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庚子年) 새 해가 뜨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쥐띠의 해' 2020년은 제32회 도쿄 하계 올림픽이 개최되고, 21대 국회의원선거가 열리는 해이기도 하다.

다사다난했던 2019년을 떠나보내고 2020년이 되면서 새롭게 신설·개편되는 정책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알아두면 쓸모 있는' 새롭게 바뀌는 20가지 정책을 신년을 맞아 上, 下편으로 나눠 한경닷컴이 정리했다.
◆ 부동산계약서에 '복비' 정확히 얼만지 적고 도장까지 찍어야
부동산매매계약서/사진=한경db
부동산매매계약서/사진=한경db
내년 2월부터 공인중개사는 부동산 계약서 작성 단계부터 계약자와 중개 수수료를 협의하고, 도장까지 받아야 한다. 이때부터 계약할 때 작성해야 하는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에 최대 수수료율을 설명하고 계약자와 수수료를 얼마로 정했는지 협의한 내용을 정확하게 기재해야 한다.

이제까지 부동산 수수료는 최대 요율만 정해져 있고 구체적인 요율은 거래 당사자와 공인중개사 간 협의를 통해 정하게 돼 있었다. 하지만 최대 요율이 공인중개사가 받는 고정 요율인 것처럼 여겨지고, 이마저도 잔금을 치를 때 말을 꺼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계약자는 매매 절차가 끝난 마당에도 공인중개사가 제시한 최대 요율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이를 개정한 것이다.
◆ 독박육아 'NO'…부부 동시에 육아휴직 가능
내년 2월부터 같은 자녀에 대해 부부가 동시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단 부부가 같은 자녀에 대해 동시에 육아휴직을 쓰면 첫 3개월 급여 한도는 통상임금의 80%로 책정된다. 상한액은 300만원이다. 이로써 아내와 남편 중 한 명이 '독박육아'를 쓰지 않아도 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육아휴직 대체 인력을 채용하는 사업주에게 지원금을 사후 지급했던 방식도 개선된다. 내년 상반기께 대체 인력 사용 기간 중 50%를 지급하는 방안이 시행된다.
◆ '깜빡 두고 집에?'…운전면허증도 이젠 모바일로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가 3사 공동 본인인증 브랜드 'PASS(패스)' 기반의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를 공동개발하기 위해 경찰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사진=연합뉴스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가 3사 공동 본인인증 브랜드 'PASS(패스)' 기반의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를 공동개발하기 위해 경찰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사진=연합뉴스
모바일 운전면허증이 내년 상반기 처음으로 도입된다. 스마트폰 이용자는 실물 운전면허증을 등록한 뒤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의 '운전면허정보 검증 시스템'과 연동해 실시간으로 사용자 운전 자격 및 신원 확인이 가능해진다. 통신 3사가 본인인증 앱 '패스'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발한 이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기존 운전면허증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가진다.
◆ 야간·휴일 진료 확대…아이는 '달빛어린이병원'으로
내년부터 병원의 야간·휴일 진료가 활성화된다. 특히 유아들의 경우 밤에 아플 때 응급실을 찾느라 비싼 진료비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야간과 휴일에도 진료하는 소아과인 '달빛어린이병원'은 당초 정부가 지정한 병원만 시행하던 '지정제'에서 '신고제'로 전면 개편돼서다.
◆ 서울 면적 절반 넘는 공원 부지 사라진다
전국 기준 179개의 공원이 사라질 예정에 처했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시행에 따라 내년 7월 1일부터 공공부문으로부터 매입되지 않은 채 묶여있던 도시공원이 일제히 공원에서 해제돼서다. 이에 따라 도시공원 예정부지 364㎢(서울 면적의 절반 수준)가 장기 미집행에 따른 공원 결정 효력을 잃게 된다. 법적으로 해당 공원 부지를 가지고 있던 개인들의 토지 사용이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내년 7월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을 앞두고 전국의 지방정부와 시민대표 등이 중앙정부의 지원과 제도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10월 2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1 소회의실에서 열린 '정부의 도시공원 일몰제 대책평가와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 입법' 토론회에서 염태영 수원시장(오른쪽)이 정부 지원을 요구하는 촉구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내년 7월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을 앞두고 전국의 지방정부와 시민대표 등이 중앙정부의 지원과 제도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10월 2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1 소회의실에서 열린 '정부의 도시공원 일몰제 대책평가와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 입법' 토론회에서 염태영 수원시장(오른쪽)이 정부 지원을 요구하는 촉구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도시공원 일몰제가 탄생한 배경은 1999년 헌법재판소가 '지자체가 개인 소유 토지에 도시계획 시설을 짓기로 하고 장기간 집행하지 않는 것은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도시계획법 4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정을 내려서다.

다만 국토교통부는 실제 해제되는 부지는 64㎢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 직장인 월평균 건강보험료 3653원 오른다
내년 1월부터 직장인의 본인부담 월평균 건강보험료가 직장인의 본인 부담 월평균 건강보험료가 3.2% 상승해 11만2365원에서 11만6018원으로 3653원이, 지역가입자의 가구당 월 평균 보험료는 8만7067원에서 8만9867원으로 2800원이 각각 오른다. 장기요양보험료는 가구당 2천204원 증가한다.
◆ 내년 4·15 총선부터 적용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선거 연령은 만 18세로
재철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재철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내년 국회의원선거부터 선거 제도가 크게 바뀐다. 지난 27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한국 정치사상 처음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 제도가 실시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지역구 253석·비례대표 47석 규모인 현재의 국회의원 의석구조는 바뀌지 않는다. 다만 비례대표 47석 중 30석에 연동형 비례대표제도(연동률 50%)를 도입한다. 이 연동형 비례대표 30석은 각 당의 지역구 당선자 수와 정당 지지율 등에 따라 배분된다. 나머지 17석은 기존대로 정당 득표율에 따라 나뉜다. 쉽게 말하면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이 아닌 그 외 군소정당에 유리한 제도다.

이번 개정안엔 선거 연령을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하향 조정하는 내용도 들어있다.
◆ 취업지원에 혈세 총력…고용형태 관계없이 최대 500만원 5년간 뿌린다
내년 1월부터 고용형태와 관계없이 직업훈련을 희망하는 국민에게 300만~500만원을 지원하는 국민내일배움카드가 도입된다. 이는 그간 실업자와 재직자로 구분해 운영해왔던 내일배움카드가 하나로 통합되는 것이다. 카드 유효기간도 1~3년에서 5년으로 연장됐고 지원비용도 200~300만원에서 크게 늘었다.

내년 7월에는 국민취업제도가 신설된다.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층 구직자에게 월 50만원씩 최장 6개월 동안 지급해 최저 생계를 보장하고 취업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 '킥라니' 이젠 그만…전동킥보드 규제 강화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내년 2월 18일부터 무게가 30kg 이상 나가는 전동킥보드는 제작 및 판매가 아예 불가능해진다. 이같은 내용과 함께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 11월 전동보드 안전기준을 개정 고시했다. 이에 따르면 이제 전동킥보드를 타기 위해선 등화장치와 경음기를 의무로 장착해야 한다.
◆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지역 정보 폐지되고 민증은 위·변조 방지 강화
새로 발급되는 주민등록증은 내구성이 좋고 훼손에 강한 PC재질(Poly Carbonate)로 변경된다. 또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는 돋음 문자로 새기고, 뒷면의 지문은 복제가 어렵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보안기술을 적용한다. 전반적으로 위·변조 방지기능을 강화시킨 것이다.
주민등록번호 뒷자리의 지역 번호가 45년만에 없어진다. 행정안전부는 지역 번호 대신 임의번호를 주는 방식의 새 주민등록번호 부여체계를 내년 10월부터 적용한다고 17일 밝혔다. 기존 주민등록번호는 그대로 사용한다. 사진은 새 주민등록번호 체계/사진=연합뉴스
주민등록번호 뒷자리의 지역 번호가 45년만에 없어진다. 행정안전부는 지역 번호 대신 임의번호를 주는 방식의 새 주민등록번호 부여체계를 내년 10월부터 적용한다고 17일 밝혔다. 기존 주민등록번호는 그대로 사용한다. 사진은 새 주민등록번호 체계/사진=연합뉴스
내년 10월부터는 45년만에 처음으로 주민등록번호 체계 자체가 바뀐다. 그간 차별 논란이 자주 불거졌던 주민번호 13개 자리 가운데 8~11번째에 표시되는 지역 정보가 삭제된다. 대신 8~13자리는 임의번호가 부여될 예정이다. 주민번호 1~6번째에 표시되는 생년월일과 7번째에 표시되는 성별은 그대로 유지된다.

전편은 [아듀 2019] 군대 영창 사라지고 카드로 월세…'알면 쓸모 있는' 2020년 바뀌는 20가지 (上)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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