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희망이 만든' 단 11개월의 짧은 고시 합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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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 최연소 합격자 이채원씨]
첫 PSAT는50점…자료해석·경제학이 주력
2차는 단순암기보다 자신의 언어표현 중요
첫 PSAT는50점…자료해석·경제학이 주력
2차는 단순암기보다 자신의 언어표현 중요
I.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2020년 외교관후보자선발시험에 합격한 이채원입니다. 여러 합격수기를 읽으며 언젠가 저도 합격수기를 쓸 날을 상상해왔는데 실제로 쓸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공부를 시작할 때 여러 합격수기의 도움을 받았기에 저도 다른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수기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제 합격수기가 공부의 정답은 아니겠지만 여러분들의 공부 방법을 설정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II. 전반적인 수험생활
저는 올해 1월부터 공부를 시작했는데 감사하게도 좋은 점수를 받아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의 주력과목인 자료해석과 경제학에 집중해서 좋은 점수를 받았던 것이 합격하는데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PSAT 시험이 연기되기 이전 1, 2월과 연기된 이후 4월 22일부터 5월 16일까지는 PSAT 공부를 했고 그 외의 기간에는 2차 시험 공부를 했습니다. 이하에서는 이 기간동안 과목별로 어떻게 공부를 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III. 과목별 공부방법
1. 1차 과목
① 총론
공부를 하지 않고도 PSAT을 잘 푸는 소위 PSAT형 인간이 존재하지만 안타깝게도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처음 문제를 풀었을 때에는 90분동안 모든 문제를 풀지도 못하고 평균 50점대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실제 시험장에서는 평균 80점까지로 올릴 수 있었으므로 첫 PSAT 점수가 낮게 나온다고 하더라도 실망하지 마시고 공부하시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② 헌법
헌법은 이해보다도 암기가 더 중요한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방대한 범위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를 위해 헌법 강의를 듣고 내용을 파악한 후, 여러 문제를 풀어보고 틀린 내용을 확인하며 암기했습니다. 강사님들이 만드신 책을 바로 읽기에는 그 내용이 부담되고, 뒤로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시험문제를 풀면서 확실한 정답이라고 생각한 문제가 15문제를 넘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언어논리에 집중할 수 있었으므로 헌법도 소홀히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③ 언어논리
언어논리는 독해부분과 논리부분을 나눠 이야기하겠습니다. 우선 독해부분은 처음에는 긴 글이 익숙지 않아 시간이 오래 걸렸으나 반복해서 읽으니 점차 속도가 붙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상대적으로 단기기억력이 좋다고 생각하여 글을 다 읽고 선지를 풀었습니다. 문제를 푼 이후에는 모든 선지를 확인하면서 기억했던 내용과 글의 내용이 정말 일치하는지 확인하며 모든 선지와 글의 내용을 연결시켜 보며 분석했습니다.
논리부분은 글을 수식으로 표현해서 논리 관계가 눈에 보일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부분은 저도 인강을 통해서 연습하였고 모의고사와 기출문제를 풀면서 여러 논리 문제를 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럼에도 감이 잘 잡히지 않아 논리문제들만 모아 반복해서 풀어보곤 하였습니다.
④ 자료해석
자료해석은 처음 점수가 가장 안 나온 과목이었지만 문제풀이를 통해 제 주력과목이 되었습니다. 초반에는 모든 선지를 계산해서 풀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부족했지만 여러 인강을 듣고 기출문제를 보면서 실제 계산을 하기 보다는 대략적인 수치를 확인하는 것으로 정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수치에 대한 감이 없어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약 일주일간 하루 100문제 넘는 자료해석 문제를 풀면서 확신을 키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⑤ 상황판단
상황판단은 아직도 자신이 없는 과목입니다. 상황판단 역시 여러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법조문, 내용일치와 같은 쉬운 문항들과 날짜계산, 퀴즈형과 같이 어려운 문항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어려운 유형을 맞출 자신이 없어서 쉬운 유형의 실수를 줄이기 위해 시험 때에도 시간을 많이 투자해서 지문을 꼼꼼히 읽었습니다. 올해는 제가 가장 자신없는 시간 계산이 많이 나와서 그 문제들은 거의 풀지 않고 다른 풀 수 있던 문제들에 집중했습니다. 80점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8문제정도는 풀지 말고 다른 32문제를 다 맞추자는 마음으로 문제를 풀었습니다.
2. 2차과목
① 총론
2차 시험은 내용을 이해하고 암기하는 것도 중요하나 이해한 내용을 자신의 언어로 정제하여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시험을 앞두고 있어 빠르게 답안 작성 연습을 시작했지만 시험이 끝난 이후 공부 과정에서 답안 작성을 해본 경험이 내용을 더욱 빠르게 이해하고 암기할 수 있게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비록 처음 답안을 작성해보는 것이 어렵고 부끄러울 수 있으나 빠르게 합격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느꼈습니다.
② 경제학
경제학은 기초적인 내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빠르게 문제풀이에 집중했습니다. 다만 학과 강의와 문제풀이의 스타일이 달라 순환강의를 듣고 최고답안을 벤치마킹하며 연습했습니다. 문제를 풀 때에는 수식과 함께 그래프도 정확하게 그리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는데 이것이 올해 2문과 3문을 풀 때 도움이 되어 고득점을 받을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제학은 상대적으로 답안을 작성하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기 때문에 초안을 작성하는데 30분을 잡았고 남은 90분을 빠르게 답안을 작성하는데 투자했습니다.
국제경제학은 시험을 준비하며 처음 접했지만 경제학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에 우선 경제학에 대한 기초를 다져 놓았다면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제경제학은 그래프가 어려워 초반에는 힘들었지만 반복해서 그래프를 그리고 교과서를 읽고 문제를 풀면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프를 그릴 수 있다면 답 도출이 어렵지 않았기 때문에 점점 부담은 적어진 과목이었습니다.
③ 국제정치학
국제정치학은 가장 막막한 과목이었습니다. 우선 예비순환을 들었지만 답안 작성하기 까다롭다는 생각에 ‘왈츠이후’, ‘현대 국제관계이론과 한국’ 등의 책을 읽으며 이론을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답안지 작성 연습을 위해 답안지 특강을 수강하였습니다. 저는 손이 느린 편이고 단기간에 국제정치학의 이론을 논리적으로 쓰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느껴 총 7쪽만 쓰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즉 30점짜리 문제는 보통 3페이지에 쓰지만 저는 2페이지 정도만 쓰고 넘겼습니다. 그러나 올해 제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찾아보시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외교사는 올해 시간이 없어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고, 중요한 양차 세계대전과 냉전의 기본적인 내용만 파악하고 갔습니다. 요즘 외교사는 나오지 않는 추세라고 들었지만 올해 1문과 3문에서 직간접적으로 묻고 있었기 때문에 경시할 수 없는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④ 국제법
국제법은 순환강의를 들으면서 가장 흥미를 느꼈던 과목이었습니다. 워낙 방대한 양이어서 따로 단권화를 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 강의를 들으면서 한 필기 위에 필기를 쌓으면서 시험 당일 볼 수 있는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중요한 조약법, 해양법, 국가책임법 등은 길을 걸어가면서 혹은 자기 전에 속으로 읊으며 순서대로 암기하였고, 자주 나오거나 최신 판례들도 여러 번 읽으면서 판례의 논리를 이해하고 관련 기출 문제를 풀어봤습니다. 국제법 역시 따로 답안 작성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집에서 기출문제나 강사님의 모의고사를 구해 시간을 정해 문제를 풀었습니다. 국제법은 최대한 초안 작성에서 시간을 줄이고 답안 작성에 약 110분의 시간을 투자하는 것을 연습했습니다.
국제경제법은 예비순환만 시험 직전에 보고 들어갈 수 있었는데 올해 통합논술에만 나왔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국제법 문제에서 주요하게 다루지 않았지만 국제경제법의 주요 조문들은 꼭 한 번 보고 들어가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⑤ 통합논술
통합논술은 경제학, 국제정치학, 국제법의 내용이 모두 필요하기 때문에 시험 한달 전에야 겨우 문제를 풀어볼 수 있었습니다. 각 과목을 물어보는 문항도 있었지만 경제와 정치, 법을 모두 묻는 문항도 있었기 때문에 평소에 여러 기출문제를 보며 생각해보았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각 과목의 기초를 알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많은 분들의 조언처럼 우선적으로는 세 과목을 제대로 아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3. 면접
외교관후보자선발시험의 경우 관례적으로 2차 합격자 발표 이후 카페 등을 통해 면접 준비를 모두 같이 하게 됩니다. 작년까지는 오전에 집단토의, 오후에 직무역량(개인 PT와 상황문제), 인성면접을 했지만 올해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집단토의가 없어졌습니다. 때문에 집단토의에 있던 영어 모두발언과 질의응답이 직무역량의 개인 PT시간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보통 면접 준비를 함께 할 때 집단토의와 개인 PT를 연습하는데 올해는 개인 PT를 조금 더 집중하고 상황에 따라 인성면접도 같이 연습해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기간동안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고 말을 많이 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부담을 많이 느꼈습니다. 실제로 면접 일주일 전에 목이 쉴 정도가 되어 연습을 하지 못했습니다. 아직 최종 결과가 난 것은 아니어서 심적 부담도 있었지만 2차 점수가 높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약 3주를 버틴 것 같습니다. IV. 기타 수험생활
1. 마음가짐
저는 굉장히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입니다. 공부가 잘 되는 날에는 공부를 잘 했다고 스스로 칭찬하고, 공부가 잘 안되어 쉬는 시간이 많았던 날은 체력관리도 잘 하고 있다며 스스로 칭찬했습니다. 모의고사에서 틀렸을 때에는 시험에서 이 문제 맞을 수 있게 되었다고 위로하고, 그럼에도 최선을 다했으므로 후회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였을 때 절대적인 공부량도 적었고, 답안지를 써본 경험도 적었기 때문에 걱정은 많이 했으나, 매일 열심히 공부했던 자신을 믿고 하루하루의 공부에 집중했고 잘하고 있다는 믿음을 계속 심어주었습니다. 단기간에 바로 실력이 는다는 것을 체감할 수는 없었으나 답안지 한페이지도 못쓰던 제가 결국 시험장에서 10페이지를 다 쓰고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약 3-4개월 간의 공부가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2. 하루생활패턴
저의 공부시간은 굉장히 유동적이었습니다. 저는 따로 독서실을 다니지 않았고, 밥도 집에서 해먹었기 때문에 당시의 컨디션에 따라 공부 시간이 정해진 것 같습니다. 공부가 잘 되는 때에는 밥도 굶으면서 공부할 수 있었지만 집중이 안될 때에는 잠시 산책을 하거나 낮잠을 자는 등 너무 공부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일요일에는 늦잠을 자거나, 날이 좋은 날에는 한강공원에 잠시 쉬러 다녀왔습니다. 아예 하루를 쉬면 월요일에 공부하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에 최소 두세시간 정도는 교과서를 읽거나 문제를 푸는 등 시간을 보냈습니다. V. 나가며
올해 1차 시험에 합격한 이후 2차 시험 공부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경제학을 제외한 다른 과목들은 예비순환도 듣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2차 시험장에서 두 시간동안 아무것도 쓰지 못한 채 백지로 시험지를 제출하게 될까봐 너무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제가 얻은 기회는 다른 사람의 소중한 기회였을수도 있다는 생각에 공부에 더욱 집중했고,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의 이야기가 모든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는 없겠으나, 기간과는 상관없이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희망의 메시지가 전달되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긴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안녕하세요. 2020년 외교관후보자선발시험에 합격한 이채원입니다. 여러 합격수기를 읽으며 언젠가 저도 합격수기를 쓸 날을 상상해왔는데 실제로 쓸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공부를 시작할 때 여러 합격수기의 도움을 받았기에 저도 다른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수기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제 합격수기가 공부의 정답은 아니겠지만 여러분들의 공부 방법을 설정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II. 전반적인 수험생활
저는 올해 1월부터 공부를 시작했는데 감사하게도 좋은 점수를 받아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의 주력과목인 자료해석과 경제학에 집중해서 좋은 점수를 받았던 것이 합격하는데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PSAT 시험이 연기되기 이전 1, 2월과 연기된 이후 4월 22일부터 5월 16일까지는 PSAT 공부를 했고 그 외의 기간에는 2차 시험 공부를 했습니다. 이하에서는 이 기간동안 과목별로 어떻게 공부를 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III. 과목별 공부방법
1. 1차 과목
① 총론
공부를 하지 않고도 PSAT을 잘 푸는 소위 PSAT형 인간이 존재하지만 안타깝게도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처음 문제를 풀었을 때에는 90분동안 모든 문제를 풀지도 못하고 평균 50점대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실제 시험장에서는 평균 80점까지로 올릴 수 있었으므로 첫 PSAT 점수가 낮게 나온다고 하더라도 실망하지 마시고 공부하시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② 헌법
헌법은 이해보다도 암기가 더 중요한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방대한 범위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를 위해 헌법 강의를 듣고 내용을 파악한 후, 여러 문제를 풀어보고 틀린 내용을 확인하며 암기했습니다. 강사님들이 만드신 책을 바로 읽기에는 그 내용이 부담되고, 뒤로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시험문제를 풀면서 확실한 정답이라고 생각한 문제가 15문제를 넘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언어논리에 집중할 수 있었으므로 헌법도 소홀히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③ 언어논리
언어논리는 독해부분과 논리부분을 나눠 이야기하겠습니다. 우선 독해부분은 처음에는 긴 글이 익숙지 않아 시간이 오래 걸렸으나 반복해서 읽으니 점차 속도가 붙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상대적으로 단기기억력이 좋다고 생각하여 글을 다 읽고 선지를 풀었습니다. 문제를 푼 이후에는 모든 선지를 확인하면서 기억했던 내용과 글의 내용이 정말 일치하는지 확인하며 모든 선지와 글의 내용을 연결시켜 보며 분석했습니다.
논리부분은 글을 수식으로 표현해서 논리 관계가 눈에 보일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부분은 저도 인강을 통해서 연습하였고 모의고사와 기출문제를 풀면서 여러 논리 문제를 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럼에도 감이 잘 잡히지 않아 논리문제들만 모아 반복해서 풀어보곤 하였습니다.
④ 자료해석
자료해석은 처음 점수가 가장 안 나온 과목이었지만 문제풀이를 통해 제 주력과목이 되었습니다. 초반에는 모든 선지를 계산해서 풀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부족했지만 여러 인강을 듣고 기출문제를 보면서 실제 계산을 하기 보다는 대략적인 수치를 확인하는 것으로 정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수치에 대한 감이 없어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약 일주일간 하루 100문제 넘는 자료해석 문제를 풀면서 확신을 키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⑤ 상황판단
상황판단은 아직도 자신이 없는 과목입니다. 상황판단 역시 여러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법조문, 내용일치와 같은 쉬운 문항들과 날짜계산, 퀴즈형과 같이 어려운 문항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어려운 유형을 맞출 자신이 없어서 쉬운 유형의 실수를 줄이기 위해 시험 때에도 시간을 많이 투자해서 지문을 꼼꼼히 읽었습니다. 올해는 제가 가장 자신없는 시간 계산이 많이 나와서 그 문제들은 거의 풀지 않고 다른 풀 수 있던 문제들에 집중했습니다. 80점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8문제정도는 풀지 말고 다른 32문제를 다 맞추자는 마음으로 문제를 풀었습니다.
2. 2차과목
① 총론
2차 시험은 내용을 이해하고 암기하는 것도 중요하나 이해한 내용을 자신의 언어로 정제하여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시험을 앞두고 있어 빠르게 답안 작성 연습을 시작했지만 시험이 끝난 이후 공부 과정에서 답안 작성을 해본 경험이 내용을 더욱 빠르게 이해하고 암기할 수 있게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비록 처음 답안을 작성해보는 것이 어렵고 부끄러울 수 있으나 빠르게 합격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느꼈습니다.
② 경제학
경제학은 기초적인 내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빠르게 문제풀이에 집중했습니다. 다만 학과 강의와 문제풀이의 스타일이 달라 순환강의를 듣고 최고답안을 벤치마킹하며 연습했습니다. 문제를 풀 때에는 수식과 함께 그래프도 정확하게 그리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는데 이것이 올해 2문과 3문을 풀 때 도움이 되어 고득점을 받을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제학은 상대적으로 답안을 작성하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기 때문에 초안을 작성하는데 30분을 잡았고 남은 90분을 빠르게 답안을 작성하는데 투자했습니다.
국제경제학은 시험을 준비하며 처음 접했지만 경제학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에 우선 경제학에 대한 기초를 다져 놓았다면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제경제학은 그래프가 어려워 초반에는 힘들었지만 반복해서 그래프를 그리고 교과서를 읽고 문제를 풀면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프를 그릴 수 있다면 답 도출이 어렵지 않았기 때문에 점점 부담은 적어진 과목이었습니다.
③ 국제정치학
국제정치학은 가장 막막한 과목이었습니다. 우선 예비순환을 들었지만 답안 작성하기 까다롭다는 생각에 ‘왈츠이후’, ‘현대 국제관계이론과 한국’ 등의 책을 읽으며 이론을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답안지 작성 연습을 위해 답안지 특강을 수강하였습니다. 저는 손이 느린 편이고 단기간에 국제정치학의 이론을 논리적으로 쓰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느껴 총 7쪽만 쓰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즉 30점짜리 문제는 보통 3페이지에 쓰지만 저는 2페이지 정도만 쓰고 넘겼습니다. 그러나 올해 제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찾아보시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외교사는 올해 시간이 없어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고, 중요한 양차 세계대전과 냉전의 기본적인 내용만 파악하고 갔습니다. 요즘 외교사는 나오지 않는 추세라고 들었지만 올해 1문과 3문에서 직간접적으로 묻고 있었기 때문에 경시할 수 없는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④ 국제법
국제법은 순환강의를 들으면서 가장 흥미를 느꼈던 과목이었습니다. 워낙 방대한 양이어서 따로 단권화를 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 강의를 들으면서 한 필기 위에 필기를 쌓으면서 시험 당일 볼 수 있는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중요한 조약법, 해양법, 국가책임법 등은 길을 걸어가면서 혹은 자기 전에 속으로 읊으며 순서대로 암기하였고, 자주 나오거나 최신 판례들도 여러 번 읽으면서 판례의 논리를 이해하고 관련 기출 문제를 풀어봤습니다. 국제법 역시 따로 답안 작성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집에서 기출문제나 강사님의 모의고사를 구해 시간을 정해 문제를 풀었습니다. 국제법은 최대한 초안 작성에서 시간을 줄이고 답안 작성에 약 110분의 시간을 투자하는 것을 연습했습니다.
국제경제법은 예비순환만 시험 직전에 보고 들어갈 수 있었는데 올해 통합논술에만 나왔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국제법 문제에서 주요하게 다루지 않았지만 국제경제법의 주요 조문들은 꼭 한 번 보고 들어가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⑤ 통합논술
통합논술은 경제학, 국제정치학, 국제법의 내용이 모두 필요하기 때문에 시험 한달 전에야 겨우 문제를 풀어볼 수 있었습니다. 각 과목을 물어보는 문항도 있었지만 경제와 정치, 법을 모두 묻는 문항도 있었기 때문에 평소에 여러 기출문제를 보며 생각해보았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각 과목의 기초를 알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많은 분들의 조언처럼 우선적으로는 세 과목을 제대로 아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3. 면접
외교관후보자선발시험의 경우 관례적으로 2차 합격자 발표 이후 카페 등을 통해 면접 준비를 모두 같이 하게 됩니다. 작년까지는 오전에 집단토의, 오후에 직무역량(개인 PT와 상황문제), 인성면접을 했지만 올해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집단토의가 없어졌습니다. 때문에 집단토의에 있던 영어 모두발언과 질의응답이 직무역량의 개인 PT시간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보통 면접 준비를 함께 할 때 집단토의와 개인 PT를 연습하는데 올해는 개인 PT를 조금 더 집중하고 상황에 따라 인성면접도 같이 연습해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기간동안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고 말을 많이 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부담을 많이 느꼈습니다. 실제로 면접 일주일 전에 목이 쉴 정도가 되어 연습을 하지 못했습니다. 아직 최종 결과가 난 것은 아니어서 심적 부담도 있었지만 2차 점수가 높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약 3주를 버틴 것 같습니다. IV. 기타 수험생활
1. 마음가짐
저는 굉장히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입니다. 공부가 잘 되는 날에는 공부를 잘 했다고 스스로 칭찬하고, 공부가 잘 안되어 쉬는 시간이 많았던 날은 체력관리도 잘 하고 있다며 스스로 칭찬했습니다. 모의고사에서 틀렸을 때에는 시험에서 이 문제 맞을 수 있게 되었다고 위로하고, 그럼에도 최선을 다했으므로 후회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였을 때 절대적인 공부량도 적었고, 답안지를 써본 경험도 적었기 때문에 걱정은 많이 했으나, 매일 열심히 공부했던 자신을 믿고 하루하루의 공부에 집중했고 잘하고 있다는 믿음을 계속 심어주었습니다. 단기간에 바로 실력이 는다는 것을 체감할 수는 없었으나 답안지 한페이지도 못쓰던 제가 결국 시험장에서 10페이지를 다 쓰고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약 3-4개월 간의 공부가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2. 하루생활패턴
저의 공부시간은 굉장히 유동적이었습니다. 저는 따로 독서실을 다니지 않았고, 밥도 집에서 해먹었기 때문에 당시의 컨디션에 따라 공부 시간이 정해진 것 같습니다. 공부가 잘 되는 때에는 밥도 굶으면서 공부할 수 있었지만 집중이 안될 때에는 잠시 산책을 하거나 낮잠을 자는 등 너무 공부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일요일에는 늦잠을 자거나, 날이 좋은 날에는 한강공원에 잠시 쉬러 다녀왔습니다. 아예 하루를 쉬면 월요일에 공부하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에 최소 두세시간 정도는 교과서를 읽거나 문제를 푸는 등 시간을 보냈습니다. V. 나가며
올해 1차 시험에 합격한 이후 2차 시험 공부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경제학을 제외한 다른 과목들은 예비순환도 듣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2차 시험장에서 두 시간동안 아무것도 쓰지 못한 채 백지로 시험지를 제출하게 될까봐 너무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제가 얻은 기회는 다른 사람의 소중한 기회였을수도 있다는 생각에 공부에 더욱 집중했고,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의 이야기가 모든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는 없겠으나, 기간과는 상관없이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희망의 메시지가 전달되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긴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