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변호사시험 응시율 역대최저...이유가 뭘까
지난 1월초 실시한 2021년 제10회 변호사시험 응시율이 역대 최저로 나타났다. 전체 출원자 3497명 가운데 시험 첫날 1교시 응시자는 3156명으로 90.25%의 응시율을 보였다. 이는 지난 2012년 1회 변호사시험 97.94%응시율보다 무려 7.69%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변호사시험 응시율이 줄어든 것은 로스쿨들이 합격률을 높이기 위한 졸업요건 강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보통 로스쿨 3학년생은 로스쿨협의회에서 시행하는 3회 모의 변호사시험(6,8,10월)에 응시해 일정 기준 점수를 취득해야 졸업 자격을 얻게 된다. 각 로스쿨들은 이 기준을 넘지 못한 수험생이 변호사시험에 지원하면 자교의 합격률을 낮출수 있어 졸업 유예를 시키고 있다. 김명기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사무국장은 "모의 변호사시험 기준을 충족 못하는 인원이 한해 평균 170명을 넘을 정도"라고 말했다.

6회 변호사시험부터 응시자는 3000명대를 넘어섰다. 전체 25개 로스쿨 한해 졸업자가 2000명인데, 응시자가 3000명을 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기정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서울대 로스쿨 원장)은 "변호사 시험 합격률을 응시자 대비 70%까지 올려야 실제 응시자는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87.25%였던 제1회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제7회 시험(49.35%)에선 5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지난해 제9회 시험은 53.32%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정부는 오는 2023년부터 로스쿨 지역인재 선발을 의무화한다. 올해 초등학교 6학년생이 대학에 진학할 2028학년도 부터는 중학교도 비수도권에서 졸업해야 지역인재 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여기에 이미 로스쿨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입학정원의 7%이상을 특별전형으로 선발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책적 배려가 희망고문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5탈제(로스쿨 졸업후 5년간 5회 응시제한)'로 인해 로스쿨을 졸업해도 변호사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하는 인원이 올해는 10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1~5기까지 모두 890명이 오탈제로 변호사시험을 더 이상 응시하지 못하고 있다. 로스쿨 교수들은 선발시험 방식의 통제가 "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책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 이사장은 "지방로스쿨 출신들이 지역 공공기관, 지역 기업 취업 등 지역사회에 정착토록 하려면 변호사 3만명시대지만 합격자를 더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변호사협회 등 변호사단체는 합격자를 1200명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종엽 대한변협 51대 회장은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로스쿨 변호사 수를 1200명으로 감축하는게 목표"라면서 "우리보다 경제규모가 세배 큰 일본도 한해 1500명정도 배출된다"고 주장했다. 올해 제10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는 4월23일로 예정돼 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