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콤의 개인방송국 '아프리카'에서 '돼지방송'을 운영하는 서울 경신고 1학년 진상민군(16). 요즘 1인방송 시장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기다. 진군을 보기 위해 접속해 들어오는 시청자수는 무려 1만5000명. 1인방송 시장에서 시청자 1만5000명은 일반방송에선 시청률 20%에 달하는 수치다.

진군의 인기비결은 10대 특유의 자유분방하고 활달한 방송진행 방식과 자신의 일상생활을 숨김없이 보여주는 콘텐츠 때문이다. 생방송 도중 상식을 깨는 진군의 행동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진군은 자신의 닉네임인 '돼지',아이디인 '헝그리푸드(hungryfood)'의 이미지 그대로 돼지처럼(?) 방송한다. 방송이름도 그래서 돼지방송.

유난히 먹성이 좋은 진군은 방송 중 통닭을 시켜 먹는가 하면 인기개그 프로그램이었던 '고음불가의 노래'와 엽기 춤으로 시청자들을 까무러치게 한다. 진군은 "친구가 시청자 200명을 넘기면 통닭을 사준다고 해 방송을 시작했다"며 "이렇게 인기를 끌 줄 몰랐다"고 뒷머리를 긁었다.

진군이 유명해진 것은 우연하게 벌어진 '엄마 러쉬'라는 내용의 방송사고 장면 때문이었다. 자기 방에서 한창 생방송을 하던 중 어머니가 회초리를 들고 들어오는 바람에 황급히 방송을 끝내게 된 사연이다. 혼자 흥에 겨워 미친듯이 카메라를 보고 방송하던 진군이 어머니를 보고 놀라는 표정이 압권이었다. '고음불가 버전'의 노래 방송도 인기 만점이다. 스틸하트의 팝송 '쉬즈 곤(She's gone)'을 열정적으로 립싱크하다가 의자에 부딪혀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함께 자장면을 먹던 삼촌이 김흥국의 '호랑나비'를 부르자 옆에서 엽기춤을 추는 모습 등이다.

진군의 방송 장면은 최근 '돼지방송'으로 편집돼 네이버 등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일상생활을 그대로 보여주는 솔직한 모습이 재미있다" "10대의 활달한 모습이 어색하긴 하지만 꾸밈이 없어 좋다" "몸으로 웃기는 것은 비호감이야"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김진석 나우콤 IBS 사업부장은 "기존 공중파 방송에서는 편집될 수밖에 없는 장면을 인터넷 개인방송에서는 고스란히 내보내기도 한다"며 "이것이 인터넷 개인방송이 갖는 묘미"라고 말했다.

요즘 1인방송 시장에서는 진군 외에 빨간 내복을 입고 생방송을 진행하는 내복남 김경학(21)ㆍ백두현씨(22)와 '왕의 남자''괴물' 배경음악을 피아노로 연주한 양승구군(18)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