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신주발행 外 대안'이 쟁점 [남정민 기자의 서초동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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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처분 '인용'시 합병 백지화
반대로 '기각'시 항공 빅딜
이르면 11월 30일 결론 날 듯
반대로 '기각'시 항공 빅딜
이르면 11월 30일 결론 날 듯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산업은행의 한진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막아달라며 낸 가처분 심문기일이 지난 25일 열렸습니다.
가처분 심문은 빠른 시일 내 법원의 판단이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카드입니다. 정식 재판과 달리 서류만으로도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판부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심문기일을 잡고 약 1시간 동안 심문을 진행했습니다.
이날 KCGI측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이 이뤄지려면 신주발행이 아닌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한진칼 측은 국책은행의 지원 없이는 사실상 합병이 불가능하다고 맞섰습니다.
이날 서울지법 560호 법정 앞은 심문 시작 두 세시간 전부터 관계자와 취재진들로 북적였습니다. 자리가 부족해 법정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과 법정 경위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심문기일은 채권자 쪽 변론부터 진행됐습니다. KCGI측은 합병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문제와는 별개로 신주발행은 적법한 방법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KCGI 측 대리인은 "필요한 자금은 채권자 단독으로도 투자할 수 있고 한진칼에 실제로 공문을 수차례 보내기도 했다"며 "사채발행, 비핵심자산 매각 등 얼마든지 방법이 있는데 (한진칼이) 무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KCGI 측은 신주발행이 법리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KCGI 측 대리인은 "수많은 판례에서 제3자 신주발행에 대해 엄격하게 해석하고 있다"며 "제3자 신주발행은 상법 418조를 위반하는 것으로 법률이 포섭할 수 있는 범위를 현저히 초과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상법 418조 등은 회사가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주주 외의 자에게 신주를 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발언으로 KCGI 측은 "회사 운명 전체를 좌우할 수 있는 심각한 결정을 주주들을 완전히 배제한 채 이뤄질 수 있는지, 이것을 우리 상법이 허용하는지가 이 사건 핵심"이라며 "공공기관의 경영권 분쟁 개입은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진칼 측 대리인은 "대한항공의 경우 전체 직원의 반 가량이 휴직중이고 기내식, 면세품 판매사업 등도 매각 진행 중"이라며 "이대로 가면 국적항공사는 공멸하며 국내 항공을 합치는 것만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진칼 측은 산업은행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백기사'가 아니라고도 강조했습니다. KCGI 측은 신주발행이 경영상의 필요가 아니라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이뤄지는 것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이에 대해 한진칼 측은 "조원태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한진칼 주식 전량을 산은에 담보 제공하고 의무 위반시 책임 부담하고 경영에서 퇴진하기로 돼있다"며 "산업은행은 백기사가 아니라 감시감독하는 '경영 감독자'"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일부 주주간 경영권 분쟁이 있다는 이유로 기업의 목숨줄을 쥔 신주발행을 할 수 없다면 과연 누굴 위한 결정이냐"며 "오히려 일부 주주만을 위한 결정이 아닐지 잘 살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재판부는 신주발행 외 대안이 존재하는지, 만약 존재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이 가능할지가 쟁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채권자쪽에서는 대안이 있다고 하고, 채무자쪽에서는 대안이 없다고 말하는 상황"이라며 "대안이 있다면 어떤 걸 선택하는 것이 합법적인 재량에 속하는 것일지 궁금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양측에 오는 27일까지 보완, 반박서면 등을 제출해달라고 말했습니다.
KCGI측 대리인은 심문이 종료된 후 취재진과 만나 "서면이 제출된 후 재판부가 주말에 고민한다고 했으니 결과는 11월 30일이나 12월 1일쯤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변호사 윤리에 따라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더 이상 말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만일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합병은 사실상 백지화됩니다. 반대로 '기각'된다면 합병 빅딜로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할 예정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이 걸린 가처분 심문기일, 그 결과는 이르면 이달 말쯤 나올 예정입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가처분 심문은 빠른 시일 내 법원의 판단이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카드입니다. 정식 재판과 달리 서류만으로도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판부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심문기일을 잡고 약 1시간 동안 심문을 진행했습니다.
이날 KCGI측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이 이뤄지려면 신주발행이 아닌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한진칼 측은 국책은행의 지원 없이는 사실상 합병이 불가능하다고 맞섰습니다.
KCGI "신주발행은 위법"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제50부 (수석부장판사 이승련)는 KCGI가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심문기일을 25일 단 하루 진행했습니다. 다음달 2일이 산업은행의 한진칼 유상증자 납입일인 점을 고려한 것입니다.이날 서울지법 560호 법정 앞은 심문 시작 두 세시간 전부터 관계자와 취재진들로 북적였습니다. 자리가 부족해 법정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과 법정 경위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심문기일은 채권자 쪽 변론부터 진행됐습니다. KCGI측은 합병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문제와는 별개로 신주발행은 적법한 방법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KCGI 측 대리인은 "필요한 자금은 채권자 단독으로도 투자할 수 있고 한진칼에 실제로 공문을 수차례 보내기도 했다"며 "사채발행, 비핵심자산 매각 등 얼마든지 방법이 있는데 (한진칼이) 무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KCGI 측은 신주발행이 법리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KCGI 측 대리인은 "수많은 판례에서 제3자 신주발행에 대해 엄격하게 해석하고 있다"며 "제3자 신주발행은 상법 418조를 위반하는 것으로 법률이 포섭할 수 있는 범위를 현저히 초과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상법 418조 등은 회사가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주주 외의 자에게 신주를 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발언으로 KCGI 측은 "회사 운명 전체를 좌우할 수 있는 심각한 결정을 주주들을 완전히 배제한 채 이뤄질 수 있는지, 이것을 우리 상법이 허용하는지가 이 사건 핵심"이라며 "공공기관의 경영권 분쟁 개입은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진칼 "은행 지원받는 합병만이 살 길"
반면 한진칼 측은 국책은행의 도움 없이는 합병이 어렵다고 맞섰습니다.한진칼 측 대리인은 "대한항공의 경우 전체 직원의 반 가량이 휴직중이고 기내식, 면세품 판매사업 등도 매각 진행 중"이라며 "이대로 가면 국적항공사는 공멸하며 국내 항공을 합치는 것만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진칼 측은 산업은행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백기사'가 아니라고도 강조했습니다. KCGI 측은 신주발행이 경영상의 필요가 아니라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이뤄지는 것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이에 대해 한진칼 측은 "조원태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한진칼 주식 전량을 산은에 담보 제공하고 의무 위반시 책임 부담하고 경영에서 퇴진하기로 돼있다"며 "산업은행은 백기사가 아니라 감시감독하는 '경영 감독자'"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일부 주주간 경영권 분쟁이 있다는 이유로 기업의 목숨줄을 쥔 신주발행을 할 수 없다면 과연 누굴 위한 결정이냐"며 "오히려 일부 주주만을 위한 결정이 아닐지 잘 살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法 "대안 존재 여부가 쟁점"
재판부는 신주발행 외 대안이 존재하는지, 만약 존재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이 가능할지가 쟁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채권자쪽에서는 대안이 있다고 하고, 채무자쪽에서는 대안이 없다고 말하는 상황"이라며 "대안이 있다면 어떤 걸 선택하는 것이 합법적인 재량에 속하는 것일지 궁금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양측에 오는 27일까지 보완, 반박서면 등을 제출해달라고 말했습니다.
KCGI측 대리인은 심문이 종료된 후 취재진과 만나 "서면이 제출된 후 재판부가 주말에 고민한다고 했으니 결과는 11월 30일이나 12월 1일쯤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변호사 윤리에 따라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더 이상 말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만일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합병은 사실상 백지화됩니다. 반대로 '기각'된다면 합병 빅딜로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할 예정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이 걸린 가처분 심문기일, 그 결과는 이르면 이달 말쯤 나올 예정입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