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개별소비세·교육세 줄줄이 적용
수입사·딜러사 마진 12%씩 붙으니 '껑충'
한국경제신문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와 수입차 업계에서 취합한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링카의 가격 구조를 알아봤다.
◆6260만원짜리 BMW, 수입원가 3802만원
수입차 업체들이 해외에서 차를 들여오면 수입원가에 관세가 붙는다. 일본산은 8%, 미국산은 4%, 유럽산은 3.2%다. 유럽산은 지난달부터 관세가 5.6%에서 3.2%로 추가 인하됐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 베스트셀링카의 가격 구조를 분석할 때는 종전의 관세를 적용했다.
분석 결과 판매량 1위인 6260만원짜리 BMW ‘520d’의 수입원가는 3802만원으로 나타났다. 수입원가와 관세를 합친 금액에는 10%의 개별소비세가 붙고 개별소비세의 30%가 교육세 명목으로 추가된다. BMW 520d는 이 단계까지 오면 금액이 4537만원으로 불어난다.
여기에 수입사와 딜러사의 마진이 12%씩 붙는다. 수입차 업계의 마진 폭이 10~14%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해 평균을 낸 수치다. 마진에는 인건비와 물류비 등이 포함된다. 520d의 경우 수입사와 딜러사가 500만~600만원을 자사의 마진으로 가져간다. 이 단계에서 차값은 5691만원으로 껑충 뛴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부가가치세 569만원이 추가되면 판매가격이 된다.
◆차값 비쌀수록 이윤 많이 남아
상반기 베스트셀링카 상위 10개 차종 가운데 수입원가가 가장 높은 차는 메르세데스 벤츠 ‘E300’과 아우디 ‘A6 3.0 TDI 콰트로’였다. 두 차종의 수입원가는 각각 4178만원, 판매가는 각각 6880만원으로 같다. 가격이 비싼 차인 만큼 수입사와 딜러사가 가져가는 마진도 598만~670만원으로 가장 컸다. 세금은 총 1434만원이 붙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량 상위 10개 모델 중 수입원가가 가장 낮은 차는 폭스바겐의 ‘골프 2.0 TDI’였다. 차값은 3310만원, 수입원가는 2010만원이었다. 수입사와 딜러사가 288만원, 322만원의 마진을 각각 챙겨가고 세금은 총 690만원이 붙었다.
베스트셀링카가 가장 많은 브랜드는 BMW였다. 1~10위 중 1위인 520d를 비롯해 4위 320d, 5위 528i 등 총 3개 모델이 이름을 올렸다. 베스트셀링카가 많은 만큼 수익도 많이 거뒀다. BMW코리아는 520d 한 대만으로 28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243억원의 마진을 챙겼다. 3개 모델의 매출 합계는 5805억원, 마진은 총 461억원이었다.
BMW의 최대 경쟁업체인 벤츠는 3위 E300 외에 10위 C200 등 두 개 모델이 10위권 안에 들었다. 벤츠코리아가 두 개 모델을 통해 올린 매출은 2051억원, 마진은 193억원이다.
도요타는 중형 세단 캠리(2위)와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9위)로 독일차가 주도하는 수입차 시장에서 자존심을 지켰다. 두 차종 모두 판매가가 3000만원대에 책정돼 있어 매출과 마진 총액은 각각 1329억원, 121억원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