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옥션이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인 ‘홍콩 아트바젤’ 재개에 발맞춰 한국 대표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경매에 내놓는다.서울옥션은 오는 28일 열리는 ‘제34회 홍콩경매’에서 총 93점, 130억원 규모의 작품을 출품한다고 밝혔다. 실제 경매는 서울 신사동에 있는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진행되지만, 홍콩에서 경매 상황을 생중계해 실시간 전화·온라인 응찰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이번 경매는 한국을 대표하는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해외시장에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국 추상화의 거장’으로 꼽히는 유영국의 ‘워크’(1964)가 대표적이다. 후기 작품에 비해 강렬하고 거친 색깔이 돋보인다. 추정가는 12억~18억원이다.박서보의 초기 및 후기 묘법을 비롯해 정상화, 정창섭 등 ‘단색화 거장’의 작품도 경매에 나왔다. 최우람, 문형태, 옥승철, 김준식 등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출품된다.야요이 쿠사마를 비롯한 해외 인기 작가들의 작품도 새 주인을 찾는다. 120호짜리 쿠사마의 ‘인피니티-네트 그린’(2005)은 30억원에 나왔다. 즉흥적 드로잉으로 유명한 미스터 두들, 다양한 색채의 추상화를 그리는 프랑
지난달 2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 각국 예술인 대표가 모인 세계조형예술협회(IAA) 회의에서 한국인 이름이 울려퍼졌다. 주인공은 이광수 미술협회장(67·사진). 회의에 참석한 57개국 대표를 대상으로 이뤄진 IAA 회장 선거에서 선출된 것이다.1954년 설립된 IAA는 세계 예술인의 교류와 협력 증진, 창작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네스코 산하 비정부기구(NGO)다. 회화뿐만 아니라 조각, 판화 등 모든 미술 분야를 아우른다. 르네 마그리트, 호안 미로 등 세계적 거장도 IAA의 회원이었다. 회원국은 71개에 달한다. 스포츠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있다면 미술엔 IAA가 있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70년에 가까운 역사의 IAA에서 한국인이 회장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71개국의 예술인을 대표하는 자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임기는 2027년까지다. 최근 서울 목동 사무실에서 만난 이 회장은 “한국인이 IAA의 회장이 된 건 한국 미술의 위상이 높아진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이 회장은 당선의 ‘일등 공신’으로 지난달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아트엑스포’를 꼽았다. 이 회장이 주축이 돼 기획한 행사는 엑스포 기간의 작품 매출, 심사위원 평가 등을 거쳐 올림픽처럼 순위를 매기는 시스템이 적용됐다. 원로작가부터 신진작가까지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그는 “전 세계 사람들이 IOC를 아는 건 올림픽이라는 국제적 행사가 있기 때문”이라며 “국제아트엑스포를 세계인의 축제로 만들겠다는 공약에 각국 대표가 공감했다”고 말했다.이 회장은 국제아트엑스포를 올림픽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행사로 키워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안녕하세요. 저는 하태임이라고 하는데요. 혹시, 제 작품을 잠깐만 봐주시면 안 될까요?” 21년 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2002 마니프 서울국제아트페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는 이동재 아트사이드갤러리 대표 앞에 한 작가가 불쑥 나타나 이렇게 말했다.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20대 신진작가’ 하태임(50·사진)이었다. 이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는 얼굴이 하도 간절해 보여 하 작가의 부스로 들어갔다. 그는 팔짱을 끼고 작품을 한참 바라보다가 명함 한 장을 주며 말했다. “저희 갤러리 한 번 찾아오세요.” 하 작가와 아트사이드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후 하 작가는 2004년을 시작으로 아트사이드에서만 세 번의 개인전을 열었다. 이달 2일 개막한 ‘그린 투 그린’은 아트사이드에서 여는 네 번째 전시다. 20여 년이 흐르면서 하 작가의 인기는 하늘로 치솟았다. ‘작품이 없어서 못 판다’는 상황이다. 그의 작품 특징을 한눈에 보여주는 ‘컬러 밴드(색띠)’ 작품은 전시가 열릴 때마다 완판 행진을 기록한다. ‘진정한 소통은 문자가 아닌 색에 있다’는 의미를 담은 작품이다. 하 작가는 ‘마음의 고향’ 아트사이드에 돌아오니 이동재 대표에게 거침없이 자신을 알린 시절이 떠오른다고 했다. “젊은 시절을 돌이켜보니 불안정하고 어려웠으면서도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가득했던 것 같아요. 이곳에 돌아오니 그런 용기가 다시 생겼어요.” 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여러 가지 도전을 펼쳤다. 이동재 대표의 딸인 이혜미 대표가 옆에서 “모든 걸 시도해봐도 괜찮다” “망쳐도 된다”고 북돋아준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천장에 알루미늄 막대와 섬유 밴드를 매
‘피겨여왕’ 김연아의 전성기 모습을 담은 그림이 9일 온라인 경매에 나온다. 프랑스 화가 다비드 자맹의 작품이다. 가장 비싼 값에 낙찰된 작품의 수익금은 튀르키예 지진 복구를 위해 기부될 예정이다.K콘텐츠 투자 플랫폼 펀더풀은 온라인 판매 서비스 ‘띵스’를 통해 자맹이 그린 김연아 작품 다섯 점을 경매에 부친다고 7일 발표했다. 자맹은 인간 내면의 감정을 감각적인 색채로 표현하는 현대미술가다. 한국경제신문과 함께 서울 여의도동 더현대서울 6층 ALT.1(알트원)에서 개인전 ‘프로방스에서 온 댄디보이’를 열고 있다.경매에 나오는 작품은 자맹의 ‘한국의 별’ 시리즈 중 일부다. 자맹은 이번 전시를 위해 김연아 손흥민 김연경 박찬욱 윤여정 등 한국 대표 스타 다섯 명을 그렸다. 이 중 김연아를 그린 작품의 경매 수익금은 김연아 본인과의 협의를 통해 튀르키예 지진 구호성금으로 기부하기로 했다.경매는 9일부터 16일까지 띵스 웹사이트에서 이뤄진다. 경매 시작가는 700만원이다. 낙찰자에게는 작품 보증서와 함께 자맹과 김연아의 친필 사인이 있는 포스터, 도록, 전시 초대권을 증정한다. 전시는 다음달 27일까지 열린다.이선아 기자
해가 어둑어둑 지기 시작하는 저녁 6시.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에서는 날마다 빛의 축제가 시작된다. 2만2000여 개의 발광다이오드(LED) 픽셀이 한마음으로 펼쳐내는 향연이다. 픽셀들이 만든 거대한 원은 차츰 작아지고 다시 커지기를 반복한다.지난 5일에도 마찬가지였다.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가로 35m, 세로 20m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려한 빛에 시선을 빼앗겼다. 농구장 1.6개 크기의 초대형 전광판은 ‘용산의 랜드마크’ 아모레퍼시픽 본사에 설치된 예술작품이다.작품의 이름은 ‘인피니트 블룸’(Infinite Bloom, 2017). 세계적 디지털 아티스트인 레오 빌라리얼(56·사진)의 작품이다. 그는 물의 흐름 등 자연의 움직임을 빛과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베이브리지를 관광명소로 떠오르게 한 것도, 영국 런던 템스강의 아름다운 야경을 완성한 것도 빌라리얼이다.아모레퍼시픽 직원만 들어갈 수 있는 본사 5층 야외정원에 설치됐지만 누구나 볼 수 있다. 동굴처럼 앞뒤가 뚫려 있는 공간의 천장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신사옥으로 쓸 건물을 지으면서 세운 원칙에 들어맞는 모습이다. 서 회장은 건물이 주변 지역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뜻을 밝혀왔다.인피니트 블룸의 LED는 매일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빛을 쏘아댄다. 2만여 개의 LED 조명이 빚어내는 원 모양은 어떨 때는 에너지를 응축하는 듯 작아지고 어떨 땐 부질없이 흩어진다. 빛을 통해 작가가 나타내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빌라리얼은 ‘자연의 생명과 죽음’이라고 했다. 자연의 생성부터 소멸까지의 과정을 추상
서양화가 손홍숙 작가는 요즘 손가락 마디마디가 상처투성이다. 매일같이 하는 게 딱딱한 동판을 긁고 깎아내는 일이어서다. 그는 캔버스 대신 금속 위에 작품을 그린다. 자작나무, 연꽃, 옥수수 등 일상에서 본 자연의 풍경을 동판 위에 담아냈다.그의 동판화 작품을 볼 수 있는 개인전 'Nature & I'가 서울 부암동 갤러리라온에서 열리고 있다. 동판에 그림을 그리는 일은 만만치않다. 기계를 사용해 금속 위에 선을 새기고 색을 입히는 작업은 캔버스에 붓질을 하는 것보다 더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그럼에도 그는 작업을 멈추지 않는다. 금속 위에 새겨진 자연이 햇빛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모습을 보면 그 어느 때보다 큰 기쁨을 맛볼 수 있어서다.손 작가는 작품을 만들며 자신도 자연의 일부분임을 느낀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은 환경과 유전적 요인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과 색깔을 갖고 있어요. 어떤 사람은 빛을 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자기 고유의 멋대로 행복을 추구하죠. 그 모습을 기계로 새기면서 나도 자연적 인간 체계 속의 하나임을 깨닫습니다."전시는 이달 30일까지 열린다.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이번이 아니면 언제 다시 볼 수 있겠나 싶어서 왔어요.”5일 오전 9시 서울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매표소 앞.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전시의 현장 판매 티켓을 구하기 위해 왔다는 이영자 씨(55)는 “전시 폐막 전에 꼭 보고 싶어서 아침 댓바람부터 기다리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이씨뿐만이 아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앞은 합스부르크 전시 입장권을 손에 넣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로 주말 아침부터 북적였다. 매표소 앞은 물론 국립중앙박물관 입구 앞 계단까지 줄이 쭉 늘어섰다. 온라인 예매 티켓이 일찌감치 매진돼 전시를 보려면 아침 일찍 줄을 서서 현장 판매분을 사야 한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개막한 지 4개월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오픈런’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합스부르크 전시가 폐막을 10여 일 앞둔 지난 4일 마침내 누적 관람객 30만 명을 돌파했다. 일반적으로 ‘블록버스터 전시’를 판단하는 기준은 ‘관람객 수 10만 명’이다. 합스부르크 전시는 이보다 세 배나 많은 관람객을 기록했다. 최근 10년 사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전시가 30만 명을 넘어선 건 2014년 ‘오르세 미술관전’(34만 명), 2016년 ‘이집트 보물전’(37만 명) 등 딱 두 건뿐이다.더구나 이번 전시는 관람객의 안전과 편의를 최대한 고려해 하루 관람 인원을 최소한으로 제한한 가운데 진행돼 사실상 역대 최대 수준을 넘어선 성과를 냈다는 게 문화예술계의 평가다.이번 전시는 이미 본 사람들도 ‘다시 보고 싶다’고 입을 모을 만큼 전시품이 다양하다. 페테르 파울 루벤스, 디에고 벨라스케스 등 서양미술 거장들
“미국은 세계 최고의 ‘테러리스트 국가’다. 21세기 미국의 대외정책은 정치적, 도덕적, 군사적, 경제적으로 완전히 실패했다. 수십만 명의 목숨을 빼앗고 수백만 명을 빈곤으로 내몬 미국은 나치처럼 전범 재판에 회부해야 한다.” 미국을 ‘적’으로 규정한 중국이나 북한 등의 정치인이 한 말이 아니다. 세계적 언어학자이자 진보 지식인인 노암 촘스키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의 분석이다. 올해로 95세인 그는 ‘시대의 양심’으로 불린다. 1960년대 베트남전쟁 당시 에세이 을 출간한 후 꾸준히 권력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왔다. 촘스키가 최근 인도 출신 언론인 비자이 프라샤드와 함께 낸 대담집 도 그 연장선이다. 그는 책에서 베트남, 라오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리비아 등 미국이 ‘세계를 보호한다’는 명목 아래 일으킨 전쟁의 이면을 고발한다. 이렇게 여러 나라에 시비를 걸고, 복종을 강요하는 미국의 행태가 지금의 ‘신냉전’과 세계적인 불안정을 가져왔다는 게 촘스키의 주장이다. 책은 비판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촘스키는 ‘여전히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대중이 미국의 패권주의에 대한 본질을 깨닫고, 미국의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 행동한다면 지금 우리가 직면한 세계대전 위협, 기후위기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다소 복잡한 내용을 촘스키와 프라샤드가 대화하는 형식으로 가독성 있게 풀어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자연을 소재로 삼은 예술가는 수없이 많다. 하지만 덴마크 출신 설치미술가인 올라퍼 엘리아슨(1967~)의 작품은 그중에서도 특별하게 평가받는다. 자연 풍경을 전시장에 그대로 옮겨온 듯한 대규모 작품을 선보이기 때문이다.그의 이름을 세계 미술계에 각인시킨 건 2003년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에 설치된 ‘날씨 프로젝트’다. 당시 엘리아슨은 수백 개의 전구로 거대한 인공 태양을 제작했다. 이 전시는 무려 200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았다.엘리아슨의 ‘유사 자연’ 작품은 관람객에게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삭막한 도심 한복판 등 예상치 못한 곳에서 대자연을 맞닥뜨리게 함으로써 자연과 문명 사이의 경계를 흐린다. 그는 최근 영국 잉글랜드 북서부 해안에서 또 다른 유사 자연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2년 안에 컴브리안 해안선에 30m 길이의 대규모 스틸 작품을 설치할 예정이다. 엘리아슨은 최근 작품의 가상 이미지(사진)를 공개했다. 썰물 때마다 모습을 드러내 거울처럼 하늘을 비추는 작품이다. 그가 영국에서 설치한 야외 작품 중 처음으로 영구적으로 남을 이 작품의 키워드는 ‘미래’다. 시시각각 변하는 바닷가의 하늘에서 우리는 어떤 미래를 만나게 될까.이선아 기자
지난달 28일 오후 6시 서울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일대. 해가 어둑어둑 지기 시작할 무렵 어디선가 환한 빛이 켜졌다. 빛이 만들어낸 거대한 원은 커졌다가 작아지기를 반복했다. 화려한 빛의 향연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 모습을 핸드폰 카메라에 담는 사람들도 있었다. 바로 용산의 '랜드마크' 아모레퍼시픽 본사에 설치된 레오 빌라리얼(56)의 '인피니트 블룸'(Infinite Bloom·2017)이다. 2만2000여 개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이뤄진 가로 35m, 세로 24m의 거대한 설치작품이다. 아모레퍼시픽 직원들만 들어갈 수 있는 본사 5층 야외정원에 설치됐지만, 이 작품은 누구나 볼 수 있다. 신사옥을 만들 때 이 층을 뻥 뚫리게 설계했기 때문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신사옥을 짓기 전 '주변 지역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세웠는데, 이런 원칙에 꼭 들어맞는 작품이다. 인피니트 블룸은 매일 오후 6시마다 켜진다. 2시간 동안 '빛의 잔치'를 펼치다가 오후 8시가 되면 꺼진다. 화려한 빛을 통해 작가가 나타내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빌라리얼은 '자연의 생명과 죽음'이라고 답한다. 그는 물의 흐름 등 자연의 움직임을 빛과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베이 브릿지를 관광명소로 만든 것도, 영국 런던 템스강의 아름다운 야경을 완성한 것도 그의 작품이었다. 인피니트 블룸에선 2만 여개의 LED 조명이 내뿜는 빛이 어떨 땐 작고 동그란 원을 만들며 에너지를 응축하고, 어떨 땐 부질없이 흩어지기도 한다. 자연의 생성부터 소멸까지의 과정을 추상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 작품은 수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4000만원에 나온 박서보(92)의 모노타입 판화가 새 주인을 찾는 데 실패했다. 일주일 전 케이옥션에서 나온 색깔만 다른 판화 작품은 1500만원에 시작해 2200만원에 팔렸다. 28일 서울옥션에 따르면 이날 서울 신사동에서 열린 경매에서 박서보의 갈색 '묘법 Ⅰ-3'(1994)은 유찰됐다. 4000만원 이상으로 응찰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박서보가 1994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의 렘바 갤러리 판화공방에서 만든 '믹소그라피아' 작품이다. 믹소그라피아는 종이나 동판을 활용해 입체감 있는 작품을 제작하는 현대 판화 기법이다. 원본은 아니지만, 딱 하나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수천만원에 거래된다. 일주일 전 케이옥션이 내놓은 작품과 가격차가 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지난 22일 케이옥션 경매에 나온 박서보의 붉은색 '묘법 Ⅰ-31'(1994)은 시작가가 1500만원이었다. 서울옥션 작품과 똑같은 해, 똑같은 공방에서 제작됐다. 작품 크기도 세로 75㎝, 가로 55㎝로 같았다. 시작가가 더 저렴한 케이옥션 작품은 치열한 경합을 거쳐 2200만원에 낙찰됐다. 한 컬렉터는 "요즘같이 미술시장이 좋지 않을 때는 시작가를 낮추는 것이 주목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했다. 다만 색깔만 다른 판화가 이렇게 큰 가격 차이가 나는 건 이례적이란 설명이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최근 박서보의 작품은 3000~5000만원대에 거래되는 게 일반적"이라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정확히 반복할 수 있는 시각적 도상.”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판화 큐레이터였던 윌리엄 아이빈스는 판화를 이렇게 정의했다. 그의 말처럼 판화의 힘은 ‘복제’에서 온다. 딱 한 점밖에 없는 원본과 달리 몇 번이고 복제해 저렴한 값에 팔 수 있는 게 판화의 장점이다. 그렇다면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복제된 판화는 비슷한 가격대에 팔려야 한다.실제 미술시장에선 그렇지 않다. 원본처럼 딱 한 번만 찍을 수 있는 ‘모노타입(monotype) 판화’가 있어서다. 이 세상에 단 하나만 존재한다는 점에서 원본 못지않은 희소성을 갖는다. 똑같은 작품의 판화라도 가격이 천차만별인 이유다.이달 국내 경매시장을 뜨겁게 달군 주인공도 판화다. 서울옥션과 케이옥션 경매에 나란히 출품된 ‘단색화 거장’ 박서보 작가(92)의 모노타입 판화는 컬렉터 사이에서 “원본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관심이 쏠렸다. 그런데 입찰자들은 궁금해한다. 작품이 만들어진 연도도, 장소도, 크기도 같은데 경매 시작가가 3배 가까이 차이 난다. 한쪽은 시작가가 1500만원, 다른 한쪽은 4000만원이다.같은 공방서 찍었는데 몸값 3배 차?저렴하게 내놓은 쪽은 케이옥션이다. 이 회사는 지난 22일 열린 경매에서 박서보의 붉은색 모노타입 판화 ‘묘법 Ⅰ-31’(1994)을 1500만원에 내놨다. 네 명의 입찰자가 달라붙어 ‘레이스’를 펼친 끝에 2200만원에 낙찰됐다. 작품 최고 추정가(3000만원)에는 못 미쳤지만, 시작가보다 1.5배 높은 가격에 팔렸다.이 작품은 박서보가 1994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의 렘바 갤러리 판화공방에 가서 만든 ‘믹소그라피아’ 작품이다. 믹
중국 주나라에서는 80세를 ‘장조(杖朝)’라고 불렀다. 조정에서 지팡이를 짚고 다녀도 죄를 묻지 않는다는 뜻이다. 기력이 떨어져 임금 앞에서조차 똑바로 서지 못한다는 나이에 미술계의 시선을 사로잡은 작가가 있다. 그것도 두 명씩이나. 추상화의 곽훈과 행위예술의 성능경이다. 예술가로 평생을 보낸 ‘한국미술 1세대’ 원로 작가들이다. 곽훈은 한국 나이로 여든세 살이고 성능경은 올해 여든이 됐다. 이들의 전시는 예술에는 나이가 없다는 말을 실감 나게 한다. 젊은 작가들도 버거워하는 대작을 내놓는가 하면 국내외 유명 갤러리와 미술관에서 전위예술의 첨단을 선보인다. 행위예술 반세기 성능경노익장을 먼저 과시한 작가는 성능경이다. 그는 지난 22일 서울 화동 백아트갤러리에서 ‘아무것도 아닌 듯…성능경의 예술행각’을 개막했다. 반세기가 넘도록 매진한 ‘행위예술 외길’을 관통하는 전시다. 성능경은 1970년대부터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퍼포먼스를 꾸준히 펼쳐왔다. 신문 읽기나 스트레칭 하기, 새총 쏘기 등 일상의 평범한 일들을 예술의 범주에 끌어들였다. 그리고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지금은 이건용 장석원 등과 함께 ‘한국의 전위미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는 지난 수십 년간 돈도 못 벌고, 인기도 없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너무나도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작품이어서다. 그래도 성능경은 멈추지 않았다. 남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지만 그에게는 반란이자 저항이었다. 그는 신문을 읽고 오리는 행위를 통해 군부정권의 ‘언론 탄압’을 비판했다. 담배 피우기 등의 행위를 통해선 근엄한 모습의 민중미술에 국내 미술계가 치
앤디 워홀, 장미셸 바스키아 등 유명 화가의 복제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한 뒤 진품으로 속여 ‘억대’ 이익을 취한 딜러가 수갑을 찼다. 26일 아트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아트딜러인 대니얼 엘리 부아지즈는 위작 판매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부아지즈가 판매한 그림 중에는 워홀, 바스키아를 비롯해 로이 리히텐슈타인, 키스 해링, 뱅크시 등 유명 작가도 포함돼 있다. 그는 2년 전부터 워홀의 위작을 진품으로 속여 20만달러(약 2억6000만원)에 팔았다. 가짜 그림인 줄 모르고 구입한 사람만 최소 6명이다. 미국 사법당국은 부아지즈의 범죄를 밝히기 위해 손님으로 가장했다. 앤드 워홀의 ‘슈퍼맨’ 프린트를 2만5000달러(약 3000만원)에 산 뒤 분석에 나섰다. 그림 뒤에는 진품처럼 보이기 위해 찍은 카네기미술관 도장까지 있었지만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가짜라고 결론 내렸다. 미술관에 문의한 결과 슈퍼맨 에디션 프린트를 생산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FBI에 따르면 부아지즈가 1200만달러(약 156억원)에 판 바스키아의 작품 가운데 하나는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서 495달러(약 64만원)에 산 위작이었다. FBI는 지난해 봄 남부플로리다지방법원에 부아지즈를 기소했다. 부아지즈에 대한 선고는 오는 5월 30일 내려질 예정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앤디 워홀, 장 미셸 바스키아 등 유명 화가의 복제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한 뒤 진품으로 속여 '억대' 이익을 취한 딜러가 결국 유죄를 인정했다.아트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 팜 비치의 아트 딜러인 다니엘 엘리 부아지즈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위작 판매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그는 유명 화가들의 위작을 고액에 판매한 혐의를 받았다.부아지즈가 판매한 그림 중에는 워홀, 바스키아를 비롯해 로이 리히텐슈타인, 키스 헤링, 뱅크시 등 유명 작가들도 포함돼있다. 그는 2021년 10월 한 고객에게 워홀의 위작을 20만달러(약 2억6000만원)에 팔았다. 당시 부아지즈는 이 그림이 '진품'이며, 일부는 워홀의 사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최소 6명 이상에게 위작을 판매했다.그는 잠입요원에게 위작을 팔다가 덜미가 잡혔다. 부아지즈를 수상하게 여긴 미국 사법당국은 그한테서 워홀의 '슈퍼맨' 프린트를 2만5000달러(약 3000만원)에 샀다. 거래하는 과정에서 부아지즈는 잠입요원에게 "이건 정말 희귀하고, 좋은 작품", "정말 얼마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프린트 뒤에는 부아지즈가 진품처럼 보이기 위해 찍은 카네기 미술관의 도장도 있었다.하지만 미국 FBI 예술범죄팀의 전문요원 마크 제르바시가 앤디 워홀 재단과 카네기 미술관에 문의한 결과, 미술관은 슈퍼맨 에디션 프린트를 생산한 적이 없었다. 명백한 '위작'이었던 것이다. 이후에도 부아지즈는 제르바시와 잠입요원에게 수 차례 위작을 팔았다. 그럴 때마다 FBI는 작품을 분석해 위작이라는 증거를 모았다. 자신만만해진 부아지즈는 2021년 말 FBI 예술범죄팀에게 바스키아,
황달성 금산갤러리 대표(70·사진)가 23일 한국화랑협회 회장직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2025년까지다.황 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화랑협회 선거에서 도형태 갤러리현대 대표(54)를 누르고 회장에 당선됐다. 황 회장은 69표, 도 대표는 68표를 얻었다. 한국화랑협회는 국내 화랑 160여 곳이 가입한 단체다.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KIAF(한국국제아트페어)를 개최한다.이선아 기자
황달성 금산갤러리 대표(70·사진)가 23일 한국화랑협회 회장직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2025년까지다.황 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화랑협회 선거에서 도형태 갤러리현대 대표(54)를 누르고 회장에 당선됐다. 황 회장은 69표, 도 대표는 68표를 얻었다.한국화랑협회는 국내 화랑 160여곳이 가입한 단체다.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KIAF(한국국제아트페어)를 개최한다.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만질 수 없어서 부서질 수도 없는 벽.’시인 이경은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DMZ)를 이렇게 표현했다. 실제로도 그렇다. DMZ에는 독일을 두 개로 쪼갰던 베를린장벽 같은 벽은 없다. 대신 이곳엔 보이지 않는 거대한 벽이 있다. 70여 년 전 38선을 사이에 두고 서로에게 총칼을 겨누던 남북이 지금도 대립하고 있는 탓에 DMZ는 그 누구도 함부로 발을 들일 수 없는 곳이 됐다.그래서 DMZ는 역설적으로 한반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 됐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덕분에 천혜의 자연을 자랑한다. 그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자연의 동식물들은 DMZ를 ‘생명의 땅’으로 만들었다. 구글이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준비한 ‘DMZ 온라인 전시’의 테마로 ‘역사’와 ‘자연’을 택한 이유다.서울보다 넓은 ‘분단의 벽’DMZ를 이해하려면 역사부터 알아야 한다. DMZ는 전쟁의 비극 속에서 태어났다. 1950년부터 3년간 전쟁을 이어온 남북한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을 맺었다. 그러면서 적대 행위가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완충지대’인 DMZ를 설정했다.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각각 2㎞를 지정해 군대 주둔과 무기 배치를 금지했다. 전쟁이 남긴 상흔은 생각보다 길고, 넓었다. DMZ의 길이는 248㎞에 이른다. 서울에서 대구까지 직선거리보다도 길다. 면적은 907㎢로 서울의 1.5배에 달한다.서울보다도 넓은 DMZ는 70년간 남북을 갈라놨지만, 막상 이곳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구글 온라인 전시에선 DMZ에 대한 각종 궁금증을 인터랙티브 형식으로 해소할 수 있다. 그중 하나. 민간인은 DMZ에 들어갈 수 없다는데, 그럼 어디까지 가까이 다가
전쟁은 너무나도 큰 일이라 때로는 그 비극에 공감하기가 쉽지 않다. 전쟁을 둘러싼 거대한 정치·사회적 맥락을 살펴보다 보면 더 그렇다. 우리가 전쟁의 끔찍한 참상을 온전히 이해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있다. 그 시간을 살아낸 개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이다.구글이 DMZ 온라인 전시에서 6·25전쟁 참전 용사인 고(故) 이학수 상병의 이야기를 다룬 건 그래서다. 1951년 당시 20세 청년이던 그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해병대에 자원입대했다. 1952년 휴전선 부근 경기 장단 지역에서 전투를 치르다 큰 부상을 입었다. 머리에 총탄이 박혔다. 실명은 피할 수 있었지만 깊게 파고든 파편은 당시 의학 기술론 없앨 수 없었다.머릿속 파편은 전쟁이 중단된 후에도 끔찍한 두통으로 그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이 상병은 2005년 눈을 감고 나서야 비로소 전쟁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의 가족은 화장한 뒤에야 그를 괴롭히던 파편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이 파편은 전쟁기념관에 보관돼 있다. 구글 온라인 전시에선 그 파편과 함께 그가 남긴 93쪽 분량의 병상 비망록을 볼 수 있다. 유해를 수습하지 못한 전우들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전쟁에 희생된 사람은 이 상병뿐만이 아니다. 1950년 끊어진 대동강 철교에 가까스로 매달려 탈출하려는 피란민, 1951년 임시수도 부산에서 판잣집과 천막으로 된 피란 학교에 모인 어린아이들, 나라를 구하기 위해 펜 대신 총을 든 앳된 얼굴의 학도병 등 전쟁을 온몸으로 겪어낸 사람들의 모습이 사진을 통해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들의 삶이 온통 암흑이었던 것은 아니다. 고단한 시절에도 새 생명이 태어나고, 아이들은 천
한국에서 정치를 다루는 영화와 드라마는 다들 그렇다. 권력을 차지하려는 악당이 음모를 꾸미고 배신을 밥 먹듯 하다가 결국 파멸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관건은 그 과정을 얼마나 색다르고 세련되게 표현하느냐다. 다음달 1일 개봉하는 이원태 감독의 ‘대외비’(사진)는 신선함이 느껴지는 정치 영화로 평가하기엔 부족함이 있다. 러닝타임 115분 내내 ‘어디서 본 듯하다’는 기시감이 느껴진다. 작품의 줄거리는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조진웅 분)이 이번에는 반드시 당선되겠노라며 부산의 ‘어둠 속 실세’ 순태(이성민 분)와 한판 싸우는 이야기다. 해웅은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반드시 뽑히게 돼 있었다. ‘기호 1번이면 무조건 당선’되는 부산 해운대에서 여당의 공천을 약속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공천 하루 전날 여당 후보가 바뀐다. 순태의 작업 때문이다. 해웅은 순태에게 복수하기 위해 ‘대외비’가 찍힌 해운대지구 개발 문서를 앞세워 조직폭력배와 손을 잡는다. 영화 ‘대외비’는 부동산 개발 비리라는 소재를 더했지만 여느 정치·범죄물과 다르다는 느낌을 주기엔 역부족이었다. 없는 건 없었다. 사회 권력층의 비리, 조폭·검찰·언론의 유착, 남성 배우들이 펼치는 폭력씬 등이 나온다. 15세 관람가라고 하기엔 수위 높은 장면도 있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전개 방식과 소재는 진부했다. 권력의 속성이 무엇인지를 다루고 싶었다는 이 감독의 바람은 ‘권력을 얻으려면 영혼을 팔아야 한다’는 순태의 대사를 통해서만 드러날 뿐이다. 물론 코로나19 여파로 실제 제작과 개봉시점 사이에 3년의 간격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지난 2~3년간 우리 정치사에 영화보다 더욱
명품 패션 브랜드와 예술가의 ‘저작권 싸움’이 잇달아 벌어지고 있다. 명품 브랜드 광고에 자신의 작품을 무단으로 쓰지 말라는 예술가 측이 생기는가 하면, 우리의 명품 브랜드 상품을 도용해 예술작품을 만들지 말라는 회사도 나왔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추상화가 조앤 미첼(1925~1992)의 재단은 이날 루이비통 파리 본사에 ‘저작권 침해 행위를 중지하라’는 서한을 보냈다. 조앤미첼재단이 문제 삼은 건 루이비통의 ‘카퓌신 가방’ 광고(사진)다. 루이비통이 재단 허락 없이 미첼 작품 세 점을 광고 배경으로 썼다는 것이다. 심지어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이 재단에 기부금을 낼 테니 작품을 사용하게 해달라’는 루이비통의 요청을 재단이 여러 번 거절했는데도 광고를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재단 측은 서한에서 “루이비통이 예술가의 권리를 무시하고 영리 목적으로 작품을 부당하게 이용하는 것에 매우 실망했다”고 전했다. 재단은 루이비통이 사흘 안에 미첼의 작품이 사용된 광고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에 들어갈 계획이다. 미첼은 현대 추상표현주의를 대표하는 작가 가운데 하나다. 1951년 잭슨 폴록 등 추상표현주의 거장들과 함께 공동 전시회를 연 뒤에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그의 대규모 작품은 경매에서 100만달러(약 13억원) 이상에 거래된다. 1992년 미첼이 세상을 떠난 후에는 조앤미첼재단이 그의 작품을 관리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와 예술가가 저작권을 둘러싸고 다투는 건 처음이 아니다. 이달 초에는 에르메스 브랜드의 상징인 버킨백을 활용해 대체불가능토큰(NFT)을 만든 미국 디지털 아티스트 메이슨 로스차일드
구불구불하고 좁아터진 골목, 다닥다닥 붙어서 햇빛조차 제대로 들지 않는 집, 오물과 악취로 가득 찬 길거리…. 약 200년 전 프랑스 파리의 모습은 이랬다. ‘낭만의 도시’로 불리는 파리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19세기 파리시가 대규모 도심 재개발을 앞두고 사진가 샤를 마르빌에게 파리의 풍경을 고화질 사진으로 찍게 한 덕분이다. 당시의 파리시청 지도부는 과거의 파리가 있어야 비로소 새로운 파리가 탄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서울도 재개발 전을 기록한 사진들을 지니고 있다. 다만 정부나 서울시 차원에서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 1980~1990년대 몇몇 사진가는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봉천동 금호동 한남동 등 재개발을 앞둔 지역을 이리저리 발로 뛰었다. 그곳에 있는 판잣집, 상점, 길거리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환한 웃음을 카메라에 담았다. 곧 사라지겠지만, 그렇다고 잊혀져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김정일 김재경 임정의 최봉림도 서울의 옛 모습에 카메라를 들이댄 사진가다. 신림동 서울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뮈에인, 내 마음속의 오목렌즈’에 들어서면 이들이 기록한 30~40년 전 서울의 모습이 펼쳐진다. 미술관 자체가 마치 과거 시간을 응축해놓은 타임캡슐이 된 듯하다. 전시는 시간순으로 구성돼 있다. 2층 전시장 입구에서 제일 먼저 보이는 김정일 작가의 1982년 ‘기억 풍경’ 연작부터 임정의 작가의 1980년대 중반 사진, 최봉림 작가가 1990년 봉천동에서 찍은 작품, 김재경 작가의 1999년 서울을 기록한 ‘뮤트’ 연작까지 약 20년간의 서울 풍경이 한자리에 모여있다. 처음엔 ‘뭘 이런 걸 찍었나’ 싶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공중변소, 시멘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가 '이수만 지우기'를 중심으로 한 경영 효율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와 관련된 회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를 중단하고, 수익성 높은 지식재산권(IP) 사업에 집중해 2025년까지 매출을 2배 이상 키우겠다는 목표다.SM은 21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SM 3.0: IP 수익화 전략'을 통해 2025년까지 매출 1조2274억원(별도 기준), 영업이익 4296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매출은 2.4배, 영업이익은 4.3배 키우겠다는 것이다.우선 세 가지 방안을 통해 즉각적인 영업이익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첫 번째는 '이 전 총괄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종료 및 정산 약정 종료'다.장철혁 SM 최고재무책임자(CFO·사진)는 "2022년 12월 31일부로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을 종료했고, 앞으로 관련된 추가 비용 지불은 모두 중단될 것"이라며 "앞으로 라이크기획에 지불해온 '매출의 6%' 비용이 사라져 영업이익률 6% 상승으로 즉시 반영된다"고 설명했다.두 번째는 자회사인 'SM브랜딩마케팅이 진행하는 굿즈상품(MD) 유통 사업의 내재화'다. 고수익 핵심 사업을 직접 운영해 영업이익률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세 번째는 '드림메이커가 담당했던 공연 기획 기능 내재화 및 경쟁입찰을 통한 공연 수익 제고'다. 이 전 총괄이 지분을 갖고 있는 드림메이커와 단독으로 계약하던 관행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다.이 세 가지를 달성하면 2022년도 사업 기준 매출은 연 최소 3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은 31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했다.현재 연 1200억원&nbs
‘괴짜 중의 괴짜.’ 대표적 초현실주의 화가로 꼽히는 살바도르 달리(1904~1989)는 평생 이런 말을 들으며 살아왔다. 그는 어렸을 적부터 자신은 부모님에게 죽은 형의 대체품이라는 강박에 시달렸다. 자신은 형과 다르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입증하기 위해 기행을 일삼았다. 이런 강박증은 역설적으로 달리가 독특한 초현실주의 화풍을 완성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자기 내면의 우울과 불안함을 탐구했고, 지크문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면서 꿈과 무의식을 작품의 소재로 삼기 시작했다. 시계가 마치 녹아내릴 듯이 축 늘어진 모습의 ‘기억의 지속’(1931)이 대표적이다. 최근 미술산업을 뒤흔들고 있는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 모델 ‘달리(DALL-E)’가 그의 이름을 딴 건 이런 이유에서다. 키워드 몇 개만 입력하면 AI가 알아서 그림을 그려주는 프로그램이다. AI 기술의 발전으로 누구나 달리처럼 상상 속에만 존재하던 아이디어를 시각적으로 이미지화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지난해 매출 250억원을 기록한 국내 대형 미술장터 '부산국제 화랑아트페어(BAMA)'가 다음달 개막한다.부산화랑협회는 다음달 2~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2023 제12회 부산국제 화랑아트페어'를 연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아트페어에선 153개 갤러리가 참여해 40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중국, 일본 등 아직 국내에 진출하지 않은 해외 갤러리 6곳도 참석한다.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이 아트페어를 즐길 수 있도록 여러 특별전도 마련했다. 우선 아트페어가 삼일절 직후에 열리는 점을 감안해 여성 항일운동가의 초상화를 그리는 윤석남 작가의 특별전을 마련했다. '한국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로 불리는 윤 작가는 80대의 고령에도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엑스와 협업한 '2030 넥스트 아트' 특별 전시도 진행한다. BAMA를 방문하는 관람객 9000여 명에게 대체불가토큰(NFT) 작품을 무료로 증정할 계획이다. 부산·울산·경남 지역 대학 예술학과 학생의 졸업작품을 소개하는 '디그리쇼'도 준비했다.윤영숙 부산화랑협회장은 "올해 매출은 250억~30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최근 미술시장이 침체기이긴 하지만, 프리뷰 행사 첫날 매출이 1억 원을 넘는 등 BAMA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고 했다.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꿈의 우유’(2022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숨죽인 채로’(2022년 휘트니 비엔날레), ‘어둡지만 나는 노래한다’(2021년 상파울루 비엔날레)…. ‘미술계 축제’로 불리는 비엔날레의 큰 주제는 대개 이런 식이다. 그해 전시 주제를 함축한 제목이 공식처럼 따라붙는다. 기획자들에게 감각적이고 세련된 제목을 짓는 것이 최대 과제다. 싱가포르에서 오는 3월 19일까지 열리는 ‘제7회 싱가포르 비엔날레’는 조금 다르다. ‘나타샤’라는 사람 이름이 붙었다. 행사에 이름을 붙임으로써 ‘인간과 비(非)인간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해보자’는 비엔날레의 주제를 신선하게 나타냈다. 싱가포르아트뮤지엄(SAM) 1층에 전시돼 있는 세계적 설치미술가 양혜규(51)의 ‘하이브리드 중간 유형 무성한 전기 이인조’는 이런 의도를 단번에 관통한다. 양 작가는 이 작품으로 싱가포르 비엔날레와 베네세재단이 공동 주최한 ‘베네세 상’을 받았다. 라탄과 방울로 만들어진 쌍둥이 조형물 앞에 서면 자연스레 질문이 떠오른다. 사물과 인간의 경계에 서 있는 이 작품과 싱가포르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나타샤’를 잇는 연결고리는 무엇일까. 독일에 살고 있는 양혜규 작가에게 화상 대담을 요청했다. 평소 미술계에서 인터뷰하기 어렵고 까탈스럽기로 유명한 그답게 미술시장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과 기술 진화에 대한 생각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사물·인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이번 작품과 ‘나타샤’가 맞닿는 지점은. “작품을 보면 생물인지, 무생물인지 불분명하다. 라탄과 방울 등 공예 재료로 온통 뒤덮여 있는 조형물인데, 마치 사람처럼 서 있다. 눈여겨볼 건 표면에 음각·양각으로 새겨진 전기
지난 겨울 내내 싱가포르는 예술로 물들어 있었다. 도심 곳곳에서 열리는 싱가포르 비엔날레 ‘나타샤’가 도시 전체를 전시장으로 바꿔놨다. 비엔날레가 열리는 9개 장소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싱가포르의 숨은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비엔날레를 기획한 네 명의 큐레이터 중 한 명인 최빛나 예술감독(46·사진)은 ‘비엔날레 투어’의 시작점으로 싱가포르아트뮤지엄(SAM) 1층을 꼽는다. 도시 남쪽의 번화가 탄종 파가르에 있는 SAM은 이번 비엔날레의 메인 전시관이다. ‘나타샤를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비엔날레 콘셉트를 가장 잘 구현한 곳이기도 하다. 최 감독은 “관람객이 산책하듯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작품을 감상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가벽을 최대한 없앴다”고 했다.미술관 밖 장소 중 꼭 가봐야 할 곳으로는 초고층 주상복합 빌딩인 ‘인터내셔널 플라자’를 꼽았다. 상업매장 속에 뜬금없이 들어선 책방이 바로 비엔날레 전시장이다. 최 감독은 “이 책방은 아직 읽지 않은 책들로만 채워져 있다”며 “책을 기부한 사람들이 각자 ‘책을 읽지 않은 사연’을 소개한 걸 읽으면서 사물을 매개로 타인과 소통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밖에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싱가포르 대표 휴양지 ‘센토사섬’, 도심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관람차 ‘싱가포르 플라이어’ 등에서도 나타샤를 만날 수 있다. 비엔날레는 다음달 19일까지 열린다.싱가포르=이선아 기자
“쉴 새 없이 계속 움직여야 하는 피겨스케이팅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잘 포착해 생동감 있게 담아낸 그림이네요. 지금은 은퇴해서 이때처럼 허리를 꺾을 순 없지만요. 하하.” ‘피겨 퀸’ 김연아(33)는 15일 서울 여의도동 더현대서울 6층 ALT.1(알트원)에 걸린 자신을 그린 그림 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프랑스 화가 다비드 자맹이 개인전 ‘프로방스에서 온 댄디보이’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작품이다. 자맹은 이번 전시에서 김연아를 비롯해 손흥민 김연경 박찬욱 윤여정 등 한국 대표 스타 5명을 그린 ‘한국의 별’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 중 김연아를 그린 작품 5점은 다음달 9일 온라인 콘텐츠 판매 서비스 ‘띵스’를 통해 자선경매에 부쳐진다. 작품의 소유권을 갖고 있는 한국경제신문사는 판매 수익금을 김연아 이름으로 튀르키예 지진 피해 복구 성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이번 김연아의 방문도 자선경매를 알리기 위해 이뤄졌다. 김연아는 이날 약 40분간 자맹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장을 둘러봤다. 자맹의 ‘시그니처’인 ‘댄디보이’ 시리즈, 고흐·피카소 등 거장의 작품을 오마주한 그림 앞에선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들여다보기도 했다. 자신의 ‘전성기’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작품들 앞에선 함박웃음을 지으며 자맹에게 “생큐”를 외쳤다. 2009년 아이스쇼에서 선보인 ‘오페라의 유령’에서 레이백 스핀(몸을 뒤로 젖혀 회전하는 기술)을 돌고 있는 모습을 그린 ‘스핀 동작을 하는 김연아’ 앞에선 옛 무대를 떠올리는 듯 한참 서 있기도 했다. 김연아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한 작품이다. 김연아는 “그림을 보는 순간 옛 생각이 새록새록 났다”며 “이렇게 아름
“이곳에 설치된 72개국 191명의 조각가 작품 가운데 최고 명작입니다.”1988년 9월 미국 방송사 NBC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세워진 조각상 하나를 카메라에 담으며 이렇게 평가했다. 찬사의 주인공은 한국의 조각가 문신(1923~1995)이 제작한 ‘올림픽 1988’(사진). 당시 정부가 올림픽 개최를 기념해 지구촌 각국의 유명 조각가에게 의뢰한 조각 가운데 하나였다. 국내외 관심이 문신의 작품에만 집중되자 기분이 상한 프랑스 대표 조각가 세자르 발다치니가 개막식에 불참한 사건은 유명하다.‘올림픽 1988’은 35년째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하철 한성백제역 2번 출구 주변의 남4문에서 바로 보인다. 약간씩 어긋나게 겹친 스테인리스 스틸 반구(半球) 55개가 하늘을 향해 힘차게 뻗어 오르는 모습이다. 높이 25m, 무게 54t의 덩치를 자랑한다. 워낙 크고 무거워서 30~40명의 사람이 100일 넘게 작업하며 세웠다고 한다.문신의 거대한 조각은 어찌하여 그토록 많은 사람에게 칭송을 받았을까. 프랑스 평론가 피에르 레스타이는 “우주와 생명의 음률을 시각화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문신의 작품은 대부분 좌우가 똑같다. 그는 대칭성(시머트리)이야말로 자연과 생명의 근원이라고 생각하고 조각을 통해 표현했다. ‘올림픽 1988’도 그랬다. 두 줄의 기둥이 좌우대칭을 이루며 용처럼 솟구친다. 그 주위를 4분의 1씩 잘려 나간 구 4개가 감싸고 있다. 완벽하게 이뤄진 균형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모를 안정감이 느껴진다. 문신은 작품 속에 ‘남북 화합’의 의미도 담았다. 그는 “올림픽이란 국가적 경사를 맞이해 남북이 화합하면서 통일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리기를 기원한
“작품을 통해 관객들을 기쁘게 만드는 그 순간이 제게는 최고의 행복입니다. 그것이 행복을 그리는 이유예요. 바쁘고 지쳐 있는 현대인이 제 작품으로 잠시나마 미소를 띨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어요.” 14일 서울 여의도동 더현대서울 6층 ALT.1(알트원) 전시장에서 만난 프랑스 화가 다비드 자맹(52)의 표정은 무척이나 밝았다. 그는 알트원에서 열린 개인전을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이날 새벽 비행기에서 내려 제대로 쉬지 못했지만 지친 기색은 없었다. 기자들의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했고 시종일관 환한 미소로 작품을 설명했다. 자맹은 “제 작품을 통해 한국 관객이 잠깐이라도 행복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프로방스를 그대로 옮겨온 듯지난 4일 알트원에서 개막한 ‘프로방스에서 온 댄디보이’는 자맹이 해외에서 개최한 전시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명품 매장 10여 개가 족히 들어갈 만한 공간(약 1160㎡)이 자맹의 작품 130여 점으로 들어찼다. 자맹이 “내가 지금껏 만들었던 작품의 모든 주제가 한자리에 모인 것 같은 기분”이라고 했을 정도다. 자맹은 수십 년간 ‘행복’이라는 키워드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는 일상 속 행복한 순간을 캔버스에 담는다. 영감의 원천이자 배경은 프랑스 남부의 프로방스다. 그의 고향이다. 따뜻한 햇살과 푸른 바다로 둘러싸인 프로방스는 자맹뿐 아니라 고흐 등 많은 예술가들이 사랑했던 곳이다. 자맹은 “프로방스는 자연을 소중히 여기는 가치가 살아 있는 곳”이라며 “고향에 대한 사랑이 영감이 됐다”고 말했다. 전시장 초입을 프로방스처럼 꾸민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디어월로 만들어진 입구는 프로방스의 소도시 위제
기자를 구독하려면
로그인하세요.
이선아 기자를 더 이상
구독하지 않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