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본격 나선 황교안 前 총리…'여성 첫 법무장관' 강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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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 & Biz
대한민국 법조인 열전 (9) 정권교체 풍파 속 '희비' 갈린 사법연수원 13기
황교안 전 총리, 자유한국당 입당
검사장→법무부 장관→총리…'엘리트 코스' 거쳐 정치인 변신
검사출신 첫 헌재소장 박한철, '박근혜 탄핵심판' 맡기도
'진보色' 유남석 헌재소장 올라…허익범 특검은 '드루킹 수사'
대한민국 법조인 열전 (9) 정권교체 풍파 속 '희비' 갈린 사법연수원 13기
황교안 전 총리, 자유한국당 입당
검사장→법무부 장관→총리…'엘리트 코스' 거쳐 정치인 변신
검사출신 첫 헌재소장 박한철, '박근혜 탄핵심판' 맡기도
'진보色' 유남석 헌재소장 올라…허익범 특검은 '드루킹 수사'
사법연수원 13기는 박근혜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로 정권이 바뀌면서 세간의 큰 관심을 받았다. 조대환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마지막 민정수석이었고,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 참여했다. 탄핵 이후에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국정을 이끌었다. 이들은 모두 연수원 13기다. 13기는 총 273명으로 1982년 사법연수원에 입소했다.
정권 교체로 운명 갈려
황 전 총리는 15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하면서 정치인으로서 첫발을 뗐다. 정계에서는 황 전 총리를 대권 주자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그는 검사장과 법무부 장관을 거쳐 국무총리에 오르는 등 법조계가 부러워하는 ‘출셋길’을 밟아왔다.
황 전 총리에 대한 검찰 내부의 평가는 대체로 우호적이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피의자에게 강압적이지 않으면서 수사를 잘하던 선배”라며 “평소에는 물론이고 술을 마신 뒤에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대표적 공안통으로 불린 황 전 총리는 국가보안법 관련 책을 내놓을 정도로 공안 분야에서 전문지식을 자랑했다. 법무부 장관 시절에는 마을변호사 제도를 도입하고, 수용자 교화에 특히 공을 들인 것으로 유명하다. 국무총리를 지낼 때 청와대 민정수석이 동기인 조대환 변호사였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대부분 이끈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도 13기다. 그는 최초의 검사 출신 헌재소장으로 유명했지만 보수와 진보 세력 모두로부터 반발을 사기도 했다.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면서 진보 세력이 불만의 목소리를 냈고, 탄핵 심판 중인 2017년 1월에는 “3월13일 이전에 선고해야 한다”고 말해 보수 세력이 공정성 시비를 걸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13기도 많다. 유남석 헌재 소장은 헌재 재판관에 임명된 지 10개월 만에 수장에 올랐다. 유 소장은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와 광주고등법원장을 거쳤다. 법원 내 대표적인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이였던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사법연수원장으로 일하다 지난해 1월 헌법상 최고 감사기구의 방향키를 쥐게 됐다. 최 원장은 평소 원칙과 정치적 중립성을 잘 지켜왔던 터라 ‘코드인사’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연수원 13기 중에는 노무현 정부에서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고 법무부 장관에 취임한 강금실 법무법인 원 대표변호사도 있다. 강 대표변호사는 유 헌재 소장과 함께 13기 가운데서도 진보 색채가 강한 인물로 분류된다.
‘드루킹 여론 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한 허익범 특별검사도 이번 정부 들어서 뉴스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연수원 13기 출신 한 변호사는 “지난 정권 교체가 13기 수료생 여럿의 운명을 극명하게 갈라놨다”고 설명했다.
13기에서는 2명의 대법관이 나왔다. 지난해 8월 퇴임한 김창석 대법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뇌물 공여 의혹 사건의 상고심 주심을 맡고 있는 조희대 대법관이다. 조 대법관은 2007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과 관련해 전·현직 에버랜드 사장의 항소심 재판을 맡아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한 경력이 있다.
로펌에서도 리더로 맹활약
로펌업계 성장세를 이끈 중심축에도 13기가 포진해 있다. 법무법인 광장의 발전기를 이끈 김재훈 전 광장 대표변호사가 대표적이다. 김 변호사는 대표로 재직하면서 모토를 ‘전문성만이 오직 갈 길이다’로 정했다. 전문팀을 40여 개로 재편했고 일부 팀엔 국제적 경쟁력을 갖출 정도로 공격적인 투자를 했다. 글로벌 로펌들이 독점하다시피한 국제중재 분야 등에서 광장 변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게 된 배경이다. 광장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며 글로벌 로펌평가기관 평가에서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버금가는 성적을 내고 있다.
강신섭 세종 대표변호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뒤 2001년 세종에 합류했다. 2013년엔 경영대표로 취임해 세종의 2000년대 발전사를 썼다. 그는 특정 법률 이슈에 대해 전담팀을 구성하는 방식을 도입해 로펌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혁신’을 이뤄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세계적 로펌평가매체로부터 2014년 ‘올해 최고의 경영 전담 변호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화우의 송무 분야를 발전시킨 정덕모 대표변호사도 13기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인 그는 민·형사 송무그룹을 총괄하면서 화우의 송무 분야 전문성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조세 쟁송의 다양한 실무경험을 갖춰 로펌계의 대표적인 조세 전문가로 알려졌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정권 교체로 운명 갈려
황 전 총리는 15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하면서 정치인으로서 첫발을 뗐다. 정계에서는 황 전 총리를 대권 주자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그는 검사장과 법무부 장관을 거쳐 국무총리에 오르는 등 법조계가 부러워하는 ‘출셋길’을 밟아왔다.
황 전 총리에 대한 검찰 내부의 평가는 대체로 우호적이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피의자에게 강압적이지 않으면서 수사를 잘하던 선배”라며 “평소에는 물론이고 술을 마신 뒤에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대표적 공안통으로 불린 황 전 총리는 국가보안법 관련 책을 내놓을 정도로 공안 분야에서 전문지식을 자랑했다. 법무부 장관 시절에는 마을변호사 제도를 도입하고, 수용자 교화에 특히 공을 들인 것으로 유명하다. 국무총리를 지낼 때 청와대 민정수석이 동기인 조대환 변호사였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대부분 이끈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도 13기다. 그는 최초의 검사 출신 헌재소장으로 유명했지만 보수와 진보 세력 모두로부터 반발을 사기도 했다.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면서 진보 세력이 불만의 목소리를 냈고, 탄핵 심판 중인 2017년 1월에는 “3월13일 이전에 선고해야 한다”고 말해 보수 세력이 공정성 시비를 걸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13기도 많다. 유남석 헌재 소장은 헌재 재판관에 임명된 지 10개월 만에 수장에 올랐다. 유 소장은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와 광주고등법원장을 거쳤다. 법원 내 대표적인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이였던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사법연수원장으로 일하다 지난해 1월 헌법상 최고 감사기구의 방향키를 쥐게 됐다. 최 원장은 평소 원칙과 정치적 중립성을 잘 지켜왔던 터라 ‘코드인사’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연수원 13기 중에는 노무현 정부에서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고 법무부 장관에 취임한 강금실 법무법인 원 대표변호사도 있다. 강 대표변호사는 유 헌재 소장과 함께 13기 가운데서도 진보 색채가 강한 인물로 분류된다.
‘드루킹 여론 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한 허익범 특별검사도 이번 정부 들어서 뉴스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연수원 13기 출신 한 변호사는 “지난 정권 교체가 13기 수료생 여럿의 운명을 극명하게 갈라놨다”고 설명했다.
13기에서는 2명의 대법관이 나왔다. 지난해 8월 퇴임한 김창석 대법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뇌물 공여 의혹 사건의 상고심 주심을 맡고 있는 조희대 대법관이다. 조 대법관은 2007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과 관련해 전·현직 에버랜드 사장의 항소심 재판을 맡아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한 경력이 있다.
로펌에서도 리더로 맹활약
로펌업계 성장세를 이끈 중심축에도 13기가 포진해 있다. 법무법인 광장의 발전기를 이끈 김재훈 전 광장 대표변호사가 대표적이다. 김 변호사는 대표로 재직하면서 모토를 ‘전문성만이 오직 갈 길이다’로 정했다. 전문팀을 40여 개로 재편했고 일부 팀엔 국제적 경쟁력을 갖출 정도로 공격적인 투자를 했다. 글로벌 로펌들이 독점하다시피한 국제중재 분야 등에서 광장 변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게 된 배경이다. 광장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며 글로벌 로펌평가기관 평가에서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버금가는 성적을 내고 있다.
강신섭 세종 대표변호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뒤 2001년 세종에 합류했다. 2013년엔 경영대표로 취임해 세종의 2000년대 발전사를 썼다. 그는 특정 법률 이슈에 대해 전담팀을 구성하는 방식을 도입해 로펌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혁신’을 이뤄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세계적 로펌평가매체로부터 2014년 ‘올해 최고의 경영 전담 변호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화우의 송무 분야를 발전시킨 정덕모 대표변호사도 13기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인 그는 민·형사 송무그룹을 총괄하면서 화우의 송무 분야 전문성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조세 쟁송의 다양한 실무경험을 갖춰 로펌계의 대표적인 조세 전문가로 알려졌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