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조선 업종 전방기업을 상대하는 울산의 첨단산업 중소·벤처기업들에 가장 큰 골칫거리는 청년인재 확보다. 만성화한 2030 청년층의 탈(脫)울산으로 쓸 만한 젊은이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된 지 오래다.

산업용 로봇 관련 통합솔루션 사업을 하는 큐엔티의 김재은 대표는 “울산에는 로보틱스 분야의 든든한 전방기업이 적지 않은데도 청년인재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며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지역에서 첨단산업 분야 기업은 생존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우려했다.

비(非)수도권 광역지방자치단체들이 청년층의 대거 이탈로 성장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중소 시·군·구에서 시작된 청년층 유출이 광역지자체로 번져 울산을 비롯해 그 타격을 안 받은 곳을 찾기 힘들 지경이다.
청년 10만명 떠났다…지방 광역시의 눈물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5대 지방 광역시(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에서 순유출된 19~39세 청년층은 10만4186명으로, 10만 명을 넘어섰다. 부산(3만1114명) 대구(2만7842명) 울산(2만956명) 대전(1만4233명) 광주(1만41명) 순으로 규모가 컸다.

이 기간에 서울·경기 등 수도권으로는 26만5112명이 순유입돼 지방에서 빠져나온 청년 인력들을 흡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교신도시가 들어서 첨단산업 분야 양질의 일자리가 급증한 경기가 2030 청년층 22만3870명을 대거 빨아들였다.

박민규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이 지난해 10월 전국 8개 광역시·도 청년 5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방 청년의 수도권 이주 목적 가운데는 일자리(52.9%)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학업(17.6%)이 그 뒤를 이었다.

조재호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영·호남 지역의 청년 유출이 심각해 제조업 첨단화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를 막지 못하면 제조업 경쟁력이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하인식/광주=임동률/천안=강태우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