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그라시민족학박물관에 있는 19세기 후반 투구와 갑주 일괄을 비롯해 5개국 6개 기관이 보유한 우리 문화재 보존처리와 활용 사업을 지원한다고 27일 밝혔다.
그라시민족학박물관에 있는 투구와 갑주는 독일인 아시아 유물 골동상인 젱어가 1902년 판매했다.
투구에는 발톱이 다섯 개 달린 오조룡과 봉황을 장식했으며, 투구장식에는 옥색 구슬과 화염무늬가 있다.
갑옷은 붉은색 융으로 제작했으며, 안감으로는 청색 비단을 사용했다.
유물 수는 모두 30점이다.
보존처리가 이뤄지는 다른 유물은 미국 데이턴미술관 '해학반도도병풍', 독일 뮌스터 칠기박물관 '흑칠나전길상문함', 영국 빅토리아앨버트박물관 '자수 화초길상문병풍', 일본 민예관 '흑갈칠나전모란당초문함'이다.
해학반도도병풍은 20세기 초에 만든 궁중용 그림으로, 손상이 심해 전시된 적이 없다.
학, 바다, 복숭아를 중심으로 소나무, 바위, 해, 영지 등을 그렸다.
배경에 금박을 하고 규모가 큰 희귀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미국 사업가 찰스 굿리치가 구매했다가 그의 조카가 1941년 미술관에 기증했다.
재단은 보존처리를 통해 6폭으로 나뉜 병풍을 한국 전통 방식으로 다시 장황해 12폭으로 꾸민다고 설명했다.
자수 화초길상문병풍은 19세기 후반 혹은 20세기 초반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며, 본래 8폭이나 현재는 4폭만 남았다.
여러 색실을 써서 화초와 글자를 정연하게 배치했다.
글은 궁중 연회에서 공연된 정재무(呈才舞) 가사로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독일과 일본에 있는 나전함은 17세기 전후 유물이다.
뮌스터 칠기박물관 나전함은 자개로 화려하게 장식했으나, 문양이 들뜨고 칠이 갈라진 상태다.
한국 나전칠기 전문가가 독일 쾰른과학기술대학과 협업해 보존처리를 진행한다.
민예관 나전함도 표면이 갈라지고 종이심이 들떴으며, 칠과 나전 사이에 박리 현상이 관찰됐다.
보존처리는 나전을 눌러주고 세척하는 방식으로 한다.
스웨덴 동아시아박물관에 있는 회화 2점은 보존처리 과정 영상 제작을 재단이 지원한다.
앞서 재단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8개국 18개 기관 문화재 30건의 보존·활용을 도왔다.
이를 통해 보존처리를 완료한 회화 12점을 다음 달 11일부터 10월 13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