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이 급격히 낮아지는 가운데 저체중 출생아가 1995년 3% 정도에서 2011년 6%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저체중 출생아의 증가 추세가 무색할 만큼 이들의 정상적인 발달을 위해 병원을 찾는 부모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출생 체중이 평균보다 2표준편차 이상 작은 경우(임신주수 40주에 태어난 신생아의 경우 남아는 2800g 미만, 여아는 2700g 미만)인 저체중 출생아는 1년에 1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이 중 10명 중 9명은 만 2~3세가 되기까지 키와 체중이 정상범위까지 회복되는 ‘따라잡기 성장’이 이뤄진다. 그러나 10명 중 1명은 계속 작은 상태로 남으며, 대략 1년에 1000명 정도의 아이가 이에 해당된다. 하지만 이 중 실제로 성장호르몬 치료 등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수는 7% 정도에 불과하다.

[건강한 인생] 저체중 출생아 '성장 따라잡기'
만약 내 아이의 따라잡기 성장이 첫 2~3년간 이뤄지지 않았다면 부모는 즉각 아이의 성장 상태를 정확히 평가하고 치료가 필요한지를 확인해봐야 한다. 이 기간 중 따라잡기 성장을 하지 못한 아이는 성인이 될 때까지 정상 키를 따라가지 못할 뿐더러 그 이후에도 성장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저체중 출생아는 비단 키의 성장만이 문제가 아니다. 성장기 동안 과체중이나 비만 상태가 될 경우 정상적으로 출생한 아이에 비해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심장혈관질환 등 대사증후군 위험성이 커진다. 또한 성조숙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같은 신경인지기능, 신기능, 폐기능, 청력 저하 등의 다양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저체중으로 태어난 저신장증 아이에 대한 성장호르몬 치료가 더욱 중요한 이유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장호르몬 치료를 할 경우 첫 2년 동안 효과가 가장 좋다. 이때부터 4~6년 정도 치료를 지속하면 대부분의 아이에게서 정상범위 내로 키가 커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성장호르몬 치료를 통해 체질량 지수, 지질 수치, 혈압, 인지능력이 개선되며 골밀도도 향상된다.

최근에는 성장호르몬 치료를 필요로 하는 아이의 부모들에게 반가운 소식도 있었다. 지난해 8월부터 임신주수에 비해 작게 태어난 저신장 소아 중 만 4세 이후에도 키가 3% 미만(같은 또래 100명 중 작은 쪽으로 세 번째 미만인 경우)인 소아에게 성장호르몬 치료에 대한 보험급여가 확대된 것이다. 국내에서 개발돼 우수한 품질과 안전성을 지닌 성장호르몬 소마트로핀이 보급되면서 전량 수입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던 과거에 비해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키가 작다는 것을 알고 있거나 염려하고 있는 부모라면 성장호르몬 치료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다만 아이가 4세가 되기 전 치료를 시작할 때 더욱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소아내분비 전문의와 상담할 것을 권한다.

김호성 < 신촌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