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이슈] 진화하는 유방암 수술…절제 후 재건하는 기술 개발…재발 없고, 미용효과 커
유방암 수술의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2006년부터 유방보존술이 과거 유방암 수술의 표준이던 유방절제술을 능가하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유방절제술보다 두 배나 많은 67%의 환자가 유방보존 수술을 받았다. 유방 절제가 아닌 보존 방식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는 것이다.

유방암 수술법의 새로운 트렌드인 ‘유방절제술 후 유방재건술’이 미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미국 국립암데이터센터에 따르면 유방절제술 후에 유방재건수술을 받는 환자 수가 과거 10년보다 두 배 늘어났다. 특히 미국 동부지역은 유방절제술을 받은 환자의 60~70%가 유방재건수술을 동시에 받았다.

실제 필자의 병원(순천향대 서울병원)에서도 유방절제술 환자의 60%가 유방재건수술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수술 결과는 2014년 대한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의 한국유방암학회에서 발표된 바 있다. 그러면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로 치료가 점차 환자 중심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유방암 수술시에 치료는 기본이고 삶의 질, 나아가 유방 미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유방암 수술법을 결정할 때 재발이 없으면서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이 중요해졌다. 더불어 미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선호한다. 과거보다 환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많이 시행하는 유방보존수술은 암 덩어리를 암 주위 조직과 함께 절제한 뒤 방사선으로 치료하는 방법이다. 환자들은 남아 있는 유방조직에서 암이 재발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특히 젊은 여성은 재발률이 더욱 높기 때문에 재발 없는 수술을 위해 유방절제술 후 재건수술을 받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유방보존술은 수술 후 반드시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하고 방사선으로 인한 부작용과 2차암 발생 부담도 함께 감수해야 하는 두려움이 있다. 여배우 앤젤리나 졸리도 유방에서 언젠가 생길지 모르는 암에 대한 걱정을 근본적으로 없애기 위해 수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 전문가는 유방절제술이 증가하는 결정적인 이유로 유방재건수술의 획기적인 발전을 꼽는다. 과거 유방절제술은 유두, 유륜(유두 근처의 둥근 원형 부분), 광범위한 유방피부 및 유선조직을 절제하는 유방재건수술을 시행했다. 하지만 광범위한 유방피부 절제로 큰 수술 흉터가 남기 때문에 유방재건수술을 해도 다른쪽 유방과는 비슷하게 재건할 수 없다.

시간이 흐르면서 유방피부를 보존하고 유두와 유륜만 절제하면서 유방암 조직을 완전히 제거하는 피부 보존 유방절제술이 개발됐다. 유륜 부위에만 수술 흉터가 남아, 흉터가 크지 않고 유두 및 유륜을 재건할 수 있다. 최근에는 유방피부, 유두 및 유륜까지 모두 보존하는 유두 보존 유방절제술이 개발되기도 했다.

유방절제술 후 유방재건수술을 시행하면 흉터의 크기가 작고 유방의 유선조직을 완전히 절제하면서 반대쪽 유방과 거의 같은 모양의 유방을 가질 수 있다.

이민혁 < 순천향대 서울병원 유방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