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비만수술로 당뇨병 같은 대사질환도 함께 치료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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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인터뷰
최성일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
고도비만 환자가 수술 받으면
당뇨 합병증 예방하는 효과
내분비·신경·정신건강 의사 등
여러 분야 의료진 함께 진료
수술 안전성·환자 만족도 높여
최성일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
고도비만 환자가 수술 받으면
당뇨 합병증 예방하는 효과
내분비·신경·정신건강 의사 등
여러 분야 의료진 함께 진료
수술 안전성·환자 만족도 높여
“과거에는 고도비만수술이 단순히 비만만 치료한다고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점차 당뇨병 등 대사질환을 치료하는 수술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국비만대사외과학회가 이름을 대사비만외과학회로 바꿨을 정도죠. 당뇨가 있는 고도비만 환자라면 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봐야 합니다.”
최성일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사진)는 “당뇨병은 계속 진행하는 만성질환으로, 고도비만 상태인 당뇨병 환자가 수술받으면 당뇨 합병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 후 인슐린을 완전히 끊는 환자도 있고, 80% 내외의 당뇨 환자 상태가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전신마취 수술을 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면 수술받는 것이 낫다”고 덧붙였다.
미국암학회, 국제비만외과학회, 대한암학회,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등에서 정회원으로 활동하는 최 교수는 위암과 함께 비만대사수술을 주로 치료하는 외과 의사다. 비만대사수술을 복강경·로봇을 활용해 치료한다. 강동경희대병원 비만대사수술클리닉은 외과 교수는 물론 내분비대사내과,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와 전문 영양사가 함께 비만대사질환자를 진료한다. 여러 진료과 의사가 모여 환자를 치료하는 다학제 진료를 통해 대사비만수술 환자의 치료효과를 높이고 있다. 최 교수는 “다학제 진료를 하면 수술 안전성이 높아지고 수술 후 관리를 통합적으로 할 수 있다”며 “환자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그는 “수술이 끝난 뒤 신경차단술이나 무통주사 등을 활용해 환자 통증을 줄이고 입원 기간도 단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를 통해 비만대사수술에 대해 알아봤다.
▷비만대사수술에 대한 관심이 크다.
“올해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 부담이 크게 줄었다. 고도비만 환자는 자존감이 떨어져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다. 암 환자는 60~70대가 많지만 고도비만은 20~50대 환자가 많다. 한창 사회경제적 활동을 해야 하는 나이에 외형적인 문제 때문에 자존감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교정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지금은 단순히 비만 문제만 있지만 이후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관절염, 불임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단순히 비만을 치료하는 수술에서 당뇨병을 치료하는 수술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비만대사외과학회에서는 고도비만수술이 비만인 당뇨환자뿐 아니라 마른 당뇨환자의 치료 대안으로도 고려될 수 있다는 발표가 있었다. 당뇨를 수술로 치료하는 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의미다. 위 우회수술을 하면 음식이 십이지장을 지나지 않기 때문에 췌장에서 인슐린이 적게 분비되고 자연히 당뇨병이 조절된다는 원리다.”
▷수술 방법에 따라서도 차이가 크겠다.
“과거 많이 하던 수술은 위밴드 수술이다. 신해철 씨 사망 사고 이후 거의 사라졌다. 위소매 절제술은 체중 감량 효과가 커 많이 한다. 위 일부를 절제해 80~100㏄ 정도를 남기는 수술이다. 비교적 간단하고 합병증이 적다. 위밴드 수술보다 체중 감소 효과가 좋고 소화기관을 해부학적으로 변형하지 않아 남은 위나 십이지장에 내시경 검사를 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당뇨 치료 효과가 높은 수술은 루와이위우회술이다. 표준 고도비만수술로 인정되는 수술이다. 위의 상부를 절단해 15~20㏄ 용량의 작은 주머니를 만들고 나머지 하부 위, 십이지장 등을 우회한다. 호르몬 분비가 바뀌어 2형 당뇨병 등 대사 증후군 치료에 더 유용하다.”
▷우회술 후 남은 위 부분에 내시경 검사를 못해 위암을 발견하지 못한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한국 일본 대만 등은 위암 환자가 비교적 많다. 국내에서는 위암 가족력이 있거나 위 내시경 검사를 했을 때 위암 점막이 암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은 이형성증 소견을 보인 사람은 우회술을 하기 어렵다. 헬리코박터파이로리균이 있는 사람에게 2차 제균치료까지 해도 균이 죽지 않는 환자가 5% 정도다. 이런 환자도 우회술을 못한다. 서양에서는 위우회술의 위암 유발 가능성을 낮게 본다. 우회술을 하면 남은 위 부분에는 음식이 지나지 않아 위암 위험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수술 전후 체중변화는 어떤가.
“체중감량 효과가 크기 때문에 수술 전후 변화가 드라마틱하다. 환자들에게서 ‘예전에 입었던 옷을 다시 입을 수 있어 좋다. 자신감을 회복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수술 환자 대부분은 대사질환도 개선됐다. 몸무게 110㎏이었던 40대 남성환자가 고도비만과 함께 당뇨병, 고혈압, 지방간 등 대사질환을 앓고 있었는데 루와이위우회술을 받고 체중 13㎏을 감량했다. 인슐린 분비 자극을 돕는 인크레틴이 활성화돼 오랫동안 먹던 당뇨병약을 끊고 혈압과 간수치도 정상이 됐다. 체질량지수(BMI) 35㎏/㎡ 이상이거나 BMI 30㎏/㎡이면서 동반 대사질환이 있다면 수술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최성일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사진)는 “당뇨병은 계속 진행하는 만성질환으로, 고도비만 상태인 당뇨병 환자가 수술받으면 당뇨 합병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 후 인슐린을 완전히 끊는 환자도 있고, 80% 내외의 당뇨 환자 상태가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전신마취 수술을 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면 수술받는 것이 낫다”고 덧붙였다.
미국암학회, 국제비만외과학회, 대한암학회,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등에서 정회원으로 활동하는 최 교수는 위암과 함께 비만대사수술을 주로 치료하는 외과 의사다. 비만대사수술을 복강경·로봇을 활용해 치료한다. 강동경희대병원 비만대사수술클리닉은 외과 교수는 물론 내분비대사내과,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와 전문 영양사가 함께 비만대사질환자를 진료한다. 여러 진료과 의사가 모여 환자를 치료하는 다학제 진료를 통해 대사비만수술 환자의 치료효과를 높이고 있다. 최 교수는 “다학제 진료를 하면 수술 안전성이 높아지고 수술 후 관리를 통합적으로 할 수 있다”며 “환자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그는 “수술이 끝난 뒤 신경차단술이나 무통주사 등을 활용해 환자 통증을 줄이고 입원 기간도 단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를 통해 비만대사수술에 대해 알아봤다.
▷비만대사수술에 대한 관심이 크다.
“올해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 부담이 크게 줄었다. 고도비만 환자는 자존감이 떨어져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다. 암 환자는 60~70대가 많지만 고도비만은 20~50대 환자가 많다. 한창 사회경제적 활동을 해야 하는 나이에 외형적인 문제 때문에 자존감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교정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지금은 단순히 비만 문제만 있지만 이후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관절염, 불임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단순히 비만을 치료하는 수술에서 당뇨병을 치료하는 수술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비만대사외과학회에서는 고도비만수술이 비만인 당뇨환자뿐 아니라 마른 당뇨환자의 치료 대안으로도 고려될 수 있다는 발표가 있었다. 당뇨를 수술로 치료하는 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의미다. 위 우회수술을 하면 음식이 십이지장을 지나지 않기 때문에 췌장에서 인슐린이 적게 분비되고 자연히 당뇨병이 조절된다는 원리다.”
▷수술 방법에 따라서도 차이가 크겠다.
“과거 많이 하던 수술은 위밴드 수술이다. 신해철 씨 사망 사고 이후 거의 사라졌다. 위소매 절제술은 체중 감량 효과가 커 많이 한다. 위 일부를 절제해 80~100㏄ 정도를 남기는 수술이다. 비교적 간단하고 합병증이 적다. 위밴드 수술보다 체중 감소 효과가 좋고 소화기관을 해부학적으로 변형하지 않아 남은 위나 십이지장에 내시경 검사를 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당뇨 치료 효과가 높은 수술은 루와이위우회술이다. 표준 고도비만수술로 인정되는 수술이다. 위의 상부를 절단해 15~20㏄ 용량의 작은 주머니를 만들고 나머지 하부 위, 십이지장 등을 우회한다. 호르몬 분비가 바뀌어 2형 당뇨병 등 대사 증후군 치료에 더 유용하다.”
▷우회술 후 남은 위 부분에 내시경 검사를 못해 위암을 발견하지 못한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한국 일본 대만 등은 위암 환자가 비교적 많다. 국내에서는 위암 가족력이 있거나 위 내시경 검사를 했을 때 위암 점막이 암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은 이형성증 소견을 보인 사람은 우회술을 하기 어렵다. 헬리코박터파이로리균이 있는 사람에게 2차 제균치료까지 해도 균이 죽지 않는 환자가 5% 정도다. 이런 환자도 우회술을 못한다. 서양에서는 위우회술의 위암 유발 가능성을 낮게 본다. 우회술을 하면 남은 위 부분에는 음식이 지나지 않아 위암 위험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수술 전후 체중변화는 어떤가.
“체중감량 효과가 크기 때문에 수술 전후 변화가 드라마틱하다. 환자들에게서 ‘예전에 입었던 옷을 다시 입을 수 있어 좋다. 자신감을 회복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수술 환자 대부분은 대사질환도 개선됐다. 몸무게 110㎏이었던 40대 남성환자가 고도비만과 함께 당뇨병, 고혈압, 지방간 등 대사질환을 앓고 있었는데 루와이위우회술을 받고 체중 13㎏을 감량했다. 인슐린 분비 자극을 돕는 인크레틴이 활성화돼 오랫동안 먹던 당뇨병약을 끊고 혈압과 간수치도 정상이 됐다. 체질량지수(BMI) 35㎏/㎡ 이상이거나 BMI 30㎏/㎡이면서 동반 대사질환이 있다면 수술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