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수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최근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자녀의 입시 비리 의혹을 다룬 뉴스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했다가 구설수에 휘말렸다.

해당 글을 얼마 안가 삭제했지만 아내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자녀의 입시비리 관련 유죄판결을 받고 수감돼 있으며 본인도 공범으로 지목된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반응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조국 전 장관의 SNS에 대한 남다른 사랑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추미애-윤석열 갈등,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등과 관련해서 수많은 과거 글들이 재조명되면서 이른바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 조만대장경(조국+팔만대장경)이라는 비아냥섞인 별명을 얻었다.

공교롭게도 자신의 현재 주장과 정반대되는 내용의 과거 글이 끝도 없이 발굴된 것이다.
사진은 2019년 11월 당시 굳게 닫혀있는 조 전 장관 연구실 입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2019년 11월 당시 굳게 닫혀있는 조 전 장관 연구실 입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런 조국 전 장관의 행태에 대해 그가 몸담고 있는 서울대 게시판 스누라이프에는 14일 '조국의 SNS 중독'이르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조국 전 장관이 SNS에 글 쓰는 게 점점 많아져서 요즘엔 몇 시간 간격으로 여러 개가 올라온다"면서 "왠지 컴퓨터 앞에서 저것만 하고 있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광기랑 집착이 느껴지는 글들이 많은 건 원래부터 그랬었던 거라고 치고 최근 윤석열 관련 글들이 많아지면서 더 히스테릭해졋다"고 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박형준 입시비리 기사 올렸을 땐 이 사람 정신 상태가 이 정도 상황 판단도 안 될 정도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1심 판결에서 조민의 7대 스펙이 몽땅 허위, 위조로 판명 나고 정경심 씨가 실형 판결 받고 구속되었고 본인도 공범으로서 재판을 받고 있는 중에 저런 글을 올리다니"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박형준 측은 아예 시험을 본 적이 없다고 부인하는 상황에서 법학자로서 허위사실 유포에 관한 건 생각지도 못하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게시자는 "조국의 현상황이 SNS 중독+심리적 불안정으로 치료가 필요한 상황인지도 모른다"면서 "진짜 걱정돼서 그러는거니 가족들은 이 글 보면 기분나빠하지 말고 아버지 모시고 병원 한 번 갔다오시는게 어떤가"라고 덧붙였다.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 혐의로 유죄판결 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사진=연합뉴스)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 혐의로 유죄판결 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사진=연합뉴스)
이 글에는 "지금 서울대에서 월급 받고 있는 거 아닌가. 연구를 하던가 교육을 해야 할 시간에 SNS는 정도껏 해야지", "아내가 감방에 있는데도 저러는 거 보면 조금 섬뜩하다", "정말 생산적인 일을 할 게 없나 보다. 매일 SNS만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자니 왜 이리 민망해지는지, 서울대 교수 타이틀이 있다는 것이 심히 부끄럽다", "아내가 유죄 판결 받았는데도 SNS하는 거 보면 진짜 남다른 멘탈이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한 댓글에는 "로스쿨 졸업생인데 제가 학교 다닐 때도 연구실 가는 애들마다 모니터 두 대에 한 대는 페이스북, 한 대는 트위터가 있다는 이야기가 자자했다"는 주장도 담겨 있었다.

정경심 교수는 지난해 1심에서 딸 입시비리 혐의와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 관련 일부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정 교수는 벌금 5억 원과 추징금 1억 4000만 원도 선고받았다. 2심 재판은 15일 시작된다.

지난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윤석열 검찰총장 비판에 나선 조국 전 장관을 향해 "조 전 장관은 사회적 발언을 하기 전에 7년 전 자신과 인격을 하나로 통일한 후 우리 앞에 나타나 달라"고 요청하며 이중성을 비판했다.

7년 전 그가 했던 말과 현재의 조국 전 장관이 하는 말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뜻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