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가 '거짓 리뷰' 걸러내…실력있는 강사 선택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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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혁신 이끄는 에듀테크 기업
(10) 강사평가 플랫폼 '별별선생' 개발한 티밸류와이즈
수험생에 필요한 정보만 쏙쏙
8단계 검수 프로그램 개발
(10) 강사평가 플랫폼 '별별선생' 개발한 티밸류와이즈
수험생에 필요한 정보만 쏙쏙
8단계 검수 프로그램 개발
박세준 티밸류와이즈 대표(32·사진)는 글로벌 컨설팅업체의 잘나가는 컨설턴트였다. 성과를 인정받아 특별승진도 했다. 통장에 찍힌 숫자의 단위가 달라졌다. 겁이 났다. 이대로 안주할까 두려웠다. 그는 승진 후 처음 월급을 받은 다음날 사표를 냈다.
무작정 나온 회사였다. 내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늘 있었지만 아이템이 없었다. 샤워를 하다가 문뜩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한국에는 왜 ‘레이트마이프로페서(RateMyProfessors)’ 같은 교수 평가 사이트가 없을까. A학점을 쉽게 받을 수 있는 교수를 찾고 싶지 않을까. ‘사교육 왕국’이라 불리는 한국에서 학원 강사평가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강사평가 플랫폼 별별선생은 그렇게 시작됐다. 환승 리뷰 서비스도 제공
박 대표가 별별선생 서비스를 떠올리고 처음 찾아간 곳은 은행이었다. 퇴직금의 상당량을 인출해 1000원짜리 지폐로 바꿨다. 그리고 서울 노량진으로 향했다. “리뷰 서비스를 하려면 일단 초기 리뷰가 어느 정도 쌓여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사람들이 리뷰를 보러 저희 사이트에 들어올 테니까요. 초기 리뷰를 모으는 방법은 단순했습니다. 노량진 거리에서 공무원 시험 수험생을 대상으로 수기를 받았어요. 리뷰 하나를 써주면 1000원을 줬습니다. 그렇게 석 달 동안 리뷰 4000개를 모았습니다.”
4000개의 초기 리뷰를 모은 박 대표는 2017년 9월 별별선생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대와 달리 시작은 좋지 않았다. 그는 “준비를 막 시작한 수험생은 강사가 누가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이고, 어느 정도 공부한 수험생은 이미 강사를 다 골라 우리 서비스가 필요 없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강사 랭킹시스템을 도입해 후기가 좋은 강사를 점수에 따라 순위를 매기고, 초기 수험생을 위해 수험 정보를 알려주는 카드뉴스 콘텐츠도 도입했다.
환승 리뷰 서비스도 개발했다. A강사의 수업을 듣다가 B강사로 옮긴 수험생들이 A와 B 강사를 비교 평가하는 환승 리뷰는 지금도 별별선생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서비스다. 수험생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자 방문자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3만2000명에 불과했던 월간 방문자 수는 올해 같은 달 25만8000명까지 늘었다. 4000개로 시작한 리뷰는 27만 개를 넘어섰다.
강사를 위한 공간도 마련하기로 했다. 강사마다 개별적으로 과제를 올리고 공지사항 등을 전달할 수 있는 페이지를 만들 예정이다. 네이버나 다음카페를 운영하던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효과적으로 수험생들에게 홍보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대표는 “3년 전에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수험생이나, 토익 900점을 넘겨 대기업에 취업한 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게 학원과 강사들의 홍보 방법이었다”며 “내일 당신의 수강생이 될지 모르는 학생들이 모이는 공간을 강사들에게 내주자 학원도, 강사도 만족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간의 소중함을 아는 회사”
별별선생은 서비스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리뷰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리뷰를 전수검사하고 있다. 초기에는 직원들이 일일이 모든 리뷰를 읽고 광고성 리뷰를 걸러냈지만 최근에는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8단계 리뷰 검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지난달과 비교해 올라오는 리뷰가 급증하거나 해외에서 작성되는 리뷰가 늘어나면 조작 위험성을 경고해준다. 박 대표는 “별별선생에 올라오는 리뷰만큼은 믿고 읽을 수 있도록 거짓 리뷰를 걸러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빅데이터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수험생에게 적합한 강의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는 운영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나부터도 그런 서비스를 믿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현재까지 기술력으로는 수험생을 만족시킬 수 있는 강의 추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란 확신이 없다”며 “대신 수험생 스스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공무원 강사평가 서비스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외국어, 교수, 유치원까지 평가 서비스 영역을 넓혔다. 그는 “궁극적인 목표는 개인의 역량이 중요한 모든 분야로 서비스 영역을 넓히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별별중고차딜러, 별별웨딩플래너 등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별별선생의 수익 모델은 무엇인지 물었다. 박 대표는 “단기적인 수익성을 좇아 서비스의 본질을 훼손하기보다 새로운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쿠팡에서 신라면도 팔고 진라면도 팔듯이 별별선생에서 파고다 어학원 강의와 YBM 어학원 강의를 구매할 수 있는 오픈마켓 형태를 구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시간의 소중함을 아는 회사가 되겠다”는 사업 철학도 밝혔다. “힘든 수험 생활을 조금이라도 빨리 끝내면 좋잖아요. 자신에게 맞지 않는 강사의 수업을 들어 낭비하는 시간을 줄여주고 싶어요. 한 번 선택한 강사는 바꾸면 그만이지만 거기에 들어간 시간은 사회적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별별선생이 그 역할을 하겠습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무작정 나온 회사였다. 내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늘 있었지만 아이템이 없었다. 샤워를 하다가 문뜩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한국에는 왜 ‘레이트마이프로페서(RateMyProfessors)’ 같은 교수 평가 사이트가 없을까. A학점을 쉽게 받을 수 있는 교수를 찾고 싶지 않을까. ‘사교육 왕국’이라 불리는 한국에서 학원 강사평가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강사평가 플랫폼 별별선생은 그렇게 시작됐다. 환승 리뷰 서비스도 제공
박 대표가 별별선생 서비스를 떠올리고 처음 찾아간 곳은 은행이었다. 퇴직금의 상당량을 인출해 1000원짜리 지폐로 바꿨다. 그리고 서울 노량진으로 향했다. “리뷰 서비스를 하려면 일단 초기 리뷰가 어느 정도 쌓여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사람들이 리뷰를 보러 저희 사이트에 들어올 테니까요. 초기 리뷰를 모으는 방법은 단순했습니다. 노량진 거리에서 공무원 시험 수험생을 대상으로 수기를 받았어요. 리뷰 하나를 써주면 1000원을 줬습니다. 그렇게 석 달 동안 리뷰 4000개를 모았습니다.”
4000개의 초기 리뷰를 모은 박 대표는 2017년 9월 별별선생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대와 달리 시작은 좋지 않았다. 그는 “준비를 막 시작한 수험생은 강사가 누가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이고, 어느 정도 공부한 수험생은 이미 강사를 다 골라 우리 서비스가 필요 없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강사 랭킹시스템을 도입해 후기가 좋은 강사를 점수에 따라 순위를 매기고, 초기 수험생을 위해 수험 정보를 알려주는 카드뉴스 콘텐츠도 도입했다.
환승 리뷰 서비스도 개발했다. A강사의 수업을 듣다가 B강사로 옮긴 수험생들이 A와 B 강사를 비교 평가하는 환승 리뷰는 지금도 별별선생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서비스다. 수험생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자 방문자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3만2000명에 불과했던 월간 방문자 수는 올해 같은 달 25만8000명까지 늘었다. 4000개로 시작한 리뷰는 27만 개를 넘어섰다.
강사를 위한 공간도 마련하기로 했다. 강사마다 개별적으로 과제를 올리고 공지사항 등을 전달할 수 있는 페이지를 만들 예정이다. 네이버나 다음카페를 운영하던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효과적으로 수험생들에게 홍보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대표는 “3년 전에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수험생이나, 토익 900점을 넘겨 대기업에 취업한 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게 학원과 강사들의 홍보 방법이었다”며 “내일 당신의 수강생이 될지 모르는 학생들이 모이는 공간을 강사들에게 내주자 학원도, 강사도 만족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간의 소중함을 아는 회사”
별별선생은 서비스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리뷰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리뷰를 전수검사하고 있다. 초기에는 직원들이 일일이 모든 리뷰를 읽고 광고성 리뷰를 걸러냈지만 최근에는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8단계 리뷰 검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지난달과 비교해 올라오는 리뷰가 급증하거나 해외에서 작성되는 리뷰가 늘어나면 조작 위험성을 경고해준다. 박 대표는 “별별선생에 올라오는 리뷰만큼은 믿고 읽을 수 있도록 거짓 리뷰를 걸러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빅데이터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수험생에게 적합한 강의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는 운영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나부터도 그런 서비스를 믿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현재까지 기술력으로는 수험생을 만족시킬 수 있는 강의 추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란 확신이 없다”며 “대신 수험생 스스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공무원 강사평가 서비스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과 외국어, 교수, 유치원까지 평가 서비스 영역을 넓혔다. 그는 “궁극적인 목표는 개인의 역량이 중요한 모든 분야로 서비스 영역을 넓히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별별중고차딜러, 별별웨딩플래너 등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별별선생의 수익 모델은 무엇인지 물었다. 박 대표는 “단기적인 수익성을 좇아 서비스의 본질을 훼손하기보다 새로운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쿠팡에서 신라면도 팔고 진라면도 팔듯이 별별선생에서 파고다 어학원 강의와 YBM 어학원 강의를 구매할 수 있는 오픈마켓 형태를 구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시간의 소중함을 아는 회사가 되겠다”는 사업 철학도 밝혔다. “힘든 수험 생활을 조금이라도 빨리 끝내면 좋잖아요. 자신에게 맞지 않는 강사의 수업을 들어 낭비하는 시간을 줄여주고 싶어요. 한 번 선택한 강사는 바꾸면 그만이지만 거기에 들어간 시간은 사회적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별별선생이 그 역할을 하겠습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