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범죄수사과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경제범죄수사과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전국에서 처음으로 ‘과’ 단위의 경제범죄수사과가 생겼다. 민원인 전용조사실과 원스톱 상담조사실을 마련하는 등 다른 경찰서 경제팀에 비해 차별화된 조사체계도 구축했다.

9일 경찰청에 따르면 송파경찰서는 수사과 산하 경제팀을 지난달 10일부터 경제범죄수사과(경제수사과)로 승격시켰다. 경찰청은 해당 과를 시범 운영하고, 성과에 따라 다른 경찰서에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송파경찰서가 첫 경제수사과 시범운영 대상이 된 것은 국내에서 가장 민원인이 많은 이 경찰서의 특성 때문이다. 송파지역 인구는 70만명에 달해 전국적으로 가장 큰 규모다. 들어오는 민원 수도 전국 최대 수준이다.

신설된 과의 가장 큰 특징은 원스톱 상담조사실이다. 피해를 입은 민원인의 신고를 당일 접수받아 즉시 조사까지 마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물품사기와 같은 간단한 고소건은 15분이면 접수와 조사가 끝난다. 이런 장점 때문에 하루에 많게는 20건의 민원이 들어온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민원인 전용조사실도 이번에 마련됐다. 일반적인 경제팀은 조사관이 각자 주어진 자리에 앉아 민원인의 신고를 접수·조사하고, 그 자리에서 기타 업무까지 한다. 조사관 자리마다 칸막이가 있는 것이 아니다보니 민원인의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항의를 받기도 한다.

민원인 전용조사실은 칸막이가 쳐진 22개의 자리로 이뤄져 조사 시 민원인들이 각자의 사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다. 경제범죄수사과장을 맡은 장광호 과장은 “경제수사과가 생긴 뒤 하루 20건 안팎이던 민원이 하루 30건 안팎으로 늘었다”며 “신고 접수와 조사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소문이 지역에 나기 시작했고, 상담실이 경찰서에 왔을 때 찾기 쉬운 위치에 있어 민원인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족한 인원은 숙제다. 장 과장은 “경찰청에서 이번 경제범죄수사과 모델을 적용하면서 56명까지 인원을 늘려주겠다고 했는데, 아직 기존 인원인 48명을 그대로 유지한 채 업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