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의 생생헬스] 내 아이, 기침·콧물 없이 열나면 요로감염 의심…방광역류 있다면 수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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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로감염 증상과 치료법
열나는 아이 10명 중 2명은
요로감염이 원인…방광역류 위험
열나는 아이 10명 중 2명은
요로감염이 원인…방광역류 위험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가장 당황하는 순간 중 하나는 아이에게 열이 날 때다. 열이 나는 원인은 다양하다. 단순한 열감기부터 장염, 뇌수막염, 수두 등을 앓을 때 열이 난다. 심하면 폐렴, 패혈증 때문에 열이 날 수도 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열이 난다면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 아이가 기침 콧물 등이 심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유 없이 열이 난다면 요로감염을 의심해야 한다. 열나는 아이 열 명 중 두 명은 요로감염이 원인일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요로감염을 앓는 아이는 방광역류를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아이들에게 흔한 요로감염과 방광역류 예방 및 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요도 통해 신장·방광 등에 세균감염
요로감염은 신장, 요관, 방광, 요도, 전립선 등 비뇨기에 감염질환이 생기는 것이다. 장내 세균이 요도를 통해 안쪽으로 침투해 주로 생긴다. 신장이 세균에 감염되면 신우신염, 방광이 감염되면 방광염으로 진단한다. 열나는 아이에게 흔한 질환 중 하나다. 종종 열감기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요로감염을 방치하면 고혈압, 만성신부전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신속히 치료해야 한다. 발열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을 호소하기도 하고 별다른 증상 없이 보채기만 하는 아이도 있다. 부모가 쉽게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3개월 미만 영아에게 이상 증상이 있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요로감염이 의심되면 진단을 위해 소변검사, 소변배양검사 등을 한다. 증상이 심하면 합병증을 막기 위해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 항생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대개 10일 정도의 항생제를 처방한다. 균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 처방된 약의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지 말아야 한다. 소아 요로감염은 재발률이 높다. 소변 역류 등 배뇨이상을 겪을 위험도 크다. 일부 부모들은 백일도 되지 않은 작은 아이에게 여러 검사나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열이 난 지 사흘 넘게 지나 치료를 시작하면 신장에 상처가 남을 가능성이 높다. 어릴 때 신장이 망가지면 성인이 된 뒤 만성신부전, 고혈압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유기환 고려대 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신장에 한 번 생긴 반흔은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반흔이 생기지 않도록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원인이 불분명한 발열이 있다면 요로감염을 의심하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이로 인한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신체구조상 요도 길이가 짧은 여자아이에게 요로감염이 생길 위험이 높다. 포경 수술을 하지 않은 남자아이도 마찬가지다. 예방을 위해서는 생식기를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방광에 저장된 소변이 역류하는 질환도
요로감염에 걸린 아이들은 방광역류 질환이 있지 않은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남자아이가 요로감염을 앓았던 적이 있거나 여자아이에게 재발성 요로감염이 있다면 역류를 진단하기 위한 검사를 해봐야 한다. 대개 아이 1% 정도가 방광역류를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요로감염이 있는 아이는 3분의 1 정도가 방광역류를 호소한다.
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은 요관을 따라 내려가 방광에 저장된 뒤 밖으로 나간다. 요관은 방광벽으로 들어갈 때 예각(직각보다 작은 각)을 이뤄 밸브와 같은 역할을 한다. 방광 안에서 소변이 요관 속으로 역류하는 것을 막는다. 방광은 소변이 차면 이를 비우려고 수축하는데 이때 호스를 발로 밟는 것처럼 방광벽 속 요관이 눌려 막힌다. 이 때문에 소변이 역류하지 않는다.
이런 구조는 세균이 신장으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한다. 소변을 배출할 때 방광 압력이 증가해도 신장이 받는 압력이 커지지 않아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종종 요관이 정상보다 짧은 아이들이 있다. 요관 입구의 위치가 다른 아이도 있다. 이때는 소변이 요관을 타고 역류할 위험이 크다. 방광역류가 있는 아이의 형제자매는 상대적으로 방광역류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방광 속 소변이 역류하는 아이는 성장한 뒤에도 역류가 계속된다. 신장은 생후 6세 이전에 망가지기 쉽다. 방광역류가 있다면 초기에는 신장에 작은 흉터를 남기는 정도로 끝나지만 점점 흉터가 커진다. 심하면 신장이 쪼그라들어 제 기능을 못하고 몸속 노폐물을 제거하지 못하게 된다. 고혈압의 원인이 된다.
밸브 기능 바로 잡는 수술하기도
방광과 요도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이를 치료해야 한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방광이 커져 기능이 자연스럽게 회복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약물치료를 한다. 방광역류가 없어질 때까지는 요로감염이 생겨 신장이 망가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를 계속 먹어야 한다.
방광역류가 계속되거나 신장이 많이 망가졌다면 수술해야 한다. 아이가 성장해도 회복될 가능성이 없을 때도 마찬가지다. 수술은 크게 개복수술과 내시경수술로 나뉜다. 개복수술 성공률은 95%에 이를 정도로 치료 결과가 좋다. 산모가 제왕절개수술을 할 때처럼 아랫배를 열고 방광과 요관의 연결부분을 교정해 역류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다. 수술을 위해 장기간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고 피부에 상처가 남는다. 방광요관부가 들러붙는 합병증이 생길 위험도 있다.
필러 주입하는 내시경 수술, 장기효과 입증
내시경 수술은 전신마취를 한 뒤 내시경으로 방광을 들여다보면서 요관 입구에 이물질을 주사하는 방법이다. 수술 상처가 남지 않고 간단하다. 하지만 재발할 위험이 조금 높다. 이물질을 평생 몸속에 넣고 살아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최근에는 내시경 필러주입술도 많이 한다. 방광내시경을 보면서 필러를 주사해 요관 입구를 막아주는 방법이다. 시술은 10분 정도 걸리고 하루 이틀만 입원하면 된다. 시술한 뒤 통증이나 일시적인 배뇨장애 등도 거의 없다. 문두건 고려대 구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팀은 최근 아이들의 방광역류를 치료하는 데 내시경 필러주입술이 효과 있다는 장기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6~2018년 12년 동안 방광역류 증상을 보인 생후 6개월부터 15세까지 소아 131명에게 내시경 필러주입술을 한 뒤 평균 4.6년 정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증상이 심했던 아이들도 요로감염이 생기는 것을 90% 넘게 예방할 수 있었다. 문 교수는 “내시경 필러주입술은 적당량의 주입 물질을 정확한 위치에 주입해야 역류를 성공적으로 막을 수 있다”며 “의료진의 경험과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유기환 고려대 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문두건 고려대 구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요도 통해 신장·방광 등에 세균감염
요로감염은 신장, 요관, 방광, 요도, 전립선 등 비뇨기에 감염질환이 생기는 것이다. 장내 세균이 요도를 통해 안쪽으로 침투해 주로 생긴다. 신장이 세균에 감염되면 신우신염, 방광이 감염되면 방광염으로 진단한다. 열나는 아이에게 흔한 질환 중 하나다. 종종 열감기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요로감염을 방치하면 고혈압, 만성신부전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신속히 치료해야 한다. 발열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을 호소하기도 하고 별다른 증상 없이 보채기만 하는 아이도 있다. 부모가 쉽게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3개월 미만 영아에게 이상 증상이 있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요로감염이 의심되면 진단을 위해 소변검사, 소변배양검사 등을 한다. 증상이 심하면 합병증을 막기 위해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 항생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대개 10일 정도의 항생제를 처방한다. 균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 처방된 약의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지 말아야 한다. 소아 요로감염은 재발률이 높다. 소변 역류 등 배뇨이상을 겪을 위험도 크다. 일부 부모들은 백일도 되지 않은 작은 아이에게 여러 검사나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열이 난 지 사흘 넘게 지나 치료를 시작하면 신장에 상처가 남을 가능성이 높다. 어릴 때 신장이 망가지면 성인이 된 뒤 만성신부전, 고혈압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유기환 고려대 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신장에 한 번 생긴 반흔은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반흔이 생기지 않도록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원인이 불분명한 발열이 있다면 요로감염을 의심하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이로 인한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신체구조상 요도 길이가 짧은 여자아이에게 요로감염이 생길 위험이 높다. 포경 수술을 하지 않은 남자아이도 마찬가지다. 예방을 위해서는 생식기를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방광에 저장된 소변이 역류하는 질환도
요로감염에 걸린 아이들은 방광역류 질환이 있지 않은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남자아이가 요로감염을 앓았던 적이 있거나 여자아이에게 재발성 요로감염이 있다면 역류를 진단하기 위한 검사를 해봐야 한다. 대개 아이 1% 정도가 방광역류를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요로감염이 있는 아이는 3분의 1 정도가 방광역류를 호소한다.
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은 요관을 따라 내려가 방광에 저장된 뒤 밖으로 나간다. 요관은 방광벽으로 들어갈 때 예각(직각보다 작은 각)을 이뤄 밸브와 같은 역할을 한다. 방광 안에서 소변이 요관 속으로 역류하는 것을 막는다. 방광은 소변이 차면 이를 비우려고 수축하는데 이때 호스를 발로 밟는 것처럼 방광벽 속 요관이 눌려 막힌다. 이 때문에 소변이 역류하지 않는다.
이런 구조는 세균이 신장으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한다. 소변을 배출할 때 방광 압력이 증가해도 신장이 받는 압력이 커지지 않아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종종 요관이 정상보다 짧은 아이들이 있다. 요관 입구의 위치가 다른 아이도 있다. 이때는 소변이 요관을 타고 역류할 위험이 크다. 방광역류가 있는 아이의 형제자매는 상대적으로 방광역류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방광 속 소변이 역류하는 아이는 성장한 뒤에도 역류가 계속된다. 신장은 생후 6세 이전에 망가지기 쉽다. 방광역류가 있다면 초기에는 신장에 작은 흉터를 남기는 정도로 끝나지만 점점 흉터가 커진다. 심하면 신장이 쪼그라들어 제 기능을 못하고 몸속 노폐물을 제거하지 못하게 된다. 고혈압의 원인이 된다.
밸브 기능 바로 잡는 수술하기도
방광과 요도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이를 치료해야 한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방광이 커져 기능이 자연스럽게 회복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약물치료를 한다. 방광역류가 없어질 때까지는 요로감염이 생겨 신장이 망가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를 계속 먹어야 한다.
방광역류가 계속되거나 신장이 많이 망가졌다면 수술해야 한다. 아이가 성장해도 회복될 가능성이 없을 때도 마찬가지다. 수술은 크게 개복수술과 내시경수술로 나뉜다. 개복수술 성공률은 95%에 이를 정도로 치료 결과가 좋다. 산모가 제왕절개수술을 할 때처럼 아랫배를 열고 방광과 요관의 연결부분을 교정해 역류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다. 수술을 위해 장기간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고 피부에 상처가 남는다. 방광요관부가 들러붙는 합병증이 생길 위험도 있다.
필러 주입하는 내시경 수술, 장기효과 입증
내시경 수술은 전신마취를 한 뒤 내시경으로 방광을 들여다보면서 요관 입구에 이물질을 주사하는 방법이다. 수술 상처가 남지 않고 간단하다. 하지만 재발할 위험이 조금 높다. 이물질을 평생 몸속에 넣고 살아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최근에는 내시경 필러주입술도 많이 한다. 방광내시경을 보면서 필러를 주사해 요관 입구를 막아주는 방법이다. 시술은 10분 정도 걸리고 하루 이틀만 입원하면 된다. 시술한 뒤 통증이나 일시적인 배뇨장애 등도 거의 없다. 문두건 고려대 구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팀은 최근 아이들의 방광역류를 치료하는 데 내시경 필러주입술이 효과 있다는 장기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6~2018년 12년 동안 방광역류 증상을 보인 생후 6개월부터 15세까지 소아 131명에게 내시경 필러주입술을 한 뒤 평균 4.6년 정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증상이 심했던 아이들도 요로감염이 생기는 것을 90% 넘게 예방할 수 있었다. 문 교수는 “내시경 필러주입술은 적당량의 주입 물질을 정확한 위치에 주입해야 역류를 성공적으로 막을 수 있다”며 “의료진의 경험과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유기환 고려대 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문두건 고려대 구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