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만의 백성은 곧 오천만의 세상과 같다.”

화제의 ‘시무 7조’ 청원글을 쓴 필명 ‘진인(塵人) 조은산’은 지난 27일 자신의 블로그에 “시무 7조를 쓰며 꼭 써넣고 싶었던 문장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술기운에 탈고에 이르니 어디로 내팽개쳤는지 모르겠지만 같이 주우러 갔으면 한다, 어디에 있든”이라고 부연했다.

출처=조은산 블로그 화면갈무리
출처=조은산 블로그 화면갈무리
자신을 “평범한 39세 애 아빠”라고 소개한 조은산은 시무 7조 청원글이 큰 관심을 받으며 공개 전환된 데 대해 “길고 지루한 넋두리에 불과한 글이 비로소 세상 밖으로 나와 많은 관심과 응원의 말들과 함께 정당한 동의를 받게 되어 벅찬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졸필이다. 얕고 설익은 지식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미천한 글이 이토록 큰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며 “초록초록한 포털사이트(네이버) 뉴스 코너에 쉼 없이 등장하는 저의 글을 제가 더욱 두려워한다. 응원과 찬사의 댓글이 더욱 두려운 것은 제 능력에 비춰 너무도 과한 찬사와 관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신상을 일부 밝힌 데 대해선 “동명이인(조은산)의 어느 분이 저로 인해 고초를 겪고 있다 해 부득이 개인적 이야기를 일부 전해드렸다”고 설명한 뒤 “더 이상 언론을 통해 개인사나 글의 배경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조은산은 앞서 다주택자 규제에 초점을 맞춘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풍자로 비판한 ‘다(多)치킨자 규제론’에 이어 시무 7조까지 필력이 예사롭지 않은 청원글을 잇따라 올려 정체를 두고 궁금증이 일었다.

‘조은산이 아룁니다’ 제목의 이 블로그 글에 따르면 조은산은 실명이 아니며 인천에 거주하고 자녀 둘을 둔 평범한 30대 가장으로 추정된다.

그는 “이제 저의 블로그를 열어 정치적인 글은 잠시 미뤄두고 저의 일상과 끼니와 잡념을 공유하고자 한다”며 “서로 같은 것을 느끼는지 논하고 싶다. 같이 싸우고 때론 서로 싸우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