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에 "개XX" 분노…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박양 무기→13년형 이유는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공범
항소심서 무기징역→징역 13년 감형
주범 김양은 20년형 동일 선고

8살 초등학생을 유인해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공범 박양(20)은 13년형으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 7부(부장판사 김대웅)는 이날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주범 김양(18)의 선고는 1심과 동일한 징역 20년형이었다.

재판부는 박양에 대해 "김양이 실제 살인행위 한다는 걸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던 것으로 보여 살인방조는 인정된다"며 "하지만 살인 공동정범 혐의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범행 전날 밤부터 당일 새벽까지 범행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증거도 없다"며 "1심은 피고인들이 공모했다고 봤지만 항소심은 김양의 단독 범행으로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항소심 구형 공판에서 검찰은 박양에 대해 "소년범은 원래 보호해줘야 한다고 하지만 그게 아니다. 소년법을 모르는 게 아니다"라며 "외국은 저항능력 없는 아동 상대 잔혹 범죄는 소년범이라도 엄히 처벌한다. 박양은 소년범도 아니고 법적 보호대상이 아니다. 반성도 하지 않는다"고 무기징역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인천 8살 초등학생을 유괴해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이른바 '인천 초등생 살인 사건'에 대한 2심 선고공판이 열리는 30일 주범으로 지목된 김모 양과 공범 박모 양이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시 검찰이 "꿈도 펴보지 못한 채 무참히 살해당한 피해 아동과 유가족의 삶을 고려해 판결이 이뤄져야 한다"고 하자, 박양은 갑자기 검사를 향해 "개XX"라고 욕하며 분노를 드러냈다.

한편 김양은 지난해 3월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인 A양(8)을 유인해 자신의 집에서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미성년자 약취·유인 후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혐의)를 받고 있다.

박양은 서울의 한 지하철 역에서 김양으로부터 A양의 시신 일부를 건네받고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재판 도중 살인방조에서 살인혐의로 기소내용이 변경된 바 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만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살해한 경우 사형이나 무기징역에 처해진다. 김양은 법적 미성년자로 최고형인 20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