. 릭스 회장은 한국 제약·바이오 시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선진국이 된 부유한 나라면서도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제약·헬스케어 영
“이제는 다음 단계로 올라설 때입니다(It’s time to move up).” 데이브 릭스 일라이릴리 회장이 한국의 제약·바이오 산업 규제 상황을 표현한 말이다. 릭스 회장은 혁신적인 신약이 한국 환자들에게 빠르게 제공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글로벌 수준에 발맞춰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제약·바이오 산업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라도 허가 및 급여 측면에서 규제가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릭스 회장은 “세계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한국은 규제 때문에 글로벌 신약 도입이 늦춰지거나 아예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어렵게 의약품이 허가돼도 한국의 보건의료 시스템 구조상 보험급여를 받지 못하거나, 받는다 하더라도 매우 지연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약업계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한국에서 약을 기다리는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다양하고 유연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혁신 신약이 다른 국가와 동시에 허가되고, 공정한 가격으로 빠르게 출시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신약이 처음 출시된 뒤 한국에서 급여가 적용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46개월(약 4년)이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출시된 460개 신약 중 최초 출시 후 1년 내 도입된 신약은 5%에 불과했다. 또 한국의 건강보험 급여 신약 비율은 2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20위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영국(48%)의 절반 수준이다. 릭스 회장은 신약 허가를 늦추는 원인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볼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례로 한국 규제당국에 신약 허가 시 제출해야 하는 임상 연구에 한국 환자 비율을 어느 정도 유지해야 하는 조건이 있는데, 조
비만약은 제약·글로벌 업계 ‘핫 토픽’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6일(현지시간) “위고비(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로 13㎏을 감량했다”고 적으며 비만약 열풍에 불을 붙였다. 지금까지 출시됐거나 출시 예정인 당뇨·비만약은 ‘자가주사제’라는 공통점이 있다. 자신의 배나 허벅지(대퇴부)에 직접 주사를 찔러야 하기 때문에, 주사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일반 환자들도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한국 바이오 기업들은 한발 빨리 이러한 자가주사제를 파스(패치) 형태로 개발 중이다. 파스에는 약물이 담긴 마이크로니들(미세 바늘침)이 촘촘히 박혀있다. 자기 몸에 주사를 찌르는 대신 피부에 이 파스를 붙이기만 하면 된다. 물론 편리성이 다는 아니다. 주사제만큼 효능이 나와줘야 상업화까지 이어질 수 있다. 가장 속도가 빠른 기업은 라파스다. 라파스는 대원제약과 함께 위고비를 마이크로니들로 제형을 바꾼 ‘DW-1022’ 임상 1상 시험계획서(IND)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지난 8월 제출했다. 현재 식약처로부터 보완 요청을 받아 일부 자료를 보완 중이다. 라파스와 대원제약은 암컷 미니피그로 전임상을 진행했다. 주사제와 마이크로니들 패치제의 생체 이용율을 기반으로 패치 용량(0.45㎎/일)을 정했다. 주사제와 마이크로니들 패치제를 각각 투여한 이후 미니피크 사료섭취량을 비교한 결과 주사제와 동등한 식이 감소효과를 확인했으며, 경구제형 신약과 비교했을 때도 수십배의 적은 용량으로 동등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정도현 라파스 대표는 “마이크로니들 기업은 호주 백사스(Vaxxas), 미국 마이크론 바이오메디컬(Mic
중국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 ‘큰 손’이다. 인구는 14억명에 의약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342조원에 달한다.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룬 탓에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질병패턴이 동시에 나타나는 시장이기도 하다. 다만 인력관리, 기술유출 등의 위험요인이 여전히 있는 만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이점에 유의하며 세계 2위 중국 시장을 차근차근 공략하고 있다. 28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이 시판허가를 내린 의약품 중 95% 이상이 아직까지 복제약(제네릭)이다. 이에 중국은 제네릭 위주의 연구개발(R&D)에서 벗어나 혁신의약품 개발 및 대외 파트너십 확대를 독려 중이어서 차별화된 기술을 보유한 국내 바이오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3~4년 전부터 NMPA가 임상시험계획(IND) 신청 절차 등 규제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원래 의약품 출시 전 중국에서 추가로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했던 조건을 제거하는 등 해외 의약품이 중국시장으로 진출하기 쉽게끔 관련 규정을 바꾸는 중”이라고 전했다. 핵심은 ‘미충족 수요’, 즉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 및 인지도가 중국 내에서 높은 편은 아닌 만큼 중국에 없는 기술로 승부를 봐야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엘앤씨바이오다. 엘앤씨바이오는 사체로부터 피부 등을 기증받아 피부이식재(메가덤)를 개발한 회사다. 중국은 피부이식 기술이 부족해 화상 환자나 유방암 수술 환자들에게 돼지껍질을 활용해 피부이식술을 진행하고 있다. 엘앤씨바이오는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와 합작 투자로 장쑤성 쿤산시에 공장을
환자 맞춤형 치료 시대를 연 바이오마커(생체지표자)가 암을 넘어 아토피 등 피부질환, 심장질환 등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개인별 바이오마커에 따라 약도, 치료법도 달라지는 만큼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새로운 지표를 발굴하며 사업 기회를 넓히는 중이다. 치료 패러다임 바꾼 바이오마커바이오마커는 질병의 존재 유무, 진행 정도, 치료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생체지표다. 바이오마커 활용의 핵심은 ‘최적의 처방’이다. 사람마다 바이오마커와 그 발현율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같은 약을 쓰더라도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과거에는 환자별로 약물 용량을 다르게 하는 데 그쳤다면, 이제는 각자의 바이오마커에 따라 처방하는 약이 다르다. 최대 효과를 볼 수 있는 약을 쓰기 때문에 부작용이 줄고 환자 생존율은 높아졌다. 폐암이 대표적이다. 폐암은 20년 전만 해도 한번 진단받으면 8개월 안에 대부분 사망하는 질병이었다. 하지만 상피세포성장인자(EGFR) 같은 비소세포폐암 바이오마커가 발굴되고, 이를 표적으로 하는 맞춤형 약이 개발되면서 환자 생존 기간은 30개월로 늘어났다. 항암제 분야에서는 이미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신약 개발이 ‘기본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유전체 분석에 강점을 지닌 진단 기업과 협업해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이에 맞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동반진단 사업 모델을 구축하기도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4년 일찌감치 신약 개발과 동반진단을 의무화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를 내린 첫 동반진단 모델이 지난 6월 나왔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와 HLB파나진의 폐암진단키트
중국 공장 건설을 마무리 지은 엘앤씨바이오가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낸다. 내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세계 최초로 개발한 무릎연골 재생 의료기기 ‘메가카티’의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환철 엘앤씨바이오 대표(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FDA에 메가카티 품목허가 신청을 넣기 위해 준비를 시작했다”며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목표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합작법인(JV)을 설립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엘앤씨바이오는 메가덤(피부이식재), 메가카티 등을 출시한 국내 재생의료 전문기업이다. 피부이식재 시장 점유율 1위(50%)인 메가덤이 그간 캐시카우 역할을 해줬다면, 이젠 메가카티가 차세대 성장동력이 돼줄 것이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메가카티는 치약 형태의 연골 재생 의료기기다. 상온 보관 후 원하는 때에 연골 손상 부위에 도포하면 된다. 연골 조직을 이식재 형태로 개발한 제품은 출시된 바 있지만 이를 의료기기로 개발한 기업은 엘앤씨바이오가 처음이다. 냉동 상태로 보관돼 수술 직전 해동해야 하는 기존 제품의 번거로움을 덜었다는 장점도 있다. 엘앤씨바이오가 처음 현지화에 공들인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아직 피부이식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사람 피부(동종 진피) 대신 돼지껍질 등 동물 피부를 환자에게 쓰고 있다. 엘앤씨바이오가 중국 장쑤성 쿤산시에 지은 2만3000㎡ 규모의 공장은 내년부터 부분 가동에 들어간다. 2027년 전면 가동할 예정이며, 중국에서도 메가덤 메가카티 등을 출시해 매출 1조원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제는 ‘중국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시장 ‘1
씨엔알리서치는 ‘한국 1호’ 임상시험수탁(CRO) 기업이다. 올해부터는 글로벌 시장 진출과 정보기술(IT) 사업으로 터닝포인트를 마련할 계획이다. 우선 연말까지 미국과 태국에 현지 지사를 세워 네트워크를 쌓은 뒤 인수합병(M&A)을 노릴 예정이다. 또 비대면 임상, 임상데이터 표준화 등 IT 임상 사업에서도 차별화 지점을 찾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성장하려면 결국에는 신약을 개발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외국에는 임상 및 허가를 대행해주는 회사가 있다기에 우리나라에도 그런 기업이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해 1997년 창업하게 됐습니다.” 윤문태 씨엔알리서치 대표는 국내 CRO 역사의 산증인이다. 윤 대표는 “처음에는 신약 개발이라는 개념도 미미했기 때문에 규제기관과 임상시험관리기준(GCP), 의약품 제조·품질관리(GMP) 등의 큰 틀을 같이 다졌다”며 “우리나라에 안전성평가(GLP) 기관이 없을 때도 독성시험이란 것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연말까지 미국·태국 지사 설립윤 대표는 앞으로 씨엔알리서치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글로벌’과 ‘IT’ 두 가지를 꼽았다. 글로벌 전략에 대해 윤 대표는 “결국에는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만든 제품을 세계 시장에 선보여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씨엔알리서치가 먼저 글로벌화돼야 고객사 입장에서도 마음 놓고 프로젝트를 맡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전체 매출의 10%가량이 글로벌 프로젝트에서 나오는데 이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씨엔알리서치는 지난해 한 미국 CRO 기업 지분 인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미국 뉴욕에서 열린 ‘TB Innovation Summit 3.0’에 초대받아 결핵 진단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결핵 종식의 혁신’이라는 주제로 19일(현지시간) 결핵진단의 혁신과 신속한 도입을 위한 방안에 대해 토의했다. 조혜임 전무가 연사로 초대받아 약 40분간 패널 토론에 참여했다. TB Innovation Summit 3.0은 STOP TB 파트너십과 대한민국 외교부, 한국 국제협력단 세계질병퇴치기금 등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다. 결핵 극복 방안, 투자의 중요성 등에 대해 논의한다. STOP TB는 2000년 세계보건기구(WHO) 세계보건총회의 승인으로 이듬해인 2001년 공식출범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영국, 일본 등 30여개 국가에서 STOP TB 파트너십을 운영 중이다, 2015년부터는 유엔프로젝트조달기구(UNOPS) 산하로 이관됐다. 이날 조혜임 전무는 “결핵의 완전한 퇴치를 위해선 잠복결핵, 활동성 결핵, 다제내성 결핵 등 상황에 따라 적합한 진단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예컨대 잠복결핵이 활동성 결핵으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의료기관, 교육시설 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대량 선별검사를 해야하며 어린이나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환자는 소변 검체를 채취해 검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빠르고 정확한 결핵 진단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며 “결핵 예방과 치료뿐만 아니라 진단에도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며 혁신을 위해 각 국가적 차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중국 공장 건설을 마무리 지은 엘앤씨바이오가 투자 전략 2.0을 실행한다. 메가덤 메가카티의 뒤를 이을 신제품을 지속적, 안정적으로 출시하기 위해 전국에 흩어져 있는 공장과 연구소를 한 곳에 모을 계획이다.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인수합병(M&A) 추진도 검토 중이다. 이환철 엘앤씨바이오 대표(사진)는 지난 19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연구개발(R&D) 역량 강화 및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공장과 연구소를 한 데 모으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메가덤에 이어 메가카티 메가너브 등 제품을 계속해서 선보임과 동시에 비즈니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라고 말했다. 엘앤씨바이오는 전국에 연구소 4개, 공장 3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3년 안에 통합 공장 및 연구소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며 “현재 부지를 물색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자금여력도 충분하다. 엘앤씨바이오는 동종 진피 이식재인 메가덤을 든든한 캐시카우 삼아 19일 기준 현금자산을 900억원대로 보유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큐렉소의 지분 400만주(약 658억 8800만원 규모)를 매도하며 또 한번 곳간을 불렸다. 이 대표는 “보여주기식 투자가 아니라 R&D 역량 강화에 직결되는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오 소부장 기업 M&A도 검토 중이다. 지난해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 기업 나노포커스레이를 인수해 자회사로 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대표는 “인체조직 기반 신제품 출시, 후속 연구개발, 핵심 연구인력을 확보를 위한 투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앤씨바이오는 메가덤 메가카티 메가너브 메가릴리프 등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동종 초자연골 의료기
프로테오믹스(단백질체학)는 DNA를 넘어 단백질 단위의 정보값을 활용해 질병을 진단하거나, 질병 치료에 효과적인 바이오마커를 발굴하는 차세대 바이오 기술이다. 베르티스는 세계 최초로 프로테오믹스 기반 유방암 조기진단 혈액검사 ‘마스토체크’ 상용화에 성공했다. 유방암뿐 아니라 췌장암 등 다양한 암 조기진단에 이어 단백질 정보값을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도 자체 개발 중이다. 한승만 베르티스 대표는 프로테오믹스의 궁극적인 목적을 인간의 질병을 빠르게 진단하고, 그 질병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술이라고 정의했다. 한 대표는 “인간의 유전자는 2만5000개 정도가 있지만, 단백질은 100만 개 이상”이라며 “단백질이 제공하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에 바이오인포매틱스(생물 정보학), 인공지능(AI) 기술이 합쳐지면 중요한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류가 지금까지 구축한 라이브러리에 들어가 있는 단백질 스펙트럼은 전체의 30~40% 수준”이라며 “앞으로 밝혀내야 할 단백질들의 비밀이 무궁무진한데, 베르티스는 이러한 단백질들의 특정 패턴을 분석하는 방법으로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싱글셀 프로테오믹스 R&D도 속도단백질을 분석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단백질의 구조를 보는 기술도 있고 단백질 간 상호작용을 분석하는 방법도 있다. 베르티스는 ‘질량분석법’을 사용한다. 질량분석법이란 이온화된 물질값, 이온 수 등을 측정해 단백질을 분석한다. 한 대표는 “쉽게 말해 뭉쳐져 있는 단백질을 얇게 펴고, 편 단백질을 다시 잘게 쪼갠 다음에 펩타이드 질량을 보고 어떤 단백질이 일반인보다 많다 적다를
셀트리온이 알약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의 글로벌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을 주사제가 아니라 경구용 바이오시밀러로 개발하면서다. 제형 변경을 마중물 삼아 신약 개발사 변신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알약 스텔라라 임상 1상 돌입셀트리온은 미국 바이오기업 라니테라퓨틱스와 손잡고 스텔라라와 휴미라의 경구용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항체의약품 바이오시밀러를 알약 형태로 개발하는 세계 최초 시도다. 라니테라퓨틱스는 셀트리온의 항체를 받아 19일 경구용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의 임상 1상을 호주에서 시작했다. 건강한 사람 55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내년 1분기 주요(톱 라인) 데이터가 나올 예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알약을 먹은 집단, 피하주사를 맞은 집단을 비교해 효능 평가를 할 예정”이라며 “임상 1상 결과에 따라 글로벌 개발 및 판매권의 우선협상권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건선성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는 피하주사와 정맥주사 형태로 개발된 오리지널 의약품이다. 바이오시밀러도 오리지널과 같이 주사제로 출시될 예정이거나 개발 중이다. 주사제와 달리 경구용 약은 환자 투약 편의성이 높을 뿐 아니라 주삿바늘 등 의료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셀트리온은 휴미라의 경구용 바이오시밀러도 라니테라퓨틱스와 공동 개발하고 있다. 현재 전임상 단계이며 이르면 연내 임상 1상 진입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휴미라와 스텔라라는 지난해 각각 216억달러, 101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된 의약품 중 매출 상위 1, 3위를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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