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가 난후 9년째 문을 열지 못하고 도심속 흉물 빌딩으로 방치돼 왔던 울산시 남구 달동 옛 올림푸스 백화점에 28일 대형 화재까지 나자 시민들은 `백화점 터에 액운이 단단히 든 모양'이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29일 남구청 등에 따르면 옛 올림푸스백화점은 1995년 5월4일 당시 지하 7층 지상 12층 연면적 3만3천여㎡으로 울산에서 규모가 가장 큰 백화점으로 문을 열었으나S건설에 건축비 320억원을 지불하지 못해 개장 8개월만인 96년 1월 도산했다. 이 백화점은 이에 앞서 94년 백화점 신축공사를 위한 지하 터파기 공사 도중 지반과 함께 도로가 꺼지면서 중장비가 땅에 묻히고 대형 크레인 탑이 떨어지면서 트럭이 크게 파손되는 등의 사고가 나기도 했다. 이 백화점의 도산 이유도 백화점 터가 지하 25m까지 뻘층으로 형성된 연약지반이어서 토목공사에 너무 많은 공사비가 투입됐기 때문으로 분석되는 등 시공 때부터`터가 세다'는 소문이 나돌았었다. 부도 이후 이 백화점은 법원으로 넘어가 9차례에 걸친 경매 끝에 99년 의류업체인 이랜드그룹 계열사 `2001 아울렛'이 인수했으나 자금력 부족과 분양 저조 등으로다시 2001년 8월 ㈜발해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이어 2001년 말에는 ㈜발해유통으로 2002년 8월에 다시 현재의 소유주인 ㈜포엠으로 넘어가는 등 소유주가 다섯차례나 바뀌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일부 회사 관계자들이 사기분양 등의 혐의로 사법기관의 처벌을 받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이번 화재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물론 최종 소유주인 포엠. 포엠은 내년5월 오픈계획으로 지난 8월부터 건축물 외장공사와 내부 인테리어 등 활발한 리모델링 공사를 하던 중이었다. 포엠은 이 백화점 건물에 지하 3-4층은 사우나와 찜질방, 지상 1층-5층은 의류판매장, 6층-8층은 혼수전문판매장, 지상 10층-12층은 예식장과 뷔페 등을 유치, 명품 할인점으로 특화시켜 울산에 새로운 상권을 형성할 계획이었다. 포엠 관계자는 "사업이 겨우 추진되고 있는데 불까지 나 오픈에 다소 차질이 예상된다"며 "상황이 어렵더라도 부도 10년째인 내년에 이 백화점의 묵은 액운을 떨쳐내고 신선한 명품 할인점으로 울산시민들에게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lee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