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200㎜ 폭우 버텨준 사방댐…산사태 막은 '1등 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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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로 토석류 휩쓸림 막고 유속 늦추는 효과 입증
산지 많은 충북에 768곳 설치…2029년까지 420곳 추가 계획
"사방댐이 없었더라면 이번 비를 감당하지 못했을 겁니다.
계단 형태로 된 사방댐이 유속을 줄이고 토석이 쓸려 내리는 것도 막아준 거죠" 충북 충주시 엄정면 직동마을은 지난 2일 200㎜가 넘는 집중호우에 소류지(저수지) 둑이 무너져 큰 피해가 난 곳이다.
터진 둑 아래 농경지는 급류에 휩쓸려 난장판이 됐지만, 주택이 있는 마을 안은 다행히 화를 면했다.
이 마을도 여느 농촌처럼 크고 작은 산림에 둘러싸여 있다.
큰비가 오면 산사태를 걱정했지만, 몇해 전 마을 뒷산에 사방사업이 이뤄지면서 이런 불안이 다소 해소됐다.
기록적인 이번 폭우에도 주변 마을이 산사태로 큰 피해를 본 것과 달리 이 마을은 비교적 안전했다.
주민들은 폭우 속에서 마을을 지켜준 '1등 공신'으로 사방댐을 꼽는다.
12일 마을에서 만난 주민 심재하(75)씨는 "뒷산 골짜기마다 설치된 사방댐이 토석류가 휩쓸리는 것은 막고 유속도 늦췄다"며 "엄청난 물이 그대로 밀려 내려왔으면 우리 마을 집들도 물난리를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방댐은 산의 계곡부를 따라 돌이나 흙이 쓸려 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인공적으로 설치하는 소규모 댐이다.
높이 3∼4m, 폭 20∼30m 안팎의 댐과 석축을 군데군데 설치해 물흐름에 따른 지반 유실을 막고 유속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이번 폭우로 충북에서는 386곳에서 산사태가 났다.
무너져내린 토석류가 주택 등을 덮치는 바람에 3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내륙 복판에 자리 잡은 충북은 유독 산지가 많다.
큰비가 내리는 여름철이면 으레 산사태 걱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홍수 등 자연재해를 예방하는 사방댐에 대한 관심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충주시 엄정면 가양마을 안모(54)씨 역시 사방댐이 홍수피해를 막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안씨는 "뒷산 계곡부를 보면 자연 상태에서 흙이 쌓이고 그 사이로 물길이 생겼는데 사방댐이 없었으면 이번 비에 모두 떠내려갔을 것"이라며 "수로가 돌과 시멘트로 만들어져 바위와 나무 등을 끌고 내려온 엄청난 토석을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이 마을 뒷산의 사방댐에는 돌과 나뭇가지 등이 수북이 걸린 상태지만, 댐 아래쪽으로는 맑은 물이 흘렀다.
사방댐의 홍수 예방 효과가 매우 큰데도 평소 관리가 제대로 안 돼 피해를 줄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양마을 김모(73)씨는 "물이 계속 흐르다 보니 자갈과 잔가지들이 평소에도 많이 쌓인 상태였다"며 "이를 준설하지 않은 탓에 사방댐이 넘쳤고, 댐 아래 도로가 유실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돌을 쌓아 만든 수로가 산 아래까지 이어져야 하는데 중간에 끊긴 곳이 있다"며 "이왕 시작했으니 끝까지 돌 수로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경사면에서 흐르는 물을 사방댐으로 끌어모으는 횡배수관 설치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충주시 관계자는 "사방댐이 토사와 나뭇가지를 차단하는 등 산사태 예방에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매년 2∼3곳씩 확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급한 곳이 많지만 사방댐 1곳을 설치하는데 2억원 넘는 큰돈이 들어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사방댐의 중요성을 계속 부각하면서 예산 확보에 노력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충북에는 현재 사방댐 768곳이 설치돼 있다.
시·군별로는 청주 74곳, 충주 75곳, 제천 106곳, 보은 87곳, 옥천 63곳, 영동 72곳, 증평 11곳, 진천 70곳 괴산 73곳, 음성 59곳, 단양 78곳이다.
도는 내년도 사방댐 설치 예산을 올해보다 168억원 늘린 290억원을 신청했다.
2029년까지 420곳을 추가로 만들어 자연재해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
산지 많은 충북에 768곳 설치…2029년까지 420곳 추가 계획
"사방댐이 없었더라면 이번 비를 감당하지 못했을 겁니다.
계단 형태로 된 사방댐이 유속을 줄이고 토석이 쓸려 내리는 것도 막아준 거죠" 충북 충주시 엄정면 직동마을은 지난 2일 200㎜가 넘는 집중호우에 소류지(저수지) 둑이 무너져 큰 피해가 난 곳이다.
터진 둑 아래 농경지는 급류에 휩쓸려 난장판이 됐지만, 주택이 있는 마을 안은 다행히 화를 면했다.
이 마을도 여느 농촌처럼 크고 작은 산림에 둘러싸여 있다.
큰비가 오면 산사태를 걱정했지만, 몇해 전 마을 뒷산에 사방사업이 이뤄지면서 이런 불안이 다소 해소됐다.
기록적인 이번 폭우에도 주변 마을이 산사태로 큰 피해를 본 것과 달리 이 마을은 비교적 안전했다.
주민들은 폭우 속에서 마을을 지켜준 '1등 공신'으로 사방댐을 꼽는다.
12일 마을에서 만난 주민 심재하(75)씨는 "뒷산 골짜기마다 설치된 사방댐이 토석류가 휩쓸리는 것은 막고 유속도 늦췄다"며 "엄청난 물이 그대로 밀려 내려왔으면 우리 마을 집들도 물난리를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방댐은 산의 계곡부를 따라 돌이나 흙이 쓸려 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인공적으로 설치하는 소규모 댐이다.
높이 3∼4m, 폭 20∼30m 안팎의 댐과 석축을 군데군데 설치해 물흐름에 따른 지반 유실을 막고 유속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이번 폭우로 충북에서는 386곳에서 산사태가 났다.
무너져내린 토석류가 주택 등을 덮치는 바람에 3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내륙 복판에 자리 잡은 충북은 유독 산지가 많다.
큰비가 내리는 여름철이면 으레 산사태 걱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홍수 등 자연재해를 예방하는 사방댐에 대한 관심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충주시 엄정면 가양마을 안모(54)씨 역시 사방댐이 홍수피해를 막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안씨는 "뒷산 계곡부를 보면 자연 상태에서 흙이 쌓이고 그 사이로 물길이 생겼는데 사방댐이 없었으면 이번 비에 모두 떠내려갔을 것"이라며 "수로가 돌과 시멘트로 만들어져 바위와 나무 등을 끌고 내려온 엄청난 토석을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이 마을 뒷산의 사방댐에는 돌과 나뭇가지 등이 수북이 걸린 상태지만, 댐 아래쪽으로는 맑은 물이 흘렀다.
사방댐의 홍수 예방 효과가 매우 큰데도 평소 관리가 제대로 안 돼 피해를 줄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양마을 김모(73)씨는 "물이 계속 흐르다 보니 자갈과 잔가지들이 평소에도 많이 쌓인 상태였다"며 "이를 준설하지 않은 탓에 사방댐이 넘쳤고, 댐 아래 도로가 유실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돌을 쌓아 만든 수로가 산 아래까지 이어져야 하는데 중간에 끊긴 곳이 있다"며 "이왕 시작했으니 끝까지 돌 수로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경사면에서 흐르는 물을 사방댐으로 끌어모으는 횡배수관 설치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충주시 관계자는 "사방댐이 토사와 나뭇가지를 차단하는 등 산사태 예방에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매년 2∼3곳씩 확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급한 곳이 많지만 사방댐 1곳을 설치하는데 2억원 넘는 큰돈이 들어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사방댐의 중요성을 계속 부각하면서 예산 확보에 노력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충북에는 현재 사방댐 768곳이 설치돼 있다.
시·군별로는 청주 74곳, 충주 75곳, 제천 106곳, 보은 87곳, 옥천 63곳, 영동 72곳, 증평 11곳, 진천 70곳 괴산 73곳, 음성 59곳, 단양 78곳이다.
도는 내년도 사방댐 설치 예산을 올해보다 168억원 늘린 290억원을 신청했다.
2029년까지 420곳을 추가로 만들어 자연재해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