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가도 달리는 법무법인 린…"법률 서비스,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을 것"
코로나19가 창궐한 지난해 이후 로펌업계도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전반적으로 소송 사건이 줄어들면서 상위권 대형로펌을 제외하고는 사건 수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2020년 한 해 동안 매출이 50% 이상 증가해 업계의 주목을 받는 로펌이 있다. 법무법인 린이 그 주인공이다.

린은 2019년 100억원대 매출을 올린 뒤 지난해엔 150억원대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범 첫해인 2017년 11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불과 4년 만에 10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소속 변호사 숫자도 2017년 말 15명에서 5배 이상 급증했다.

임진석 법무법인 린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20기·사진)에게 성장의 비결을 묻자 “개척정신”이라고 대답했다. 임 대표는 “최근 자본시장에서 펀드 불완전판매 사건이 잇따라 터졌는데, 우리는 피해자를 대리하면서 매출이 급속도로 늘어났다”며 “일종의 불모지를 개척해낸 것”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법무법인 린에는 ‘3P’가 있다고 강조했다. 3P는 파이어니어링 스피릿(pioneering spirit·개척정신), 굿 퍼스널리티(good personality·좋은 성격), 프로페셔널리티(professionality·전문성)를 말한다. 이 중 그가 가장 중요시하는 게 개척정신이다.

임 대표는 “대형 로펌을 상대하는 사건도 도전할 수 있는 정신이 필요하다”며 “법률서비스 시장을 키우기 위해 우리 같은 규모의 로펌들이 해야 할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중소 로펌들이 대형 로펌을 선임한 상대와 맞서야 하는 개인, 중소기업 등에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도록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얘기다.

린은 지난해 경기 이천물류창고 화재사고 관련 분쟁에서 합의를 도출하고,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의 ‘타다 프리미엄’ 가입 택시기사 제명 무효 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임 대표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탄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린이 이렇게 급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구성원이 갖춘 경쟁력이 영향을 미쳤다. 린의 파트너 변호사 가운데 6대 대형로펌 출신만 절반 가까이 된다. 임 대표 역시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금융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법조계에서 린은 “자유로운 분위기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형 로펌 출신 변호사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 대표는 “대형로펌에서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고 이직한 변호사가 많다”며 “클라이언트로부터 ‘린에 오면 대형로펌만큼 질좋은 법률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다’는 평을 들을 자신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