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특혜비리사건 4차 공판이 28일 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 (재판장
손지열 부장판사) 심리로 열려 한보그룹 회장 정보근 피고인에 대한
검찰 및 변호인 신문과 이용남 전한보철강 사장 등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정피고인은 회사돈 4백88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대부분 시인했으며
"대출을 원활히 하기 위한 정치권 로비를 1~2차례 지시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

정피고인은 그러나 "실질적인 회사정책 결정이나 자금결제권은 아버지인
정태수 총회장에게 있었던 만큼 구체적인 자금집행 내용은 알지 못한다"며
로비자금내용이나 대상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날 공판에는 이 사건과 관련해 추가기소된 정회장사건이 병합돼 정씨
부자가 함께 법정에 섰으나 정태수피고인은 신병을 이유로 재판장의
허가를 받고 10여분만에 퇴정했다.

재판부는 이어 국민회의 정세균 의원과 권노갑 의원의 비서 문성민씨,
예병석 한보그룹 재정본부차장 등 8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는 총 10명의 피고인중 재판이 분리된 7명을 제외한 정태수,
정재철, 권노갑 피고인과 추가기소된 정회장 등 4명만 법정에 나왔다.

< 김인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