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자체 "재정 여건 허락 안 해"…형평성 논란 가중될 듯
문 대통령 '지자체 보완론' 거론…지급 사례 증가할 수도
"여수·순천시민은 좋겠다"…광주전남 지자체 재난지원금 '차등'(종합)
광주·전남 일선 자치단체 간에 신종 코로나바이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긴급 재난지원금(보편적지원금) 지급을 놓고 엇갈린 행보를 보인다.

재정 여건이 허락하는 일부 지자체는 전 주민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지만, 상당수 지자체는 재정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지 않을 방침이다.

전남 순천시는 재난지원금을 전 시민에게 1인당 10만원씩 설 명절 이전에 지급하기로 했다.

지급대상은 13일 기준 순천시에 주소를 둔 모든 순천시민으로 외국인등록이 돼 있는 결혼이민자와 영주권자도 포함된다.

총 소요액은 285억원 규모로 지난해 각종 행사와 축제예산 등을 절감해 재원을 마련했다.

여수시도 재난지원금을 전 시민에게 1인당 25만원씩 '이른 시일 내'에 지급하기로 했다.

지급 대상은 18일 기준 여수시에 주소를 둔 시민과 외국인 등록을 한 다문화 가족이다.

총 소요액은 720억원 규모다.

해남군은 전 군민에게 1인당 10만원씩 지역화폐로 지난 7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일정으로 지급하고 있고, 영암군도 1인당 10만원씩 지역화폐로 지급할 계획이다.

광양시와 고흥군도 지급을 검토하기로 했다.

"여수·순천시민은 좋겠다"…광주전남 지자체 재난지원금 '차등'(종합)
반면 광주시와 전남도, 광주 5개 자치구, 전남 상당수 기초자치단체는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 현재로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함평군 관계자는 19일 "군 재정 여건이 열악해 군 자체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전 군민에게 지급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 간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곡성군민 김모 씨는 "여수시의 경우 4인 가구에 100만 원을 준다는데, 곡성군민은 한 푼도 못 받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같은 전남도민들 사이에서 차별이 있다고 생각하니 화난다"고 말했다.

광주 서구 주민 정모 씨는 "여수시민과 순천시민이 부럽다"며 "재난지원금이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재난지원금 관련해 "정부의 재난지원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런 경우에 지역 차원에서 말하자면 보완적인 그런 부분은 지자체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지자체 보완론'을 거론했다.

이처럼 주민들의 재난지원금 지급 요구 등이 잇따를 경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지자체들이 이를 마냥 무시하기도 어려울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수·순천시민은 좋겠다"…광주전남 지자체 재난지원금 '차등'(종합)
이와 관련, 광주 5개 자치구는 차기 구청장협의회에서 안건 외 사안으로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지방 정가 관계자는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경쟁하는 상황에서 의도했든 안 했든 정치적으로 재난지원금 지급이 보편적 지원금 주창자인 이 지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결과도 초래할 수 있다"며 "재난지원금은 정치적으로도 미묘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