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無자격' 비자 중국인, 아파트 3채 사서 월세 160만원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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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비자 외국인 K부동산 쇼핑 중인데…규제망은 느슨
20대 중국인 유학 비자로 입국
빌라 2채 사 매달 90만원 받아
무자격 임대에 세금 탈루 혐의
'대출 족쇄' 내국인과 역차별 논란
20대 중국인 유학 비자로 입국
빌라 2채 사 매달 90만원 받아
무자격 임대에 세금 탈루 혐의
'대출 족쇄' 내국인과 역차별 논란
#1. 2016년 한국에 온 20대 중국인 유학생 A씨는 매달 90만원 상당의 월세를 받는다. 입국 후 출처 불명의 자금 1억8000만원으로 인천에 빌라 두 채를 매입한 뒤 중국에서 유학 온 학생들에게 세를 줬다. A씨의 국내 유학 비자(D-2)로는 부동산 임대 사업을 할 수 없지만 A씨는 2년째 임대소득을 얻고 있다.
#2. 중국인 B씨는 단기 방문 비자(C-3)로 중국과 한국을 자주 오간다. 지난해 하반기 경기 소재의 아파트 세 채를 샀다. “한국인 사위 돈으로 구매했다”고 말하지만 아파트는 모두 B씨 명의다. B씨의 단기 방문 비자 역시 국내에서 사업이나 투자 활동이 금지돼 있지만 1년 가까이 매달 월세 160만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외국인들이 유학비자, 단기비자 등 자격 없는 비자로 부동산 임대 사업을 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이 가파르게 뛰는 틈을 타 시세 차익과 함께 임대 수익까지 얻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들의 ‘부동산 쇼핑’이 늘어나는 가운데, 부적격 비자로 부동산 수익을 얻는 이들에 대한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외국인이 국내에서 아파트 등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의 국내 건축물(아파트·단독·다세대·오피스텔 등) 거래는 2만1048건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1월 이후 최고치다. 문재인 정부 들어 주택 가격이 급등한 만큼 이를 통한 차익도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무엇보다 입국 단계에서부터 비자 범위에 맞지 않는 자금 흐름을 잡아내지 못해 규제 보완이 필요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외국인 유학생 등이 본국으로부터 학비 수준을 넘은 거액의 돈을 송금받더라도 이를 감시할 방안이 없다. 송금 한도액과 절차, 송금 수수료 모두 본국의 법이 정하는 바에 따르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와 부동산업계에선 “자금 흐름을 포착하는 금융당국과 체류 외국인을 관리하는 법무부 간 외국인 자금 관련 데이터를 공유할 근거가 없다”고 지적한다. “비자별로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부동산 거래 활동을 하는지를 들여다볼 장치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부동산 규제와 관련해 외국인-내국인 역차별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자격 없는 외국인의 임대사업까지 속출하면서 외국인 부동산 취득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은 내국인과 달리 국내 아파트를 구입할 때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의 대출 규제를 받지 않는다. 싱가포르는 외국인이 부동산을 취득할 때 세금을 20% 더 내도록 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2018년부터 외국인을 대상으로 신축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주택을 살 수 없도록 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적법 행위를 벗어나는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취득에 대해 면밀한 현장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2. 중국인 B씨는 단기 방문 비자(C-3)로 중국과 한국을 자주 오간다. 지난해 하반기 경기 소재의 아파트 세 채를 샀다. “한국인 사위 돈으로 구매했다”고 말하지만 아파트는 모두 B씨 명의다. B씨의 단기 방문 비자 역시 국내에서 사업이나 투자 활동이 금지돼 있지만 1년 가까이 매달 월세 160만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외국인들이 유학비자, 단기비자 등 자격 없는 비자로 부동산 임대 사업을 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이 가파르게 뛰는 틈을 타 시세 차익과 함께 임대 수익까지 얻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들의 ‘부동산 쇼핑’이 늘어나는 가운데, 부적격 비자로 부동산 수익을 얻는 이들에 대한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無자격 비자’로 월세 받는 외국인
17일 법무부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에 따르면 국내에서 소득을 벌어들일 수 있는 자격이 없는 외국인들의 임대업 사례가 최근 연달아 포착되고 있다. 아파트나 빌라를 여러 채 매입한 뒤 전·월세를 놓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특히 유학 비자(D-2)와 단기 입국 비자(C-3), 방문 취업 비자(H-2) 등으로 입국한 중국인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과 본국을 왕복하면서 자금을 반입해 주택을 구입한 뒤 국내에서 이를 관리하는 양상이다. 이들은 세금 탈루 혐의도 받고 있다. 임대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동산으로 수익을 얻고도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다.이는 외국인이 국내에서 아파트 등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의 국내 건축물(아파트·단독·다세대·오피스텔 등) 거래는 2만1048건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1월 이후 최고치다. 문재인 정부 들어 주택 가격이 급등한 만큼 이를 통한 차익도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실질적 감시망 부재…현황 파악도 안 돼
현행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외국인은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거래 후 신고만으로도 국내 부동산을 소유하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유학 비자 등 자격 없는 비자로 국내에서 주택 임대 수입을 얻는 것은 출입국관리법상 위법이다. 그런데도 외국인 무자격 임대사업에 대해 실제 거래 현황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해 10월 펴낸 보고서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취득 관련 쟁점과 과제’를 통해 “현재 국가통계포털에서는 외국인 토지 보유 현황, 외국인 토지거래 현황 및 외국인 건축물 거래 현황만 개략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무엇보다 입국 단계에서부터 비자 범위에 맞지 않는 자금 흐름을 잡아내지 못해 규제 보완이 필요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외국인 유학생 등이 본국으로부터 학비 수준을 넘은 거액의 돈을 송금받더라도 이를 감시할 방안이 없다. 송금 한도액과 절차, 송금 수수료 모두 본국의 법이 정하는 바에 따르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와 부동산업계에선 “자금 흐름을 포착하는 금융당국과 체류 외국인을 관리하는 법무부 간 외국인 자금 관련 데이터를 공유할 근거가 없다”고 지적한다. “비자별로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부동산 거래 활동을 하는지를 들여다볼 장치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부동산 규제와 관련해 외국인-내국인 역차별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자격 없는 외국인의 임대사업까지 속출하면서 외국인 부동산 취득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은 내국인과 달리 국내 아파트를 구입할 때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의 대출 규제를 받지 않는다. 싱가포르는 외국인이 부동산을 취득할 때 세금을 20% 더 내도록 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2018년부터 외국인을 대상으로 신축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주택을 살 수 없도록 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적법 행위를 벗어나는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취득에 대해 면밀한 현장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