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광받는 데이터사이언스는 통계학의 위기이자 기회"
“데이터사이언스의 등장은 통계학의 위기인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김영원 한국통계학회장(숙명여대 통계학과 교수·사진)은 ‘통계학의 위기’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지난 1일 통계의 날을 기념해 기자와 만난 김 회장은 “데이터 수집과 분석은 통계학의 고유 영역이었지만, 이제는 통계학과 컴퓨터과학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데이터사이언스가 새로운 학문 분야로 자리잡았다”며 “이론 연구에 치중한 ‘좁은 의미의 통계학’에서 벗어나 실용적인 데이터 활용과 분석에 초점을 두는 ‘넓은 의미의 통계학’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1971년 창립된 한국통계학회는 1800명이 넘는 관련 분야 학자가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국내 통계학 분야 대표 학회다. 지난해 5월 학회장에 선출된 김 회장은 미국 조지아대에서 통계학 박사학위를 받고 1991년부터 숙명여대 통계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 회장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현대사회에서 ‘통계적 이해력’을 키우는 것도 통계학회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초·중등 교육과정부터 올바른 통계 교육을 필수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데이터 분석 중심의 통계 교육을 확립하기 위해 올초 학회 차원에서 ‘초·중등 교육과정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며 “연말까지 통계 교육과정 개선을 위한 연구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계 생산을 위한 투자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했다. “미국 일본 호주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통계 조직과 인력이 열악합니다. 통계는 도로나 발전소처럼 국가 인프라와 같습니다. 충분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지 않으면 신뢰할 수 있는 통계를 생산하기 어렵습니다.”

통계청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김 회장의 지적이다. “보건·환경·의료·주택 등 다양한 국가통계에 대한 거버넌스 역할을 할 수 있는 독립 기관이 필요합니다. 기획재정부 산하에서 탈피하는 조직 개편이 시급합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