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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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학교 폭력을 가했다는 폭로가 나와 중징계 처분을 받은 여자 배구 선수 이재영·다영(흥국생명) 자매가 선수로 복귀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피해를 호소했던 폭로자들이 쌍둥이 자매로부터 고소를 당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28일 MBC 보도에 따르면 이재영·다영 자매로부터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 피해를 본 피해자들은 현재 두 자매의 고소로 인해 지난주부터 경찰 조사를 받았다.

앞서 두 자매는 지난 2월 학폭 논란이 불거지자 자필 사과문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했다. 나아가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통해 '무릎을 꿇고라도 사과하고 싶다'라는 내용도 보냈다.

몇 달 후 쌍둥이 자매는 SNS에서 해당 사과문을 삭제하고, 현재 법률 대리인을 통해 당시 입장을 반박하고 있다.
쌍둥이 자매 법률대리인 측이 MBC와 인터뷰한 영상/사진=MBC 뉴스데스크 캡처
쌍둥이 자매 법률대리인 측이 MBC와 인터뷰한 영상/사진=MBC 뉴스데스크 캡처
쌍둥이 자매 법률대리인은 MBC 측과 인터뷰에서 "피해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으며, 21가지 가해를 저질렀다는 피해자들의 주장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쌍둥이 자매로부터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C 씨는 이날 MBC 인터뷰에서 "매일 매일 지옥이었다. 저희는 항상 맞아야 했고, 항상 욕을 먹어야 했다. 그것도 동기인 애들한테 그렇게 혼나니까"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그는 "항상 맨날 맞고 또 욕먹고. '네 어미 네 아비가 뭐 교육을 그렇게 했냐' 이런 식으로도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C 씨는 "자기 분을 못 이겨서 칼(과도)을 들고 오더니 갑자기 칼을 제 목에 대더라. 막 벽에 찌르고, 막 목에 대고 피 나고 이랬던 것 같다"고 밝혔다.

쌍둥이 자매로부터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B 씨도 "걔네랑 같이 숙소 생활 안 한 사람들은 모를 거다. 걔네가 얼마나 악랄한지"라고 주장했다.

지난 22일 김여일 흥국생명 단장은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에서 이 기간에 맞춰 쌍둥이 자매를 선수로 등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그리스 이적설이 거론된 이다영의 해외 진출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연맹에 전달했다.
이다영 선수가 피해를 주장하는 C 씨와 나눈 문자내용/사진=MBC 뉴스데스크 캡처
이다영 선수가 피해를 주장하는 C 씨와 나눈 문자내용/사진=MBC 뉴스데스크 캡처
한편, 지난 2월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10년이나 지난 일이라 잊고 살까도 생각해봤지만 가해자가 자신이 저질렀던 행동은 생각하지 못하고 SNS에 올린 게시물을 보고, 그때의 기억이 스치면서 자신을 돌아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용기내서 쓴다"면서 "글을 쓰는 피해자는 총 4명이고, 이 사람들 외에 더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글쓴이는 21개에 걸친 학폭 피해 사례를 서술했다. 강제로 돈을 걷고, 피해자와 그들의 가족들까지 욕하는 것은 물론, 새로 산 물건을 "빌려달라"고 강요하거나 물리적인 폭행을 가했다는 내용 등이 담겨 충격을 안겼다.

또 그는 "가해자가 같은 방을 쓰던 피해자에게 무언가를 시켰는데 이를 거절하니 칼을 가져와 협박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더럽다, 냄새난다며 옆에 오지 말라고 했으며 매일 본인들 마음에 안 들면 항상 욕하고 부모님을 '니네 X미, X비'라 칭하며 욕했다", "운동 끝나면 가해자들의 보호대나 렌즈통 등을 피해자들이 챙겨야 했는데 까먹기라도 하면 '지금 찾을 건데 안 나오면 X진다. XXX아'라고 했다" 등의 구체적인 사례를 나열했다.

나아가 이다영이 SNS에 선배 김연경을 저격하며 올린 "괴롭히는 사람은 재미있을지 몰라도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죽고싶다"는 글을 언급하며 "본인이 했던 행동들은 새까맣게 잊었나 보다. 본인도 하나의 사건 가해자면서, 제대로 된 사과나 반성의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고 도망치듯이 다른 학교로 가버렸으면서 저런 글을 올렸다는 것이 너무나 화가 나면서 황당하다"고 했다.

쌍둥이 자매는 중학교 선수 시절 동료에게 범한 학교폭력 전력이 드러나자 같은 달 10일 SNS에 공식사과문을 게재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