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J봉준, 유관순 열사 모욕 논란에 사과 /사진=아프리카TV
BJ봉준, 유관순 열사 모욕 논란에 사과 /사진=아프리카TV
BJ 봉준, BJ 오메킴이 아프리카TV 생방송 중 유관순 열사에 대한 모욕성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한 가운데, 이들에 대한 처벌이 방송정지 90일에 그쳐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아프리카TV BJ 겸 유튜버인 BJ 봉준과 오메킴은 지난 10일 새벽 여성 BJ들과 술 먹방을 진행하면서 성적인 대화를 나눴다.

그러던 중 성인용품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자 BJ 봉준은 두 손을 위로 올리며 "만세! 대한독립만세!"라고 외쳤다. 이를 본 BJ 오메킴은 "2021년 유관순이네"라며 웃음을 터트렸고, BJ 봉준 또한 "2021년 유관순이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를 두고 유관순 열사를 비하했다는 네티즌들의 지적이 쏟아지자 두 사람은 사과했다.

BJ 봉준은 영상을 통해 "유관순 열사에 대한 비하나 모욕을 느낄 수 있는 언행을 했음에도 그 심각성을 바로 인지하지 못한 것은 제가 그동안 대한민국 독립에 힘쓰셨던 독립운동가 분들에 대한 존경과 존중심이 부족했고, 대한민국 독립운동이 가지는 엄중한 역사적 의미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지 못한 부분에서 나온 제 잘못"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오메킴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를 수 없는 유관순 열사에 대해 잘못된 표현과 언행으로 큰 실수를 저질렀다"며 "정말 해서는 안 되는 실언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큰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실언에 대한 후폭풍은 거셌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들을 처벌하고, 방송을 영구정지시켜다라는 내용의 청원글이 5건이나 올라왔다. 이 중 2건은 청원동의 인원이 1만5000명을 넘긴 상태다.

거센 비판 여론과 달리 두 사람에게 내려진 처벌은 방송정지 90일. 아프리카TV는 지난 12일 BJ 봉준과 오메킴에게 '독립운동가 비하 발언으로 인한 사회적 물의 및 서비스 악영향'을 이유로 90일간의 서비스 이용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네티즌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그간 유튜브, 1인 방송 등에서는 부적절한 언행으로 인해 논란이 제기된 사례가 많았다. 온라인 환경이 커짐에 따라 1인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 영향력도 상당히 높아진 반면, 이들의 윤리 의식은 부족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다. 특히 청소년들도 유해한 내용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가 컸다.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발표한 2020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의 교사(91.3%)와 학부모(92.6%)가 유튜브 등을 통해 접하는 크리에이터의 욕설이나 비방, 자극적인 표현 등이 학생과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시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시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디어 이용이 증가하고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이들의 사회적 책임 및 이행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성도 커진다. 그러나 개인 방송은 방송이 아닌 통신으로 분류되는 바, 방송법의 규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플랫폼 자체의 자정 능력에 기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심각성이 날로 높아지면서 방통위는 크리에이터에게 필요한 디지털 윤리 의식 제고 방안과 건강하고 생산적인 콘텐츠 활용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학계 및 법조계, MCN(Multi Channel Network) 기업 관계자 등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안전하고 건강한 디지털 환경을 위해 크리에이터가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따라야 하는 디지털 윤리 기준 정립, 업계 현장의 사이버폭력 사례 공유 등을 통해 크리에이터의 디지털 윤리 교육 및 캠페인 시행 방안을 논의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또 연내 '크리에이터가 알아야 할 디지털 역량 가이드북'을 마련하고 하반기에는 크리에이터 대상 디지털 윤리 역량 강화 시범교육을 실시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