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 앞에서 기자들이 취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오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 앞에서 기자들이 취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용인 확진자가 연휴 기간 동안 이태원 게이 클럽과 게이 바를 누비고, 남이섬 등을 방문한 사실이 알려져 이동 경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시 용산구가 7일 홈페이지를 통해 경기도 용인시 66번 확진자 A 씨의 역학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1일부터 2일 새벽까지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5개 클럽과 주점을 다니며 활동한 동선이 공개된 것.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A 씨는 용인시와 용산구를 잇는 간선급행 8100번 버스를 이용해 이태원에 왔다. 1일 오후 10시 57분부터 2일 0시 19분까지 1시간 22분간 우사단로 주점 술판에 머물렀다.
소독 계획 부착된 이태원 클럽/사진=연합뉴스
소독 계획 부착된 이태원 클럽/사진=연합뉴스
이후 3분간 인근 편의점에 들렸고, 0시 24분부터 36분간 게이 클럽인 '킹클럽'에, 오전 1시 6분부터 25분간 게이바로 알려진 주점 트렁크를 방문했다.

A 씨는 또 오전 1시 40분부터 10분 동안 또 다른 클럽에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이 클럽의 이름을 즉각 공개하지 않고 접촉자가 있는지 확인 중이다.

이후 A씨는 오전2시께 킹클럽을 다시 찾아 1시간 10분 가량 머물렀고, 오전 3시 11분부터 1분 가량 인근 편의점을 들렀다. 또 오전 3시 32분부터 15분 가량 게이바, 게이클럽으로 유명한 주점 퀸에 머무른 후, 택시를 타고 경기도 용인시 자택으로 귀가했다.

A 씨는 클럽과 주점을 입실할 땐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편의점을 찾았을 땐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방역당국은 당시 편의점 종업원이 마스크를 끼고 있어 결과적으로는 접촉자가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킹클럽 SNS 캡처
/사진=킹클럽 SNS 캡처
A 씨의 이태원 클럽 방문은 킹클럽에서 공식 SNS를 통해 A 씨의 확진 소식을 사실을 전하면서 알려졌다.

A 씨는 이태원 게이클럽, 게이바 방문 뿐 아니라 남이섬에 지인들과 함께 나들이를 가고, 가족단위 여행객이 많이 머문 비발디파크에서 숙박을 했다.

이후 A 씨의 행적에 논란이 불거지자, A 씨는 SNS에 '애교뿜뿜 콘'이라는 닉네임으로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연휴기간 동안 여행 및 클럽을 방문한 건 변명할 여지 없는 저의 잘못"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태원 게이클럽을 찾은 것에 대해서는 "지인의 소개로 호기심에 방문한 것"이라며 "호기심에 찾았기 때문에 오랜시간 머물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확진자 A 씨가 올린 것으로 알려진 해명/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확진자 A 씨가 올린 것으로 알려진 해명/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하지만 당초 A 씨가 밝힌 것보다 많은 게이 클럽, 게이 바를 방문한 사실이 역학조사를 통해 드러나면서 해명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A 씨가 방문한 킹클럽은 이태원에서도 손꼽히는 게이 클럽이다. A 클럽의 공지 이후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중에도 이태원에 가면 남자들이 줄을 서 있었다", "평소에도 인기 있던 게이 클럽 아니냐" 등의 반응이 나왔을 정도.

실제로 확진자가 방문한 당일 킹클럽 방문자는 5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킹클럽을 포함해 총 3곳의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고, 세 곳의 당일 방문자는 2000여 명 정도로 추정됐지만 5곳으로 늘어나면서 접촉자 수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A 씨는 이태원 방문과 남이섬 여행 외에도 연휴 기간 내내 쇼핑, 외식 등의 외출을 했다.

용인시가 공개한 동선에 따르면 1일에는 용인시 수지구에 있는 '황재코다리냉면', 기흥구의 '레스프리 드 분당'을 방문한 뒤 귀가했다.

2일엔 '노브랜드 용인청덕점'을 방문했고, 3일엔 수원시 장안구에 위치한 '조은이비인후과'와 인근 '대학약국'을 찾았다. 당시 확진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4일엔 자택에 머물렀지만, 5일 수원 조은이비인후과를 재방문했고, 휴진 상태라 기흥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했다.

검사를 받은 후 기흥구보건소 앞에서 사고를 내 보험사 직원과 접촉했고, 약국 방문 후 자택에 머물렀다.

송파구도 A 씨의 4월 30일과 5월 1일 동선을 공개했다.

A씨는 4월 30일 오전 10시 55분께 송파구 장지동 송파파인타운 지하주차장에 도착한 후 도보로 이동해 오전 11시부터 19분간 이디야 송파파인타운점에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 머물렀으며, 오전 11시 20분께 차를 타고 이동해 경기 가평과 강원 춘천·홍천에서 시간을 보냈다.

A씨는 5월 1일 오후 4시 22분께 송파파인타운 지하주차장에 들러 오후 4시 27분께부터 7분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상태로 장지역 화장실을 이용했으며, 오후 4시 37분께 송파파인타운 지하주차장으로 되돌아와 집으로 출발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로 다수가 모이는 클럽 등이 활성화되면 A씨와 같은 원인 불명의 지역사회 감염을 배제할 수 없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동 동선이 공개되기 전, A 씨는 기저질환이 없는 데다 최근 해외에서 입국했거나 기존 확진자와 접촉한 적이 없어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 사례자로 분류됐다.

방역당국은 지자체와 함께 추가 접촉자를 확인하고 있다. A 씨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진단조사를 받은 31세 남성도 확진돼 경기 안양 23번 확진자로 분류됐다. 확진환자의 직장동료 1인과 클럽에서 접촉한 12명도 확진됐다. 이 가운데는 외국인 3명과 군인 1명 등도 포함됐다.

방역 당국은 "지난 2일 0시부터 3시 30분까지 킹클럽, 1시부터 1시 40분까지 트렁크, 3시 30분부터 3시 50분까지 퀸을 방문했거나 이와 동선이 유사할 경우에는 절대로 외출하지 말고 집에 머물며 증상을 관찰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이번 주말 동안 유흥업소나 클럽과 같은 실내 다중밀집 이용시설은 이용을 자제해 달라"며 "불가피할 경우에는 방문자 기록 남기기, 1~2m의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과 같은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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