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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세 대통령' 선언한 트럼프…비장의 무기는 '이것'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안녕하세요, 한국경제신문 워싱턴 특파원 이상은입니다. 오늘은 관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정책을 한 번 파보려고 합니다. 지난 7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위스콘신주 유세에서 "우리는 관세국가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달러화 기축통화 자리를 지키겠다면서 이를 버리는 나라에는 100% 관세를 부과하는 식으로 보복적인 관세를 매겨서 미국과 사업을 못하게 만들겠다고 큰소리를 쳤는데요.트럼프가 관세를 자신의 무기로 내세운 것이 하루이틀은 아닙니다만 이날은 좀 업이 되신 것 같아요. 중국 뿐만 아니라 동맹국들이 미국에게 받을 것만 받고 뒷통수를 친다는 식으로 말하면서 동맹에게도 관세를 대규모로 매기겠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특히 유럽연합(EU)을 비난했는데요. 유럽의 대미 흑자 규모가 지난 1분기에 사상 최고치를 찍은 것과 우크라이나 전쟁 비용을 엮어서 생각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 대목에서 잠깐 그동안의 트럼프의 관세 발언을 되짚어 보겠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두 가지입니다. 대중국 관세를 60~100%로 높이겠다는 것하고, 중국 뿐만 아니라 모든 거래 국가에 대해서 보편 관세를 10% 매기겠다고 했습니다.  이게 얼마나 높은 것인가에 대한 느낌이 잘 안 오시죠. 보편 관세가 그럼 지금은 얼마일까요? 국가에 따라서 다릅니다만 다음 그래프를 보시면 중국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가 매겨져 있으나 나머지 나라, 예를 들어 EU는 거의 2% 미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10%를 일괄 매긴다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그동안의 FTA 협정을 모두 되돌려 놔야 할 테니까요. 트럼프는 1기 재

    2024.09.09 06:33
  • 美 트럼프 "관세국가 될 것"…동맹국도 겨냥

    “우리는 ‘관세 국가’가 될 것이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유세에서 자신이 당선되면 대규모 관세를 적극 도입해 통상 환경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대중국 관세를 높이겠다고 강조해온 그는 이번엔 대상을 넓혀 ‘동맹국’을 겨냥한 관세 부과 발언을 쏟아냈다. 또 달러화 중심의 기축통화 체제를 흔드는 국가에는 관세로 보복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부당 대우한 동맹은 대가 치를 것”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위스콘신주 모시니에서 열린 유세에서 동맹국이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거듭했다. 그는 “적국보다 동맹국이 미국을 더 부당하게 대우했다”며 “무역과 군사 등에서 우리는 매우 나쁜 대우를 받았고, 우리가 동맹들을 지켜주지만 그들은 무역에서 우리를 뜯어냈다”고 주장했다.이날 그는 특히 유럽연합(EU)을 문제 삼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들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우리는 오랜 기간 그들을 지원했지만 더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비용이 지나치게 크다는 얘기다. EU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지난 1분기 470억달러(약 63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대미 무역 흑자 규모가 가장 큰 중국을 향해 관세 폭탄 예고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에 테슬라를 수출하려 하자 중국 정부가 그에게 중국에 공장을 짓도록 했다며 자신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과 다른 나라가 미국에 100% 또는 200% 관세를 매기면 우리도 똑같이 하겠다”며 “내 메시지는 간단하다. 당신들 제품을 미국에서 팔려면 미국

    2024.09.08 18:34
  • 해리스 "전기차 의무화 지지 안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전기차 의무화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민주당 대선 캠프는 최근 ‘팩트체크’ 이메일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이 같은 입장을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2030년까지 신규 판매 차량의 절반, 2035년까지 신규 판매 차량 전체를 전기차 등 무공해 차량으로 의무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번에 입장을 바꿨다. 자동차산업이 지역경제의 중심인 대선 경합주 미시건,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등의 표심을 의식한 정책 수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조 바이든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 등을 목표로 시행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세액공제 등을 통해 전기차 구매를 지원하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 시 전기차의 IRA 세제 혜택을 폐지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어느 후보가 당선돼도 미국의 전기차 지원 정책은 후퇴할 가능성이 크다.워싱턴=이상은 특파원

    2024.09.05 17:55
  • 美 대선 흔드는 적대국…'러 여론조작' 첫 적발

    미국의 유명 우파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들이 러시아 정부 자금을 받아 미국 내 분열을 일으키는 콘텐츠를 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여론을 바꾸고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러시아 측의 구체적인 개입 혐의가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미국 법무부는 4일(현지시간) 자국 우파 인플루언서를 고용해 1600만 회에 달하는 조회 수를 올린 소셜미디어 영상을 제작하도록 한 혐의로 러시아 국영 방송사 러시아투데이(RT: Russia Today) 직원인 옐레나 아파나스예바 등 2명을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자금 세탁 및 외국 대리인 등록법(FARA) 위반 공모 혐의를 받는다. 미국 재무부는 이와 관련해 마르가리타 시모노브나 시몬얀 RT 보도국장, 옐리자베타 유르예브나 브로드스카이아 부보도국장 등 개인 10명과 기관 2곳을 신규 제재 대상 명단에 올려 미국 방문을 금지하고 관련 자산을 동결했다. 연방수사국(FBI)은 관련 도메인 32개를 폐쇄했다.법무부가 공개한 기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대선을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선전 내용을 미국에 전파하기 위해 테네시주에 법인을 설립해 주요 우파 인플루언서들과 계약을 맺고 반(反)이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을 비판하는 내용 등을 담은 콘텐츠 제작을 유도했다.미국 매체 NPR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해당 법인은 2022년 보수 성향의 캐나다 유튜버 로런 첸과 리엄 도노번이 설립한 테네시주 테넷미디어다. 이 회사는 베니 존슨, 팀 풀, 데이비드 루빈, 로런 서던 등 우파 미디어에서 유명한 인물과 계약을 맺었다. 이민자들이 갱단을 만들고 있다거나, 온라인 검열이 문제라거나, 트

    2024.09.05 17:37
  • 표심 잡으려 돌변한 해리스…"전기차 의무화 정책 지지 안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더 이상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2020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함께 대선 캠페인을 하는 과정에서 2030년까지 신규 판매차량의 절반, 2035년까지 신규 판매차량 전체를 전기차 등 무공해 차량으로 의무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최근 입장을 바꿨다.  해리스 대선 캠프는 최근 공화당의 주장에 대응하기 위한 '팩트체크' 이메일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전기차 의무화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주요 대선 경합주인 미시건,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등의 표심을 의식해 태도를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정부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통해 전기차 구매를 지원했으나, 이번 선거 유세 과정에선 전기차에 관한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는 상원의원 시절인 2019년에 미국 내 판매 승용차 100%를 204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 차량으로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최근엔 이 법안에 관한 입장 표명도 회피하고 있다. 미국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이와 관련해 해당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서명할지 거부권을 행사할지 캠프에 문의했으나 캠프에서 답변을 거부했다고 전했다.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2024.09.05 15:51
  • 美전문가 "한미일, 中불공정 무역 막을 만리장성 필요"

    “중국이 불공정하게 경쟁하는 산업 분야에서 한·미·일 3국이 중국산 수입 제한 등으로 공동 대응해서 ‘만리장성’을 쌓아야 합니다.”미국 경제정책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의 로버트 앳킨슨 회장은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관계 콘퍼런스 ‘코리아위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앳킨슨 회장은 “자유무역 원칙을 다른 나라에 요구하기 위해선 스스로 그런 규칙을 준수해야 하는데, 중국은 이를 지키지 않는 나라”라고 비판했다. 또 “중국은 화학, 로봇, 반도체, 생명공학, 항공우주 등 첨단기술 산업을 일종의 전투로 인식하고 체계적으로 불공정한 경쟁을 시도하고 있다”며 “그들은 LG와 삼성, 인텔이 망하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북한 중국 러시아 등의 동맹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공조체계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잇달았다.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북·중·러와 이란 등의 관계가 가까워지는 것에 대해 “공식 블록은 아니지만 ‘편의 동맹’ 관계로 볼 수 있다”며 “한·미 동맹의 주요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이 언젠가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을 버리고 새로운 현실에 맞춰 우리 생각을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올해 처음으로 열린 한·미 관계 콘퍼런스는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 국내 기관들이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등과 함께 주최하는 행사다.워싱턴=이상은 특파원

    2024.09.04 18:21
  • 美 캠벨 국무부 부장관 "北과 외교의 길 열려는 尹 목표 지지"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한미동맹·한미일 협력, 북한 문제 관련 한미간 공조 방안 및 양국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두 사람은 한미동맹에 대한 초당적인 지지가 "흔들림 없이 굳건다하"고 평가했다. 또 그동안 "한·미가 글로벌 포괄전략동맹으로서 도출해온 성과들을 성공적으로 관리하고 최상의 정책공조도 지속될 수 있도록 고위급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특히 북한의 도발과 러북군사협력 등에 대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와 관련해 김 차관은 지난달 15일 광복절에 윤석열 대통령이 내놓은 ‘자유롭고 평화로운 한반도’의 목표를 담은 '8.15 독트린'을 설명했다. 캠벨 부장관은 북한과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의 길을 열려는 윤석열 대통령의 목표에 대한 미측의 지지를 재확인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김 차관과 캠벨 부장관은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1주년을 맞아 한미일 협력이 이룬 성과를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도 한미일 협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들은 가급적 조속한 시일 내에 다시 만나 양측간 협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2024.09.04 17:06
  • "일본에 팔겠다고? 그런 끔찍한 말을"…발칵 뒤집힌 미국

    “US스틸은 미국 소유로 남아야 합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대선 후보가 모두 ‘미국 제조업의 자존심’인 US스틸을 일본제철에 매각하는 데 반대하고 나섰다.민주당 대선 후보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노동절인 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US스틸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를 찾아 유세하며 “US스틸은 미국인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회사로 남아야 한다는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 완전히 동의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지난 1월 US스틸을 일본제철에 파는 데 반대한다고 밝혔다. 양당 후보 모두 US스틸 해외 매각 반대를 공식화하면서 미국 경쟁당국의 합병 승인만을 목전에 둔 매각 절차가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조 입김에 매각 ‘표류’US스틸은 1901년 피츠버그에서 설립됐다. 미국 철강산업을 독점하다시피 하며 2차 세계대전까지 큰 호황을 누렸던 US스틸은 이후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중국과 한국 일본 등의 철강사에 밀려 직원 수가 2만 명으로 감소했다.작년 8월 미국 철강사 클리블랜드클리프스가 US스틸 인수를 제안하면서 매각이 본격화했고, 일본제철이 작년 12월 매각가 149억달러(약 20조원)를 부르면서 협상이 타결됐다. 유럽연합(EU) 등 미국을 제외한 모든 경쟁당국은 양측의 합병을 승인했다.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을 위시한 정치인이 매각을 반대해 매각 절차는 완료 전 단계에서 표류하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노조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월 “자신이 집권한 시기에 철강산업을 살려냈다”며 “US스틸이 일본에 팔린다는

    2024.09.03 17:39
  • 해리스도 트럼프도 한뜻…"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반대"

    "US스틸은 미국 소유로 남아야 합니다."(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대선후보가 모두 '미국 제조업의 자존심' US스틸을 일본제철에 매각하는 데 반대하고 나섰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노동절인 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함께 US스틸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를 찾아 유세하며 "US스틸은 미국인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회사로 남아야 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에 완전히 동의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지난 1월 US스틸을 일본제철에 파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양당 후보가 모두 US스틸 해외매각 반대를 공식화하면서 미국 경쟁당국의 합병승인만을 목전에 둔 매각절차가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조 입김에 매각 '표류'US스틸은 1901년 피츠버그에서 설립됐다. 미국 철강산업을 독점하다시피 하며 2차세계대전까지 큰 호황을 누렸던 US스틸은 이후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20여년 동안에는 중국과 한국 일본 등의 철강사에 밀려 직원수가 2만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작년 8월 미국 철강사 클리블랜드클리프스가 US스틸 인수 제안을 하면서 매각이 본격화됐고, 일본제철이 작년 12월 149억달러(약 20조원)를 부르면서 협상이 타결됐다. 유럽연합(EU) 등 미국을 제외한 모든 경쟁당국은 양측의 합병을 승인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을 위시한 정치인들이 매각을 반대하면서 매각절차는 완료 전 단계에서 표류하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노조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자신이 집권한 시기

    2024.09.03 16:27
  • '프랙킹'이 뭐길래…"표 떨어질라" 찬성으로 돌아선 해리스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안녕하세요, 이상은의 워싱턴나우입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의 기세가 등등합니다. 주요 경합주에서도 거의 동률이거나 앞서고 있다고 하는데요. 미국 시간으로 목요일 저녁에 대선 후보가 된 후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를 해서 공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프랙킹'이라는 게 이슈가 되었는데요. 해리스가 프랙킹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고 해서 공화당이 공격 포인트로 삼고 있습니다. 근데 프랙킹이 뭘까요? 오늘은 이 얘기를 한 번 해 보려고 합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깜짝 놀라는 분들이 더 많으실 것 같습니다. 미국이 공식적으로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된 지는 벌써 한참 됐습니다. 2018년부터 공식적으로 세계 1위 산유국(원유생산 기준, 오른쪽 그래프)입니다. 산유국=중동이라는 공식이 깨진 지도 오래입니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생산량은 지금 거의 비슷하고요, 지난해 석유(원유+천연가스 등 석유 전반) 생산을 기준으로 보면 러시아 + 사우디가 미국과 비슷합니다(왼쪽 그래프). 미국은 석유(petroleum)와 천연가스를 일 2000만배럴 이상, 원유(crude oil)는 일 1300만배럴 이상 뽑아내고 있습니다. 미국이 산유국이 된 비결은 셰일가스입니다. 셰일 퇴적층에 들어 있는 탄화수소, 결국 화석연료입니다. 문제는 이게 중동처럼 고여 있지 않고 흩어져 있기 때문에 뽑아쓰기가 힘들다는 것인데요, 2010년대 들어 수압파쇄법이라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돈되는 자원이 됐습니다. 이 수압파쇄법이 프랙킹입니다. 드릴로 땅을 파서 셰일층까지 파이프를 보낸 다음, 물하고 모래와 화학약품을 섞어서 강하게 쏘

    2024.09.02 06:26
  • 탕평책 내세운 해리스 "대통령 되면 공화당 인사 기용"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사진)이 29일(현지시간) CNN방송 인터뷰에서 “대선에서 승리하면 공화당 인사를 내각에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첫날부터 ‘중산층 살리기’에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후 사전 준비된 원고 없이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산층 살리겠다” 약속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주 주지사와 함께 30분가량 인터뷰했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즉각 무엇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중산층을 지원하는 ‘기회 경제(opportunity economy)’를 실현하겠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자녀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생애 첫 주택 구입비용(2만5000달러) 지원, 바가지 물가 단속 등 경제 공약을 열거했다.해리스 부통령은 포용성을 강조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섰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다른 시각과 경험을 지닌 사람들과 테이블에 앉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나의 내각에 공화당원이 있는 게 미국 대중에게 이로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후보 수락 발언에서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한 것과 일맥상통한다.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제기하는 정체성 논란은 일축했다. 인도계임을 주장하다가 갑자기 선거 기간이 돼서야 흑인 정체성을 주장한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 언사에 대해 질문을 받자 해리스 부통령은 “오래되고 지루하며 늘 똑같은 옛 각본”이라면서 “다음 질문을 받겠다”고 넘겼다.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과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이스라엘에 무

    2024.08.30 17:41
  • "지역정보 검색·광고 경쟁 막아"…구글, 美서 반독점 소송 당했다

    미국 음식점 등 지역 정보를 안내하는 서비스 업체 옐프가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옐프는 구글이 검색 엔진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로컬 정보 검색 및 광고 시장을 부당하게 좌우했다고 주장한다.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옐프는 ‘구글의 행위가 반독점법을 위반한다’는 법원의 선언적 판결과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소장을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제출했다.옐프는 구글 측이 자신이 선호하는 검색 결과를 경쟁사 검색 결과보다 우선 배치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에 광고비를 내지 않으면 고객에게 도달할 수 없게 만들고, 경쟁사의 트래픽과 수익 발생을 막아 경쟁을 원천 차단했다고 옐프는 덧붙였다.제러미 스토플먼 옐프 최고경영자(CEO)는 홈페이지에 “구글은 일반 검색 결과를 독점적으로 제공하면서 동시에 자사의 지역 정보 검색 콘텐츠에 대한 ‘큐레이팅’까지 하고 있다”며 “올림픽 경기에서 심판이 선수 노릇도 하면 되느냐”고 비판했다.옐프는 구글을 ‘현존하는 가장 큰 정보 문지기’라고 지칭하면서 “구글은 수년 동안 옐프가 구글의 일반 검색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것을 방해했다”고 밝혔다. 또 “구글이 옐프의 데이터를 가져가 자사 경쟁 상품에 활용해 사용자를 빼앗고 이익을 얻었다”고 주장했다.반면 구글은 옐프 측 주장이 새롭지 않으며 이전에도 비슷한 주장을 한 적이 있으나 미국 경쟁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원이 각각 기각했다고 맞섰다.과거 소송에서 기각당했던 옐프가 다시 구글을 제소한 것은 지난 5일 연방법

    2024.08.29 18:11
  • 美 대선, 무당파 유권자 표심은 '트럼프 > 해리스'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미국 대선이 두달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음을 아직 정하지 않은 무당파 유권자들 사이에서 더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더힐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무당파 유권자 중 42%가 11월 5일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에게 투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해리스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비중은 37%로 더 낮았다. '누구에게 투표할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는 응답은 13%였다. 무당파 유권자 중 53%는 해리스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겠다'고 했다. '고려하겠다'는 응답은 47%였다. 같은 질문을 트럼프 후보를 대상으로 했을 때는 '투표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45%로 더 낮고 '고려하겠다'는 응답이 55%로 더 높았다.  지지 정당이 있는 유권자들의 현 후보에 대한 투표 의지는 압도적으로 높았다. 민주당 유권자의 95%는 해리스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했고, 공화당 유권자의 91%는 트럼프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했다.  이번 조사는 독립 후보로 활동하던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지난 23일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고 발표한 직후인 지난 25~27일 155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오차범위는 +/- 3.2%포인트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2024.08.29 15:07
  • 주미대사 "체코 원전수출, 한·미 당국 간 협의 진행 중"

    조현동 주미대사는 28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단과 만나 최근 체코 원전 수출에 미 웨스팅하우스 측이 어깃장을 놓고 있는 점에 대해 "당국 간, 해당 기업 간의 협의를 병행해 진행 중"이라며 "민감한 사안인 만큼 (상대를 자극하지 말고) 지켜봐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국 기업들의 주요 현안과 안보 이슈에 관해 대사관의 입장을 설명했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현 바이든 행정부가 약속한 각종 보조금 등에 변화가 있을 수 있느냐는 질의에 대해 조 대사는 "반도체법(칩스법)은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크게 변동성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해서는 "IRA 자체는 의회를 통과한 법에 의해 시행되고 있어 철회될 가능성이 낮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정적인 만큼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재무부가 가이드라인 등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조정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조 대사는 "(미국 정부가 했던 약속에) 변동성이 있을 수 있고 이를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다만 IRA를 계기로 기업 투자를 많이 유치한 지역에서 IRA 보조금을 대폭 변경하는 것에 부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조 대사는 내다봤다. 그는 "공화당 주지사가 당선된 주에서 IRA 혜택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감안해야 한다"며 "한국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고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사관도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DNC)에 참석한 조 대사는 "지난달 공화당 전당대

    2024.08.29 14:51
  • 옐프, 구글 상대로 제소…"지역 광고·검색시장 독점"

    미국의 음식점 등 지역정보를 안내하는 서비스업체 옐프(Yelp)가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옐프는 구글이 검색 엔진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남용해서 로컬 정보 검색 및 광고 시장을 부당하게 좌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옐프는 '구글의 행위가 반독점법을 위반한다'는 법원의 선언적 판결과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내용의 소장을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제출했다. 옐프는 구글 측이 자신이 선호하는 검색 결과를 경쟁사 검색 결과보다 우선 배치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에 광고비를 내지 않으면 고객에게 도달할 수 없게 만들고, 경쟁사의 트래픽과 수익 발생을 막아서 경쟁을 원천 차단했다고 옐프는 덧붙였다. 제러미 스토플먼 옐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홈페이지에 "구글은 일반 검색 결과를 독점적으로 제공하면서 동시에 자사의 지역정보 검색 콘텐츠에 대한 '큐레이팅'까지 하고 있다"며 "올림픽 경기에서 심판이 선수 노릇도 하면 되느냐"고 비판했다. 옐프 측은 구글을 '현존하는 가장 큰 정보 문지기'라고 지칭하면서 "구글은 수년 동안 옐프가 구글의 일반 검색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것을 방해했다"고 밝혔다. 또 "구글이 옐프의 데이터를 가져가 자사의 경쟁 상품에 사용하여 사용자를 빼앗고 이익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반면 구글은 옐프 측 주장이 새롭지 않으며 이전에도 비슷한 주장을 한 적 있으나 미국 경쟁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원이 각각 기각했다고 맞서는 중이다.  지금까지는 '계란으로 바위치기&

    2024.08.29 14:02
  • "해리스 '동지'와 '가짜뉴스' ABC서 토론"…트럼프 '비아냥'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달 10일 개최 예정인 첫 TV토론과 관련, "카멀라 해리스 동지와의 토론에 대해 급진 좌파 민주당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토론 방송사는 당초 예정대로 ABC 방송으로 하고, 규칙도 지난 번 CNN이 중계한 1차 토론과 유사하게 유지하기로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오후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업계에서 가장 불공정한 ABC 가짜 뉴스가 생중계할 예정"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토론 규칙과 관련, "지난 CNN 토론과 동일하다"면서 "토론은 서서 하며 후보자는 노트나 커닝 페이퍼를 가져올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ABC 방송은 이번 토론이 공정하고 공평한 토론이 될 것이며 어느 쪽에도 사전에 질문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하기로 합의했던 두 차례 토론 중 두 번째에 해당한다. 양측은 6월27일 CNN 주최로 1차 토론을 가졌으나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대선 후보직을 사퇴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ABC 방송과의 토론 대신 폭스뉴스, NBC 뉴스 등과 같이 9월에 3차례 토론을 하자고 했으나 해리스 캠프에서 제안을 거절했다. 양측은 전날까지 해리스 부통령측이 발언 순서가 아닌 후보자의 마이크 음은 소거하는 CNN 토론 때의 규칙 등에 반대하면서 기싸움을 벌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토론 불참을 시사하기도 했다. 상대가 말할 때 음소거하는 규칙이 없다면 끼어들기를 일삼고 부적절한 리액션을 하는 트럼프에게 더 불리할 수 있다

    2024.08.28 07:31
  • 美 대선판 흔드는 '큰손'…공화당에 뭉칫돈

    오는 11월 5일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와 상·하원의원 선거에 가장 돈을 많이 댄 사람은 누구일까.워싱턴포스트(WP)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자료를 분석해 ‘메가 도너’ 50인(기업·단체 포함)을 추렸다. 이들이 기부한 정치 자금은 15억달러(약 2조원)에 달한다. 기부 규모에 제한이 없는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에 후원한 돈이 대부분이었다.슈퍼팩은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게 직접 자금을 주지 않는 대신 기부 한도가 없는 우회 기부 통로다. 멜런이 트럼프의 최대 ‘뒷배’이 명단에 따르면 올해 선거의 1위 후원자는 팬암(옛 GTI) 등 철도회사 창업자이자 BNY멜런은행 그룹을 설립한 토머스 멜런의 자손 티머시 멜런이다. 멜런가(家)의 자산 규모는 141억달러(약 18조7000억원)로 추정된다. 할아버지인 앤드루 멜런은 1921~1932년 미국 재무장관을 지냈다.강한 우파 성향을 지닌 그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다. 지금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슈퍼팩에 1억2500만달러 등을 비롯해 공화당 정치인 후원으로 1억6500만달러를 냈다. 그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의 큰손 후원자이기도 하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해 모금했을 때 총모금액 5400만달러 중 거의 대부분이 멜런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2위는 헤지펀드 시타델을 창업한 케네스 그리핀 최고경영자(CEO)다. 그리핀 CEO는 총 7570만달러를 지원했다. 상원의원에 도전하는 공화당 후보를 지원하는 펀드(1500만달러), 데이브 매코믹 후원 팩(1000만달러), 래리 호건 후원 팩(1000만달러) 등이다.펜실베

    2024.08.27 17:39
  • 휴전선 넘어 北 건너간 美 병사 "유죄 인정"

    지난해 7월 판문점 투어 중 갑자기 월북한 주한미군 소속 이등병 트래비스 킹이 미국 육군 등이 제기한 각종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기로 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더힐은 킹의 변호사인 프랭클릿 로젠블린이 킹이 탈영, 장교에 불복종, 하사 폭행 등 5가지 혐의에 대한 유죄를 인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2021년 1월 미국 육군에 입대한 킹은 텍사스주에서 근무하다가 그해 6월부터 주한미군에 배치됐다. 이후 민간인 폭행 등 다양한 사건사고에 휘말렸다. 이로 인해 미국 송환이 결정됐으나 인천공항에서 호송 담당자들을 따돌렸으며, 다음날 판문점 DMZ 방문 프로그램에 참여하다가 갑자기 군사분계선을 넘어갔다.  그는 투어 중에 갑자기 북한 땅으로 내달렸다. 즉각 평양으로 압송된 그는 북한에 망명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북한은 약 석달 만인 그해 10월 그를 추방했다.  미국으로 돌아온 킹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총 14개 혐의의 기소장이었다. 불법 음주, 허위 진술, 아동 포르노 소지, 장교 폭행 등이 포함됐다. 지난 7월에 예정됐던 킹에 대한 심리가 취소되면서 그가 유죄를 인정할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다. 미셸 매캐스킬 미 육군 특별재판검사실(OSTC) 대변인은 OSTC가 킹 이병의 변호팀과 형량 협상을 벌였다고 인정했다.  그가 탈영 혐의를 포함한 5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면 나머지 혐의는 기각될 것으로 로젠블랫 변호사는 예상했다. 유죄 인정은 오는 9월20일 텍사스주 포트 블리스의 군사법정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2024.08.27 11:24
  • '스타 Fed 의장' 꿈꾸는 파월…그린스펀 뒤 이을까

    ‘제2의 그린스펀을 향해.’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지난 23일 잭슨홀 연설은 ‘승전보’였다. “통화정책을 전환할 때가 됐다”는 직접적인 발언으로 연설을 시작한 그는 “우리(Fed)의 제한적인 통화정책(금리 인상)은 물가 상승 압력을 줄이고 건전한 속도로 성장이 이어지도록 했다”고 자평했다. 또 “대규모 해고 없이 고용시장을 물가 상승의 원천이 아닌 상태로 만들었다”고 했다.그는 2년 전 같은 자리에서 금리 인상으로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알렸다. 반대 방향의 피벗을 선언할 장소로 처음부터 잭슨홀을 염두에 두고 데이터 흐름을 주시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예전 실수로 농담하는 ‘자신감’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초기였던 2021년 물가 상승 조짐이 뚜렷했는데도 ‘일시적 요인’이라고 판단한 점에 대해 스스로 ‘자학 개그’를 펼치기도 했다. “일시적 인플레에는 반응하지 않는 게 좋다는 표준적인 생각을 따른 이가 많았고, 이 방에도 그런 사람이 몇몇 있다”고 했다. 자신을 포함해 당시 중앙은행들이 대개 그렇게 판단한 점을 농담거리로 삼은 것이다. 지금은 물가와 고용을 원하는 수준으로 이끌고 있다는 자신감이 드러난 대목이다.그의 확신이 가장 드러난 대목은 “기대 인플레 고정에 성공했다”는 부분이다. 그는 “노동시장 강세를 유지하면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 둔화)을 달성하는 것은 고정된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 즉 중앙은행이 2%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달성한다는 대중의 신뢰가 있어야 한다”며 그런 신뢰가 “우리의 행동으로 강화됐다”고

    2024.08.25 18:32
  • 韓銀 금통위원 "금리 정할때 美와 보조 맞출 필요 없어"

    “정책금리를 결정할 때 미국과 보조를 맞출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환율도 고려 대상은 아닙니다.”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사진)은 지난 23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오는 9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하기로 한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은 대표로 잭슨홀 미팅에 참석한 신 위원은 “(22일 금통위가) 아주 어려웠다”고 전했다.그는 “물가와 경제 전반을 보면 인하해야 하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주택 가격이 안정세를 찾느냐 여부는 가계 가처분소득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한은이 금리를 결정할 때 고려할 수 있는 요소”라고 말했다.신 위원은 한은의 통화정책에서 미국 등 다른 중앙은행의 움직임보다는 한국의 경제 상황 전반에 대한 평가를 더 우선해서 판단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환율이 고려 대상이 아닌 이유에 대해 신 위원은 “한·미 금리 차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이제는 크지 않다”고 했다. 과거는 한국 정부의 외환보유액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고려할 만한 부분이었으나 이제는 우리 경제가 그런 부분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잭슨홀=이상은 특파원

    2024.08.25 18:31
  • "슈퍼 파월" 연호…글로벌 증시 급등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통화정책을 조정할 때가 왔다”고 선언하자 글로벌 증시가 상승 랠리를 펼쳤다.2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MSCI AC 글로벌지수(WI)는 지난 23일 1.2% 상승하며 지난달 12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넘어섰다. 세계 증시가 요동친 ‘블랙 먼데이’(5일) 대비 9% 이상 뛰었다. MSCI ACWI는 23개 선진국과 24개 신흥국의 주요 기업을 추종하는 지수다. 세계 시가총액의 85%를 차지하는 기업이 지수에 포함돼 있다.23일 미국 S&P500지수는 1.15% 오른 5634.61로 직전 최고치(5669.9)에 근접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0.40%, 영국 FTSE100지수는 0.48% 올랐다.이날 미국 증시 마감 무렵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연 3.795%로 전일 대비 0.06%포인트 떨어졌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연 3.909%로 0.09%포인트 하락했다. 유로화, 엔화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1 미만으로 떨어져 100.68을 기록했다.파월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데이터 양상에 따라 금리 인하의 시기와 규모를 조절할 수 있다”며 ‘빅컷’(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가능성도 열어놨다. 유럽 영국 캐나다 중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시작한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미국이 합류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세계 경제는 ‘피벗(통화정책 전환)의 시간’에 접어들고 있다.잭슨홀=이상은 특파원

    2024.08.25 18:05
  • 그린스펀 뒤를 잇는 '마에스트로' 되려는 파월 [잭슨홀 현장]

    '제2의 그린스펀을 향하여.'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지난 23일 잭슨홀 연설은 '승전보'였다. "통화정책을 전환할 때가 됐다"는 직접적인 발언으로 연설을 시작한 그는 "우리(Fed)의 제한적인 통화정책(금리인상)은 물가상승 압력을 줄이고 건전한 속도로 성장이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고 자평했다. 또 "대규모 해고 없이 고용시장을 물가상승의 원천이 아닌 상태로 만들었다"고 했다.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말을 거듭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던 파월이 맞는지 눈을 비비고 다시 봐야 할 정도였다.  그는 2년 전 같은 자리에서 금리 인상으로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알렸다. 아마도 반대 방향의 피벗을 선언할 장소로 처음부터 잭슨홀을 염두에 두고 데이터의 흐름을 주시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예전 실수 농담거리 삼는 '자신감'파월 의장은 인플레 초기였던 2021년 물가상승 조짐이 뚜렷했는데도 '일시적'인 요인이라고 판단한 점에 대해 스스로 자학개그를 펼치기도 했다. "일시적 인플레에는 반응하지 않는 게 좋다는 표준적인 생각을 따른 이들이 많았고, 이 방에도 그런 사람이 몇몇 있다"고 했다. 자신을 포함해 당시 중앙은행들이 대개 그렇게 판단한 점을 농담거리로 삼은 것이다. 지금은 물가와 고용을 원하는 수준으로 이끌고 있다는 자신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의 확신이 가장 드러난 대목은 "기대 인플레 고정에 성공했다"는 부분이었다. 그는 "노동시장의 강세를 유지하면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억제)를 달성하는 것은 고정된 인플레

    2024.08.25 16:37
  • "트럼프, 중앙은행 독립성 해치면 끔찍한 인플레 가능" [잭슨홀 현장]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해치는 것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재러드 번스타인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24일(현지시간)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함께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조언하는 핵심 관료다. 컬럼비아대와 뉴욕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CEA 위원으로 일하다 작년 2월부터 위원장을 맡고 있다.  번스타인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분명히 대통령이 미국 중앙은행(Fed) 정책에 개입하고 금리 결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통화정책의 역사에서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정말 끔찍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돈을 더 풀어서 경제나 증시를 부양해야 한다는 압박을 주로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관세정책, 이민자 추방, 부자를 위한 대규모 감세 아이디어와 결합한다면 이 모든 것은 매우 인플레이션을 촉진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과 정확히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결코 독립성을 해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팬데믹이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쇼크 등 최근 수년간 예기치 못한 물가상승 요인이 발생한 점과 관련해 중앙은행이 보다 유연한 정책을 써야 하는지를 묻자 그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번스타인 위원장은 “재정정책이든 통화정책이든 우리는 항상 ‘(시장) 충격’을 다

    2024.08.25 11:48
  • "슈퍼파월" 연호한 시장…피벗의 시간 왔다 [잭슨홀 현장]

    미국이 내달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전 세계적인 통화정책 전환(피벗) 기조가 뚜렷해졌다. 유럽, 영국, 캐나다, 중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이미 금리 인하를 시작했다. 가장 주목을 받았던 미국이 본격 피벗대열 합류를 선언하면서 이달 초 증시 급락을 겪었던 시장은 안정감을 되찾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지난 23일 미국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이제는 정책을 조정해야 할 때가 왔다”고 선언했다. 데이터 양상에 따라 금리인하의 시기와 규모도 조절할 수 있다며 ‘빅컷’ 가능성도 열어놨다. 잭슨홀 심포지엄에 참여한 각국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대부분 추가 금리인하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달 초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연 5.0%로 조정한 앤드류 베일리 영국은행 총재는 잭슨홀 연설에서 "지속적으로 인플레 위험이 줄고 있다"며 피벗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핀란드의 올리 렌, 라트비아의 마틴스 카작스(Kazaks), 크로아티아의 보리스 뷰이치크(Vujcic), 포르투갈의 마리오 센테노 등 각국 금융통화위원들은 내달 중 금리인하를 지지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에 밝혔다. 센테노 위원은 “현재 물가상승률과 성장률 데이터를 고려할 때 추가 금리 인하 결정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시장은 환호했다. 파월의 기조연설이 전해진 후 전 세계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미국 S&P500지수는 1.15%,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0.40%, 영국 FTSE100 지수는 0.48% 각각 올랐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3.85~3.87% 수준에서 연 3.79~3.80% 수준으로 급락(채권가격 상승)했다. 파월

    2024.08.25 08:40
  • "美와 금리정책 보조 맞출 필요 없어"…금통위원 깜짝 발언 이유 [잭슨홀 현장]

    "정책금리를 결정할 때 미국과 보조를 맞출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환율도 고려대상은 아닙니다." 신성환 금융통화위원은 지난 23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9월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하기로 한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은 대표로 잭슨홀 심포지엄에 참여하고 있는 신 위원은 "(22일 금통위가) 아주 어려웠다"고 전했다. 그는 "물가나 경제 전반을 보면 인하해야 하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그는 평가했다. "주택가격이 안정세를 찾느냐 여부는 가계 가처분소득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한은이 금리를 결정할 때 고려할 수 있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물가안정과 함께 금융시장 안정을 고려하는 것이 한은의 우선적인 책무라는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물가만 봤을 때는 기준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면서도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의 위험신호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힌 것과 일맥상통한다. 신 위원은 한은의 통화정책에서 미국 등 다른 중앙은행의 움직임보다는 한국의 경제상황 전반에 대한 평가를 더 우선해서 판단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이 금리를 연 3.50%로 동결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재 연 5.25~5.50%인 금리를 연 5.00~5.25%나 연 4.75~5.00%로 낮출 경우 한미 금리차는 1.75~2.00%포인트에서 1.5~1.75%포인트나 1.25~1.5%포인트로 줄어든다. 환율이 고려대상이 아닌 이유에 대해 신 위원은 "한미 금리차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이제는 크지

    2024.08.25 06:01
  • '빅컷' 가능성 열어둔 파월…"고용냉각 더는 원하지 않아"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23일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시장은 그동안 피벗(통화정책 전환) 기대가 과도했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였다. 연설 하루 전 주가는 소폭 빠졌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은 Fed가 9월에 금리를 0.25%포인트만 인하할 가능성을 73.5%로 전보다 높여 잡았다.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달랐다. 파월 의장의 이날 발언엔 자신감이 넘쳤다. 2022년 8월부터 시작한 금리 인상 기조를 빠르게 인하로 틀면 물가와 고용시장 안정을 모두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을 보여줬다.특히 “데이터에 따라 금리 인하 규모와 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며 빅컷의 가능성도 닫아두지 않았다. 그는 “현재 정책 금리 수준은 우리가 직면할 수 있는 모든 위험에 대응할 충분한 여지를 제공한다”며 “여기에는 고용시장 상황의 추가적인 원치 않는 약화 위험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적절한 명분이 있다면 빠르게 내리겠다는 뜻이다. ○“제한적 통화정책 효과 봤다”파월 의장 연설은 당초 30분간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실제로는 약 16분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내용은 충실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통화정책 결정의 내막을 하나씩 되짚으며 ‘피벗의 시간’이 도래한 배경을 밝혔다.그는 “2020년 내내 목표치 이하로 유지되던 물가상승률이 2021년 3~4월에 급등했다”며 “(당시에는)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에 반응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표준적 사고방식을 따르는 이가 많았다”고 회고했다. 그가 “이렇게 생각한 사람이 많지 않았느냐”며 “여기 있는 사람 중에도 그렇게 생각한 사람이 몇몇 있다&rdquo

    2024.08.24 01:59
  • "갑작스런 빅컷, 시장 더 불안케해…Fed, 떠밀리듯 결정 말아야"

    “미국 중앙은행(Fed)의 갑작스러운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 결정은 오히려 시장을 불안하게 할 수 있습니다.”배리 아이컨그린 미국 UC버클리 교수(사진)는 22일(현지시간) 잭슨홀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국제 교역 등 거시경제 전문가인 그는 잭슨홀에 자주 초청받는 인물이다. 지난해에는 잭슨홀에서 공공 부문 부채 증가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아이컨그린 교수는 “적정한 금리 인하 폭에 대한 토론은 바람직하지만, 이달 초 증시 폭락 사태 등에 압박을 받아 Fed가 떠밀리듯 결정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했다. 이어 “(계획하지 않은) 빅컷 결정은 그동안의 결정이 잘못된 것이었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결과적으로 시장의 우려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그는 이달 초 증시 폭락 사태의 원인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에 동의한다면서도 “증시 급등락의 원인은 대부분 명확하지 않고, 이유를 찾으려고 하다가 잘못된 결론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아이컨그린 교수는 “증시가 곧 경제는 아니다”며 “투자자 동향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자신감”이라고 강조했다.그는 현재 경제 상황과 관련해 “전체적으로 완만한 경제 둔화가 예상된다”며 그 원인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등과 함께 중국의 경제 둔화를 꼽았다. 중국발 수요가 줄어들어 세계 경제 전반의 성장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경기 둔화는 물가상승률을 제어하는 수준일 것”이라며 “심각한 침체로 이어질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평가했다. 그가 빅컷 필요성에 부정적인 배경이다.잭

    2024.08.23 18:11
  • "베이비컷이냐, 빅컷이냐"…잭슨홀 곳곳서 금리 논쟁

    22일(현지시간)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이 열린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레이크로지호텔.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관광객으로 북적이던 이곳은 저녁 무렵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통화정책을 다루는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내로라하는 경제 전문가들이 속속 모여들자 호텔 로비는 순식간에 학술 행사장으로 변했다. 가벼운 포옹과 악수를 나누고 스몰토크를 하다가도 경제 현안이 던져지면 별안간 ‘로비 토론회’가 벌어졌다.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기조연설 직전 로비에서 한국경제신문 기자를 만난 마웨란 시카고대 교수는 미국 경제와 Fed 통화정책에 관해 조심스럽게 의견을 건넸다. 마 교수는 미국 경제 침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Fed가 한동안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경제가 크게 위축되지 않았다”며 침체 논의 자체에 의문을 나타냈다. 옆에 있던 필립 시너블 뉴욕대 교수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9월 인하는 기정사실잭슨홀 미팅에 참석한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방은행 총재는 행사 시작에 앞서 CNBC 인터뷰를 통해 “9월에 금리를 내리는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전날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이어 이날 하커 총재 발언까지 더해지자 시장에서는 9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다만 인하 폭을 두고는 설왕설래가 이어진다. 하커 총재는 “지금 0.25%포인트 인하나 0.5%포인트 인하 등 어떤 쪽의 손도 들어주지 않겠다”며 “앞으로 몇 주 동안 나올 데이터를 봐야 한다”고 했다.다음달 17~18일 열리는 FOMC 직전에 확인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과 고용지표를 본 뒤 ‘베이비컷’(0.25%포인트 금리

    2024.08.23 17:45
  • 23일 밤 11시 연설…한경 유튜브 중계

    미국 캔자스시티연방은행이 해마다 와이오밍주에서 여는 경제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은 경제학자와 통화정책 관계자들의 행사를 표방하지만, 미국 중앙은행(Fed)이 시장과 소통하는 주요 행사이기도 하다.21일(현지시간) 캔자스시티연은에 따르면 올해 심포지엄 주제는 ‘통화정책의 효과성과 전달 과정 재평가’다. 특히 올해는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결정 요인과 시장 영향력 변화 등에 관한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골드만삭스는 팬데믹 기간 통화정책이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즉각적이었지만 물가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은 지연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올해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내다봤다.심포지엄은 22일 오후 6시(한국시간 23일 오전 9시)에 제프리 R 슈미드 캔자스시티연은 총재가 주최하는 환영 만찬으로 시작한다. 본행사는 23~24일 열린다. 23일 오전 8시(한국시간 23일 밤 11시)부터 30분간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기조연설을 한다. Fed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에는 통상 기자회견을 통해 질의응답을 받지만, 잭슨홀 미팅에서는 질의응답 없이 현 경제 상황만 종합적으로 평가한다.연설 내용은 캔자스시티연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한경글로벌마켓 유튜브 채널에서도 동시 통역으로 생생히 전달한다. 장중에 연설이 이뤄지는 만큼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파월 의장 기조연설 후에는 통화정책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다양한 논문 발표와 패널 토론 등이 24일 점심까지 이어진다. 파월 의장 연설과 달리 다른 발표는 중계되지 않지만, 각 발표가 시작되는 시점에 캔자스

    2024.08.22 18:11
  • 잭슨홀서 '빅컷' 신호 주나…파월 입에 전 세계가 초긴장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피벗(통화정책 완화)을 시작할 여건이 마련됐다는 점을 인정할 것이다.”(푸자 스리람 바클레이스 이코노미스트)23일 파월 의장 연설이 예정돼 있는 와이오밍주 잭슨홀에는 주요 외신을 통해 이 같은 전문가들의 전망이 줄줄이 전해졌다. Fed 의장이 한마디 할 때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곤 하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이 어떤 발언을 할지에 대한 관측이었다.21일(현지시간) 월가에선 미국의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 수가 기존 집계치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확인되자 Fed의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더욱 커졌다. Fed가 고용시장 침체를 막기 위해 ‘빅 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도 확산했다. ○실업률 오르고 신규 일자리 줄어미국 노동부가 이날 내놓은 연간 비농업 일자리 증가 폭 수정치는 고용시장 냉각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지는 현실을 보여줬다.기존 통계에서 작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증가 폭은 290만 개였지만, 수정치는 이보다 약 30%(81만8000개) 적은 것으로 나왔다.가장 많이 하향 조정된 부문은 전문직 및 비즈니스 서비스였다.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까지 당초 보고된 것보다 35만8000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레저 및 숙박 및 음식점업은 15만 개, 제조업은 11만5000개, 무역, 운송 및 유틸리티는 10만4000개 하향 조정됐다. 에버코어ISI는 “신규 일자리 하향 수정은 적절한 시기에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Fed 평가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잭슨홀 파월 발언에 이목 집중이날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도 금리 인하 기대를 높였다. 의사록에 따

    2024.08.2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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