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개발원서 확진자 안 나오고 철저한 방역·위생용품 보급에 안도
온라인 커뮤니티 "역설적으로 제일 안전"…아파트 주차 전쟁 재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이 우한 교민 임시 생활 시설로 결정되자 불안해하며 어린 자녀를 데리고 외지로 떠났던 충북 진천 주민들이 속속 돌아오고 있다.
"3중방역 진천이 더 안전" 어린 자녀 데리고 떠났던 주민들 복귀
전국적으로 확진자나 의심 환자가 계속 늘어나는 반면 인재개발원에 입소한 우한 교민 가운데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철저한 방역과 충분한 위생용품 보급으로 진천이 오히려 더 안전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다.

우한 교민이 머무는 진천 인재개발원 인근 아파트에 사는 K(37) 씨는 지난 1일 13개월 된 아들을 데리고 서울 친정으로 떠났다.

지난달 31일 156명의 우한 교민이 인재개발원에 입소하자 어린 아들이 걱정됐기 때문이다.

K 씨는 그러나 지난 5일 진천 집으로 돌아왔다.

K 씨는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 다니는 사람이 많아 바깥출입 하기가 겁이 났다"며 "방역을 철저히 하고 마스크 등 위생용품도 충분히 지원하는 진천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에 사는 S(36) 씨도 지난 4일 인천 친정에서 돌아왔다.

S씨는 지난달 31일 저녁 황급히 짐을 챙겨 7개월 된 딸을 데리고 집을 나섰다.

S씨는 "인재개발원은 물론 진천 전역을 꼼꼼하게 방역하고 의심 환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는 남편의 말을 듣고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

인재개발원에서 불과 700m가량 떨어진 아파트 지하 주차장은 요즘 주차와의 전쟁이 재연됐다.

한 주민은 "이달 초에는 차량이 없어 한산했는데 최근 떠났던 주민들이 돌아오면서 주차할 곳이 부족해 이중 주차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3중방역 진천이 더 안전" 어린 자녀 데리고 떠났던 주민들 복귀
진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방역도, 주민들의 위생 개념도 최고"라며 "역설적으로 진천이 가장 안전하다"는 글이 올라오고 공감하는 댓글이 계속 달린다.

인재개발원에 입소한 우한 교민 173명 가운데 지금까지 확진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 2일 교민 한 명이 의심 증상을 보여 검체 검사를 했으나 음성 판정을 받았다.

우한 교민뿐 아니라 진천 주민 중에도 의심 환자는 아직 없다.

지금까지 진천군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다녀간 주민은 6명에 불과하다.

이들 가운데 의심 증상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3중방역 진천이 더 안전" 어린 자녀 데리고 떠났던 주민들 복귀
인재개발원은 3중, 4중의 방역이 이뤄지고 있다.

기숙사 앞에 대인 소독기가 설치됐고 정문에서는 자동 분사 소독기와 방역 인력이 하는 수동 소독 등 2중 차량 소독을 한다.

차량 탑승자들은 차에서 내려 대인 소독실에 들어가 소독한다.
"3중방역 진천이 더 안전" 어린 자녀 데리고 떠났던 주민들 복귀
인재개발원이 있는 충북 혁신도시는 하루 3차례 방역 차량이 돌며 소독한다.

16개 어린이집은 자원봉사에 나선 방역 업체가 매일 소독해준다.

품귀 현상을 빚는 마스크와 세정제도 넉넉하게 지원됐다.

진천군과 음성군은 성인용 46만개, 어린이용 4만3천개 등 총 50만3천개의 마스크와 1만4천개의 세정제를 주민들에게 나눠줬다.

마스크는 1인당 매일 1개씩 15일을 쓸 수 있는 분량이고 세정제는 가구당 1개씩 돌아갔다.
"3중방역 진천이 더 안전" 어린 자녀 데리고 떠났던 주민들 복귀
윤재선(57) 진천 주민대책위원장은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지만 인재개발원과 주변 지역 소독과 경비가 철저하게 이뤄지면서 주민들이 안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진천처럼 방역을 철저히 하고 위생용품을 넉넉하게 보급하는 곳은 없을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청정지역을 유지, 우한 교민이 무사히 귀가하고 주민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