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본부의 이번 조사는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분유제품에
국한됐지만 유해물질이 착유때 원유에 유입된 것으로 알려진만큼 이를
원료로 하고 있는 흰우유와 발효유, 전지.탈지분유를 원료의 일부로
사용하는 빵.과자 등에 이르기까지 파문이 확산되지 않을까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사태로 유제품 소비가 감소함으로써 현재 1만3천t에
이르는 분유재고량이 크게 늘어 경영난을 가중시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발암유발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알려진 DOP와 디부틸탈레이트
(DBT)검출량이 "인체에 위해성이 없다"는 식품의약품안전본부의 공식
발표에 안도감을 표시하면서 일부 언론의 성급한 보도내용에도 불만을
표시했다.

업계는 아직 분석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1차 검사결과만을 토대로
정확한 검출량이나 문제의 발암물질에 대한 사전 지식도 없이 모든
분유에 발암물질이 대량 함유됐다고 보도함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보게됐다고 한숨을 짓기도 했다.

국내 조제분유시장의 4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남양유업은 13일
아침 일찍 간부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으나 이번 사태가
분유 제조과정이 아닌 착유단계에서 발생했다는 점때문에 일단
안도하면서도 우려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일단 보건복지부 등 관계당국의 후속조치와 시장동향을
지켜보면서 대응책을 마련해나갈 방침이다.

남양유업의 지난해 분유무문 매출은 조제분유와 이유식을 합해 1천
2백억원 정도로 전체매출의 30%를 차지했다.

지난 연말기준으로 1천5백억원대의 조제분유시장에서 점유율 35%
정도로 2위를 달리고 있는 매일유업 역시 이날 새벽부터 본사간부와
분유생산.연구진이 모두 참석한 대책회의를 열었으나 분유에서 암과
불임을 유발하는 독성물질이 검출됐다는 보건복지부의 발표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아침 일찍부터 이 업체의 본사와 각 영업지점에는 "아기에게
분유를 먹여도 되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으나 직원들은 어떻게
답변을 해야할지 몰라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조제분유와 이유식 매출액이 8백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30%가 넘었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