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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다은 기자
    최다은 기자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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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러 재료 쓰는 요리사처럼, 경계없는 음악가 되고싶어요"

    18세기 카스트라토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파리넬리'(1995). 소프라노처럼 청명한 고음을 내던 19세 소년은 자신과 비슷한 목소리를 내는 파리넬리에게 매료됐다. 한국의 1세대 카운터테너 이동규(46·사진) 이야기다. 카운터테너는 여성 음역까지 낼 수 있는 남성 성악가로 과거 카스트라토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이동규는 "파리넬리를 보고 내 목소리도 자리가 있다, 성악가를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어린이합창단을 오래 했었는데, 미성인 제 목소리가 마음에 들었어요. 변성기가 지나도 유지할 수 있도록 스스로 발성을 터득했죠. 당시 집안 형편이 안 좋아서 노래를 직업으로 삼을 생각도 없었고, 제 목소리로 노래하려면 여장을 해야 한다고만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파리넬리를 보고 성악의 길로 이끌렸죠"그렇게 그는 캐나다 밴쿠버 음악 아카데미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성악을 배웠다. 스페인 비냐스 콩쿠르(2006), 뉴욕의 조지 런던 콩쿠르(2006)에서 잇따라 우승하며 세계 무대로 진출했다. 밀라노 라 스칼라,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 등 최정상급 오페라 극장에도 캐스팅됐다.다만, 그는 특이한 성부였기에 좁은 길을 걸을 수 밖에 없었다. 레퍼토리도 바로크, 현대 음악에 한정돼 있었고 이탈리아 오페라를 주로 무대에 올리는 한국에서는 더욱 배역이 적었다. 자연히 실력만큼 명성을 얻기는 힘들었다. "항상 제 역할을 확장하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어요. 한국에서 섭외가 오면 '아베 마리아', '울게 하소서'를 불러달라는 요청이 대부분이었어요. 그거만 계속 부르니까 지루하다는

    2025.01.10 17:49
  • 하얼빈 거사의 순간 오케스트라·기타로 긴박감 확 끌어올려

    함경북도 산아산에서 펼쳐지는 일본군과 독립군의 전투, 권총으로 이토 히로부미를 쏴 죽이는 안중근…. 우민호 감독의 신작 ‘하얼빈’에는 익숙한 역사적 사건이 등장한다. 특별히 새로울 게 없는 서사임에도 영화는 소리치거나 내달리지 않고 묵직하게 나아간다. 이 같은 영화적 분위기를 지탱하는 건 음악이다.지난 7일 온라인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공개된 하얼빈의 사운드 트랙은 ‘심퍼시(Sympathy)’ ‘어 롱 저니(A Long Journey)’ ‘트레인 투 하얼빈(Train to Harbin)’을 비롯해 18개 트랙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작품의 음악을 맡은 이는 조영욱 음악감독. 그는 박찬욱 감독의 오랜 파트너이자 한국 영화음악의 대부다. 그는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하얼빈은 전반적인 템포가 느리고 다소 정적이라는 점을 감안해 음악은 반대로 늘어지지 않고 긴장감이 지속되도록 신경 썼다”고 했다.영화의 처음과 끝에는 안중근이 꽁꽁 언 두만강을 건너는 모습이 등장한다. 이 장면은 몽골 북부 홉스굴 호수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반부에는 눈보라 치는 설산에서의 지옥 같은 전투가 펼쳐지고 중반부에는 대륙을 횡단할 때 끝없이 이어지는 사막이 눈을 사로잡는다. 조 감독은 이 같은 영화의 다채로운 자연에 어우러지도록 클래식한 스타일로 곡을 작업했다.“영화는 원초적이고 거대한, 그 자체만으로 드라마틱한 대자연이 화면을 가득 채웁니다. 기계음을 지양하고 오케스트라의 어쿠스틱한 사운드로 작업했습니다.”다소 정적인 영화 분위기 속에 긴장감을 더하기 위해 조 감독이 택한 방식은 기타. 저음역대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기타 선율이 어우러지면서 웅장함

    2025.01.09 16:23
  • 런던심포니가 연주한 하얼빈 OST, 조영욱이 조율한 시대의 고뇌

    함경북도 산아산에 펼쳐지는 일본군과 독립군의 전투, 권총으로 이토 히로부미를 쏴 죽이는 안중근…. 우민호 감독의 신작 '하얼빈'에는 익숙한 역사적 사건이 등장한다. 특별히 새로울게 없는 서사임에도 영화는 소리치거나 내달리지 않고 묵직하게 나아간다.영화에 대한 대중과 평단의 반응을 종합해 보면 하얼빈은 정적인 작품이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격정으로 웅변하지 않고 옷깃을 여민 채 쉰 목소리로 굳게 다짐한다"라는 평을 남겼다. 이같은 영화적 분위기를 지탱하는 건 음악이다.지난 7일 온라인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공개된 하얼빈의 사운드 트랙은 'Sympathy', 'A Long Journey', 'Train to Harbin'를 비롯해 18개의 트랙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작품의 음악을 맡은 이는 조영욱 음악감독. 그는 박찬욱 감독의 오랜 파트너이자 한국 영화음악의 대부다. 그는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하얼빈은 전반적인 템포가 느리고 다소 정적이라는 점을 감안해 음악은 반대로 오히려 늘어지지 않고 긴장감이 지속될 수 있도록 신경썼다"고 밝혔다.  영화의 처음과 끝에는 안중근이 꽁꽁 언 두만강을 건너는 모습이 등장한다. 이 장면은 몽골 북부 홉스골 호수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초반부에는 눈보라치는 설산에서의 지옥같은 전투가 펼쳐지고 중반부에는 대륙을 횡당하며 끝없이 이어지는 사막이 눈을 사로잡는다. 조 감독은 이같은 영화의 다채로운 자연에 어우러지도록 클래식한 스타일로 곡을 작업했다고. "영화에는 원초적이고, 거대한, 그 자체만으로 드라마틱한 대자연이 화면을 가득 채웁니다. 기계음은 지양하고 오케스트라의 어쿠스틱한 사운

    2025.01.09 16:13
  • 영화시장 냉각기…요즘 극장가는 '아는 맛'으로 버티기

    최근 국내 극장가에 익숙한 영화들이 잇따라 걸리고 있다. 이렇다 할 대작들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소설원작 영화, 리메이크 및 리부트(영화의 기존 설정을 가지고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영화 등 기존 IP를 활용한 작품들이 주를 이루는 분위기다. 아예 예전 영화를 재개봉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이 줄어들면서 제작자도, 관객도 안전한 길을 택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베스트셀러·시리즈물이 대세이달 22일 개봉하는 '언데드 다루는 법'은 스웨덴 작가 욘 A. 린드크비스트가 쓴 동명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욘 A. 린드크비스트는 영화 '렛미인'(2008), '경계선'(2019) 두 작품의 원작 소설을 쓴 작가로 스웨덴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렛미인에서는 뱀파이어와 인간의 우정을, 경계선에서는 북유럽 신화 속 '트롤'을 현대 사회로 데려오며 초자연적 소재를 세련되게 풀어냈다. '언데드 다루는 법'은 세상을 떠난 가족, 연인이 대규모 정전 이후 살아있는 시체로 되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일반적인 좀비물과 달리 죽음과 삶의 경계, 그 안에서의 심도깊은 질문을 던지는 휴먼 영화인 셈. 지난해 선댄스영화제에서 공개된 이후 ‘노르웨이의 오스카상’이 불리는 아만다상 시상식에서 4관왕을 수상하며 일찍부터 시네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작가가 직접 각본에 참여해 원작을 최대한 살리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달 24일 개봉하는 '검은 수녀들'은 '검은사제들'(2015)의 두 번째 이야기다. 검은 사제들은 당시 544만여 명의 관객수를 모으며 오컬트 영화 중 드물게

    2025.01.08 15:20
  • 병원에서 살롱 음악회 열어주는 의사 "피아니스트 꿈을 후원으로 이뤄요"

    클래식 음악사를 빛낸 작곡가들에게는 열렬한 후원자가 있었다. 하이든은 에스테르하지 가문과 깊은 인연을 맺었고 베토벤은 루돌프 대공, 차이콥스키는 폰 메크 부인의 지원을 받았다. 이들은 단순한 후원자와 예술가의 관계를 넘어 서로의 비전을 공유하며 인간적 유대와 우정을 쌓아 나갔다.  한국 음악계에서도 후원자와 예술가가 만나 시너지를 내는 사례가 있다. 피아니스트 한상일과 청담동 피부과 '살롱드닥터튠즈'의 나지혜 대표 원장도 그 중 하나다. 클래식 음악애호가인 나 원장은 한상일 협회장이 맡고있는 비영리단체 '아시아 퍼시픽 피아니스트 협회'(PAPA)의 연주 활동을 후원하고 있다. 또, 병원에 마련된 라운지를 협회 음악가들을 위한 살롱 콘서트장으로 활용중이다. 지난달 피아니스트 한상일과 나지혜 대표 원장을 한 자리에서 만났다. ▷매우 사적인 후원 관계인 것 같아요. 두 분은 어떻게 만나게 되셨나요.한 : 나 원장님은 제 오랜 지인의 가족이에요. PAPA를 만든다고 하니까 그 지인이 원장님을 소개해 주셨어요. 원장님이 워낙 클래식 애호가니까 서로 알고 지내면 좋겠다 싶었던거죠. 저희 PAPA를 원장님께서 도와주신다고 하셔서 더 탄력을 받게 됐어요. 나 : 유럽이나 미국의 학회에 가면 꼭 짬을 내서 오페라, 콘서트를 다녀와요. 어릴 때 피아노로 예원학교에 입학하고 싶었는데, 매일 3~4시간 넘게 피아노를 쳐야한다는 거예요. 깔끔히 포기했죠(웃음). 연주회에 가면 팜플렛에 후원자 명단이 뜨잖아요. 세종솔로이스츠 공연을 보러갔더니 1억원 넘게 후원한 사람들도 많더군요. 피아니스트가 되진 못했지만, 저도 그런 명단에 이름을 올려보고 싶었어

    2025.01.08 11:04
  • [이 아침의 영화감독] 독보적 미장센…마니아 홀린 웨스 앤더슨

    웨스 앤더슨(사진)은 독특한 비주얼로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구축해온 미국의 영화감독이다.1969년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서 태어나 오스틴의 텍사스대를 다녔다. 그곳에서 영화 파트너 오언 윌슨을 만났다. 두 사람은 긴밀한 파트너가 돼 데뷔작 ‘바틀 로켓’(1996)을 제작했다. 이후 가족 코미디 드라마를 다룬 영화 ‘로열 테넌바움’(2001)으로 상업적 성공과 평단의 찬사를 이끌어냈다.2000년대 이후 독보적인 영화 세계를 구축했다. 그의 최고 성공작으로 꼽히는 작품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 그는 이 작품으로 처음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올랐고 골든 글로브 어워드에서 최우수 영화상을 받았다. 2020년대에는 전후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프렌치 디스패치’(2021), ‘극중극’이라는 독특한 스토리 구조를 갖춘 ‘애스터로이드 시티’(2023)를 내놔 한층 공고해진 그의 미학 세계를 보여줬다. 2023년에는 로알드 달 소설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단편 영화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를 넷플릭스에서 공개했다.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2009), ‘개들의 섬’(2018) 등 영화뿐 아니라 스톱모션 애니메이션도 제작했다. 그의 작품에는 일관되게 나타나는 영화적 기법과 분위기가 있는데 카메라 워크는 수평, 수직 등 직선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으며 ‘대칭 강박’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대칭 구도가 자주 등장한다.최다은 기자

    2025.01.07 18:06
  • "현악 사중주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보여드릴게요"

    올해 금호아트홀 상주 음악가로 현악 사중주단 아레테 콰르텟이 선정됐다. 금호문화재단이 2013년 상주 음악가 제도를 시작한 이후로 현악 사중주단이 뽑힌 건 처음이다.아레테 콰르텟은 6일 서울 금호아트홀연세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상주 음악가는 무대 기회가 적은 현악 사중주단에 정말 필요한 제도”라며 “국내에서는 비교적 덜 주목받는 현악사중주의 매력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2019년 결성된 아레테 콰르텟은 전채안(제1 바이올린), 박은중(제2 바이올린), 장윤선(비올라), 박성현(첼로)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2020년 금호영채임버 콘서트로 데뷔해 프라하의 봄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 현악 사중주단 최초로 우승(2021)을 차지했으며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2023)와 리옹 국제 실내악 콩쿠르(2024) 등에서 연달아 우승을 거머쥐었다.전채안은 “팀 이름에서 아레테는 그리스어로 참된 목적, 가장 탁월한 성질 등의 의미를 지녔다”며 “우리가 연주할 작품의 작곡가들이 지닌 가장 탁월한 면을 보여주는 음악가가 되자는 포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이들은 올해 금호아트홀에서 공명을 주제로 네 차례 무대를 갖는다. 오는 9일 첫 연주에서는 현악 사중주의 기반을 다진 작곡가 하이든 작품을 연주한다. 오는 5월 열리는 두 번째 무대에서는 하이든, 모차르트, 브람스, 비트만 작품을 들려준다. 같은 조성과 박자표를 지닌 작품을 묶어 음악사조에 따른 변화를 보여준다.쇼스타코비치, 버르토크, 라벨 등 서로 다른 색채를 지닌 동시대 작곡가 3명의 작품을 비교해 들을 수 있는 세 번째 무대(9월)를 비롯해 베토벤, 슈베르트 작품으로 마지막 무대(11월)를 꾸민

    2025.01.06 17:38
  • 아레테 콰르텟 "클래식에서도 팀전의 매력 느낄 수 있을 거예요"

    ‘4명의 현자(賢者)가 나누는 대화’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현악 사중주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두 대의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가 함께 연주하는 현악 사중주는 성부 간 조화와 균형을 통한 고도의 음악적 완성도를 요구한다. 이를 위한 연주자들의 긴밀한 호흡 또한 매우 중요하다. 솔리스트처럼 화려하거나 오케스트라보다 웅장하지 않아도 클래식 음악의 정수로 꼽히는 이유다.올해 금호아트홀 상주 음악가로 현악 사중주단 아레테 콰르텟이 선정됐다. 금호문화재단이 2013년 상주 음악가 제도를 시작한 이래로 현악 사중주단이 선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레테 콰르텟은 6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상주 음악가는 솔리스트보다 무대 기회가 적은 현악 사중주단에 정말 필요한 제도"라며 "국내에서는 비교적 덜 주목받는 현악사중주의 매력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2019년 결성된 아레테 콰르텟은 전채안(제1 바이올린), 박은중(제2 바이올린), 장윤선(비올라), 박성현(첼로)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2020년 금호영채임버 콘서트로 데뷔해 프라하의 봄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 현악 사중주단 최초로 우승(2021)을 차지했으며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2023)와 리옹 국제 실내악 콩쿠르(2024) 등에서 연달아 우승을 거머쥐었다. 영국 위그모어홀 상주 음악가로 활약한 한국 대표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에 이어 떠오르는 월드클래스 한국 실내악단이다.전채안은 팀 이름 '아레테'의 의미를 소개했다. 그는 "아레테는 그리스어로 '참된 목적', '가장 탁월한 성질' 등의 의미를 지녔다"며 "우리가 연주할 작품의 작곡

    2025.01.06 15:38
  • 이정재 "얼룩진 핏자국 남은 오겜2, 그러나 결국 선한 양심의 이야기"

    "유혈이 낭자하지만, 결국 작품이 말하려는 건 인간의 선함이죠"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리즈의 주연 배우 이정재(사진·52)가 지난 2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공개된 오징어게임2에 대해 "촬영을 하면서 양심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마음에 남았다"며 "시즌2에서 기훈이 다시 게임을 하게 되는 것 또한 그의 양심 때문"이라고 했다."왜 지난 시즌 엔딩에서 기훈이는 비행기를 타지 않았을까요, 목숨을 걸고 한 게임에서 우승해 통장에 456억원이 있는데 말이죠. 계속 생각해도 양심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양심을 회피하지 않고 양심에 따라 어떠한 행동까지 이뤄내는 그런 선한 인물이 지금 이 시대, 우리 사회에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시즌1의 성공으로 기대가 컸던 탓일까. 오징어게임 새 시즌에 대한 평은 엇갈린다. '개연성이 떨어진다', '기훈의 캐릭터가 너무 무겁고 어두워졌다' 등의 아쉬움이 나온다. 이에 대해 그는 "시즌2로 끝이 났다면 아쉬웠을텐데, 시즌3가 남아있어서 중간 채점을 받는 느낌"이라며 "보완할 부분은 보완하고, 보여줄 게 남아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즌2에서 마무리 짓지 못한 상황들이 시즌3에서는 보다 선명히 매듭지어 질 것이라고 밝혔다. 시즌2에서 기훈은 게임에서 한 명이라도 더 살리려고 한다. 마치 '데우스 엑스 마키나' 포지션으로 게임 참가자들을 리드하지만, 이를 여러 인물과 주변 상황에 의해 계속해서 방해 받는다. 게임의 목적은 사람을 살리는게 아닌 죽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2025.01.05 14:15
  • [책마을] "숙박업도 혁신 가능"…日 호텔왕의 성공기

    숙박업은 혁신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것도 매뉴얼의 나라 일본에서 수십 년째 가업으로 운영해 온 곳이라면 더 그렇다. 호시노 리조트는 그 통념을 깬 기업이다. 윤경훈 류쓰케이자이대 교수가 경영 칼럼니스트 전복선과 쓴 <호시노 리조트 스토리>는 1914년 문을 연 오래된 료칸이 어떻게 일본을 대표하는 리조트·호텔 체인으로 성장했는지 탐구한다.책은 1991년 취임한 4대 사장 호시노 요시하루를 주목한다. 지금의 호시노 리조트를 만든 당사자다. 그전까지 친인척들은 자기 이익을 위해 회사를 운영했다. 갓 서른 넘은 초짜 대표 호시노는 이런 친척들을 경영에서 배제하는 것을 첫 과제로 삼았다. 가족들과 척지고, 옛 직원들이 떠나는 과정에서도 그는 소신을 꺾지 않았다. 현장 직원을 중심으로 새 조직을 꾸렸고, 시행착오와 변화를 통해 혁신을 이뤄냈다.그는 직원을 경영 주체로 내세웠다. 호시노는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뜻하는 ‘플랫한 조직’을 강조했다. 10명 내외의 유닛 단위로 움직이게 했고, 연공서열과 관계없이 원하는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있도록 해 딱딱한 위계 구조를 허물었다. 누구나 회사를 위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한 것이다.성역처럼 여겨진 주방엔 프런트 서비스 직원을 투입했다. 주방장을 비롯한 요리사들의 거센 반발에도 그는 단호했다. 리조트 전체가 추구하는 서비스의 핵심을 서비스 담당 직원들이 잘 안다는 취지였다.일본 거품 붕괴 시기 수많은 리조트가 도산했지만, 호시노 리조트는 살아남았다. 오히려 망해가는 호텔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매너리즘에 갇히지 않고 변화를 도모하며 내실을 다진 덕분에 위기를 기회로

    2025.01.03 18:35
  • 열혈사제 속 '구담시'가 중림동 골목에…열혈 국밥에 구담참기름까지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진은영의 시(詩)가 생각나는 곳이 있다. 서울 중림동 149번지 일대 비탈진 골목길 얘기다. 200m 남짓의 이 골목에는 1970년대 지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주상복합 아파트 '성요셉 아파트'와 수십년째 자리를 지켜온 방앗간, 여러 노포들이 자리하고 있다.최근에는 이곳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지난달 2일부터 드라마 열혈사제2의 골목팝업 '구담시티'가 열리고 있어서다. 열혈사제2 제작사 스튜디오S와 길스토리아이피는 드라마 속 본거지 '구담구'를 중림동 골목에 구현하는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SBS 드라마 열혈사제는 가톨릭 사제 김해일(김남길)과 구담경찰서 형사 구대영(김성균)이 공조 수사를 하면서 벌어지는 액션 코미디 드라마다. 사제들과 여러 시민들이 뭉쳐서 부패한 지역 기득권에 대항해 정의를 찾는 게 핵심 이야기다. 2019년 1편으로 히트를 치며 최근 시즌2를 종영했다. 극 중 주요 배경인 구담 성당의 촬영지가 이 골목 옆에 있는 약현 성당이다. 구담시티 팝업은 드라마 속 이야기와 설정들을 골목 곳곳에 적용했다. 우선 2019년 무허가 창고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켜 주목받은 '중림창고'를 구담 팝업스토어로 만들었다. 이곳 1층을 극중 오요한(고규필)이 일하던 ‘구담 편의점’으로 만들어 지역 브랜드들과 콜라보해 만든 여러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대표 상품은 유명 제과 브랜드 '나따오비까'가 만든 에그타르트. '김해일 신부가 포투루갈의 수녀님들에게 전수받은 비법으로 만든 에그타르트'라는 설정을 넣어 판매한다. 팝업 스토어 2층에는 드라마 속 주요 캐릭터들이 모여

    2025.01.03 17:51
  • '하얼빈' 300만 돌파…'보고타' 예매율 2위

    송중기 주연의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 개봉 첫날인 지난달 31일 1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다.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다룬 영화 ‘하얼빈’(사진)은 1일 오후 누적 관객 300만 명을 돌파했다.1일 영화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보고타는 개봉일인 전날 9만7000여 명(매출액 점유율 19.6%)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2위로 진입했다. 김성제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1997년 외환위기 직후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 소년 국희(송중기 분)가 현지 한인 사회의 실세 수영(이희준 분), 박병장(권해효 분)과 얽히면서 겪는 일을 그린 범죄물이다.하얼빈은 같은 날 관객 21만2000여 명(점유율 43.9%)을 기록하며 1위를 지켰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하얼빈은 1909년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장군(현빈 분)이 한국통감 이토 히로부미(프랭키 릴리 분)를 처단하러 러시아 하얼빈으로 가는 여정을 그린 영화다. 개봉 이틀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고 지난달 28일에는 200만 관객을 넘어선 데 이어 1일 오후 300만 명을 돌파했다. 개봉 6일째 200만 관객, 열흘 만에 300만 명을 달성한 영화 ‘서울의 봄’보다 빠르다. 다만 손익분기점(650만 명)까진 아직 갈 길이 멀다.최다은 기자

    2025.01.01 17:15
  • 네순 도르마, 타임 투 세이 굿바이…'오겜2' 속 친숙한 명곡들

    '딱지맨'(공유)은 자신을 미행하던 두 인물을 붙잡은 뒤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네순 도르마'(아무도 잠들지 마라)를 틀었다. 두 사람은 딱지맨의 강요로 러시안 룰렛을 하게 된다. 죽을 확률 6분의 1인. 죽음과 삶이 오가고, 공포에 질린 두 사람의 표정과 함께 아리아의 클라이맥스인 '빈체로!'(승리)가 들린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2'가 지난 26일 공개된 가운데 삽입곡으로 등장한 곡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시즌에서는 사운드 트랙 뿐 아니라 몇몇 장면에 대중적으로 최고의 인지도를 자랑하는 명곡들이 등장해 시청자의 귀를 사로잡았다. 삽입곡들은 서사의 흐름에 맞춰, 때로는 서사와 대조적인 분위기로 극적 효과를 더했다. 투란도트와 오징어 게임의 공통점시즌2의 첫 화, 오징어게임 주최자를 찾고 있는 기훈(이정재)은 자신을 게임에 참여하게 한 모집책 딱지맨을 찾고 있다. 그런 이유에서 1화는 딱지맨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눈에 띄는 두 삽입곡이 등장한다. 앞서 말한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네순 도르마'(아무도 잠들지 마라) 와 안드레아 보첼리와 사라 브라이트만이 부른 '타임 투 세이 굿 바이'다. 투란도트는 공주가 낸 수수께끼를 푸는 남자의 이야기다. 수수께끼를 풀면 공주와 결혼하지만, 정답을 맞추지 못하면 죽는다. 목숨을 담보로 하는 '데스게임'이라는 점에서 오징어게임과 어울린다.악당들이 클래식 애호가라는 설정은 영화계의 클리셰이기도 하다. 영화 '레옹'의 스탠은 베토벤 매니아이고,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은 바흐 매니아다. 딱지맨이 반듯한 수트

    2025.01.01 10:39
  • 삼십대 초짜 대표가 다 바꿨다… 日 호텔왕 호시노 성공기 [서평]

    숙박 비즈니스는 언뜻 혁신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서비스 스타일, 객실 분위기, 내부 식당, 심지어 향기까지…. 공간이라는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꽉 짜여진 체계 속에서 비슷한 상태를 유지할 것만 같다. 그것도 메뉴얼의 나라 일본에서 수십년째 가업으로 운영해온 곳이라면? 자연히 혁신보다는 전통에 방점이 찍힐 것이다. 신간 <호시노 리조트 스토리>는 오랜 시간 가족 경영으로 운영해온 일본의 리조트가 파격적인 변화를 주며 혁신 회사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호시노 리조트는 일본을 대표하는 고급 리조트 및 호텔을 운영하는 대형 호텔 체인 기업 중 하나로 전세계 호텔업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저자는 호시노 대표 지배인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가족경영으로 운영되던 전통 료칸 호시노 리조트를 개혁한 새 대표 호시노 요시하루를 주목한다. 그는 료칸이라는 일본 전통을 유지한 채 조직 구조를 혁신이라는 소프트웨어적 혁신으로 성공을 이끌어 낸다. 책은 요시하루의 어떤 기획과 전략이 그 어렵다는 '전통과 혁신을 조화'를 이끌어냈는지 상세히 보여준다. 내용을 보면 기존의 친인척들은 회사를 사실상 자신들의 이익을 중심으로 운영해왔다. 갓 서른을 넘은 초짜 대표 요시하루는 이런 친척들을 경영에서 배제하는 게 첫 과제였다. 가족들과 척을 지고, 옛 직원들이 떠나가는 과정에서도 요시하루는 소신을 꺾지 않았다. 그는 이내 현장 직원들을 중심으로 새 조직을 만들었고 수많은 시행착오와 변화를 주며 호시노 리조트를 혁신적인 호텔체인으로 성장시켰다. 특히 그는 직원들을 경영의 주체로 내세웠다. 이들이 주어진 일에만 갇히지 않

    2025.01.01 10:30
  • 서울시향 vs KBS악단 새해 벽두부터 '말러 교향곡 격전'

    올해 세계 3대 오케스트라(베를린필하모닉 빈필하모닉 RCO) 등의 ‘내한 러시’가 예정된 가운데 국내 악단 또한 한국 클래식의 저력을 보여줄 프로그램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한국을 대표하는 양대 오케스트라 서울시립교향악단(음악감독 얍 판 츠베덴)과 KBS교향악단(계관지휘자 정명훈)은 연초부터 말러 교향곡으로 맞붙는다. 서울시향은 1월 16~17일 말러 교향곡 2번을, 2월 20~21일은 7번을 연주한다. KBS교향악단은 2월 21일 2번을, 3월에는 1번을 선보인다.서울시향은 ‘오케스트라 훈련사’ 츠베덴과 두 번째 해를 보낸다. 츠베덴과 서울시향은 ‘오징어 게임’ 음악감독인 작곡가 정재일의 신곡을 세계 초연(9월)하며,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11월),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12월) 등을 연주한다.외부 음악가로는 지휘자 휴 울프와 에드워드 가드너 등이 객원 지휘자로 내한한다. 협연자로는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와 김봄소리, 피아니스트 키트 암스트롱과 박재홍, 이매뉴얼 액스 등 내로라하는 이들이 함께한다. 진은숙 ‘수비토 콘 포르차’, ‘박영희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 신동훈 ‘그의 유령 같은 고독 위에서’, 윤한결 ‘그리움’ 등 한국 현대 작곡가들의 음악도 여럿 무대에 올라 신선함을 자아낼 예정이다.KBS교향악단은 계관지휘자 정명훈과의 호흡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명훈은 과거 서울시향을 이끌며 악단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끌어낸 경험이 있다.정명훈은 악단과 네 번의 정기 무대와 세 번의 기획공연을 함께한다. 정기 무대에서는 말러 교향곡 2번(2월), 브루크너 교

    2024.12.31 17:53
  • 올여름에 잘츠부르크로 떠나볼까

    클래식 애호가가 늘어나면서 클래식을 즐기기 위해 해외 페스티벌을 찾는 발길도 잦아지고 있다.세계 최대 규모와 인지도를 자랑하는 잘츠부르크페스티벌이 대표적이다. 새해 105회를 맞는 이 축제는 모차르트 고향 잘츠부르크에서 7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약 200회의 공연을 할 예정이다. 페스티벌의 터줏대감은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 빈필하모닉. 빈필하모닉은 이번 축제에서 로렌조 비오티, 안드리스 넬손스, 리카르도 무티, 야넥 네제 세갱, 프란츠 벨저 뫼스트의 지휘에 맞춰 다섯 번의 연주를 한다. 로열콘세르트헤바우오케스트라(RCO), 베를린필하모닉 등 10개 오케스트라도 객원으로 무대에 선다.축제를 대표하는 인기 장르는 오페라다. 올해는 베르디와 시아리노의 ‘맥베스’, 로마 황제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다룬 헨델의 ‘줄리오 체자레’, 스코틀랜드의 메리 여왕을 다룬 도니제티 ‘마리아 스튜어르다’ 등 강력한 리더십을 주제로 한 공연이 많다. 비발디 음악의 재해석을 보여준 오페라 ‘호텔 메타모포시스’도 기대작 중 하나다.독일 바그너 음악의 정수 바이로이트페스티벌은 7월 24일부터 8월 26일까지 열린다. 공연은 매일 낮 시작해 밤까지 이어진다.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는 새로운 프로덕션 작품으로 공식 개막하며 다니엘레 가티가 지휘를, 유럽 유명 연출가 마티아스 다비즈가 연출을 맡았다. 한국의 베이스 박종민이 포그너 역으로 이번 축제에 데뷔해 무대에 선다.이번 바이로이트축제에서는 크리스티안 틸레만이 복귀한다. 증강현실(AR)을 결합한 오페라 ‘파르지팔’이 올해도 무대에 오른다. AR이 접목된 ‘파르지팔’은 연출가

    2024.12.31 17:52
  • 루체른에서 베를린 거쳐 도쿄까지…임윤찬, 2025년에도 세계를 누빈다

    2025년 세계 클래식 무대에서는 음악계의 굵직한 트렌드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기념해를 맞은 작곡가들의 작품들도 주목받을 예정이다. 최근 전세계 가장 핫한 피아니스트로 떠오른 임윤찬의 해외 공연을 비롯해 올해 라인업 및 프로그램이 공개된 주요 글로벌 클래식 일정을 <아르떼>가 정리했다. 팬데믹 이후 전세계 공연계는 불가역적 변화를 맞이했다. 디지털 콘서트의 보편화로 시공간 의미는 축소됐으며 아티스트들의 활발해진 유튜브 및 소셜미디어 활동은 이런 흐름을 가속화했다. 이 가운데 스타성과 실력을 동시에 겸비한 젊은 아티스트들이 잇따라 등장하며 클래식의 대중성은 커졌다.한편에서는 예술의 본질이 다시금 대두되고 있다. 팬데믹 후유증과 러시아·우크라이나 및 중동 지역의 전쟁 등 세계 곳곳에서 고통과 갈등이 지속되면서다. 이는 인간과 삶에 대한 성찰로 이어졌고, 이를 내포할 수 있는 '진지한 예술'의 역할과 의미를 찾는 계기가 됐다. 2025년 세계 클래식 무대는 어떤 음악들로 관객을 찾을까. 유럽·북미 오가는 상반기 임윤찬클래식의 외연 확장를 말할 때, 피아니스트 임윤찬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가장 최근에 클래식 신드롬을 일으킨 주역이다. 그의 밴 클라이번 콩쿠르 결선 무대 영상은 조회수 1640만회가 넘었고 그가 올해부터 상주음악가로 활동하는 통영국제음악제는 예매를 오픈하자마자 순식간에 표가 동 났다. 지난해에는 영국 그라모폰에서 2개 부문에서 수상했고, 프랑스의 디아파종의 상까지 수상하며 스타성과 실력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다. 그래서 임윤찬의 올해 상반기 행보는 초미의 관심사다.

    2024.12.31 12:00
  • "지루" vs "더 강렬"…평가 엇갈린 오겜2

    전 세계의 큰 기대 속에 26일 오후 5시 베일을 벗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 2에 해외 매체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주류 매체의 반응은 대체로 시즌 1에 비해 아쉽다는 분위기다.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오징어 게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제목의 리뷰를 올렸다. NYT는 새로 공개한 오징어 게임 2를 두고 “더 스타일리시한 살육을 보여 주지만, 이야기는 정체돼 있다”고 비평했다. NYT는 “즐거움보다는 비참함이 주를 이루고, 피비린내 나는 광경을 새로운 전개로 반복하려고 하지만 캐릭터의 상황은 거의 비슷하다”고 평가했다.같은 날 워싱턴포스트(WP)는 “새 시즌이 첫 시즌의 승리를 무너뜨렸다”고 혹평했다. WP는 “스타일적으로는 시즌 1과 연속되지만 주제적으로는 무기력하다”며 “줄거리는 느슨하고, ‘전지전능한 주최 측’과 ‘허둥대는 참가자’의 지나치게 불공평한 무대 위에서는 긴장감을 쌓기 어렵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영국의 가디언은 “극도로 고통스럽게 이야기를 질질 끈다”며 “오징어 게임이 역사상 가장 수익성 높은 시리즈 중 하나가 됐다는 사실은 이 작품을 창작적 딜레마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반 에피소드는 다소 평범하며, 시즌 2 마지막 회 역시 시즌 3로 가기 위한 중간 이야기라는 점을 고려할 때 질질 끄는 것이 불필요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호평을 내놓은 매체도 있다. 영국 BBC방송은 오징어 게임 2에 별 5개 중 4개를 줬다. BBC는 “주인공 이정재의 ‘인생 역할’”이라며 “이정재는 2022년 드라마 부문 에미상을 수상했는

    2024.12.27 18:18
  • '오겜2' 엇갈리는 해외 언론… "더 강렬" vs "질질 끈다"

    큰 기대 속에 26일 오후 5시 베일을 벗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 2에 대해 해외 언론에서의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주류 매체의 반응은 대체로 시즌 1에 비해 아쉽다는 분위기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오징어 게임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는 제목의 리뷰를 올렸다. NYT는 새로 공개한 오징어 게임2를 두고 "더 스타일리시한 살육을 보여 주지만, 이야기는 정체돼 있다"고 비평했다. NYT는 "즐거움보다는 비참함이 주를 이루고, 피비린내 나는 광경을 새로운 전개로 반복하려 하지만 캐릭터의 상황은 거의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같은날 워싱턴포스트(WP)는 오징어 게임 시즌2에 대해 "새 시즌이 첫 시즌의 승리를 무너뜨렸다"고 평가했다. WP는 "스타일적으로는 시즌 1과 연속되지만 주제적으로는 무기력하다"며 "줄거리는 느슨하고, '전지전능한 주최 측'과 '허둥대는 참가자'의 지나치게 불공평한 무대 위에서는 긴장감을 쌓기 어렵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영국의 가디언은 "극도로 고통스럽게 이야기를 질질 끈다"며 "오징어 게임이 역사상 가장 수익성 높은 시리즈 중 하나가 됐다는 사실은 이 작품을 창작적 딜레마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반 에피소드는 다소 평범하며, 시즌 2 마지막 회 역시 시즌 3으로 가기 위한 중간 이야기라는 점을 고려할 때 질질 끄는 것이 불필요하게 느껴진다"라고 말했다.USA투데이도 이전 편 만큼 예리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폭력적이지만, 충격적이기보다는 실망스럽다"며 "황동혁 감독이 얘기한 반자본주의적인 메시지

    2024.12.27 10:33
  • 여름엔 별빛마당·가을엔 캠핑장…명동의 특별한 클래식 콘서트

    지난 18일 서울 명동 복합문화예술공간 ‘온드림 소사이어티’. 한 해를 지나온 모든 순간을 위로하듯 청명하고 따뜻한 하모니카 선율이 울려 퍼졌다. 희망과 인류애를 담은 세라 브라이트먼의 ‘넬라 판타지아’. 하모니스트 박종성의 진심 어린 연주에 70여 명의 관객은 잔잔한 미소를 띠며 생각에 잠겼다. 곧이어 펼쳐진 반전의 무대. 박종성을 비롯해 소프라노 이해원, 테너 존노, 피아니스트 문재원까지 연주자가 모두 등장해 크리스마스 팝송 ‘해브 유어셀프 어 메리 리틀 크리스마스’를 연주했다. 관객들도 리듬을 타며 함께 흥얼거렸다.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올해 마지막으로 선보인 ‘ONSO stage’(온소 스테이지)의 장면이다. 온소 스테이지는 재단이 한경아르떼TV와 협력해 2023년 말 시작한 무료 콘서트다. 해설이 있는 연주, 아티스트와의 인터뷰가 함께하는 이 콘서트는 지난해 11월 첫 무대 이후 여덟 차례 열렸다. 매회 70명의 관객을 선정하는데 평균 신청자가 200~300명, 많을 때는 500명 가까이 몰린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국내외 톱 아티스트들이 펼치는 공연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어 매회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온소 스테이지의 묘미는 매번 콘셉트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지난 10월 온드림 소사이어티 공간을 캠핑장으로 꾸며 가을 분위기를 한껏 자아냈다. 잔디와 낙엽을 깔고 캠핑 의자와 테이블을 배치하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이자 온드림 앙상블 멘토로 활약 중인 플루티스트 이예린의 연주로 가을의 낭만을 더했다.8월에는 뜨거운 여름밤과 어울리는 ‘도심 속 별빛 콘서트’로 선보였다. 강원 평창에서 열리는 계촌클래식축제의 주역

    2024.12.26 17:30
  • 슈트라우스 2세부터 쇼스타코비치까지…다채로운 신년 음악회

    2025년 새해를 맞이해 국내 주요 오케스트라의 신년 음악회가 이어진다.서울시립교향악단은 다음달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음악감독 얍 판 츠베덴의 지휘로 신년 음악회를 연다. 신년 음악회의 단골 레퍼토리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 서곡을 비롯해 멘델스존의 교향곡 제4번 ‘이탈리아’,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등을 연주한다. 새해에 탄생 200주년을 맞이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박쥐’ 서곡은 우아한 왈츠 선율과 경쾌한 리듬으로 새로운 시작과 어울리는 작품이다.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같은 달 15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2025 시즌 오프닝 콘서트를 연다. 이번 공연은 클래식, 국악, 현대무용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형태로 관객을 찾는다. 주페의 ‘경비병’ 서곡에 이어 R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 중 왈츠 시퀀스 1번, 피아졸라의 ‘아디오스’를 연주한다. 소프라노 김순영, 테너 손지훈 등이 도니체티, 레하르의 오페라 중 유명 아리아를 뽑아 콘서트 형식으로 선보인다. 소리꾼 유태평양과 고수 김경민의 판소리 ‘심청전’도 엿볼 수 있다. 이와 함께 한국 작곡가 우효원의 창작 위촉곡 ‘평화의 비나리’를 비롯해 현대무용단 시나브로 가슴에(SIGA)와 라벨의 ‘볼레로’를 선보인다. ‘볼레로’는 스페인 전통춤 리듬을 기원으로 했으며 무용가 이다 루빈스타인의 의뢰로 작곡돼 발레와 함께 초연된 작품이다.KBS교향악단은 같은 달 24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제810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1936년생 거장 지휘자 엘리아후 인발과 2006년생 첼리스트 한재민이 함께하는 무대다. 내

    2024.12.25 17:11
  • '만다라' 시나리오 쓴 '거장' 송길한 별세

    ‘영화 ‘만다라’와 ‘씨받이’ 등의 시나리오를 쓴 한국 영화계 거장 송길한 작가가 22일 별세했다. 향년 84세.그는 위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1940년 전주에서 태어나 전주북중 전주고를 거쳐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했다.송 작가는 충무로에서 ‘마지막 날의 언약’(1974) 등 멜로물과 ‘여고 얄개’(1977), ‘우리들의 고교 시대’(1978) 같은 하이틴 영화 등 다양한 장르를 썼다. 그와 임권택 감독이 의기투합한 ‘짝코’ ‘만다라’ ‘길소뜸’(1985) 등은 한국 영화계 대표작으로 꼽힌다. 빈소 서울 은평성모병원, 발인 25일.최다은 기자

    2024.12.23 18:52
  • '투란도트' 개막부터 시끌…공연 당일 연출가 하차

    국내 최대 규모 공연으로 기대를 모은 오페라 ‘어게인 투란도트 2024’(투란도트·사진)가 개막 직전 연출가의 갑작스러운 하차 선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투란도트 연출을 맡은 다비데 리버모어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에서 공연할 투란도트 프로덕션의 예술적 결과물과 완전히 결별한다”며 “나의 작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개막한 투란도트 첫 공연을 코앞에 두고 하차를 선언한 것이다.리버모어는 “제작진과 연출가 사이의 건설적 대립은 일반적이지만, 이번 경우에는 그런 협력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는 협력이 아니라 비전문적이고 아마추어 수준의 권위주의적 강요였다”고 주장했다.그는 “특히 제작진은 장이머우 감독의 공연 무대 동선을 복사하도록 강요받았으며, 이는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선택”이라고 했다. 제작진의 결정이 그간 자신이 이탈리아 등에서 선보여온 연출과 기획 의도에서 벗어났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박현준 총예술감독이 합의된 계약상의 지급 의무도 이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공연을 제작한 ‘2024 투란도트 문화산업 전문회사’는 “연출가 측은 제작진의 의도를 듣지 않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투란도트를 연출하려고 했다”며 “제작진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과정에서 생긴 갈등인데, 상식에서 크게 벗어난 행동을 저질렀다”고 반박했다.이어 “(리버모어는) 연출에 관해 단 한마디도 도움을 준 것이 없다”며 “무대 준비가 한창인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개런티를 요구해 박 감독이 불가 입장을 밝혔고, 협박성 발언도

    2024.12.23 00:37
  • [이 아침의 지휘자] 러시아 음악의 대가, 마리스 얀손스

    21세기를 대표하는 거장 마리스 얀손스. 그는 1943년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에서 태어났다. 지휘자인 아버지와 오페라 가수인 어머니 밑에서 자연스럽게 음악가로 성장했다. 그는 레닌그라드 음악원에서 음악을 배웠으며 러시아의 전설적인 지휘자 예브게니 므라빈스키의 조수로 일하며 그의 가르침을 받았다.오스트리아 빈으로 유학을 떠나 빈 국립음대 교수 한스 스바로프스키와 베를린필 상임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을 사사했다. 스바로프스키는 클라우디오 아바도, 주빈 메타 등의 거장을 배출한 전설적인 지휘자 겸 교육자다. 카라얀과는 마스터 클래스, 카라얀 지휘 콩쿠르 입상 등을 계기로 인연을 맺었다.30대 나이에 오슬로 필하모닉 음악감독으로 발탁돼 20여 년간 함께하며 악단의 도약을 이끌었다. 1996년에는 푸치니의 ‘라 보엠’을 지휘하다가 심장마비로 무대 위에서 쓰러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사망 직전까지 갔지만 기적적으로 회복해 활동을 재개했다. 2000년대부터 활동 무대를 더욱 넓혔다. 세계 최고의 지휘자만 초청한다는 빈 필하모닉 신년 음악회도 세 차례나 이끌었다.최다은 기자

    2024.12.15 18:31
  • "바렌보임처럼 나이들수록 좋은 연주 하고파"

    “운동선수였다면 벌써 은퇴했을 나이인데 연주자라 다행이죠. 40대가 됐지만 전 항상 새로 시작하는 느낌이 들어요.”(피아니스트 랑랑)압도적 퍼포먼스와 현란한 테크닉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郞朗·42). ‘가장 핫한 피아니스트’, ‘몸값이 가장 높은 피아니스트’ 등 화려한 수식으로 반짝인 20·30대를 거쳐 40대에 접어든 랑랑을 최근 서울 청담동 유니버설뮤직 사옥에서 만났다. 그의 부인인 피아니스트 지나 앨리스(30)도 함께했다.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리사이틀(11월 30일)을 위해 한국을 찾은 랑랑은 인터뷰에서 “아르헤리치, 바렌보임, 호로비츠를 보면 젊었을 때보다 나이가 들수록 좋은 연주를 한다”며 “나도 그런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랑랑표’ 쇼팽으로 세계 투어그는 지난 11월 쇼팽의 미공개 왈츠를 음원으로 발매했다.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쇼팽의 왈츠가 그의 초연을 통해 세상에 공개된 것이다.“뉴욕타임스에서 근무하는 친구한테서 연락이 왔어요. 200여 년 전 작곡된 것으로 추정되는 쇼팽의 곡이 발견됐다고요. 농담인 줄 알았는데, 데모와 악보를 보내더군요. 멜랑콜리하고 시적인, 누가 봐도 쇼팽이 쓴 곡이었죠.”최근 주목하고 있는 작곡가도 쇼팽이다. 그의 내한 리사이틀 프로그램에는 쇼팽의 마주르카와 폴로네즈가 포함됐다. 내년에 대만, 일본, 미국, 프랑스, 스페인 등에서도 줄줄이 같은 프로그램으로 연주한다. 화려하고 외향적인 이미지의 랑랑과 클래식 작곡가 중에서도 내향인으로 꼽히는 쇼팽이라니…. ‘쇼팽과의 조합은 다소 낯설다’는 반응에 그는 “

    2024.12.15 17:33
  • 10년 만에 내한 앤절라 휴잇…"바흐는 내 모든 음악의 토대"

    “암호의 도움으로 가장 멋진 별을 찾아내는 천문학자.”폴란드 작곡가 프레데리크 쇼팽은 선대 작곡가 바흐를 이렇게 표현했다. 논리와 감정의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바흐의 음악과 그의 작법은 모차르트, 베토벤, 슈만, 브람스 등 대다수 후대 음악가의 토대가 됐다. 그래서 우리는 바흐를 ‘음악의 아버지’라고 부른다.캐나다 출신의 앤절라 휴잇(66·사진)은 현존 피아니스트 가운데 바흐 해석의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선대의 ‘바흐 거장’ 글렌 굴드(1932~1982)가 독보적인 타건과 지적인 해석을 들려줬다면, 휴잇의 바흐는 서정적이고 인간적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그런 휴잇의 바흐를 1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리사이틀에서 들을 수 있다. 그가 한국 무대에 서는 건 무려 10년 만이다. 최근 서면 인터뷰를 통해 만난 휴잇은 “단 하루의 연주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한국의 훌륭한 관객들을 아직도 기억하기에 연주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는 걸 꼭 알아달라”고 반가움을 전했다.휴잇은 명실상부 바흐 전문가다. 영국 레이블 하이페리온에서 20개가 넘는 바흐 음반을 냈으며 바흐의 곡들로 전 세계 12회 투어 연주를 하는 바흐 오딧세이 프로젝트(2016~2022)를 진행했다. 2020년에는 라이프치히 바흐 메달을 받은 최초의 여성 연주자가 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바흐를 잘 연주할 수 있다면 다른 음악도 잘 연주할 수 있다”고 했다.“바흐는 제 테크닉과 음악성의 기초가 돼 왔어요. 그의 음악을 통해 연주에서 명료함, 좋은 터치, 아름다운 톤, 그리고 음악적 상상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함께 연주하는 모차르트 연주에도 큰

    2024.12.10 18:22
  • 10년 만에 韓 찾는 안젤라 휴이트 "바흐는 제 모든 음악의 토대"

    "암호의 도움으로 가장 멋진 별을 찾아내는 천문학자."폴란드 작곡가 프리데리크 쇼팽은 선대 작곡가 바흐를 이렇게 표현했다. 논리와 감정의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바흐의 음악과 그의 작법은 모차르트, 베토벤, 슈만, 브람스 등 대다수 후대 음악가의 토대가 됐다. 그래서 우리는 바흐를 '음악의 아버지'라 부른다. 캐나다 출신의 안젤라 휴이트(66)는 현존 피아니스트 중 바흐 해석의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선대의 '바흐 거장' 글렌 굴드(1932~1982)가 독보적인 타건과 지적인 해석을 들려줬다면, 휴이트의 바흐는 서정적이고 인간적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그런 휴이트의 바흐를 이달 1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리사이틀에서 들을 수 있다. 그가 한국 무대에 서는 건 무려 10년 만이다. 최근 서면 인터뷰를 통해 만난 휴이트는 "단 하루의 연주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한국의 훌륭한 관객들을 아직도 기억하기에 연주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는 걸 꼭 알아달라"고 반가움을 전했다. 휴이트는 명실상부 바흐 전문가다. 영국 레이블 하이페리온에서 20개가 넘는 바흐 음반을 냈으며 바흐의 곡들로 전세계 12회의 투어 연주를 하는 바흐 오딧세이 프로젝트(2016~2022)를 진행했다. 2020년에는 라이프치히 바흐 메달을 받은 최초의 여성 연주자가 되며 전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다. 그는 "바흐를 잘 연주할 수 있다면, 다른 음악도 잘 연주할 수 있다"고 했다."바흐는 제 테크닉과 음악성의 기초가 돼 왔어요. 그의 음악을 통해 연주에서 명료함, 좋은 터치, 아름다운 톤, 그리고 음악적 상상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함께 연주하는 모차르트 연주에

    2024.12.09 10:08
  • 핀란드, 세계 첫번째로 공식 '국가 사운드스케이프' 공개

    핀란드가 자국의 자연과 정서를 담은 공식 국가 사운드스케이프를 공개했다. 사운드스케이프는 특정 환경이나 풍경을 소리로 표현한 창작품을 말한다. 국가에서 공식 사운드스케이프를 공개한 건 핀란드가 전세계에서 처음이다.  핀란드대사관은 핀란드의 107번째 독립기념일을 맞이한 6일(현지 시각) 작곡가 라우리 포라(Lauri Porra·사진)가 작곡한 핀란드의 공식 국가 사운드스케이프인 'Ääniä'(애니아)가 공개됐다고 발표했다. Ääniä는 핀란드어로 '소리들' 또는 '목소리들'을 의미한다. 작품은 숲, 성애, 절벽 등 주로 핀란드의 자연과 날씨 등과 관련된 15개의 곡으로 구성됐으며 전체 연주 시간은 1시간이다. 곡을 만든 현대음악 작곡가 라우리 포라는 핀란드 국민작곡가 장 시벨리우스(Jean Sibelius)의 증손자다. 라우라 포라는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 시애틀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협업해왔다. 그는 클래식뿐 아니라 메탈 밴드 베이시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파워 메탈 밴드 스트라토바리우스(Stratovarius)의 베이시스트인 그는 50개 이상의 나라를 여행하며 이번 작품의 음악적 영감을 얻었다.  그는 “여행을 할수록 핀란드적 정체성과 성격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 핀란드의 사계절, 빛과 색의 변화, 그곳의 고요함과 공간이 그리웠다"며 "여행 중에 핀란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음악적 스냅샷을 만들기 시작해 애니아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애니아는 미니멀하면서도 절제된 분위기가 특징이다. 핀란드 국민들이 지향하는 자유로움, 자연진화, 삶의 여유, 지속가능성 등의 키워드를 음악에 녹

    2024.12.06 14:21
  • "호로비츠·바렌보임처럼…나이들수록 좋은 음악 들려드릴게요"

    "중견 연주자요? 하하, 운동선수였다면 벌써 은퇴했을 나이인데 연주자라 다행이죠. 근데 저는 항상 새로 시작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피아니스트 랑랑)압도적인 퍼포먼스와 현란한 테크닉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郞朗·42). '가장 핫한 피아니스트', '몸값이 가장 높은 피아니스트' 등 화려한 수식으로 반짝이던 20·30대를 거쳐 40대에 접어든 랑랑을 최근 청담동 유니버설 뮤직 사옥에서 만났다. 한국계 피아니스트인 그의 아내 지나 앨리스(30)도 함께했다.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11월 30일)을 위해 한국을 찾은 랑랑은 인터뷰에서 "아르헤리치, 바렌보임, 호로비츠를 보면 젊었을 때보다 나이가 들수록 좋은 연주를 한다. 나도 그런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클래식 음악가로서는 아직 젊은 나이라고 생각해요. 또, 남자는 철이 늦게 든다잖아요.(웃음) 그래도 나이가 들수록 성숙한 연주를 들려드리고 싶네요."'랑랑표' 쇼팽으로 세계 투어 그는 지난 11월 쇼팽의 미공개 왈츠를 음원으로 발매했다.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쇼팽의 왈츠가 그의 초연을 통해 세상에 공개된 것. "뉴욕타임스에서 근무하는 친구한테 연락이 왔어요. 200여년 전 작곡된 것으로 추정되는 쇼팽의 곡이 발견됐다고요. 농담인 줄 알았는데, 데모와 악보를 보내더군요. 멜랑콜리하고 시적인, 누가 봐도 쇼팽의 곡이었죠."그가 최근 주목하고 있는 작곡가도 쇼팽이다. 이번 한국 리사이틀 프로그램에 쇼팽의 마주르카와 폴로네이즈가 포함됐다. 내년 대만 일본 미국 파리 스페인 등에서도 줄줄이 같은 프로그램으로 연주한다. 화려하고 외향

    2024.12.05 15:44
  • 송강호 "자기만의 1승을 염원하는 사람들에게 용기 줬으면"

    “누구에게나 크든 작든 자기만의 1승이 있지 않습니까. 우리 영화가 1승을 달성하려는 사람, 혹은 1승을 얻은 사람에게 용기와 위안이 됐으면 좋겠습니다.”배우 송강호(57·사진)는 영화 ‘1승’ 개봉(4일)을 이틀 앞둔 지난 2일 서울 삼청동에서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1승’은 배구를 소재로 제작한 한국의 첫 번째 영화로 승리 경험이 없는 감독과 이길 생각이 없는 구단주, 이기는 법을 모르는 선수들의 도전기를 다룬다.영화에는 김연경 선수를 비롯해 1990년대 남자 배구 전성기를 이끈 김세진, 신진식 선수 등이 극 중 김우진이 상대하는 팀의 감독으로 출연한다. “배구공 속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여러모로 어려운 촬영이었는데요. 쉬우면 성취감이 덜하잖아요. 남들이 해오지 않던 작품이어서 도전하면서 즐겁게 작업했습니다.”송강호가 맡은 주인공 김우진은 배구 선수로도, 감독으로도 실패한 인물이다. 그는 패배가 일상 같은 팀 ‘핑크스톰’을 맡으며 달라진다. “패배 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이들이 서로를 보니까 마치 거울처럼 자신의 모습이 보인 거죠. 여기서 분노도 나오고, 애정도 나오고…. 그러다 보니 (역경을)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팀이 된 것 같아요.”송강호가 스포츠 영화에 출연한 건 ‘반칙왕’(2000)과 ‘YMCA야구단’(2002) 이후 20여 년 만이다. 그는 “이번 영화는 배구가 팀 스포츠다 보니 팀워크가 주는 묘미가 새롭게 느껴졌다”고 했다.송강호는 오랜만에 코믹한 캐릭터에 도전했다. 괴짜 재벌 구단주를 맡은 박정민과는 찰진 호흡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여기에 올여름 관객의 배꼽을 잡은 ‘파일럿&rsq

    2024.12.0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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