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아프지만 꾀병으로 오해받는 병으로는 만성피로증후군(CFS)과 섬유근통증후군(FM) 근막통증증후군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 가장 경미한 게 근막통증증후군.근육과 근막 조직이 뭉친 것으로 통증 유발점에 스테로이드나 보톡스를 주사하면 통증 유발 부위가 섬유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관련 교감신경에 국소마취제를 주사하면 혈액순환이 촉진되고 통증물질이 제거되며 흥분된 신경이 가라앉아 상대적으로 쉽게 효과를 볼 수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최근 특정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감염 등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자율신경계 장애,신경호르몬 이상,극심한 스트레스,독성 물질,우울증과 같은 정신 질환 등도 원인으로 의심돼 진단과 치료가 쉽지 않다.

만성 감염에 의해 사이토카인 등의 면역조절물질이 비정상적으로 과잉 분비되는 동시에 뇌내 신경전달물질 체계가 교란돼 만성피로증후군이 발생한다는 가설이 가장 지지를 받고 있다.

섬유근통증후군은 근육과 같은 섬유조직에 나타나는 일종의 '류머티즘'이다.

특별한 자극이 없는데도 이곳저곳이 아프고 힘든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고되고 피곤함을 느끼는 병이다.

불면증 우울증 등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원인은 통증에 대한 과민함,유전,만성 수면장애,뇌내 신경전달호르몬 분비 이상,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등으로 추정되나 확실치 않다.

이 질환은 국내 인구의 2%가량이 걸려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여성에게 흔하다.

이 질환은 최근 한국화이자의 '리리카'(프레가발린)가 세계 최초의 치료제로 승인받음으로써 보다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게 됐다.

이 약은 과도하게 신경세포를 흥분시키는 알파2델타 단백질과 선택적으로 결합함으로써 신경세포의 기능을 정상세포 수준으로 복구하고 통증을 완화시킨다.

본래 간질(부분발작),대상포진 후 통증,당뇨병성 신경통,말초신경병증성 통증의 치료제로 사용돼 오다가 섬유근통증후군에 의한 통증과 수면장애를 완화시키는 효과를 처음 인정받았다.

그동안 섬유근통증후군은 항우울제 근육이완제 수면제 등 증상을 완화하는 약으로 대증치료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섬유근통증후군이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고 호소하는 증상도 50여가지에 달해 리리카의 치료 효과에는 일정 한계가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