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에서 고른 커피 이름들이 알고 보면 다양한 이탈리아어에서 파생됐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커피 원액으로 잘 알려진 에스프레소는 아주 진한 이탈리아식 커피다. 이탈리아어인 에스프레소(Espresso)를 영어식으로 표기하면 ‘익스프레스(express)’로 ‘빠르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에스프레소는 데미타세(demitasse)라는 조그만 잔에 담아서 마셔야 제맛을 느낄 수 있는데 공기를 압축해 짧은 순간 빠르게 커피를 추출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아메리카노(Americano)는 에스프레소에 물을 섞어 만든 음료로 말 그대로 ‘미국인들이 즐겨 마시는 커피’라는 의미에서 유래했다. 아포가토(Affogato)는 이탈리아어로 ‘끼얹다’ ‘빠지다’라는 뜻으로 식사 후 차가운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따뜻한 에스프레소를 얹어 먹는 디저트 커피다.

마키아토(Macchiato)는 ‘점을 찍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다. 데미타세 잔에 우유 거품을 담고 그 위에 에스프레소를 추출해내 부으면 하얀 거품 위에 에스프레소가 마치 점을 찍은 것처럼 돼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카푸치노(Cappuccino)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에서 처음 만들어 마시기 시작해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에스프레소 머신이 발달하면서 세계로 퍼져나갔다. 카푸치노라는 명칭은 이탈리아 카푸친 수도회 수도사들에 의해 유래됐다. 카푸친 수도사들은 청빈의 상징으로 모자가 달린 원피스 모양의 옷을 입는데, 얇고 진한 갈색 에스프레소 거품층 위에 우유 거품을 끼얹은 모습이 카푸친 수도사들이 머리를 감추기 위해 하얀색 모자를 뒤집어쓴 모습과 닮아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카페라테의 ‘카페(caffe)’는 이탈리아어로 커피를 뜻하고 ‘라테(latte)’는 우유를 말한다. 프랑스에서는 카페오레(Caffe au Lait)라고도 한다.

카푸치노와 카페라테를 구분짓기 쉽지 않다는 사람이 많다. 카페라테는 우유 거품 양이 적은 것을 말하고, 카푸치노는 스푼으로 걷었을 때 2㎝ 이상의 곱고 탄력 있는 우유 거품을 가진 커피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