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경찰이다. 지난달 31일 공개한 디즈니+ 8부작 드라마 ‘노 웨이 아웃 : 더 룰렛’에서 조진웅은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형사 백중식 역으로 열연한다. 조진웅은 경찰 역을 참 많이 맡는다. 드라마 '시그널'에서는 뚝심있는 경찰, 영화 '경관의 피'에서는 위법도 가리지 않는 광수대 에이스 형사, '독전' 시리즈에선 범죄자를 끝까지 추적하는 집요한 형사 역할을 했다. 그 밖에도 '사라진 시간', '용의자 X' 등 형사물이 아닌 작품에서 조차 다양한 경찰 캐릭터를 보여줬다. 조진웅은 실제로 서대문서 강력팀에서 합숙까지 하면서 경찰과 경찰 시스템을 몸에 배게 한 연기자로 유명하다.신작 드라마 ‘노 웨이 아웃’은 희대의 흉악범 김국호(유재명)의 목숨에 200억 원의 공개살인청부가 벌어지면서 극중 인물들 모두 치열한 경쟁을 하며 싸움을 벌인다는 내용이다. 극중 백중식은 몇백만을 빌려달라고 사정하는 지질한 모습부터 흉악범 경호라는 경찰로서의 정의감과 범죄자에 대한 분노를 오가는 모습을 보인다. 작품 절반 가량이 공개된 지난 14일 배우 조진웅을 연남동의 사무실에서 만났다.&nbs
갓난아기는 부모의 말을 흉내 내며 자연스레 언어를 터득한다. 독일 피아니스트 율리우스 아살(27)에게는 음악이 일종의 ‘모국어’였다. 음악가 부모님 밑에서 자란 그는 말을 배우기도 전에 소리를 듣고 건반을 두드렸다. 한국 데뷔 무대를 위해 서울 예술의전당을 찾은 아살을 최근 만났다. 그는 “피아노는 밥 먹고, 호흡하는 것처럼 내겐 하나의 언어이자 삶의 일부”라고 말했다.유년 시절 독학으로 피아노를 습득한 그는 베를린 한스아이슬러 국립음대와 크론베르크 아카데미에서 엘다르 네볼신, 언드라시 시프의 가르침을 받았다. 말하듯 자연스럽게 피아니스트의 길을 걷던 아살은 지난해 도이치그라모폰(DG) 전속 아티스트로 합류하며 주목받는 신예로 부상했다.그는 여느 클래식 스타처럼 콩쿠르를 관문으로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리는 대신 창의적인 기획력과 음악에 대한 독특한 접근으로 음악계를 매료하고 있다. 그는 “평소 프로그램과 콘셉트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해왔다”며 “앨범 작업을 특히 좋아하는 이유”라고 말했다.지난 5월 선보인 그의 첫 DG 음반 ‘스크리아빈-스카를라티’에서 그의 감각을 확인할 수 있다. 트랙 리스트를 보면 스크리아빈과 스카를라티의 작품이 번갈아 나타나는데, 비슷한 분위기의 곡을 짝지어 배열해 두 작곡가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여기에 그의 자작곡 ‘트랜지션’을 더하고, 스크리아빈 소나타 1번 4악장의 일부를 맨 처음과 끝에 붙였다. 마치 열린 결말처럼 곡 전체가 하나로 느껴지고 끝없이 반복되는 듯하다. 아살은 “두 작곡가는 살아온 시대, 사용한 언어, 음악 스타일이 모두 다르지만 모종의 연결이 있을
전설적인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사진)이 별세했다. 향년 88세. AFP통신은 18일 프랑스를 대표하는 유명 배우인 알랭 들롱이 타계했다고 보도했다.1957년 ‘여자가 다가올 때’로 데뷔한 알랭 들롱은 미남의 대명사로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르네 클레망 감독의 ‘태양은 가득히’(1960)를 통해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이 작품에서 그는 신분 상승을 갈구하는 젊은 청년 역할을 맡아 빼어난 연기를 선보였다.이후 ‘로코의 형제들’ ‘암흑가의 두사람’ ‘한밤의 살인자’ ‘시실리안’ 등의 수많은 영화에 출연하며 프랑스 영화의 전성기를 이끈 배우 중 하나로 꼽힌다. 2019년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2017년 5월 영화계를 은퇴한 뒤 2019년부터 뇌졸중으로 투병했다.최다은 기자
“라흐마니노프를 연주하다 보면 잔인하리만큼 아름다운 순간이 많아요. 그 향에 취해버릴 때가 있죠. 그런 ‘함정’에 빠지지 않고 페이스를 지키며 연주하려고 해요.”(피아니스트 박재홍)이탈리아 부소니 콩쿠르에서 무려 5관왕(2021년)을 차지하며 세계적인 클래식 스타 반열에 오른 피아니스트 박재홍(25). 클래식 레이블 데카(DECCA)에서 발매한 그의 독집 앨범 ‘스크리아빈·라흐마니노프’가 공개됐다. 박재홍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예전부터 라흐마니노프 소나타 1번을 꼭 연주해보고 싶었다”며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해 미루다가 도저히 참지 못해 연주하게 됐고, 좋은 기회로 음반도 내게 됐다”고 말했다.“어릴 때부터 라흐마니노프 소나타 1번의 아름다움에 매료됐어요. 이 곡은 서사가 두텁고 흐름이 길어요. 이 곡을 메인디시로 생각하고 같이 뭘 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스크리아빈의 프렐류드를 생각하게 됐습니다.”스크리아빈과 라흐마니노프는 각기 다른 음악 세계를 구축한 작곡가지만, 러시아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같은 스승에게 배운 동급생이기도 하다. 이번 음반에는 두 동급생 작곡가의 작품 중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소나타 1번, 스크리아빈 프렐류드 전곡을 수록했다. 박재홍은 “낯익은 곡은 아니지만 다른 유명한 곡에 견줄 만큼 명곡들”이라며 “작곡가들이 남긴 작품들이 골고루 사랑받도록 연주하는 게 (연주자의)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큐레이팅 취지를 밝혔다.“저는 이 작품으로 작곡가를 새로 보게 됐어요. 라흐마니노프는 아름다운 선율, ‘킬링 프레이즈’를 잘 쓰는 음악가
"라흐마니노프를 연주하다보면 잔인하리만큼 아름다운 순간이 많아요. 그 향에 취해버릴 때가 있죠. 그런 '함정'에 빠지지 않고 페이스를 지키며 연주하려고 해요."(피아니스트 박재홍)이탈리아 부소니 콩쿠르에서 무려 5관왕(2021)을 차지하며 세계적인 클래식 스타 반열에 오른 피아니스트 박재홍(25). 클래식 레이블 데카(DECCA)에서 발매한 그의 독집 앨범 '스크리아빈·라흐마니노프'가 13일 공개됐다. 박재홍은 같은날 서울 여의도동 신영체임버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예전부터 라흐마니노프 소나타 1번을 꼭 연주해보고 싶었다"며 "준비가 안됐다고 생각해 미루다가 도저히 참지 못해서 연주를 하게됐고, 좋은 기회로 음반도 내게됐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라흐마니노프 소나타 1번의 아름다움에 매료됐어요. 이 곡은 서사가 두텁고 흐름이 길어요. 이 곡을 메인디쉬로 생각하고 같이 뭘 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스크리아빈의 프렐류드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스크리아빈의 프렐류드는 각각 개별적인데, 그 안에서 이어지는 흐름을 찾을 수 있어요. "스크리아빈과 라흐마니노프는 각기 다른 음악 세계를 구축한 작곡가들이지만, 러시아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같은 스승에게 배운 동급생이기도 하다. 이번 음반에는 두 동급생 작곡가들의 작품중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소나타 1번, 스크리아빈 프렐류드 전곡을 수록했다. 이에 박재홍은 "낯익은 곡들은 아니지만 다른 유명한 곡에 견줄만큼 명곡들"이라며 "작곡가들이 남긴 작품들이 골고루 사랑받도록 연주하는 게 (연주자의)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큐레이팅에
전세계가 격변에 휩싸였던 20세기 초, 서양 클래식 음악계에서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새로운 시도와 파격이 이어졌다. 이러한 전후시대 '음악 격변기'를 체감할 수 있는 무대를 서울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오는 1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한경아르떼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더 클래식 2024' 공연에서다. 지휘자 최수열이 이끄는 이번 공연은 대중에게 '랩소디 인 블루'로 친숙한 조지 거슈윈과 모리스 라벨, 레너드 번스타인 등 20세기 초중반 음악으로 채웠다. 첫 곡은 거슈윈의 '파리의 미국인'. 뉴욕 브루클린 출신인 거슈윈이 당시 예술의 중심지였던 파리를 방문해 얻은 영감을 토대로 만든 작품이다. 거슈윈이 즐겨 활용했던 재즈의 요소가 녹아있어 '재즈 교향곡'이라 불리기도 한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곡에는 이방인의 시선에서 본 파리에 대한 분위기와 동경이 담겨있다. 당시 거슈윈은 실제 파리에서 녹음해온 택시 경적 소리를 연주에 사용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지휘를 맡은 최수열은 서울시향 부지휘자를 거쳐 부산시향 예술감독으로 약 6년간 활동했으며 특히 참신한 프로그램 기획력과 현대음악에 대한 깊은 조예로 유명하다. 윤이상 진은숙 김택수 신동훈 등 동시대 작곡가의 작품에 각별한 애정을 표현해왔으며 2019년부터 아트센터인천의 대표 프로그램인 ‘토요스테이지’, 2023년부터 예술의전당 기획의 현대음악시리즈 ‘최수열의 밤 9시 즈음에’ 등을 이끌고 있다.거슈윈 작품에 이어 연주할 곡은 거슈윈이 동경했던 프랑스 작곡가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다. 당시 새로운 예술을 빠르게 흡수했던 파리에는
미셸 공드리는 독특한 영상 기법으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한 영화감독 겸 각본가다.1963년 프랑스 베르사유의 음악가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파리의 미술학교에서 그래픽을 공부하며 개성 있는 영상을 선보였다. 그는 전설적인 뮤지션 비요크의 ‘휴먼 비헤비어’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영상이 각종 뮤직비디오 어워드를 휩쓸면서 그는 롤링 스톤스, 다프트 펑크, 라디오헤드 등 많은 가수와 작업했다. 나이키, 코카콜라 등 여러 브랜드 광고 작업도 했다.찰리 코프먼 각본의 영화 ‘휴먼 네이처’(2002)로 할리우드에 데뷔했으며, 코프먼과의 두 번째 작품 ‘이터널 선샤인’(2004)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60여 개의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공드리는 불릿 타임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이는 시간의 흐름을 왜곡하는 촬영 기법으로 영화 ‘매트릭스’의 총알 피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수면의 과학(2006), 무드 인디고(2013), 마이크롭 앤 가솔린(2015) 등 특유의 환상적인 영상으로 여러 영화를 선보였다. 최근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공드리의 솔루션북’을 공개했다.최다은 기자
“어린 시절부터 극장에서 영화 보는 걸 좋아했어요. 블록버스터 감독이 돼 보니 꿈을 이룬 것 같네요.”한인 이민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미나리’(2021)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한국계 정이삭 감독(46·사진)이 지난 7일 서울 용산에서 열린 신작 ‘트위스터스’ 시사회에서 이 같은 소감을 전했다.정 감독의 전작 ‘미나리’가 미국 시골 가정의 잔잔한 이야기를 다뤘다면 오는 14일 국내 개봉하는 신작은 강렬한 몰입감을 지닌 재난 블록버스터다. 관객이 마치 토네이도를 직접 마주하듯 실감 나는 영상 효과와 음향, 방대한 규모와 액션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트위스터스’는 할리우드 영화 ‘트위스터’(1996)의 속편으로, 토네이도를 연구하는 케이트(데이지 에드거 존스 분)와 하비(앤서니 라모스 분), 유튜버 타일러(글렌 파월 분) 등 세 남녀가 거대한 토네이도에 맞서는 이야기를 다뤘다. 정 감독은 “처음엔 ‘내가 이런 영화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도 했지만, 이번에 안 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고 밝혔다.‘트위스터스’는 오클라호마주의 넓은 평원을 배경으로 시각특수효과(VFX) 기술로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토네이도를 구현했다. 정 감독은 토네이도 촬영 과정에 대해 “실제 토네이도 효과를 구현하고 싶어서 VFX에 의존하기보다는 야외 촬영을 주로 했다”며 “토네이도가 자주 발생하는 오클라호마주와 캔자스주에서 많은 장면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또 관객들이 실감 나는 액션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 “액션에 관해 공부하고 1990년대 스티븐 스필버그 등의 영화를 많이 참고했다”고 부연했
‘나만 알고 싶지만, 나만 알기에는 아까운 가수.’1998년생 싱어송라이터 허회경을 표현하기에 이보다 더 적절한 말이 있을까. 인디 장르에서 활약 중인 허회경의 음악을 들으면 ‘내 일기를 노래로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현실적이다. 2021년 싱글 ‘아무것도 상관없어’로 데뷔한 뒤 10여 개의 싱글 및 정규 음반을 낸 허회경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읊조리듯 노래한다. 특별한 마케팅이나 홍보 없이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유명해졌다. 인기곡은 조회수 1600만 회를 넘어설 만큼 노래 자체로 사랑받으며 ‘아티스트의 아티스트’로 불린다. 가수들이 공개 추천하는가 하면 배우 박보검은 자신의 팬미팅 콘서트에서 허회경의 ‘그렇게 살아가는 것’을 불렀다. 소설가 김연수는 <음악소설집> 인터뷰에서 허회경의 ‘집으로 가는 길’을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달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콘서트를 마친 허회경을 서울 동교동에서 만났다.“어릴 때 클래식 피아노를 치다가 취미로 작곡을 배웠어요. 고등학교 때 작곡으로 전공을 정하고 서경대 실용음악과에 갔습니다. 그때 쓴 곡을 녹음해서 음원 공유 사이트인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렸는데, 웹드라마 제작사에서 사용 문의가 왔어요. 좋다고 했죠. 사운드클라우드에 있는 음원은 저작권이 없거든요. 그래서 곧바로 유통사를 찾아가 음원을 냈어요. 그 음악이 ‘아무것도 상관없어’였고, 얼떨결에 데뷔하게 됐습니다.”여러 아티스트가 허회경의 노래를 추천하는 배경엔 ‘가사’가 큰 축이다. 그의 곡 중 ‘김철수 씨 이야기’에는 이런 가사가 나온다. ‘특별하다
"어린 시절부터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걸 좋아했어요. 블록버스터 감독이 돼 보니 꿈을 이룬 것 같네요."한인 이민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미나리'(2021)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한국계 정이삭(46) 감독이 7일 용산에서 열린 신작 '트위스터스' 시사회에서 이같은 소감을 전했다.정 감독의 전작 미나리는 미국 시골 가정의 잔잔한 이야기를 다뤘다면 이번 신작은 이와 대조적으로 강렬한 몰입감을 지닌 재난 블록버스터다. 관객이 마치 토네이도를 직접 마주하듯 실감나는 영상 효과와 음향, 방대한 규모와 액션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트위스터스는 할리우드 영화 '트위스터'(1996)의 속편으로, 토네이도를 연구하는 케이트(데이지 에드거 존스)와 하비(앤서니 라모스), 유튜버 타일러(글렌 파월) 등 세 남녀가 거대한 토네이도에 맞서는 이야기를 다뤘다. 정 감독은 "처음엔 '내가 이런 영화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이번에 안 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며 "차기작도 도전적인 작품을 선택하고 싶다"고 밝혔다. 트위스터스는 오클라호마주의 넓은 평원을 배경으로 시각특수효과(VFX) 기술로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토네이도를 구현했다. 정 감독은 토네이도 촬영 과정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실제 토네이도 효과를 구현하고 싶어서 VFX에 의존하기 보다는 야외 촬영을 주로 했습니다. 오클라호마 캔자스에서 찍었어요. 또, 관객들이 실감나는 액션을 느꼈으면 했는데, 액션에 대해 공부하고 1990년대 스티븐 스필버그 등의 영화를 많이 참고했습니다. 한샷 한샷 에너지를 담아내려고 노력했죠."이날 시사회에는 주연배
영화 산업은 오랜시간 남성의 영역으로 인식돼 왔다. 영화계의 성별 불균형은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 영화인의 비중은 낮은 편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개봉한 순제작비 30억원 이상의 상업영화 35편 중 여성 감독의 작품은 한 편에 불과했다. 할리우드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셀룰로이드실링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미국 영화의 상위 250대 흥행작 중 여성 감독의 비율은 16%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전세계 여성 영화인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의미가 크다. 올해로 26회를 맞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이달 22일부터 28일 일주일간 CGV 연남, CGV 홍대,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열린다.이번 영화제의 테마는 '웃음의 쓸모'다. 웃음이 지닌 다양한 힘에 주목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끈질기게 걸어가는 모두를 응원한다는 뜻을 담았다. 최근 열린 간담회에서 변재란 영화제 이사장 및 조직위원장은 "영화 속 현실에 드러나거나 혹은 감추어진 켜켜이 담긴 웃음을 통해서 그 예리함과 넉넉함을 발견하면 좋겠다”며 슬로건의 취지를 설명했다.올해는 역대 최다 규모인 3581편이 출품됐다. 국내 작품 808편, 해외 작품 2773편이다. 영화제 기간에는 이중 엄선된 38개국 132편의 작품을 상영하며 노동·관계·사랑 등 다양한 여성 서사를 선보인다. 영화제의 포문은 프랑스 감독 소피 필리에르의 유고작 '뒤죽박죽 내 인생'이 연다. 올해 칸 영화제 상영작인 이 작품은 괜찮은 아내이자 엄마, 사회인으로 살아오던 55세 여성의 내면과 일상의 변
2PM, DAY6(데이식스), 트와이스, 스트레이키즈 등 K팝 아티스트를 발굴해온 JYP엔터테인먼트가 자회사 이닛(INNIT)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다. JYP엔터가 독립 법인 자회사 이닛(INNIT) 엔터테인먼트를 출범한다고 5일 밝혔다. 'INNIT'은 소통을 주요 가치로 삼고 콘텐츠를 통해 기쁨, 위로, 감동을 담겠다는 의미로 친근하고 포용적인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이닛 엔터는 K팝, 발라드, 트로트, 알앤비(R&B) 등 음악 장르의 폭을 넓히고 솔로, 듀엣, 배우 등 각 분야의 엔터테이너를 론칭한다. 첫 프로젝트는 JYP 대표 프로듀서 박진영과 KBS가 손잡고 진행하는 신규 예능 프로그램 '더 딴따라'를 통해 발굴된 엔터테이너의 매니지먼트 업무다. 이와함께 JYP엔터가 축적해온 체계적인 트레이닝 및 매니지먼트 노하우를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하는 가수는 물론 독창적인 개성과 매력을 지닌 배우, 엔터테이너를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20여 년간 JYP 아티스트의 안무 및 무대 연출을 담당해 온 퍼포먼스 디렉팅 LAB 박남용 실장과 JYP엔터에서 19년간 신인개발, 마케팅, A&R, 배우 사업, 광고, 공연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광고사업실 윤재호 실장이 대표로 선임됐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무더위가 절정인 8월, 한국의 랜드마크 공연장 예술의전당에 혹서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줄 음악축제가 찾아온다. 6일부터 오는 11일까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IBK챔버홀, 리사이틀홀 등에서 열리는 ‘2024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에서다.2021년 시작된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가 이번에 4회를 맞아 ‘국제음악제’로 간판을 바꿨다.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축제로 도약하겠다는 포부에서다. 변화에 걸맞게 이번 축제에서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해외 유명 연주자 초청 공연과 개성 있는 레퍼토리로 무장한 공모 연주자 공연으로 구성됐다.예당 관계자는 “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지만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글로벌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색다른 클래식 레퍼토리를 알리는 것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개·폐막을 이끄는 지휘자 단 에팅거(53)는 이번이 첫 한국 무대다. 이스라엘 출신인 에팅거는 슈투트가르트필하모닉, 이스라엘심포니오케스트라 등에서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인 명지휘자다. 그는 지난 2일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스페셜리스트’보다 가능하면 다양한 작품을 하는 걸 선호한다”며 “오페라부터 교향곡까지, 웅장하고 진지한 음악뿐 아니라 축제의 느낌을 살릴 수 있는 곡을 들려줄 것”이라고 밝혔다.에팅거가 이끄는 SAC(서울아트센터)페스티벌오케스트라는 해외 유수 악단과 무대에서 함께 활약하는 한국 연주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에팅거와 SAC페스티벌오케스트라는 6일 풀랑크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과 브루크너의 ‘교향곡 제4번’으로 축제의 포문을 연다. 네덜란드
무더위가 절정인 8월, 한국의 랜드마크 공연장 예술의전당에 혹서기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줄 음악 축제가 찾아온다. 이달 6일부터 11일까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IBK챔버홀·리사이틀홀 등에서 진행되는 '2024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에서다.2021년 시작된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가 이번에 4회를 맞아 '국제음악제'로 간판을 바꿨다.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축제로 도약하겠다는 포부에서다. 변화에 걸맞게 이번 축제에서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해외 유명 연주자들의 초청 공연과 개성 있는 레퍼토리로 무장한 공모 연주자들의 공연으로 구성됐다. 예당 관계자는 "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지만,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글로벌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색다른 클래식 레퍼토리를 알리는 것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오페라와 심포니 아우르는 개·폐막축제 개·폐막을 이끄는 지휘자 단 에팅거(53·사진)은 이번이 첫 한국 무대다. 이스라엘 출신 에팅거는 △슈투트가르트 필하모닉 △이스라엘 심포니 오케스트라 및 텔아비브 이스라엘 오페라단 △나폴리 산 카를로 극장 등에서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인 명지휘자. 그는 2일 서울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스페셜리스트'보다 가능한 다양한 작품을 하는 걸 선호한다"며 "오페라부터 교향곡까지, 웅장하고 진지한 음악뿐 아니라 축제의 느낌을 살릴 수 있는 곡을 들려줄 것"이라고 밝혔다.에팅거가 이끄는 SAC(서울아트센터)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해외 유수의 악단과 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 연주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개막 공연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문
‘가장 아름다운 공포 영화’로 언급되는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2003). 영화를 봤다면 마지막 장면의 음악을 잊기 어려울 것이다. 영화음악 작곡가 겸 기타리스트 이병우(사진)가 만든 ‘돌이킬 수 없는 걸음’이다. 이 곡은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으로 꼽힐 만큼 인지도가 높다.1965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병우는 기타리스트 조동익과 듀오 ‘어떤 날’을 결성해 음악가로 활동했다. 이후 오스트리아로 유학을 떠나 빈국립음대 클래식 기타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 존스홉킨스대 피바디음악원을 전액 장학생으로 마쳤다. 1996년 영화 ‘그들만의 세상’을 시작으로 ‘장화, 홍련’ ‘왕의 남자’ ‘괴물’ ‘국제시장’ 등 30편가량의 영화 음악을 맡았다. 그는 클래식풍 작법에 영화 분위기와 잘 어우러지는 음악으로 대중성과 작품성 모두 인정받았다. 대한민국영화대상 음악상, 청룡영화상 음악상, 한국대중음악상 등을 받았다. ‘내가 그린 기린 그림’(1989)을 시작으로 여섯 장의 기타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양희은의 앨범 ‘양희은 1991’을 프로듀싱했으며 아이유 4집 수록곡 ‘그렇게 사랑은’을 작사·작곡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폐막식 음악감독을 맡았다.최다은 기자
‘악기의 왕’이라 불리는 피아노는 서양 음악 사상 가장 방대한 레퍼토리를 자랑한다. 올 하반기에는 개성이 뚜렷한 해외 피아니스트 4명이 연달아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선다. 참여하는 피아니스트는 세르게이 바바얀(63), 피에르로랑 에마르(66), 안젤라 휴이트(65), 피터 야블론스키(53). 모두 건반 앞에서 수십 년을 헌신하며 일가를 이룬 50대 이상의 연주자다.첫 번째로 나서는 피아니스트 세르게이 바바얀(8월 30일)은 ‘SONGS’를 테마로 슈베르트, 슈만, 포레 등 빼어난 가곡을 쓴 작곡가들의 작품을 들려준다. 바바얀은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도이체그라모폰의 전속 아티스트이자 세련된 음색과 통찰력 있는 해석으로 인정받는 인물.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 우승자 다닐 트리포노프 등의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공연에서는 ‘가곡의 왕’ 슈베르트의 유명 가곡 ‘마왕’, ‘물레방앗간의 아가씨’ 등을 비롯해 다양한 가곡 기반의 프로그램으로 정교한 해석을 들려줄 예정이다.‘현대 음악의 교과서’로 불리는 피에르로랑 에마르(10월 1일)는 베토벤과 쇼팽, 드뷔시와 리게티 죄르지의 음악을 교차해 선보이는 실험적인 프로그램을 들고 온다. 16세에 메시앙 콩쿠르에서 우승한 에마르는 현대음악의 거장인 피에르 불레즈, 리게티, 올리비에 메시앙으로부터 인정받은 피아니스트다. 프랑스 대표 현대음악 단체인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의 창설자 불레즈의 러브콜을 받아 18년간 이 단체에서 활동했다.‘바흐 스페셜리스트’ 안젤라 휴이트(12월 11일)는 10년 만에 국내 팬들을 만난다. 휴이트는 바흐, 모차르트 등 고전 음악에 정통한 연주자다. 그는 오랜만
세계적 성악 교육기관인 이탈리아 게오르그 솔티 아카데미(솔티 아카데미)가 '벨칸토 오페라 교육 프로그램'을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이탈리아 본고장에서는 3주간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서울에서는 4일간(7월 30일~8월2일) 압축해서 진행한다. 예술의전당이 이번 프로그램을 공동 주최한다. 솔티 아카데미는 헝가리 출신 지휘자 게오르그 솔티의 정신을 이어받은 교육기관으로 그의 아내 발레리 솔티와 예술감독 조나단 팝, 현재 대표인 캔디스 우드가 2004년 공동 설립했다. 이탈리아 밖에서는 뉴욕, 베이징 등에서 진행한 바 있다. 게오르그 솔티는 카라얀, 번스타인과 함께 20세기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특히 오페라 지휘에서 활약한 인물. 5명의 교수진을 이끌고 내한한 조나단 팝 솔티 아카데미 예술감독은 3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0년간 빼어난 한국 성악도들을 보며 항상 한국에 오고 싶었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이번 교육 프로그램에서는 이탈리아어 모음과 자음, 문장을 낭독했을 때 어떻게 감정이 전달되고 표현되는지를 가르친다. 이탈리아어가 모국어가 아닌 성악가들이 불렀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을 발견해 잡아주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탈리아가 오페라의 본고장인 만큼 많은 오페라가 이탈리아어로 된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로시니, 벨리니, 도니제티 등 벨칸토(아름답고 화려한 이탈리아의 창법) 오페라에서 음악을 제대로 표현하려면 이탈리아어 발음이 중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이야기다. 이에 따라 이번 교육 프로그램에는 뉴욕 메트(MET)에서 활동하는 스테파노
피아니스트 임윤찬(20)이 120년 전통의 세계적인 음악 축제 BBC 프롬스에서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다. 현지 매체 영국 가디언은 그의 데뷔 무대에 대해 "눈부시게 강렬하다"고 호평했다. 임윤찬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저녁 런던 로열 앨버트홀에서 파보 예르비가 지휘하는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를 협연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올해 임윤찬의 공연은 프롬스 공연 중 가장 먼저 매진됐다. 실제 공연 현장 또한 기대만큼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는 게 현지 매체의 반응이다. 임윤찬의 연주가 끝나자 공연장을 꽉 채운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고, 임윤찬은 앙코르로 바흐의 시칠리아노(빌헬름 켐프 편곡)를 들려줬다. 가디언은 공연이 끝나고 클래식 칼럼니스트 플로라 윌슨의 '스타 피아니스트가 베토벤에 섬세함과 광채를 선사했다'는 제목의 리뷰를 게재했다. 그는 임윤찬이 연주에 대해 "오른손은 오케스트라 위에서 반짝였고, 왼손은 머리 높이에서 놀랍도록 묵직한 저음을 떨어뜨렸다"고 묘사했다. 마지막 3악장에서는 "청중 모두를 춤판으로 초대하는 듯 했다"고 덧붙였다. 앙코르로 연주한 바흐 시칠리아노에 대해서는 "한음 한음 빛나고, 매 구절은 결정체 같았다(Each note was precious, each phrase crystalline)"고 극찬했다. 런던 지역 신문 이브닝스탠다드는 "그의 베토벤은 신중한 순간도 있지만, 장난기 많고 즉흥적이기도 했다"며 "마치 그가 자신만의 사적인 공간을 만든 다음 오케스트라와 우리를 합류하도록 허용하는 듯 했다"고 호평했다. 앞서 가디언은 임윤찬
한경아르떼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차기 음악감독으로 지휘자 구자범(사진·53)이 선임됐다. 한경아르떼필은 3대 음악감독으로 구 지휘자를 선임했다고 30일 발표했다. 구 지휘자의 임기는 내년 1월부터 시작된다. 구 지휘자는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던 중 독일로 건너가 만하임 음대 대학원 지휘과를 졸업했다. 독일 하겐 오페라극장과 다름슈타트 오페라극장의 지휘자를 거쳐 하노버 국립오페라극장의 수석지휘자를 맡았다. 국내에서는 광주시립교향악단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역임했다. 구자범 한경아르떼필 음악감독 내정자는 “다채로운 공연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공연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최다은 기자
‘가황’ 나훈아(77·사진)가 마지막 콘서트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나훈아는 29일 소속사를 통해 공개한 편지에서 “평생 걸어온 길의 끝이 보이는 마지막 공연에 남아있는 혼을 모두 태우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원섭섭할 줄 알았는데, 시원하지도 서운하지도 않았습니다. 여러분! 진심으로 고마웠습니다”라고 썼다.나훈아는 지난 2월 마지막 콘서트 계획과 함께 데뷔 58년 만에 은퇴를 발표했다. 나훈아의 마지막 콘서트인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는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인천 청주 울산 창원 천안 원주 전주에서 이어졌다. 하반기 공연 일정은 10월 12일 대전을 시작으로 강릉 안동 진주 광주 대구 부산으로 이어진다. 58년 가수 생활의 대미를 장식할 서울 공연 일정은 추후 공지된다.1966년 ‘천리길’로 데뷔한 나훈아는 ‘무시로’ ‘잡초’ ‘울긴 왜 울어’ ‘고장 난 벽시계’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가황’ ‘트로트 황제’ 등의 별명을 얻었다. 2022년 데뷔 55주년 기념 콘서트를 하고, 작년 12월에는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가수 남진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1970년대를 풍미한 그는 히트곡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빼어난 가창력과 무대 매너, 시대 정신을 반영하는 소통 능력으로 한국 대중음악사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최다은 기자
'노엘! 노엘! 노엘!'머리는 더 희끗희끗해지고, 입가 주름은 한층 더 깊어졌다. 무심해 보이지만, 탁월한 기타 실력과 칼칼한 성량은 여전히 건재했다. 관객들은 수시로 그의 이름을 부르며 그를 향한 뜨거운 애정을 과시했다.1990년대를 대표하는 영국 밴드 오아시스의 노엘 갤러거가 8개월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지난해 “너희가 최고다, 또 보자”고 말한 약속을 지킨 것. 지난 26일 경기 일산 킨텍스 1전시장에서 열린 '노엘 갤러거 하이 플라잉 버즈 라이브 인 코리아'에서는 1만 8000여 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2009년 오아시스 해체 이후 노엘은 자신의 밴드 ‘하이 플라잉 버즈’를 만들어 활동해왔다. 이날 무대에서는 90여분간 세대를 뛰어넘는 교감이 이뤄졌다. 청중의 대다수는 1980~1990년대생이었고, 그보다 어린 세대도 상당수 있었다. 인터파크티켓에 따르면 이번 콘서트 예매자는 10대(14.1%), 20대(57.9%)가 무려 70% 이상을 차지했다. 이들은 오아시스의 전성기를 겪지 못한 세대지만, 이들의 명곡과 그 시대의 감수성에 감화된 것. 패션에서의 Y2K 열풍처럼 20대 청중들은 오아시스의 사진과 이름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공연장을 찾았고, 90년대 오아시스의 히트곡들을 목 터져라 따라 불렀다.오프닝 무대 또한 의미 있었다. 현재 국내 음악계에서 높은 관심을 받는 밴드 실리카겔이 30여 분간 뜨거운 에너지로 무대를 장식한 탓이다. 90년대생 멤버들로 구성된 실리카겔은 이날 주요 청중의 연배와 같았다. 실리카겔은 노엘을 두고 '저희의 어린 시절 영웅'이라며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브리티시 뮤지션의 오프닝 무대에 서서 영광"이라고 감격을 표했다.
한국 가요계의 아이콘 나훈아(77)가 마지막 콘서트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나훈아는 29일 소속사를 통해 공개한 편지에서 "평생 걸어온 길의 끝이 보이는 마지막 공연에 남아있는 혼을 모두 태우려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시원섭섭할 줄 알았는데, 시원하지도 서운하지도 않았습니다. 여러분! 진심으로 고마웠습니다"라고 썼다. 나훈아는 지난 2월 마지막 콘서트 계획과 함께 데뷔 58년 만에 은퇴를 발표했다. 나훈아의 마지막 콘서트인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는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인천, 청주, 울산, 창원, 천안, 원주, 전주에서 이어졌다. 하반기 공연 일정은 10월 12일 대전을 시작으로 강릉, 안동, 진주, 광주, 대구, 부산으로 이어진다. 60여년 가수 생활의 대미를 장식할 서울 공연 일정은 추후 공지된다. 1966년 '천리길'로 데뷔한 나훈아는 '무시로', '잡초', '울긴 왜 울어', '고장 난 벽시계'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가황'이자 '트로트의 황제' 등의 별명을 얻었다. 2022년 데뷔 55주년 기념 콘서트를 열고, 작년 12월에는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가수 남진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1970년대를 풍미했던 그는 히트곡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빼어난 가창력과 무대 매너, 시대 정신을 반영하는 소통 능력으로 한국 대중음악사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샌프란시스코 오페라극장(SFO) 최초의 여성이자 아시아인 음악감독, 베를린필 정기무대를 지휘한 최초의 아시아 여성…유럽과 북미 지역의 주요 포디움을 꿰차고 있는 지휘자 김은선(44)을 두고 뉴욕타임스는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She‘s making history)”고 평가했다. 서구 사회의 문화적 자부심이자 길게는 수백년의 역사를 지닌 유서깊은 음악 단체들, 이들을 이끄는 포디움에 김은선이 선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꽤나 보수적이고 정통을 중시하는 클래식 음악계에 보기 드문 진보의 시그널이 아닐까. 이같은 변혁의 중심에 서 있는 김은선은 어떤 인물일지 궁금해졌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미란다‘(메릴 스트립) 같은 냉혹한 완벽주의자 유형의 리더일까. 아니면 고뇌를 장작삼아 예술로 승화하는 천재형 인물일까. 전날(7월 10일) 서울시향과의 무대를 마치고 숨을 고르고 있는 김은선을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만났다. 손끝으로 만들어가는 대화지휘자 경력 20여년인 김은선이지만, 한국 악단과 호흡해 본 건 서울시향이 유일하다. 2년 전 서울시향과 한 무대에 서면서 첫 인연을 맺었다고. 지휘자로는 대부분 해외에서만 활동해온 탓이다. “한국에서 지휘자로 일해본 적이 한 번도&nbs
악보를 깊게 공부하다보니, 그 나라의 언어가 곧 음악에도 반영된다는 걸 알게됐다. 김은선은 소문난 외국어 능통자다. 한국어 제외 5개 국어(영어, 독일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를 일정 수준 이상 구사한다. 특히 독일어와 스페인어는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선은 음악에는 각 나라의 아주 근원적인 정서가 묻어있다고 느꼈고,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언어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5개 국어를 하는 마에스트라김은선의 일과는 외국어 공부로 시작한다. 아침에 일어나 각 나라의 뉴스를 챙겨보고, 연주하는 악보와 관련된 외국어 서적을 읽는다. 특정 국가로 연주를 가면 한 두 달 전부터 화상 과외를 통해 그 나라 언어에 익숙해지게끔 준비한다고. “제가 만 24세에 유학을 갔잖아요. 뒤늦게 배운 외국어라 안쓰면 까먹어요. 특히 알파벳권 언어는 한국어랑 어순이 아예 다르잖아요. 한동안은 한국 영화도 잘 안봤을 정도에요. 지금도 부모님이랑 통화하거나, 이렇게 한국어로 인터뷰를 하면 바로 가서 외국어 틀고요.(웃음) 사실 음악이랑 외국어 공부로 하루가 다 가요.”한국어의 미묘한 뉘앙스를 구사하고, 언어에 내재된 문화적 밈까지&nb
클래식계에서 그리스 신화 속 아름답고 치명적인 마력의 님프 ‘세이렌’으로 불리는 피아니스트가 있다. 조지아 출신 피아니스트 하티아 부니아티슈빌리(37·사진) 이야기다. 그는 매혹적인 외모에 유려한 테크닉과 서정성으로 관객을 매료하는 음악가다.부니아티슈빌리는 3세에 피아노를 시작했다. 일찍이 재능을 보인 그는 6세 때 오케스트라와 처음 협연했고 10세 때 국제무대에서 연주하기 시작했다. 2008년에는 미국 카네기홀에 데뷔했다.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를 나와 2008년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콩쿠르 3위를 차지한 그는 2010년 소니 클래식 전속 아티스트가 됐다. 프란츠 리스트(2011), 쇼팽(2012), 마더랜드(2014), 만화경(2016), 라흐마니노프(2017), 미궁(2020) 등 다양한 음반을 발표했다. 록 그룹 콜드플레이와 음반 ‘어 헤드 풀 오브 드림스’(2015)를 공동 작업하기도 했다. 2012년과 2016년 독일의 권위 있는 클래식 음반상인 ‘에코상’을 받았다.잘츠부르크, 베르비에, BBC 프롬스 등 유명 페스티벌에 참여했으며 베를린필,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인 악단과 호흡했다.최다은 기자
매년 7~9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 페스티벌 'BBC 프롬스'가 서울에서도 열린다. 한국에서 BBC 프롬스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25일 클래식 음악계에 따르면 'BBC 프롬스 코리아'가 오는 12월 서울 잠실동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구체적인 공연 진행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BBC 프롬스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공연을 즐기는 대중적인 축제인만큼 기존의 엄숙한 클래식 공연보다 한층 자연스러운 분위기와 친숙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무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유명 클래식 레퍼토리를 비롯해 세계 초연곡 등이 연주되며, 해외 스타 연주자들을 비롯해 국내를 대표하는 클래식 스타들이 무대에 선다. 출연진은 다음주 이후 구체적으로 공개될 전망이다. BBC 프롬스가 아시아에서 열린 건 2019년 일본이 처음이다. 2019년 아시아 최초로 BBC 프롬스 재팬이 열렸고, 2022년에도 일본 도쿄와 오사타 일대에서 축제를 진행했다. 일본 외의 국가에서는 호주, 두바이 등에서 열렸다. BBC 프롬스는 1895년 런던에서 대중을 위한 수준 높은 클래식 음악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프롬스는 '프롬나드 콘서트'(Promenade Concert)의 약자로 산책하면서 즐길 수 있는 콘서트라는 의미를 지녔다. 축제의 취지에 맞게 클래식 음악뿐만 아니라 뮤지컬, 영화 음악, 재즈, 월드 뮤직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며 수십여 개의 부대 행사가 열린다. 체코의 지휘자 이르지 벨로홀라베크(1946~2017)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민주적인 음악축제"라고 표현한 바 있다. 129년의 전통을 지닌 이 축제의 상징은 영국 국기 유니언잭과 런던을 대표하는 로열 앨버트홀. 주최는 국
애플 뮤직 클래시컬이 지난 22일 글로벌 주간 클래식 차트 ‘클래식 앨범 TOP 100’을 출시했다고 발표했다.클래식 앨범 TOP 100은 165개 이상의 국가로부터 수집한 애플 뮤직 클래시컬 스트리밍, 애플 뮤직 스트리밍, 아이튠즈 곡판매 및 샤잠 태그 등 5가지 데이터를 결합해 클래식 음악의 최신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다. 그간 이렇다할 순위 지표가 없던 클래식 장르에서 여러 데이터를 종합해 집계하는 주간 차트가 생긴 것이다. 클래식 앨범 TOP 100은 매주 월요일 업데이트 되며 각 차트는 전 주 금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일주일간의 활동이 반영된다.첫주 클래식 앨범 TOP 100의 1위는 중국의 피아니스트 티엔치 두(Tianqi Du)와 조나단 브로튼(Jonathan Bloxham)이 지휘하는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 아카데미의 '바흐: 키보드 협주곡'이 차지했다. 한국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음반 '쇼팽 에튀드'는 8위에 올랐다. ▶(관련 기사) 쇼팽 에튀드 낸 임윤찬 “음을 눌렀을 때 심장을 강타하지 않았다면 그건 연습이 아닌 것”두는 “제 최신 앨범이 처음 선보이는 이 차트에서 1위를 해 매우 영광"이라며 "이 협주곡들은 바흐의 에너지와 정신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정서적 풍요로움과 깊은 표현들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번 클래식 앨범 TOP 100의 상위 5개 앨범은 캐나다, 중국, 브라질, 라트비아, 노르웨이, 영국 출신 아티스트들이 차지했다. 교향곡부터 솔로 기타까지 다양한 레퍼토리가 순위권에 들었다.애플 뮤직 클래시컬은 클래식 팬과 아티스트를 위한 음악 스트리밍 앱이다. 방대한 음악 카탈로그에서 원하는 레코딩을 11개 언어로 지원하는 검색 기능을 갖췄으며, 구독자는 전문가
'악기의 왕'이라 불리는 피아노는 서양 음악사상 가장 방대한 레퍼토리를 자랑한다. 그간 수많은 피아니스트들이 다양한 레퍼토리 가운데 자신만의 '필살기'를 발굴하며 피아노 음악의 지평을 넓혀왔다. 올 하반기에는 개성이 뚜렷한 해외 피아니스트 4명이 연달아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선다. 참여하는 피아니스트는 세르게이 바바얀(63), 피에르로랑 에마르(66), 안젤라 휴이트(65), 피터 야블론스키(53). 모두 건반 앞에서 수십년을 헌신하며 일가를 이룬 50대 이상의 연주자들이다.첫번째로 나서는 피아니스트 세르게이 바바얀(8월 30일)은 내달 'SONGS'를 테마로 슈베르트, 슈만, 포레 등 빼어난 가곡을 쓴 작곡가들의 작품을 들려준다. 바바얀은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아티스트이자, 세련된 음색과 통찰력 있는 해석으로 인정받는 인물.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 우승자 다닐 트리포노프, 부소니 국제콩쿠르 우승자 아르세니 문, 부소니 준우승자 김도현 등 젊은 피아니스트들의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공연에서는 '가곡의 왕' 슈베르트의 유명 가곡 '마왕', '물레 방앗간의 아가씨' 등을 비롯해 다양한 가곡 기반의 프로그램으로 정교한 해석을 들려줄 예정이다. ‘현대 음악의 교과서’로 불리는 피에르로랑 에마르(10월 1일)는 베토벤과 쇼팽, 드뷔시와 리게티의 음악을 교차로 선보이는 실험적인 프로그램을 들고 온다. 16세에 메시앙 콩쿠르에서 우승한 에마르는 현대음악의 거장인 피에르 불레즈, 죄르지 리게티, 올리비에 메시앙으로부터 인정받은 피아니스트다. 프랑스 대표 현대음악단체인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의 창설자 피에
BTS, 뉴진스 등 K팝 그룹들이 소속된 하이브의 새 수장으로 이재상 최고전략책임자(CSO·사진)가 내정됐다. 하이브는 3년간 하이브를 이끈 박지원 최고경영자(CEO)를 대신해 이 CSO를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이 대표 내정자는 연세대를 졸업한 뒤 글로벌 경영컨설팅 기업 모니터그룹과 현대자동차, 구글을 거쳐 2018년 하이브의 전신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합류했다.이후 빅히트엔터 최고혁신성장책임자(CIGO), 하이브 CSO, 하이브아메리카 운영총괄책임자(COO), 하이브아메리카 대표 등을 지냈다. 이 대표 내정자는 하이브의 3대 사업전략 구조인 ‘레이블-솔루션-플랫폼’을 설계하고 안착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는 각 레이블에 소속된 아티스트가 만든 다양한 지식재산을 콘텐츠화해 팬들에게 파는 사업 구조다.하이브는 조만간 공개할 ‘하이브 2.0’ 전략을 주도할 적임자로 이 대표 내정자를 선택하고 올해 초부터 리더십 전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대표 선임은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이뤄진다.하이브는 “이 대표 내정자는 하이브가 음악과 기술 기반의 고도화된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최다은 기자
지난해 K팝 시장의 해외 매출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4일 발표한 ‘데이터로 살펴본 K팝 해외 매출액 동향’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K팝 해외 매출은 전년보다 34.3% 증가한 1조2377억원이다. K팝 시장 해외 매출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K팝 해외 매출은 음반류 상품 수출액, 해외 스트리밍 서비스, 해외 공연 등 3개 영역 매출 추정치를 합산해 산출했다. 영역별로는 해외 공연 매출이 5885억원(47.5%)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음반류 상품 수출액이 3889억원(31.4%)을 기록해 뒤를 이었고, 스트리밍 서비스는 2603억원(21.0%)을 기록했다. 음반류 상품 수출액은 2017년과 비교해 7.6배 수준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2019년 처음으로 수출액 1000억원을 넘어선 뒤 2022년 3000억원을 돌파하며 빠르게 증가했다.최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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