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미안하다…엄마·아빠가 공무원이 아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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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은 왜 헌법소원 냈나
공무원은 3년 이내의 육아휴직이 가능한 것에 반해 비공무원 근로자는 1년 미만의 육아휴직만 가능한 남녀고용평등법이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이 청구됐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무원·비공무원의 육아휴직 기간이 다른 현행법이 헌법상 평등권(11조), 양육권(36조)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육아휴직을 사용할 예정이거나, 이미 사용하고 있는 비공무원 근로자 등 111명이 공동청구인으로 참여했다.
이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조항은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1항과 2항이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모든 근로자는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1년 이내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 반면 교원이나 공무원은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거나 임신 또는 출산하게 된 때 3년 이내의 육아휴직을 낼 수 있다.
헌법소원 청구 대리인인 서성민 변호사는 “국가공무원법은 2007년과 2015년 개정을 통해 육아휴직 기간을 3년으로 확대했지만 남녀고용평등법상 육아휴직은 1987년 제정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1년 이내 기간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상황의 변화에 따라 남녀고용평등법 육아휴직 조항이 불충분해졌음에도 입법자가 아무 개선을 하지 않은 ‘입법부작위’로 인해 청구인들은 차별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 변호사는 “남녀고용평등법의 적용을 받는 일반 근로자들은 공무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회적 신분’에 인한 차별을 겪고 있으므로 이는 헌법상 평등권과 양육권을 침해당하고 있다”며 “양육에 불충분한 1년 이내의 기간만을 허용해 일반 근로자들이 충분한 양육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봉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미정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육아휴직을 1년 해도 여전히 많은 손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조부모의 황혼육아가 시작되든지, 장시간 기관에 맡기든지, 일을 포기해야 하든지 선택해야 한다”며 “모든 근로자가 평등하게 3년의 육아휴직이 보장된다면 공적돌봄 강화가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현재 공무원과 공무원이 아닌 근로자 사이에선 심각한 ‘양육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6년 발표한 ‘취업여성의 일·가정 양립 실태와 정책적 함의’에 따르면 첫째아 출산 전후 6개월 간 취업 중이었던 기혼여성의 경력단절 경험율은 공무원·국공립교사가 11.2%인데 반해 일반회사에 다니는 근로자는 49.8%로 4배 이상 차이가 났다. 육아휴직 사용율도 공무원·국공립교사 75%로 일반근로자 34.5%의 2배 이상이었다.
한편 정치하는엄마들은 ‘육아휴직자 결원 보충’ 관련 국가공무원법 조항, 임신 중인 여성공무원에게 하루 2시간 휴식·진료를 보장하는 ‘모성보호시간’, 5세 이하 자녀가 있는 경우 2년간 하루 2시간의 육아시간을 부여하는 제도 등 공무원과 비공무원 근로자 사이 돌봄권 차별이 있는 법령 등도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진정할 계획이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무원·비공무원의 육아휴직 기간이 다른 현행법이 헌법상 평등권(11조), 양육권(36조)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육아휴직을 사용할 예정이거나, 이미 사용하고 있는 비공무원 근로자 등 111명이 공동청구인으로 참여했다.
이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조항은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1항과 2항이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모든 근로자는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1년 이내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 반면 교원이나 공무원은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거나 임신 또는 출산하게 된 때 3년 이내의 육아휴직을 낼 수 있다.
헌법소원 청구 대리인인 서성민 변호사는 “국가공무원법은 2007년과 2015년 개정을 통해 육아휴직 기간을 3년으로 확대했지만 남녀고용평등법상 육아휴직은 1987년 제정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1년 이내 기간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상황의 변화에 따라 남녀고용평등법 육아휴직 조항이 불충분해졌음에도 입법자가 아무 개선을 하지 않은 ‘입법부작위’로 인해 청구인들은 차별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 변호사는 “남녀고용평등법의 적용을 받는 일반 근로자들은 공무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회적 신분’에 인한 차별을 겪고 있으므로 이는 헌법상 평등권과 양육권을 침해당하고 있다”며 “양육에 불충분한 1년 이내의 기간만을 허용해 일반 근로자들이 충분한 양육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봉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미정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육아휴직을 1년 해도 여전히 많은 손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조부모의 황혼육아가 시작되든지, 장시간 기관에 맡기든지, 일을 포기해야 하든지 선택해야 한다”며 “모든 근로자가 평등하게 3년의 육아휴직이 보장된다면 공적돌봄 강화가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현재 공무원과 공무원이 아닌 근로자 사이에선 심각한 ‘양육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6년 발표한 ‘취업여성의 일·가정 양립 실태와 정책적 함의’에 따르면 첫째아 출산 전후 6개월 간 취업 중이었던 기혼여성의 경력단절 경험율은 공무원·국공립교사가 11.2%인데 반해 일반회사에 다니는 근로자는 49.8%로 4배 이상 차이가 났다. 육아휴직 사용율도 공무원·국공립교사 75%로 일반근로자 34.5%의 2배 이상이었다.
한편 정치하는엄마들은 ‘육아휴직자 결원 보충’ 관련 국가공무원법 조항, 임신 중인 여성공무원에게 하루 2시간 휴식·진료를 보장하는 ‘모성보호시간’, 5세 이하 자녀가 있는 경우 2년간 하루 2시간의 육아시간을 부여하는 제도 등 공무원과 비공무원 근로자 사이 돌봄권 차별이 있는 법령 등도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진정할 계획이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