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입니다.
"회사 주가순자산비율(PBR=시가총액÷순자산)이 0.3배라고요? 그 기업은 적대적 인수합병(M&A) 당해야죠."지난 1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에 여의도 증권가는 들썩였다. 그는 토론회에 나온 심팩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불쑥 회사 PBR을 물었다. PBR 0.3배 답변을 듣더니 '적대적 M&A' 발언을 꺼냈다.이 대표 발언에 재계의 불만은 상당했다. PBR 0.3배 미만인 롯데지주 GS 넥센 등 국내 주요 지주사를 "적대적 M&A 타깃으로 지목한 것"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하지만 증권가 일각에서는 "저평가 종목 경영진이 반성해야 한다"며 이 대표 발언을 옹호하고 있다. 이른바 '이재명식 밸류업' 구상의 단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이재명 대표는 당시 토론회에서 심팩 CFO에게 "회사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된 데도 시장이 과도하게 평화적이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1000원짜리인데 300원밖에 안 한다면 (경영권을) 사야 한다”며 “그게 경쟁을 촉발해 주가를 정상화하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그는 증시에 대한 이해가 넓다는 평가가 많았다. 2022년 5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수십 년 동안 전업에 가깝게 주식 투자를 했다"며 “선물·옵션까지 손대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전세금만 빼고 모든 재산을 날렸다”고 고백한 바도 있다.한때 10억원대 주식을 굴리는 정치권의 '왕개미'로 통하기도 했다. 관보에 따르면 2018년 3월 말에는 이 대표의 보유 주식은 SK이노베이션 2200주,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 4500주, KB금융 2300주, LG디스플레이 8000주, 성우하이텍 1만6000주 등이었다. 당시 시가로 13억1000
CJ제일제당의 미국법인인 CJ아메리카가 신종자본대출 3000억원을 조달한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3000억원을 상환하기 위해서다.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아메리카는 오는 18일 특수목적회사(SPC)인 케이양일차를 통해 신종자본대출 3000억원을 조달한다. 신종자본대출은 영구채처럼 대출 금액만큼 자본으로 회계처리한다. 통상 만기는 30년이지만 관례상 CJ아메리카는 조기 상환권을 5년 안에 행사한다. 모회사인 CJ제일제당도 오는 18일부터 5년 동안 CJ아메리카 신종자본대출에 신용보증을 제공한다. 케이양일차는 신종자본대출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채권을 발행할 전망이다. 채권 발행금액을 바탕으로 신종자본대출 재원을 조달한다.CJ아메리카는 CJ제일제당의 100% 자회사로 미국 식품 사업을 관할하는 회사다. 2023년 이 회사의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7317억원, 29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에는 매출 6616억원, 순손실 99억원을 기록했다.CJ아메리카는 2019년 발행한 RCPS 3000억원어치를 상환하기 위해 신종자본대출을 받았다. CJ아메리카는 사모펀드인 ‘흥국US하이클래스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1호’ 등을 대상으로 RCPS 30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투자자는 2024년 12월부터 CJ아메리카에 RCPS를 넘길 수 있는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번에 RCPS 풋옵션을 행사하자, CJ아메리카도 RCPS 인수자금을 마련한 것이다.연결기준이 아닌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는 CJ아메리카는 RCPS를 자본으로 분류했다. RCPS를 상환하기 위해 신종자본대출을 받으면서, 재무구조의 안정도 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지 않고 신종자본대출을 받은 것은 최근 ‘북 클로징(회계장부
인천시와 인천 강화군이 ‘제7회 한국 지방자치단체 회계대상’에서 각각 광역단체와 기초자치단체 부문 대상(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한다. 우수상과 장려상은 각각 9개 지자체가 받는다. 한국 지방자치단체 회계대상은 한국경제신문사가 전국 243개 지자체 가운데 투명하게 재무정보를 작성하고 주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한 모범 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2018년 제정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주관하고 행안부와 한국지방재정공제회, 한국정부회계학회, 재정성과연구원, 삼일회계법인 등이 후원한다. 시상식은 13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8층 다산홀에서 열린다. 인천시(시장 유정복·사진)가 ‘제7회 한국 지방자치단체 회계대상’에서 광역자치단체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인천시는 모든 평가 항목에서 두루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전문성 확보 노력 항목에선 회계담당자 세 명을 배정했다. 재무회계결산전문관 제도를 운영한 점이 호평받았다. 재무회계결산전문관 제도는 공무원 순환 보직으로 전문성을 쌓기 어려운 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한 인사제도다. 재무회계결산전문관은 최대 7년 동안 재무회계결산 업무를 맡는다.인천시 재무회계결산전문관인 김정태 주무관은 “2020년부터 재무회계결산전문관으로 근무했다”며 “인천시 전체 회계를 들여다보며 다른 부서의 살림살이를 알아가는 재미가 적잖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회계담당자 세 명에게 주기적으로 결산 교육을 하는 등 회계결산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인천시 회계담당자들은 결산 재정 자료를 작성하기 위해 각 기관의 통계자료를 꼼꼼하게 훑었다. 인천시 재정 여건에 관한 최신 월별 통계
"원·달러 환율 1500원 찍나요. 안 그래도 회사 망할 분위기인데요."9일 오전. 한 중견회사 관계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화학제품 트레이딩을 담당하는 이 회사는 장초반 환율이 1430원까지 오르자 초비상에 걸렸다. 이 회사는 은행에서 만기 6개월 무역차입금인 유전스(USANCE)로 달러를 조달해 제품을 사들였다. 팍팍한 살림의 중견회사라 장기차입금은 언감생심이고 환헤지(위험회피)도 하지 않았다. 이 회사 직원은 "환율이 치솟으면 달러 빚 부담이 커지면서 회사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원·달러 환율은 6원 80전 오른 1426원에 출발했다. 환율은 장 초반에 1430원대까지 뛰기도 했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이어 7일 대통령 탄핵안이 정족수 미달로 폐기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된 결과다. 외국인은 지난 4~6일에 주식과 채권을 1조5217억원어치를 투매했다.불안감이 커지면서 외국인은 국내 시장을 등지고 있다. 계엄 사태 직후인 4~6일에 외국인은 증시에서 1조11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KB금융(순매도 3329억원), 삼성전자(2843억원), 신한지주(1014억원), 현대자동차(914억원), 기아(492억원) 등 금융주와 대형주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투매했다.이 같은 투자자 이탈은 환율 고공행진과 자금시장 냉각을 불러오는 등 한국 경제 곳곳에 부정적 파급효과를 불러올 전망이다.국채도 던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4~6일에 3년 국채선물을 5106계약(액면금액 5106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주식과 채권 순매도 자금을 달러로 환전하면서 달러 가치를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 기업도 달러가 오름세를 이어가자 환차익을 노리고 들어오는 달러 자금을 시장에
"너와 가족들은 안전한 거지?""삼성·SK 반도체라인 멈춘 거 아니지?"4일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A씨와 대기업 재무팀장 B씨는 출근길에 수많은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비상계엄' 뉴스에 놀란 외국인 고객·친구들이 안부를 물어온 것이다. 이들 외국인은 소총으로 무장한 군인과 헬기가 오가는 한국 국회를 보고 '쇼크'를 받았다고 한다. CNN 등 주요 외신은 이 같은 비상계엄을 집중 보도 중이다. 한국의 반도체 라인에 대한 걱정도 상당했다고 한다.비상계엄 사태로 증시가 흔들리면서 한국 증시가 '시계 제로'에 놓였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진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야기도 돈다. 증시 부양을 목표로 하는 '밸류업 정책'을 추진한 윤 대통령이 증시 혼돈을 부른 '밸류킬'의 장본인이 됐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A 리서치센터장은 "국장(한국 주식시장)은 접고, 부동산만 봐야 하나요"라며 반문했다.이날 코스피지수는 오전 장중 2% 가까이 하락한 245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개장 직후 낙폭이 1%대 줄었지만 이후 내림 폭이 커지면서 장중 한때 2% 넘게 밀리며 2442.4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319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하락세를 주도했다. 개인 투자자와 기관투자가는 각각 2550억원, 480억원을 순매수했다.외환시장과 채권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5원 20전 오른 1418원 10전으로 출발했다. 현재는 오름세가 주춤해지면서 1410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고채 금리도 뛰었다. 이날 오전 9시 35분 현재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23%포인트 오른 연 2.6
4일 아침 여의도 증권가는 긴박하게 돌아갔다. 45년 만의 비상계엄 사태에 증시를 열지조차도 새벽까지 미궁이었다. 장이 열렸지만, 파장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오전 한때 2% 가까이 떨어진 코스피지수는 1%대 초중반으로 낙폭이 줄었다. 하지만 증시와 환율·채권시장이 출렁임이 이어지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시장에 계엄을 선포했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정부는 부랴부랴 50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채권안정펀드를 가동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융감독원장, 금융공공기관 등 유관기관장 및 금융협회장들과 '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고 "10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증안펀드)가 언제든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채권시장·자금시장에는 총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채안펀드)와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을 최대한 가동해 안정을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그는 이어 "금융당국은 정책금융기관, 금융유관기관 금융협회들과 함께 금융시장의 불안 확산을 방지하고, 금융시장이 정상적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며 "금융회사 외환건전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증권금융을 통한 외화유동성 공급 등을 통해 환율 상승에 따른 마진콜(추가 담보금 요구) 위험 등에도 대응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김 위원장은 "거래소 등 증권유관기관들은 투자심리 안정 노력과 함께 주가조작, 공시위반, 시세조종 등 시장 질서 교란 행위를 차단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말했다.앞서 정부는 비상계엄 선포 직후 개최된 심야에 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8일 "금융자본이 기업을 인수하면 주요 사업 부문을 분리 매각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주주 가치를 훼손할 것"이라고 말했다.이 원장은 2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시도는 화두를 던져주는 사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시도에 대해 이례적으로 우려를 표시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중립적 자세를 취해왔다.이 원장은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이슈는 그동안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인수 부작용을 중심으로 다뤘다"며 "(MBK의 영풍 인수 시도를 계기로)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에 대한 부작용을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그는 "산업은 앞으로 20~30년 동안 중장기적으로 내다봐고 육성해야 한다"며 "하지만 금융자본은 투자금 회수 차원에서 5~10년 안에 인수한 기업·사업을 정리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자본이 지배하는 기업은 중장기적으로 사업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며 "금융당국이 이같은 점을 화두로 삼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이 원장은 "영풍 측의 환경오염 이슈 관련된 손상차손 미인식 등과 관련된 회계상의 문제점을 발견한 것이 있다"며 "이번 주부터 감리로 전환해서 현장조사에 지금 지금 착수했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사장단이 요즘 제일 바빠요."재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자본시장법과 상법 개정을 추진하기 위한 여론 수렴 과정이 매끄럽지 않아서다. 정부와 여당은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 사장단을 콕 집어 간담회를 열어서다. 4대 그룹이 재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긴 하다. 하지만 재계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는 자본시장법·상법 손질을 앞두고 일부 기업만 부르는 데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26일 재계에 따르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4일 모처에서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 사장단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설명하고 재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정부는 이 같은 각계 의견수렴과 협의를 거쳐 연내에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표할 계획이다.하지만 여론 수렴 방식을 놓고 논란이 불거졌다. 상장사 가운데 4대 그룹 사장단만 초청해서다. 정부가 추진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소액주주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기업의 물적분할 재상장 및 합병·분할과 관련한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상장사 2600여 곳의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다. 이들 모든 상장사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는 어렵다. 하지만 여론 수렴 범위를 4대 그룹으로 범위를 좁힐 경우 재계의 목소리를 오롯이 담을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 같은 우려는 간담회 내용이 언론에 유출된 뒤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더불어민주당도 4대 그룹 사장단과의 간담회를 요청한 상황이다. 야당의 '주식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TF)는 오는 29일 오전 대한상
"자기들 하고 싶은 말만 하고 갈 텐데요." 더불어민주당이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그룹 사장단과 재계 인사를 불러 모은다. 상법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야당이 재계 의견을 수렴하는 간담회를 연다. 하지만 야당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관계자의 참석은 배제해달라는 요청도 했다. 지난 21일 재계의 상법개정안 반대 성명을 주도한 한경협이 야당에 미운털이 박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야당 입맛에 맞게 참석자를 구성한 간담회에 대한 의구심도 크다. 재계 의견을 수렴했다는 '명분쌓기용' 간담회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26일 재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야당의 '주식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TF)는 오는 29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상법개정안 관련 간담회를 연다. 야당은 TF 단장을 맡고 있는 오기형 의원과 간사인 김남근 의원, 진성준 의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상법개정안 추진을 앞두고 재계의 여론을 듣는 자리다. 야당은 재계 관계자 참석을 요청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를 비롯해 4대그룹 사장단 참석을 주문했다. 하지만 한경협 관계자는 배제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야당은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상법 개정안에 상장사의 집중투표제 도입을 의무화하고,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현행 1명에서 2명으로 늘리는 조항도 담을 계획이다. 재계는 이 같은 상법개정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상법을 손질할 경우 행동주
정부는 올해 초까지 상법 개정안 도입을 저울질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 2일 한국거래소를 찾아 “이사회가 소액주주 이익을 책임 있게 반영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공식 석상에서 상법 개정안 도입 필요성을 여러 번 피력했다.정부가 상법 개정안 도입 반대로 선회한 것은 재계의 우려가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다. 삼성,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16개 대기업 사장단은 이달 21일 “기업을 해외 투기 자본의 먹잇감으로 만들 것”이라며 상법 개정안을 반대하는 내용의 긴급성명을 냈다. 정부와 재계의 반대에도 야당은 상법 개정안 도입을 벼르고 있다. 해외 행동주의 펀드도 야당의 상법 개정안 추진을 반기고 있다. 野, 집중투표제 도입도 추진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4일 KBS 시사프로그램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상법 개정안이 기업 경영과 자본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지목한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이처럼 상법을 손질할 경우 행동주의 펀드와 소액주주들이 기업 이사를 상대로 배임·사기죄 소송을 남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행동주의 펀드와 소액주주들이 ‘주주충실의무’ 조항을 바탕으로 회사의 정상적 경영 활동에 개입할 가능성도 높다. 김 위원장과 재계도 이 같은 점을 한목소리로 우려한다.야당은 상법 개정안에 상장사의 집중투표제 도입을 의무화하고,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현행 1명에서 2명으로 늘리는 조항도 담을 계획이다. 정부와 재계는 이 같은 내용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상법 개정안이 기업 경영과 자본시장에 불러올 부작용이 크다”고 24일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상법 개정안에 따라 기업 이사진의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주주들의 소송도 늘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정부가 야당에서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에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야당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김 위원장은 “외국 투기자본이 상법 개정안을 빌미로 기업에 과도한 요구를 하거나 경영권을 위협하는 사례가 생길 것”이라며 “기업들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 자원을 낭비하는 과정에서 기업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상법 개정안을 등에 업은 외국 투기자본이 단기적으로 기업의 이익을 빼먹고 나갈 수 있다”고 했다.이어 상법 개정안이 기업 경영을 옥죌 수 있는 만큼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대안으로 ‘핀셋 규제’인 자본시장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소액주주 가치를 훼손하는 상장사의 지배구조 문제는 합병·분할 과정에서 주로 불거졌다”며 “문제로 지적된 합병·분할 등에 관해 맞춤식으로 법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법 개정안의 부작용을 피해 가면서 일반 투자자를 보호하는 실효적 조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김익환 기자
올해 1월 2일. 윤석열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가운데 처음 한국거래소의 증시 개장식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사회가 소액주주의 이익을 책임 있게 반영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며 상법 개정안 추진을 시사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올들어 상법 개정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사를 여러 번 피력했다. 야당도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상법 개정안에 우려를 표하던 재계는 급기야 긴급성명까지 내놨다.일이 커졌지만, 정부는 올 하반기 내내 "조만간 구체적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며 입을 다물면서 혼선을 키웠다. 금융위는 대통령 발언 직후 10개월이 지난 뒤에 "상법 개정안은 부작용이 크다"며 뒤늦게 입장을 드러냈다. 재계에서는 "그럴 걸 군불은 왜 지핀 거냐"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김병환 금융위원장(사진)은 24일 KBS 시사프로그램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회사 경영과 자본시장에 미칠 부작용이 크다”며 상법 개정안에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10개월 동안 관망하던 정부가 상법 개정안에 반대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다.김 위원장이 지목한 상법 개정안은 '상법 382조3항'에 명시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하는 개정안이다. 이 같은 상법 개정안에 대해 재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를 중심으로 '주주 충실의무' 조항을 문제 삼으며 기업에 무리한 요구에 나설 수 있어서다. 이사진에 대한 소송이 남발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행동주의 펀드가 상법 개정안을 발판 삼아 기업 경영권에 과도한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김 위원장은 “상법 개정
삼일, 삼정, 한영, 안진 등 국내 4대 회계법인 실적이 제자리걸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법인 소속 회계사 수는 7000명을 돌파하는 등 큰 폭으로 불어나 영업이익이 줄었다. 2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사업연도 회계법인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를 보면 4대 회계법인 매출은 2조8711억원으로 한 해 전보다 1.7%(493억원) 늘었다. 전기(11.4%)에 비해 매출 증가율이 큰 폭으로 줄었다.4대 회계법인의 매출이 제자리를 맴돈 것은 인수합병(M&A)을 비롯한 경영 자문 수입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결과다. 경영 자문 부문 매출은 1조2803억원으로 전기에 비해 5.9%(808억원)가량 감소했다. 금리가 치솟으면서 M&A 거래가 움츠러든 결과다. 감사부문과 세무부문 매출은 각각 1조229억원, 5679억원으로 10.6%(979억원), 6.0%(322억원) 늘었다.법인별로 살펴보면 삼일(1조231억원), 삼정(8525억원), 안진(5150억원), 한영(4805억원) 순으로 매출이 높았다. 삼일은 국내 회계법인 가운데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4대 회계법인의 합산 영업이익은 311억원으로 9.6%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인건비 등이 불어난 영향도 작용했다. 4대 회계법인에 몸담은 회계사가 큰 폭으로 증가해서다. 4대 회계법인 소속 등록 회계사는 7444명으로 전기에 비해 9.1%(622명) 늘었다. 법인별로 보면 삼일 회계사가 2742명으로 6.7%(171명) 늘었다. 삼정은 2196명으로 10.6%(210명) 증가했다. 한영과 안진은 각각 1310명, 1196명으로 12.1%(141명), 9.1%(100명) 불었다.금감원 관계자는 “매출 둔화가 감사 품질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회계법인들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익환 기자
삼일, 삼정, 한영, 안진 등 국내 4대 회계법인 실적이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4대 회계법인에 몸담은 회계사 수는 7000명을 돌파하는 큰 폭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2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사업연도 회계법인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를 보면 4대 법인 매출은 2조8711억원으로 전기보다 1.7%(493억원) 불었다. 전기(11.4%)에 비해 매출 증가율이 큰 폭 줄었다.4대 회계법인의 매출이 제자리를 맴돈 것은 인수·합병(M&A)과 컨설팅을 비롯한 경영자문 수입이 큰 폭 줄어든 결과다. 경영자문 부문 매출은 1조2803억원으로 전기에 비해 5.9%(808억원)가량 감소했다. 금리가 치솟으면서 M&A를 비롯한 각종 거래가 움츠러든 결과다. 감사부문과 세무부문 매출은 각각 1조229억원, 5679억원으로 각각 10.6%(979억원), 6.0%(322억원) 늘었다.법인별로 살펴보면 매출액은 삼일(1조231억원), 삼정(8525억원), 안진(5150억원), 한영(4805억원) 순이었다. 삼일은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회계법인 가운데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삼일이 처음이다. 회계감사·세무자문·경영자문 실적이 나란히 불어난 결과다.4대 법인 가운데 한영이 유일하게 매출이 감소했다. 이 회계법인은 경영자문 매출이 18.4% 감소하면서 매출액이 전기보다 4.8% 줄었다. 4대 회계법인의 합산 영업이익은 1287억원으로 20.4%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2.8%에서 2.2%로 떨어졌다.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인건비 등이 불어난 영향도 작용했다. 4대 회계법인에 몸담은 회계사수가 큰 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4대 회계법인 소속 등록 회계사는 7444명으로 전기에 비해 9.1%(622명) 늘었다. 전체 등록 회계사수(2만6226명)가 같은 기간 4.6%(1142
이마트의 편의점 계열사인 이마트24가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으로 2000억원 규모 자본을 확충한다. 적자행진으로 훼손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마트24는 다음달 12일에 10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이마트24의 100% 모회사인 이마트가 1000억원어치 신주를 전량 인수한다.이마트24는 오는 28일 공모 영구채 1000억원어치도 발행할 예정이다. 하나증권이 이번 영구채 발행주관사다. 영구채는 발행액만큼을 ‘자본’으로 회계처리하는 채권이다. 만기가 30년 이상인 만큼 상환 의무가 크지 않아 자본으로 분류된다. 이 회사는 유상증자와 영구채로 2000억원 규모 자본을 확충하는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이마트24가 자본 확충에 나선 것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올 9월 말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649.8%로 작년 말보다 111.8%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총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금액)은 4302억원에 달했다.실적 악화가 가장 큰 해결 과제다. 이 회사는 2013년 신세계그룹에 편입된 이후 매년 적자를 이어가다가 2022년 6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230억원 영업손실, 올해 9월 누적으로 159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다시 적자 행진을 하고 있다. CU, GS25, 세븐일레븐 등과 편의점 시장을 놓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다.이마트24가 적자를 지속하면서 모회사인 이마트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마트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마트24에 3900억원을 출자했다. 이번에 1000억원을 추가로 출자하면서 자금수혈 규모는 4900억원에 달하게 됐다. 당장 이마트24가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은 크지 않아
LS그룹의 미국 전선 계열사인 에식스솔루션즈가 내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전기차 업체에 구동모터 특수 구리전선(권선)을 공급하는 이 회사의 ‘몸값’은 2조원을 웃돌 전망이다.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식스솔루션즈는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연내 국내외 증권사에 송부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내년 초까지 주관사 선정 작업을 마치고 내년에 미국과 한국 증시에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IB 업계 관계자는 “에식스솔루션즈는 미국과 한국 증시 가운데 기업가치를 더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곳에 상장할 계획”이라며 “전기차 시장 분위기가 밝은 만큼 기업가치는 2조원을 넘을 것으 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에식스솔루션즈는 LS그룹 지주사인 ㈜LS의 계열사다. LS 미국 증손회사인 슈페리어에식스(SPSX)의 100% 자회사다. SPSX가 2020년 일본 전선업체인 후루카와전기와 61대 39 비율로 세운 ‘에식스 후루카와 마그넷 와이어’의 후신이다. SPSX가 올 3월 후루카와전기 보유 지분 39%를 인수하면서 회사 이름을 에식스솔루션즈로 바꿨다.에식스솔루션즈는 전기차용 구동모터 특수권선을 생산하고 있다. 이 권선은 구동모터에 감는 피복 구리선으로 전기에너지를 기계 에너지로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권선 시장도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테슬라 등에 권선을 공급하는 에식스솔루션즈는 앞으로 3~5년 안에 북미 시장 전기차 권선 점유율을 70%, 유럽 시장 점유율은 5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잡았다. 목표 달성을 위해 2028년까지 3억달러(약 4170억원)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에식스솔루션즈 실적이
국내 증시가 요동치면서 정부와 금융당국이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를 비롯한 증시 안정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인위적 부양책이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열린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채권·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최대 37조6000억원 규모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 등을 내년까지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증시와 관련해서는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수준의 구두 개입에 그쳤다.증권가에서는 주식시장 안정을 위해 증안펀드를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증안펀드는 금융지주사와 금융회사, 증권 유관기관 등이 출자해 조성하는 펀드로 주가 폭락 때 주식을 사들여 시장을 안정화하는 기능을 담당한다.증안펀드는 1990년 5월 처음 등장했다. 당시 25개 증권사를 비롯해 은행과 보험, 상장사 등 660여 곳이 4조원 규모로 출자했다.2003년 신용카드 부실 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2022년 글로벌 긴축 우려 때도 조성됐다. 2008년 코스피지수가 1000선으로 밀리자 5000억원 규모 증안펀드가 시장에 유입됐다. 이후에는 증안펀드의 증시 투입 사례는 없다. 2020년과 2022년에 각각 10조원가량으로 조성됐지만 실제로 자금을 투입하지는 않았다. 펀드 조성만으로도 당국의 강력한 개입 의지가 전해지며 시장이 회복되는 효과가 있었다.증안펀드가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큰 흐름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증시가 빠질 때마다 유동성을 공급하면 주식 투자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키울 것이라
이르면 내년 2분기부터 일반 공모펀드를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처럼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다.금융위원회는 13일 정례회의를 열고 자산운용사·증권사·신탁업자 등이 신청한 공모펀드의 상장 거래 서비스 34건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했다. 올해 1월 발표한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 방안 정책의 후속 조치다.금융위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공매도를 전면 재개하는 내년 3월 말 이후부터 공모펀드 상장을 허가하기로 했다. 투자자들은 이르면 내년 2분기부터 거래소에서 공모펀드를 사고팔 수 있다. 공모펀드를 상장하면 판매수수료·판매보수를 비롯해 각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주식을 거래하듯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매매하기 때문에 투자자의 접근성과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금융위는 ‘증권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 시행도 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전환사채(CB) 전환가액을 30% 이상 깎을(리픽싱) 땐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한다.김익환 기자
"[받은글] 금융위 A국장-> B국장, C국장은 D기관 원장으로…금감원 부서장 인사 11월 말."금융당국이 요즘 술렁인다. 이달 말부터 이어지는 인사이동에 관심이 쏠려서다. "아무개 국장이 어디로 이동한다"는 복도통신과 받은글이 쏟아진다. 들떠있는 금융당국과 달리 자본시장은 '초비상' 상태다. 코스피지수는 나홀로 내림세를 보인다. 삼성전자가 '4만전자'로 흘러가면서 시장은 흔들리고 있다. 올들어 밸류업 정책을 주도한 금융당국은 흔들리는 증시에도 방관자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출렁이는 증시는 외부적 요인 탓을 하고, 흔들리는 밸류업 정책엔 다른 부처 탓을 한다.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51.07포인트(2.06%) 내린 2431.5를 기록 중이다. 나흘 연속 내림세다.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나란히 순매도한 결과다. 개인 투자자가 나홀로 매물을 받아내고 있다.시장 하락세는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2시 25분 기준 3.77%(2000원) 내린 5만1000원에 마감했다. '4만전자'가 코앞이다. 이날까지 나흘 연속 내림세로 1년 최저가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외국인이 이날까지 11일 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한 영향이다.삼성전자를 비롯한 증시의 출렁임은 파급력이 상당하다. 국내 증시에서 투매한 외국인은 주식 판 돈을 달러로 바꾸는 과정에서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개장 뒤 1410원을 돌파해 1410원60전까지 뛰었다. 장중 환율로는 2022년 11월 7일(1413원 50전) 이후 가장 높았다.증시 출렁임은 기업과 소비 심리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 삼성전자 소액주주만 지난 6
"한국 주식이 '초특가 세일(deeply discounted)'에 돌입했다."미국 행동주의 펀드인 돌턴인베스트먼트가 돌연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돌턴은 금융위기가 아시아를 휩쓴 1999년 출범한 행동주의 펀드다. 금융위기로 쑥대밭이 된 아시아 증시에 적극 투자해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한국 기업을 정조준한 것은 저평가된 종목이 많은 데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도 폐지된 결과다. 하지만 미국 행동주의 펀드의 분석을 놓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돌턴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제임스 임(임성윤)은 지난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 금투세 폐지 다음은 상법개정일까?' 보고서를 발간했다. 돌턴은 "금투세 도입 우려로 올 하반기 한국 증시 거래량이 큰 폭으로 줄었다"며 "한국 증시는 올들어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아시아 증시 가운데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타 아시아 시장이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낸 것과 대비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돌턴은 금투세가 폐지와 함께 상법개정안, 밸류업 정책이 맞물리면서 한국 증시가 기지개를 켤 것이라고 내다봤다. 돌턴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금투세 폐지에 이어 상법 개정안 추진하고 있다"며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고 설명했다.돌턴은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한국 국회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만큼 이번 개정안의 힘이 실릴 것"이라며 "'초특가 할인(deeply discounted)' 상태인 한국 기업들은 이 같은 정치권의 움직임과 맞물려 적극적 주주들에게 매력적 투자기회를 제공
롯데지주 HD현대오일뱅크 CJ대한통운 코오롱인더스트리 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한 비금융 기업들이 줄줄이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이들 기업은 부채비율을 100%대로 묶어두기 위해 자본으로 회계처리하는 영구채 조달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다음 달까지 사모 영구채 2500억원어치 발행할 계획이다. 영구채는 발행액만큼을 ‘자본’으로 회계처리하는 채권이다. 만기가 30년 이상인 만큼 상환 의무가 크지 않아, 자본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발행사는 3~5년 후 콜옵션을 행사해 영구채를 상환하는 관행이 자리 잡았다.CJ대한통운 영구채의 만기는 30년이다. 이 회사는 영구채 발행 3~5년 뒤부터 조기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이 회사의 6월 말 부채비율은 139.9%로 작년 말보다 8.4%포인트 상승했다. CJ대한통운을 비롯한 비금융 기업들은 100%대 부채비율을 수성하기 위해 영구채 발행에 나섰다. 비금융기업의 적정 부채비율 수준에 논란이 많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통상 200%를 웃돌면 재무구조 안정성이 흔들린다고 보고 있다.에코프로비엠도 이날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사모 영구채 336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연 6.638%로 결정했다. 발행 시점으로부터 2~3년 뒤부터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올 6월 말 160.6%에 달하는 에코프로비엠 부채비율은 이번 영구채 발행으로 130%대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HD현대오일뱅크(2500억원), 코오롱인더스트리(2500억원), 롯데지주(1500억원) 등도 비슷한 이유로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사모 영구채를 줄발행한 바 있다.영구채 줄발행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영구채는 만기가 30년인데다, 만기
"주주가치 향상한다고서는 유상증자? 말이 다르잖아요.""모순의 극치인가요."30일 오전 11시 21분. 고려아연이 뜻밖의 공시를 했다. 2조50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진행한다는 내용이었다. 점심을 앞두고 나온 공시에 여의도 증권가는 물론 금융감독원도 술렁였다. 금감원·증권가 관계자들은 "황당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그동안 '주주가치'를 앞세워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 격돌한 바 있다. 하지만 최 회장은 이번 유상증자로 앞으로 '명분 싸움'에서 공감을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려아연은 이날 긴급 이사회를 열고 일반공모 방식으로 373만2650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했다. 주당 67만원을 발행해 2조5000억원가량을 조달할 계획이다. 공모주식의 20%가량은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는 일반 청약할 계획이다. 우리사주조합을 제외한 청약자는 특별관계자와 합산해 공모주식수의 3%(11만1979주)를 초과해 청약할 수 없도록 묶어뒀다.고려아연이 소각하는 자사주 물량을 감안하면 우리사주조합은 지분 4%를 배정받게 된다. 반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겪는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은 0.6%까지만 확보할 수 있다. 유상증자를 놓고 최윤범 회장 측의 우호주주 지분을 늘리려는 포석이란 설명이 나온 배경이다.고려아연에 법률 자문을 제공하는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유상증자 작업과 관련한 법적 제반 사항을 꼼꼼히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합법적 테두리에서 유상증자를 추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하지만 금감원과 시장은 이번 유상증자 결정이 그동안의 고려아연
1999년 미국계 헤지펀드 타이거펀드가 SK텔레콤을 공격한 후 재계의 공포는 극에 달했다. 외부에서 국내 기업의 경영권을 노리는 공격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미국 헤지펀드 소버린, 세계 2위 철강 회사 아르셀로미탈이 각각 SK, 포스코 경영권 장악에 나섰다. 재계에서는 이를 방어하기 위해 ‘백기사’(우호주주)를 확보하려는 흐름이 이어졌다. 포스코, SK텔레콤, KT&G, 현대중공업(현 HD한국조선해양) 등은 자사주를 서로 넘기며 백기사 관계를 맺어 위기에서 벗어났다.최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자 백기사 동맹 바람이 다시 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재계에서 백기사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업으로 네이버, KCC, 대한항공, 금호석유화학 등이 거론된다. 백기사로 경영권 방어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이마트, 네이버·CJ대한통운, 네이버·미래에셋증권, OCI홀딩스·금호석유화학, 고려아연·한화, SK텔레콤·하나금융지주, HD한국조선해양·KCC 등이 우호주주 동맹으로 분류된다. 이들 기업은 상호 지분을 보유했으며 경영진 간 관계도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한국 재계에서 ‘백기사 모시기’가 본격화한 때는 1999년이다. 당시 타이거펀드가 SK텔레콤 지분 6.66%를 매입한 뒤 이사진 교체 등을 시도했다. SK텔레콤은 포스코, KT&G, 현대중공업 등과 서로 자사주를 교환해 백기사 관계를 맺으면서 위기를 넘겼다. SK그룹 지주사 SK㈜도 2003년 소버린의 공격을 받았다. 그러자 SK는 보유한 자사주 10.41% 상당수를 하나은행(1.91%), 신한은행(1.75%), 산업은행(1.75%), 팬택&큐리텔(0.98%), 이토추상사(0.5%) 등에 넘기면서
▶마켓인사이트 10월 25일 오전 8시 9분 HD현대오일뱅크(이하 오일뱅크)가 일본 정유업체 코스모오일과 합작해 세운 HD현대코스모를 흡수합병한다. HD현대코스모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경영 효율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일뱅크는 다음달 1일 코스모오일로부터 현대코스모 지분 50%를 1450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오일뱅크는 이번 매입으로 지분 100%를 확보한 현대코스모를 흡수합병할 계획이다.오일뱅크 관계자는 “HD현대케미칼과 HD현대코스모로 이어지는 화학 자회사 생산·공급 구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일뱅크는 흡수합병한 뒤 현대코스모 사업에 대해 강도 높은 경영 효율화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현대코스모는 2009년 오일뱅크와 코스모오일이 50 대 50의 합작비율로 세운 회사다. 현대코스모는 이 자금을 바탕으로 벤젠·톨루엔·자일렌(BTX) 등을 제조하는 오일뱅크의 화학사업 부문을 2010년 인수했다.현대코스모는 화학사업을 바탕으로 2018년 매출 2조9893억원, 영업이익 1681억원을 기록하는 등 사세를 키웠다. 하지만 2020년 83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 누적 영업손실은 3183억원에 달한다. 중국 화학업체들이 BTX 생산을 늘리면서 제품 가격이 급격히 내려간 영향이다.BTX는 플라스틱 용기, 합성수지, 폴리에스터 섬유의 원료다. 영업손실이 확대되면서 이 회사의 지난해 말 결손금은 2685억원에 달했다. 적자가 쌓이자 결국 회사를 수술대에 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김익환 기자
지난달 인공지능(AI)의 번역 경쟁력을 겨루는 ‘국제기계번역대회(WMT)’의 우승자는 예상 밖이었다. 주인공은 삼일회계법인이었다. 미국의 빅테크가 아니라 한국 회계법인이 수상하자 의아해하는 시선이 적잖았다. 삼일회계법인이 자체 개발한 대규모언어모델(LLM) ‘링고’는 번역 부문에서 챗GPT를 비롯한 여타 LLM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윤훈수 삼일회계법인 대표의 ‘AI 경영’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윤 대표는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체 AI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전문 인력을 여럿 충원하고 연구개발(R&D) 인프라를 마련했다”며 “회계업계 1위라는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분야로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삼일은 지난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등 자체 데이터센터를 활용하는 AI 인프라를 마련했다. 대부분 기업이 일시적으로 GPU를 빌려 쓰는 정도에 그치는 것과 대조적이다. AI 조직은 디지털이노베이션랩, GEN AI팀 등 두 개로 나눠 확대했다. 회계 특화 AI 스타트업 CCK솔루션에도 지분 투자해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윤 대표는 “GEN AI팀이 개발한 링고는 회계·세무·ESG 분야 번역에 활용할 예정”이라며 “디지털이노베이션랩 개발자 8명이 개발한 AI 어카운턴트(회계사) 챗봇은 회계사 100여 명이 참여한 사용자 수용 테스트 등을 통해 내부 검증을 마쳤다”고 했다. 이 챗봇은 국내 회계 기준서와 해석서, 삼일 내부 문서 등을 대량 학습해 모호한 회계 처리 방법 등에 대한 질의에 답변을 준다.윤 대표는 “기업들의 회계·세무 분야 디지털전환 수요가 상당하지만, 각사가 시스템 구축을
지난달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대폭 늘었다.2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9월 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 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발행 규모는 31조5354억원을 기록했다. 전달(19조7182억원)에 비해 59.9%(11조8172억원) 급증했다. 지난달 말 회사채 잔액은 672조9873억원으로 전달 대비 1.8%(11조7019억원) 증가했다.지난달 일반 회사채 발행 규모는 3조710억원으로 전달보다 119.8%(1조6740억원) 급증했다. 금융채는 26조7643억원으로 전달보다 59.0%(9조9352억원) 늘었다.반면 지난달 주식 발행 규모는 1111억원으로 전달보다 71.0%(2726억원) 줄었다. 기업공개(IPO) 규모는 618억원으로 73.7%(1734억원) 감소했다. 유상증자 규모도 493억원으로 전월보다 66.8%(992억원) 쪼그라들었다.김익환 기자
에너지기업 삼천리그룹 공동창업주 고(故) 유성연·이장균 명예회장 집안의 동업 체제가 69년 이어지고 있다. 삼천리그룹은 대기업 집단 가운데 유일하게 동업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두 회사의 동업 체제는 고려아연·영풍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것을 비롯해 주요 대기업들이 동업 관계를 청산하는 가운데 더 주목받고 있다.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원이상·이하 대기업집단) 88곳 가운데 서로 다른 두 가문이 공동경영 하는 대기업은 삼천리가 유일했다.황해도 출신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동업해 세운 고려아연과 영풍 등 영풍그룹은 지난달 사실상 동업 관계를 청산했다. 지난달 19일 최윤범 회장 일가가 경영하는 고려아연은 장형진 영풍 회장 일가를 특수관계자에서 제외하는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공시했다. 장형진 회장이 경영하는 영풍도 최근 최 회장 일가를 특수관계자에서 제외했다. 1949년부터 이어진 동업 관계를 75년 만에 청산한 셈이다.1955년 창업과 함께 이어진 삼천리 동업 관계는 여전히 탄탄하다. 두 사람은 숯을 제조해 판매하다 연탄으로 사업 반경을 넓혔다. 당시 유성연 명예회장은 연탄 제조와 판매를 담당하는 사장을 맡고, 이장균 명예회장은 원탄 구매와 자금을 담당하는 부사장 형태로 역할을 나눠 회사를 키웠다. 이장균 명예회장의 일가가 연탄을 판매하는 삼천리, 유성연 명예회장은 탄광을 비롯한 석탄 구매와 자금을 담당하는 삼탄(현 에스티인터내셔널)의 경영을 맡았다.하지만 석탄과 연탄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변신을 꾀한다. 삼천리는 1982년 경인도시가스를 인수
▶마켓인사이트 10월 18일 오후 11시 25분 토종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두산밥캣을 공격하고 나섰다. 두산밥캣 지분을 1% 사모은 뒤 주주환원율을 대폭 끌어올리라는 주주제안 공문을 보낸 것이다.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얼라인은 지난 16일 두산밥캣에 주주제안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두산밥캣 지분을 1%가량 보유한 얼라인은 배당을 비롯한 주주환원율을 높이고 비주력 자산 등을 매각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창환 대표가 이끄는 얼라인은 그동안 SM엔터테인먼트, JB금융지주 등 대주주 지분이 낮은 회사를 표적으로 삼았다. 이들 회사 지분을 사들인 뒤 다른 주주와 손잡고 주주제안을 하거나 이사회 장악을 시도했다. 두산밥캣은 그동안 공략한 기업들과는 주주 구성이 판이하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분 46.08%를 보유하는 등 절반에 가까운 지분을 쥐고 있어 이사회 장악이 어렵다는 평가다.두산밥캣의 기업가치가 실적을 비롯한 펀더멘털(기초체력) 대비 현저히 낮다는 판단에 따라 주주가치 향상을 목표로 공세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떼어낸 뒤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진행한 바 있다. 합병을 위해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기업가치를 각각 5조700억원, 5조1900억원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3899억원을 올린 두산밥캣의 기업가치를 같은 기간 적자를 낸 두산로보틱스와 비슷하게 산출하자 두산밥캣 주주들의 불만이 커졌다. 주주들의 반대와 함께 금융감독원이 합병에 제동을 걸자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안을 접었다.두산밥캣은 미국 1위 건설기계업체로 소형
김수민 UCK파트너스 대표는 16일 “사모펀드(PEF)는 ‘돈 되면 다 한다’는 전략에서 탈피해 확실한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김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사 주최로 열린 ‘ASK 2024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맡아 “PEF는 앞으로 기업 밸류업 역량을 한층 끌어올려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PEF는 기업이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에 해법을 제시하는 ‘해결사’ 역할도 해야 한다”며 “이 같은 역량을 키우기 위해 뛰어난 인재를 확보하고 양성하는 장기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한국 대표 PEF인 UCK파트너스는 그동안 임플란트 기업인 오스템임플란트, 밀크티 업체 공차, 빙수 업체 설빙 등 19개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UCK파트너스를 비롯한 국내 PEF는 그동안 비약적 성장을 이어갔다. 2004년 출범한 후 현재까지 전체 약정 금액은 연평균 20% 안팎 증가해 지난해 말 기준 136조원으로 불어났다. 초기 50개이던 운용사는 지난해 말 422개로 증가했다. 위상도 높아졌다. 김 대표는 “PEF는 규모 기준으로 국내 상위 20대 인수합병(M&A) 거래의 60~80%에 관여하고 있다”며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PEF 사이 경쟁도 치열해졌다”고 말했다.반면 기업이 직면한 위기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제성장률 둔화와 디지털 전환으로 기업의 사업 모델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경쟁력과 시장 지배력이 급격히 약해지는 동시에 승계에 따른 경영권 위협도 커졌다”고 했다.기업이 이 같은 위기를 돌파
행동주의펀드와 사모펀드(PEF)들이 고려아연처럼 오너 일가나 동업자 사이의 분쟁이 벌어지는 기업을 공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쪽 편을 들어 기업 경영권을 노리거나 고금리로 ‘실탄’을 제공하는 등의 이득을 취하고 있다.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2018년부터 최근까지 고려아연, 한진칼, 한국앤컴퍼니, 금호석유화학 등은 오너 일가 분쟁을 틈타 행동주의펀드·PEF의 공격을 받았다.한국앤컴퍼니는 지난해 조양래 명예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회장과 장남인 조현식 고문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다. 이른바 ‘형제의 난’이다. 조현범 회장은 회사 지분 42.0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었다. 조 고문(지분율 18.93%) 등은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등 공격을 감행했다.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은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KCGI가 오너 일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과 손잡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을 위협했다.고려아연의 경우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공개매수에 성공하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고려아연의 사례를 학습한 행동주의펀드·PEF의 공세는 더 거칠어질 전망이다. 특히 오너가의 분열이 발생하면 이 펀드들은 더 공세적으로 나온다. 경영권이 약화하는 만큼 적대적 인수합병(M&A)이 한층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공개매수 등의 성공률도 올라간다.행동주의펀드들이 ‘스워밍’과 ‘울프팩(늑대무리) 전략’을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스워밍은 여러 행동주의펀드가 사전 모의 없이 동일한 표적의 기업을 대상으로 독자적인 전략으로 공격하는 것을 말한다. 울프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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