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 /사진=연합뉴스
서지현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 /사진=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당시 공황장애를 호소하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서지현 검사(사진)가 "여전히 여성들이 성폭력을 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지현 검사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25일은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가 성추행 가해사실을 인정하고 대표직에서 물러난 날이라 정의당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일부 누리꾼들은 서지현 검사를 향해 "공황장애는 다 나았느냐"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여당 소속인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의혹엔 끝내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던 서지현 검사가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퇴한 김종철 전 대표에게는 즉각 비판했다는 취지로 읽혔다.

서지현 검사는 26일 해당 글들을 공유하며 '#신고마쳤다'고 썼다. 서지현 검사가 공유한 글에서 일부 누리꾼들은 "선택적 페미니스트 등장" "만만한 김종철이 걸리니 또 XXXX" "저걸(서지현) 보고 있는 우리도 공황장애 올 듯"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서지현 검사는 "예상대로다. 내 게시물은 어디도 정의당 이야기가 없고(어젠 인권위 발표도 있었다) 3년간 소회를 한꺼번에 포함한 것인데, 마치 정의당 언급한 것처럼 쓴 언론이나, 내 글은 읽지도 않고 욕하는 자들이나 도찐개찐"라고 비판했다.

서지현 검사는 전날 글을 올리면서도 "또, 이글에 '박 시장 때는 가만히 있더니'라는 조롱 글이나 달리겠지"라고 예상했었다.

전날 서지현 검사는 "2018. 1. 29. 벌써 (본인이 미투를 한 것이)3년 전이다. 생각을 한번 정리해볼까 하던 중 어제 오늘의 뉴스들. 매번 성폭력 관련 소식을 들을 때마다 쿵 하고 떨어지던 심장이 결국 어질어질해진다"면서 "여전히 성폭력을 당하고 있는 여성들, 여전히 성폭력을 증명해내야 하는 여성들, 여전히 성폭력을 차마 말할 수 없는 여성들"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무엇이 달라졌을까"라며 "'더이상 성폭력이 만연하지 않는다' 하기엔, 여전히 관공서, 정당, 사무실, 거리, 음식점, 장례식장, 하물며 피해자 집안에서까지 성폭력이 넘쳐나는데, '더이상 여성들은 성폭력을 참고있지 않는다' 하기엔,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차마 입을 열지도 못하고 있는데, '더이상 이 사회가 가해자를 옹호하지 않는다' 하기엔, 여전히 피해자에 대한 조롱과 음해와 살인적 가해가 넘쳐나는데, 과연 우리는 무엇이 달라졌을까"라고 했다.

검찰 내 '미투'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는 앞서 박원순 전 시장 사건과 관련해서는 "공황장애로 한마디도 하기 어렵다"며 페이스북 계정을 닫았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