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마카오보다 환자 적어…28일까지 중국 단체관광객도 모두 내보내기로
中 관광무기화 고마운 대만…우한폐렴 속 본토 자유여행객 전무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우한 폐렴'이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퍼지는 가운데 대만은 역설적으로도 중국의 '관광 무기화' 덕을 보는 모습이다.

중국은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자국민의 여행을 제한하는 등 관광을 보복이나 제재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대만에 대해서도 자유 여행객의 방문을 금지하고 있다.

27일 오전 0시를 기준으로 중국 본토에서 2천700명이 넘는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대만에서는 4명의 확진 환자가 발견됐다.

이는 다른 중화권 지역인 홍콩(8명)과 마카오(5명)는 물론 제삼국인 태국(8명)과 미국(5명)보다 적은 숫자다.

대만의 인구는 2천300만명가량으로 홍콩(700여만명)이나 마카오(60여만명)보다 훨씬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른 중화권 지역보다는 확산이 상대적으로 더딘 편으로 볼 수 있다.

대만은 여전히 중국 본토와 인적·경제적 교류가 매우 많은 편이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 자유 여행객의 발걸음이 완전히 끊어졌다.

중국은 대만 대선을 반년가량 앞둔 작년 8월 1일부터 갑작스럽게 중국 자유 여행객의 대만 방문을 전면 금지했다.

이는 대만 독립 추구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재선을 막으려는 경제적 제재 일환의 조치였다.

2018년 대만을 방문한 중국인 자유 여행객은 약 107만명이었다.

대만 관광업계에서는 1조원대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추산도 나왔다.

이처럼 중국의 '관광 무기화'는 대만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줬지만 대만 정부의 '우한 폐렴' 확산 대처에는 오히려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의 경우 대만과는 반대로 중국의 이른바 '사드 보복' 이후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많이 줄었지만, 개인 관광객은 오히려 많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중국인 여행객 유입 규모가 예년 수준을 회복한 상태다.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마카오는 물론 세계 각국이 중국 본토에서 오는 관광객들에 의한 우한 폐렴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대만 정부는 동선 추적이 용이한 본토 단체 관광객 관리에 행정력을 집중할 수 있다.

대만 정부는 현재 대만에 머무르고 있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6천여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28일까지 이들을 모두 내보내기로 했다.

대만은 추가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입경도 차단 중이어서 28일 이후에는 대만에 중국 본토 출신 관광객이 한 명도 남지 않게 된다.

다만 대만 정부는 중국 본토 출신 유학생과 사업가 등이 대만에 여전히 많이 체류하고 있고, 사업 등 목적으로 중국 본토를 오가는 대만인이 여전히 많은 만큼 우한 폐렴 추가 확산 방지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