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산업유산국민회의가 조선인 강제 노역 현장인 군함도의 진실을 알리겠다며 홈페이지 등에 공개한 영상이 강제노동을 부정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고 이날 도쿄 소재 고려박물관이 개최한 강연에서 분석했다.
다케우치 씨는 "강제 노동을 부정하는 생각 아래서 (영상을) 만들었고 애매한 증언도 무비판적으로 편집해서 내놓으며 당시 살고 있지 않았고 전언으로 들은 것으로 보이는 이야기도 그대로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재일한국인의 증언도 있지만, 강제노동이 매우 심각해졌던 1939년 무렵에 있었으나 그 이후에는 사실 섬을 떠난 사람의 증언이며 그것도 어린이였던 사람의 증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당시의 강제 노동한 사람들에 직접 관여했거나 현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의 증언은 매우 적거나 거의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다케우치 씨는 전쟁 중에 "노동자의 상태는 노동자의 권리 자체를 빼앗겼고 '산업 보국(産業報國)·총력전' (구호) 속에서 노동을 강요당했다"며 "그런 것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시마 등에 동원된 한반도 출신자들이 증언은 제대로 제시되지 않으며 혹 제시되더라도 '이런 식으로 잘못된 증언'이라는 식으로 보여주며 증언 자체가 마치 거짓이라는 이미지를 심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케우치 씨는 강제 동원 피해자의 증언에 일부 실수가 있다면 이를 주석 등으로 바로 잡고 증언 전체의 맥락을 통해 그들이 어떻게 동원되고 어떤 괴로움을 겪었는지 파악해야 할 것인데 산업유산국민회의가 내놓은 영상에서는 이런 시도를 확인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에서 발생한 역사 논쟁 관련 착오나 실수가 역사를 부정하는 세력이 악용되고 있다고 진단하고서 빌미를 주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영화 군함도를 둘러싼 논쟁, 강제 동원 피해를 설명하기 위해 한국 측이 사용한 사진이 나중에 잘못된 것으로 파악된 사례, 강제 동원 피해자의 숫자에 관한 부정확한 정보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군함도 후반부에 나오는 총격전 장면이 사실과 다르다며 "그것은 어디까지나 즐기는 영화로 삼아야 한다.
역사 영화로 해야 할 때는 제대로 역사 고증을 하고 적어도 넣어서는 안 될 장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강제 동원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삼았으나 픽션을 가미한 영화를 다큐멘터리로 받아들이면 오해가 생기며 이를 공격하는 이들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케우치 씨는 잘못된 자료나 정보 등에 관해 "일본이 제대로 현실을 보여주지 않으므로 실수하게 되는 것"이라면서도 "자료를 제시하는 방식, 혹은 표현의 방식에 충분히 주의하지 않으면 '역사 부정파'에 이용당하게 된다"고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일본 우익 세력 등은 한국에서 유통되는 일제 강점기 관련 자료 중 오류가 있다고 여겨지는 부분을 찾아 부각하며 '한국은 주장이 거짓'이라는 시각을 확대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다케우치 씨 일제의 조선인 강제동원의 진상을 규명하는 작업에 천착하고 있으며 그가 일본 각지에서 확보해 펴낸 '전시 조선인 강제동원조사 자료집' 등은 한국과 일본의 역사 연구자에게 길잡이로 활용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